프로젝트 헤일 메리 보았다.

미식축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역전하고자하는 일념으로 성모님 제발! 오네가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던지는 장거리 패스를 의미한다. 이 역전의 승부수가 시각화하는 볼의 궤적은 영화에서 우주선의 여정을 상징한다. 아스트로파지에 감염되어 에너지가 줄어드니 인류의 절반이 식량 및 기후위기로 죽을 것이 예견되는 절박한 상황에서 항성들 중 타우 세티만 정상 기능을 하고 있기에 탐사대를 12광년 떨어진 곳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성공할지 안 할지 알 수 없으나 이판사판 도박을 건다. 불가피한 이유로 중학교사에게.

중학교사여야만 하는 이유는 그가 가장 낮은 자, 언더독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미지 생명체와의 조우에서 아이에게 하듯 맞춤형 시각화된 설명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소설의 장황하고 너드한 기름기를 싹 빼면서 원작의 강점이었던 과학설명도 함께 제거했다. 각색수준에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 앞부분은 잘 들어맞지 않는데, 코마에서 깨어 난
후 시트를 둘러싸 인스턴트 토가를 만드는 것이나 멍청한 기계와 대화하는 것이 빠졌고 갓 깨어난 것 치곤 너무 몸을 잘 움직이며 동료 승무원 2명은 원작에선 해골수준이었고, 보내줄 때 대사가 더 간결했는데(I commend..) 너무 길게 바뀌었고, 중딩들과 교실에서 대화도 전혀 다르게(번개퀴즈! 에서 용암으로) 바뀌었고 감시요원도 2명인데 1명으로 줄었고, 스트랏을 만나는 것도 교실이 아니라 학부모인줄 착각하게 주차장이다. 야오 리지에인데(그것도 원작에선 2성을 붙인 어설픈 병음에 남성사령관인데 계집녀변이 붙은 한자다) 야오 리자이로 잘못 말한다. 이것말고 원작과 달라서 걸리는 부분은 한 두개가 아니다.

그런데 중반부 이후 시각적 경험과 영화적 감동은 소설보다 영화가 훨씬 더 좋아 원작 생각이 사르르 사라라진다. 아스트로파지 라인에서 유영하며 즐기는 광경에선 영적 느낌마저 있었다. 로키 디자인과 캐릭터 설정, 그리고 교감 연기는 일품이며 원작의 B급 정서를 유머로 승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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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예술, 혹은 행위 예술 관련 전시가 최근 여럿 있었다.

리움 티노 세갈, 그 앞의 페이스 갤러리의 이건용과 횡단보도 건너 아마도 미술공간, 그리고 새로 개관한 금천구 서서울 시립미술관 퍼포먼스 호흡까지.

페이스 갤러리는 ˝이건용의 퍼포먼스는 즉흥적 행위가 아니라 지시문과 수행 규칙을 갖춘 논리적 사건 체계이고 사진과 영상, 노트는 행위 이후의 부산물이 아니라 행위 자체를 증명하는 아카이브˝라고 했다.

이건용이 시행한 한 번의 독립사건은 사진이나 그림으로 박제가 되었으나, 반복 시행 자체에 의례적 효과가 있고 그 반복은 관객의 시선과 함께 구성된다. 사진 옆에 있는 행위 규칙을 보면 대개 5-6번쯤에 관객과 참여를 유도하든지, 보는 이를 상정하든지, 혹은 이것이 하나의 연극이라고 소격효과를 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컨템!포!러리!의 운율과 바닥에 누운 느릿한 키스의 호흡과 석상을 꼼꼼히 더듬는 팔짓에 엄격한 프로토콜이 있고 차연적 반복 속에 포에시스, 시학이 깃든다.

사진 출처는 뉴시스
인용문 출처는 페이스 갤러리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6/02/19/F7IY77CMXVG3ZJLFFHVKZTWJ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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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합이합일 분이분일. 일제시대에 태어나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인공지능까지 모두 겪은 살아있는 역사, 존재감 자체로 뿜뿜 빛나는 논나제리안. 성공한 노년남성에 국중박의 유홍준이 있다면 찬란한 노년여성에 호암의 김윤신이 있다. 대전 이응노 등에서 보아 형태와 색과 질감에 익숙하나 국현미 과천 도자전 전개방식을 닮은 산책과 사유가 결합된 깨달음 증가형 디스플레이가 인상깊었다.

마이아트 클림트 이탈리아미술관 연작전시. 특별한 작품과 인상깊은 설명이 있었다

서리뷰 21호 이번 봄호엔 꽤 좋은 글이 많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보기 전에 책 반 읽었다. 자의식인 과잉인 라노벨톤으로 시작해 중학교 교사의 언더독 너드서사에 메멘토식 기억상실로 인한 원맨 추리극이 접붙었다. 아스트로파지라는 천문학+생물학이 특이

인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 아주 좋다.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2003), 사회문화인류학(교유서가, 2018)에 이은 개론서

아라님이 좋아하는 유투버의 책이 마침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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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 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인문 기행
김지윤.전은환 지음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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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6 소설 보다
김채원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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