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이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는 The Pianist에 이어 홀로코스트를 다룬 연대기적 영화에 나왔다. 적절한 캐스팅이다. 


2.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는 영화는 비비안 리Vivien Leigh가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로 분했던 1939년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였다. 중간 휴식이 있는지도 모르고 갔는데 러닝타임이 3시간 48분에 달하니 필요했을 것 같다. 긴 영화라 하면 예를 들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Offret, 1986)가 러닝타임 2시간 29분이고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4시간 2분이다. 그런데 둘 다 별로 긴지 모르고 봤었는데 오히려 인터미션이 있으니까 길다고 느껴진다. 한 호흡에 쭉 끝까지 가느냐 아니냐의 문제인듯하다. 요즘 관객들은 OTT의 보급으로 인해 드라마 정주행하는 경우가 많아 6시간이고 앉아서 보지만 1시간마다 끊고 화장실에 갈 수 있으니 다음화 버튼 클릭하는 자체가 1시간 인터미션이라 볼 수도 있겠다.


3. 많은 사람들이 너무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너무 적나라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편집을 조금 경제적으로 끊으면 더 흡입력이 있을텐데 왜 이렇게 굳이 길게 자잘하게 보여주나, 너무 젊은 감독(88년생)이라 모든 테이크가 소중해서 그런건가 의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감독의 영리한 연출방식인 것 같았다. 건축의 브루탈리즘(Brutalist movement)에서 추구하는 바를 영화의 문법에 맞게 구현했다. 영화의 메시지와 영화의 연출방식이 호응하느냐? 그렇다. 가공하지 않은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내고, 필요없는 장식은 덜어내고, 내부 구조를 다 드러내되, 자랑하지 않고 그저 보여주는 것만으로 존재감으로 드러내는 브루탈리즘의 사조를 그대로 영화에 옮겨두었다. 


4.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The Oppenheimer의 청문회에서 알몸으로 벗겨진 것 같은 느낌을 표현한 신이 생각난다. 시간 속에 풍화되어 삭아 낡아가는 고전시대의 영광스러운 건축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방식이다. 고양감보다는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더 예술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젊은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산업발전단계나 인구구조 측면에서 혈기왕성한 젊은 사회에서는 애국심, 가족애, 할 수 있다는 진취감을 드러내는 서사, 딱 보면 무슨 말인지 아는 스토리가 흥행한다. 인도네시아에서 7번방의 선물이 흥행하듯이, 우리나라의 90-00년대가 그랬듯이.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 그전에는 용납할 수 없었던 자신의 부족함,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의 아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던 주변인들과의 소통 등이 모두 복구가 되어가며 사태의 이면을 보는데 더 큰 관심을 헤아리게 된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다 맛보고 허무하다고 느끼는 자가 소비하느 서사는 다르다. 베를린 황금곰상 수상작을 보면 알 수 있다.


5. 실화는 아니다. 라즐로 토스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있음직한 캐릭터이고, 역사적 사건과 배경에 밀접하게 기대어있다. 팩션이라고 봐도 되겠다. 홀로코스트+음악가=피아니스트, 홀로코스트+기업인=쉰들러리스트, 홀로코스트+건축가=브루탈리스트라고 거칠게 분류해 봐도 되겠다. 쉰들러리스트나 사울의 아들도 잘 만든 영화였고, 최근에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도 있었다.


6.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는 장면같이 감정이 고양이 되어야할 부분에서는 의도적으로 사운드를 미스매칭한다. 

에필로그가 너무 갑툭튀다. <1947보스톤> 같은데서 볼법한 영화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설교하는 연설신이다.


7. 교포 배우들이 영어를 잘하는데도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스테레오타입에 경도되어 아시아계 못난 발음으로 해달라는 것을 차별이라고 생각해서 불편해한다는 여럿 접했다. 분명 미국인이 부탁하는 태도에서 미필적 무시나 뇌맑은 편견이 있었을 수 있다. 원래 잘 모르니까 모르고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구는 알고도 그랬을 수 있다. 하지만 발음이 미숙하 아시아인을 연기하는데 너무 능숙하게 하는 것도 캐릭터의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스페인계나 인도계나 다른 인종들은 자기 인종그룹을 연기하면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아시아계만 유독 백인들이 무시한다고 여긴다. 아시아계의 하나가 아니라,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아시아계는 자기가 주류라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 뉴욕 퀸즈에서 태어난 미국 네이티브 에이드리언 브로디도 헝가리 출신의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그 악센트를 따로 연습했다. 영화 안에서 부자이 해리슨 밴 뷰런(van이 붙었으므로 조상은 네덜란드계였을 것이다. New York의 전신은 New Amsterdam인 것을 기억하자)이 악센트에 대해 트집잡는데 그는 솔직히 조금 심한 편이다. Over을 오버가 아니로 오베르라고 발음한다. 아내는 옥스포드에서 영어를 공부한 헝가리 기자인데, 밴 뷰런은 아내의 영어를 칭찬하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들었을 때 영어 악센트가 네이티브는 아니다. 그러나 큰 무리 없이 들어줄만하고 오히려 순발력 전달력 관습적 표현에 익숙한 정도가 더 중요한 것 같다. 


8. 마지막 엔딩 크레딧은 45도 각도로 상향하며 움직이는데, 이는 45도 각도로 서재를 낸 것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은 점은 각도만 틀었을 뿐인데 애니메이션적 효과를 주었다는 점이다. 아래쪽을 주목해보면 올라오는 글자들이 마치 매트릭스의 글자가 흘러내리듯, 글자가 옆으로 써지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 각도로 하나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표현기법을 자아낸, 아주 조그마한 하나를 바꿈으로써 전체에 새로운 효과를 주는 브루탈리스트 무브먼트의 은유다.

9. 초반에 홀로코스트를 피해 탈출에 성공해 뉴욕에 도착한 주인공이 배가 정박하자 잠에서 깨 도착한 미국을 보기위해 허겁지겁 갑판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휩패닝샷으로 반전해서 찍고, 다시 그 화면이 거울에 비친 것처럼 보이는 카메라 워크가 인상 깊다. 자기가 그리던 아메리칸 드림도 반전되었고, 심지어 그 반전된 장면도 거울에 비친 허상에 불과하다는 영화적 연출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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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립 서양미술관 모네전

モネ 睡蓮のとき

2024年10月5日[土]-2025年2月11日[火・祝]




1. 어휴 일단 나는 9시 40분부터 2시간 40분을 기다려 당일권을 사고, 1시간을 더 기다려 겨우 들어갔다. 마지막 며칠동안에는 9시까지 연장해서 전시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꾸역꾸역 3시간을 기다려서 줄을 서서 표를 샀다. 그 줄 서고 기다리는 문화에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있다. 모든 전시장은 순로, 라는 정해진 방향의 루트가 있다. 한국의 전시관은 그런 것 없다. 일련의 국가적 사건들로 인해 한국인들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고, 각자도생이 시대정신이 되었다. 오징어게임은 정면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다루고 있고, 이미 20년 전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대유행했다. 유행하는 프로그램은 사회의 정서를 반영하고 사람들의 인정을 얻어서 더 인기를 얻고 그 인기는 다시 사람들의 인식을 강화한다. 한국은 서바이벌 사회라고, 시스템을 지키고 따르는 사람은 피를 보니까 알아서 우회해서 다녀야한다고. 전시장에서도 순로가 없다. 한국인들은 그냥 늑대형으로 알아서 여기저기 다닌다. 도로에서도 차선 끼어들기, 배달라이더들은 신호무시하기가 만연하다. 한국은 시스템을 파격한다. 파격한다는 점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도 있고, 처음 시스템을 깬 사람은 게임이론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득을 본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규칙을 어기면 그때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더 큰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일본의 시스템 지키는 문화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미 시스템에 진입하면 한국처럼 이탈해버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마치 내가 줄에 서버린 순간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든 매몰비용이 아까워서든 계속 서서 기다리게 된 것처럼. 오후에 보니까 10시 처음 오픈때만큼의 어마무시한 줄은 아니었다. 반정도였다. 오후에 와서 줄 섰으면 못해도 1시간은 아꼈을 것이다. 오픈 때 일찍 온 새가 더 손해를 보았다고 볼 수 있다.



2. 시각적 분석

앞 문장과 마지막 2문장.


영어

The gentle, S-shaped, watery reflection of a forked weeping willow is the central motif in one of the murals making up Tree Reflections in the Musée de l'Orangerie.


The indistinct shapes of the silhouetted trees, rendered in tones of light and dark blue, occupy the center of the square-shaped, roughly textured composition


The shimmering sunlight that streams through the trees, expressed with sharp, vertical touches, seems to convey the artist's thirst for light, at a time when he feared losing his sight to cataracts.


한글로 번역

갈래가 갈라진(버드나무의 부드럽고 S자 모양의 물 반사는 Musée de l'Orangerie의 Tree Reflections를 구성하는 벽화 중 하나의 중심 모티브입니다.


밝은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톤으로 표현된 실루엣 나무의 모호한 모양은 사각형 모양의 거친 질감 구성의 중앙을 차지합니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은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로 표현되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당시 작가의 빛에 대한 갈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3.

The gentle, S-shaped, watery reflection of a forked weeping willow is the central motif in one of the murals making up Tree Reflections in the Musée de l'Orangerie.


갈래가 갈라진(forked, 포크처럼 갈라졌다는 뜻)

버드나무(weeping willow, 울다cry의 다른 표현으로 weep이 있다. willow만 해도 버드나무라는 뜻인데 왜 weeping을 더 붙였냐면 w로 시작하는 라임이 되기도 하고, 버드나무 가지에 물이 묻어서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는 버드나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서양문학과 예술에서 버드나무는 눈물을 흐르는 나무로 상징되며 이와 같은 시각적 이미지를 차용해 고통, 회한, 상념과 같은 감정의 등가물로 여겨진다. 

부드럽고 S자 모양이 반사된 물(실제로 나무가 아니라 나무가 반사된 물을 그리려했다는 점이 모네의 특징이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 마지막 엔딩에서 감독이 바라보는 시선을 지평선으로 설명하듯이, 모네의 수련을 보면 미술가가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모네의 그림이 누가봐도 예쁜 파스텔톤이라 받아들이기 쉬워서 그토록 각광받는 것이 아니다.


3.

The indistinct shapes of the silhouetted trees, rendered in tones of light and dark blue, occupy the center of the square-shaped, roughly textured composition

밝은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톤으로 표현된 실루엣 나무의 모호한 모양은 사각형 모양의 거친 질감 구성의 중앙을 차지합니다.

이 캡션을 읽고 다시 그림을 보면 나무의 실루엣도 보이고 그 실루엣은 모호하다고 이해하게 되고, 색깔은 밝고 어두운 파란색 두 가지 이상이 보이고, 사각형도 보이고, 거친 질감도 보인다.


4. 

The shimmering sunlight that streams through the trees, expressed with sharp, vertical touches, seems to convey the artist's thirst for light, at a time when he feared losing his sight to cataracts.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은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로 표현되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당시 작가의 빛에 대한 갈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반짝이는 햇살을 shimmer이라고 표현한다. sun의 s와 라임을 맞춰서 shimmer을 쓴다. 이외에도 glitter같은 동의어도 있다. 그런데 그 shimmer sunlight이 어떻게 표현되었냐면(expressed)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sharp, vertical touches)라고 했다. 


시각적 분석을 충실히 한 다음, 먼저 작품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표현한 다음 그 다음에 작가에 대한 추측이나 의의 나온다. 그 수직적인 터치의 의미가 무엇일까? 작가는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 그것은 바로 백내장때문이다. 빛에 대한 갈증때문인 것이다. 이 설명의 관점이나 판단에 대해 동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작가는 그렇게 안 생각했을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건전한 토론과 대화의 영역이다. 우선 시각적 분석을 충실히 한 다음, 그 다음 역사든 무엇이든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다.



5. 똑같은 표현을 일본어로 다시 보면 이렇다.


1) 

영:The gentle, S-shaped, watery reflection of a forked weeping willow is the central motif 

한:갈래가 갈라진 버드나무의 부드럽고 S자 모양의 물 반사는 중심 모티프이다.


일:二股に分かれた枝垂れ柳の幹がかたちづくるゆるやかなS字刑の反映像は…中心的モティーフをなります。

한:두 갈래로 갈라진 버드나무의 줄기가 형성하는 완만한 S자형 반영(反映) 이미지는… 중심적인 모티프로 작용합니다.


二股(ふたまた) 후타마타는 二이+고로, 넓적다리 고라는 한자지만 갈래를 표현하는 여러 한자 중 하나다.  영어에서는 포크처럼 갈라진이고, 일본어는 두 갈래의 '2'가 강조되었다. 

枝垂れ柳の幹かたちづくる(しだれやなきのみき形作る) 가지가 늘어진 버드나무의 줄기가 만드는

ゆるやかな(緩やかな) gentle 완만하고 부드럽다는 뜻

S字刑の反映像 S자형=S-shaped의 반영상, reflection



영어를 읽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인식된다.

1) 부드럽고, S-자형의 물에 반사된 모습이 있는데

2) 그 모습은 바로 갈라진 버드나무이고 

3) 그게 중심 모티브다.


일본어를 읽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인식된다.

1) 두 갈래로 갈라진 가지가 늘어진 버드나무가 있고

2) 그 줄기가 만드는 완만한, S자형

3) 물에 비친 모습이 있는데 

4) 그게 중심 모티브다.


무엇을 먼저 인식할 것인지도 초점이 달라지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일본어의 표현이 영어보다는 조금 더 버드나무에 대한 풍부한 표현이 있고, 순서대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2)

영: The indistinct shapes of the silhouetted trees, rendered in tones of light and dark blue, occupy the center of the square-shaped, roughly textured composition

한: 밝은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톤으로 표현된 나무 실루엣(실루엣화된 나무)의 모호한 모양은 사각형 모양의 거친 질감 구성의 중앙을 차지합니다.


일: 荒々しいマティエールをとどめた正方形の画面の中央に、青の明暗の調子で表された樹影の茫たる刑象が浮かび上がります。

한: 거친 마티에르를 담은 정사각형 화면의 중앙에, 파랑의 명암의 상태로 표현된 나무그림자의 주름진 형상이 떠오릅니다


영어는 우선 모습과 구성부터, 즉 대상과 오브제부터 확인한다. 자, 무엇이 있는가?

1) 불확실한 모습을 한 나무 실루엣이 있다.

2) 밝고 어두운 톤의 파란색으로 표현되었다.

3) 중간에서 사각형 모양을 차지하고 있고

4) 거친 질감의 구성이다.


일본어는 밖에서부터 안으로 들어간다.

1) 거친 마티에르를 담은 정사각형 화면이 있고

2) 그 중앙에, 파란 명암의 상태로 표현된

3) 나무 그림자(수영)의 

4) 주름진 형상이 있다.


아울러 일본어는 떠오른다라고 조금 더 애니메이션적 동적인 느낌을 주었다. 두둥 하고 떠오르듯.



3-1) The shimmering sunlight that streams through the trees, expressed with sharp, vertical touches,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은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로 표현되어 

垂直の鋭いタッチで表された木漏れ日のきらめきは、


<퍼펙트 데이즈>에서 말하는 코모레비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

영어는 먼저 반짝이는 햇살을 보고 그 햇살에 대한 묘사로 들어가는데

일본어는 수직적이고 날카로운 터치를 보고 그 터치를 문학적 표현으로 감싸안는다.


3-2) seems to convey the artist's thirst for light, at a time when he feared losing his sight to cataracts.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당시 작가의 빛에 대한 갈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百内障による失明の恐怖の只中にあった画家の光への渇望を伝えるかのようです。




6. 이렇게 읽고 나서 다시 그림을 보면


부드러운 동시에 거친 질감과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도 보이고,

주름도 보이고 화면의 정사각형도 보이고 S자도 보이고

이러한 표현들이 어쩌면 모네의 백내장 때문에 이렇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게 한다.


7. 그림을 보는 방법은

우선 그림을 보고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해보고

캡션을 읽고 해답을 그림과 맞춰보고

외국어로도 서로 비교해보고

시각적 분석이 끝난 이후 평가와 의의를 맞춰본다음

그 다음 다시 그림을 보면서 캡션의 설명의 단어를 떠올리며 시각과 문자 사이를 유영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서야 미술사, 역사, 스토리가 들어오면 좋다.

작품 이전에 역사나 잡지식이 들어오는 것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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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별미(水墨別美): 한 · 중 근현대 회화

2024-11-28 ~ 2025-02-16

국립현대미술관, 중국미술관







1. 시각적 구성과 분석

그림의 왼쪽 다소 상단에 위치, 여자는 밝고, 서있고, 키가 크고, 단정한 자태, 가볍게 회날리는 옷자락, 담백한 채색, 우아하고 맑고 고결한 느낌

tall, dignified face, light and graceful garments, sofr coors, purity, elegance

vs


그림의 오른쪽 다소 하단에 위치, 남자는 어둡고, 초라하고, 추하고, 기대어 앉아 있다.

shabby, unattractive, disheveled, unrefined


대비되는 시각적 배치를 통해 두 인물에 대한 평가를 달리고 하고 있다. 친뤄란쪽의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타오구의 모습을 어둡고 못생기게 묘사함으로써 두 인물의 내면적 가치와 역사적 평가도 대비시키고 있다.


2. 캡션 설명 한국어, 중국어, 영어 비교.


1) 그림 속 타오구는 나무 의자에 기대어 미인 친뤄란을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데,

画中的陶谷倚坐木椅之上,含情脉脉地望着眼前的美人秦蒻兰。

In the painting, Tao Gu is shown leaning back in a wooden chair, gazing affectionately at the beautiful Qin Ruolan before him.


2) 그의 모습은 다소 초라하고 추하게 묘사되었다.


3) His appearance is portrayed as somewhat shabby and unattractive 

반면 친뤄란은 키가 크고 풍만한 얼굴에 단정한 자태를 지니고 있어

秦蒻兰则体态顾长,面目丰腴,仪态瑞庄,


whereas Qin Ruolan is tall, with a round, dignified face,

당대 이전의 여인상을 떠올리게 한다.

似有唐以前仕女风貌,

evoking the image of women from the pre-Tang period.


4) 그녀의 옷자락은 가볍게 휘날리며 채색은 담백하고 우아하여 맑고 고결한 느낌을 준다.

衣纹飘逸,敷色淡雅,给人以明净高洁的感觉,

Her flowing garments are light and graceful, and the soft colors give her an air of purity and elegance.


2) In stark contrast, Tao Gu is depicted as relatively disheveled and unrefined. (아주 대조적으로, 타오구는 비교적 단정치못하고 교양없어보이게 묘사되었다)

与之相反,陶谷的形象则较猥琐。(이와 비교해 타오구의 형상은 비교적 옹졸해보인다)



한국어 번역은 우선적으로 타오구의 모습에 대한 평가를 했다. 친뤄란에 대한 묘사와 대비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데 중국어가 아마 원문일텐데, 중국어와 영어는 모습 평가를 뒤로 빼고 먼저 시각적 분석부터 마무리했다.


3. 문제

원문의 설명방식은 타오구가 친뤄란을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을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고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각각의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1) 타오구는 친뤄란을 기대어 바라보고 있고, -> 2) 그 친뤄란은 단정한 자태를 지니고 있고 맑고 고결하다 -> 3) 반면 타오구는 초라하고 추해보인다


반면 한국어는 시각적 분석을 끝내기도 전에 이미 타오구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1) 타오구는 친뤄란을 기대어바라보고 있는데, 초라하다. 2) <반면> 친뤄란은 ~


무엇이 더 적절한 설명방식인가 하면 중국어 원문과 영어 번역문이다. 


4. 추가

중국어 含情脉脉地望着를 gazing affectionately 다정하게 바라보다로 풀었으나 정을 품은(含情)까지는 전달되지만 momo脉脉의 뉘앙스가 완전히 전달되지는 않는다. 은근히 말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맥박의 맥이고, 오른쪽 부수는 영원(forever)의 永영이다. 여기까지 봤을 때 시각적 분석에서는 전혀 타오구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하지 않는다. 도덕적 판단은 시각적 분석을 충실히 한 이후의 일이다. 한국어는 너무 상대에 대한 도덕적 평가가 빠르다.


5. 이렇게 까지 캡션도 읽고 캡션을 통해 그림을 보고 나면 이제 그림이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보인다. 이제 그 다음은 역사나 스토리를 알아보는 일이다.


6. 모든 이과가 수학자가 될 것이 아니지만 수학을 예제로 논리적 추론 방식을 훈련한다면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예제가 필요하니, 그것은 바로 미술이다.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자기의 언어로 표현하고, 캡션의 여러 외국어 설명과 비교하며 이리저리 언어화해보는 연습이 

 22세기형, 선진국형 학습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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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판다 편의점 1 -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다판다 편의점 1
강효미 지음, 밤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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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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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안국 

순간이동

2024-10-18 ~ 2025-02-16

지하1층 7전시실


1. 한 번 갔다가 VR예약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관람이 어려워서 싹 다 VR 예약하고 와서 다 봤다.

VR로 보지 않았다면 이 전시는 10%도 못 본 것이라고 확신한다. 영화는 대중적, 일방적, 유투브 등 핸드폰 스크린을 통한 소셜미디어는 개인적, 일방적, VR기기는 폐쇄적, 일방적. 한 번에 한 명 밖에 관람이 안된다는 점에서 영화 혹은 TV와는 완전 반대에 있지만, 나만 느끼고 나만 경험한다는 점에서 몰입감이 대단하다. 말 그대로 10분-30분이 순간이동 되었다. 닭다리가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하는 것처럼 기기 착용부터 탈착까지 모든 VR작품관람시간은 순삭되었다.


2. (MMCA에서 예매) 

유태경VR_근로의 끝에는 가난이 없다

 - 1900년대 초 경성의 단성사에서 상영하는 1800년대 말 느낌의 조선 농촌 이야기. 요행을 바라지 말고 주은 지갑은 돌려주고 열심히 근면성실하게 노동하면 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 약간의 인셉션 느낌. VR기기로 경성의 극장 안에 들어가서 영화관을 배경으로 변사가 낭독하는 무성영화를 본다. 스크린 안의 또 다른 스크린. 즉, 무성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고 360도 한 바퀴를 돌면 영화관 내부인 것이다.


리사 잭슨VR_비다반 첫번째 불빛

 - 캐나다 토론토 광장이라고 했는데 내가 만약 거기를 가봤더라면 더 실감났을 것 같다. 블레이드 러너와 월-E가 생각나는, 무너지고 황폐해진 도시에 유목민처럼 살아가는 듯한 천막이 있다. 원주민어로 자연에 감사하라는 대사가 화면으로도 표시되고 소리로도 들린다.


김진아VR_미군위안부3부작 <동두천>, <소요산>, <아메리칸 타운>

 - <패배를 껴안고>가 생각나는. 배우는 김보령. UCLA 제작.

 telling보다는 showing을 선택. 집창촌에 사는 미군위안부의 삶의 적막함과 고독함 자체를 공간과 장소를 통해서 보여주었다.

 배우 픽도 좋고, 배우 연기도 적절하다. 삶에 찌들어있고, 하루하루의 환락과 밤낮의 낙차에 자아가 무뎌져가는, 사회에서 낙인찍히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미군위안부의 표정을 아주 적절히 표현했고, 그 연출의 방식 또한 좋았다. 사람은 잘 드러나지 않고, 공간에서 거울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되는 방식도 좋았다. 미군의 얼굴은 없고 소리로만 들린다. 이태원이나 홍대의 세련된 클럽이 아니라 시골의 클럽과 80-90년대 지은 판잣집과 같은 허름한 건물같은 위치선정도 적절하다. 다 쓰려져가는 성병검역소에서 빗소리와 함께 커져가는 울음소리가 공간에 덧입혀진다.


랜달 오키타VR_거리의 책

 - 히로시마를 떠나 캐나다로 이민간 할아버지를 추억하는 일본계 손자의 이야기. 


권하윤VR_구보 경성방랑

 - 구보가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며 방황하는 하루를 따라간다. 캐리커쳐와 같은 그림체 속에 함께 참여. 경성의 트램전차를 타고 가는 느낌이 쏠쏠하다.

 나는 구보가 어떤 의미에서는 creep과 같은 20대의 우울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도시에 사는 청년이 느끼는 감각은 지금 읽어도 현대적이다.


김경묵VR_5.25m2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남자가 사는 감옥을 대리체험하는 VR. 화장실도 있다. 벽면에 붙혀져있는 상품가격표에 참치, 참기름, 내의, 옷, 블랙커피 등 물품의 가격 1090원, 코드번호 450 따위의 디테일이 아주 생생하다. 감옥 안에서 아무리 서성이더라도 세 걸음 이상 다닐 수 없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감각이 특징적. 위의 권하윤의 작품이 100평 정도 되는 공간을 아주 마음껏 사용하는데 반해 몇 평 안되는 감옥의 옭죄여오는 공간감의 차가 확실히 느껴진다. 앞에 책이 성경, 아즈망가 대왕, 켄 윌버의 심리학, 코스모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같은 보통 함께 조합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조합하지 않을리도 없는 종류의 책들이 있었다.



3. 간 김에 <올해의 작가상 2024> 권하윤 VR 작품도 보고 왔는데, 이 전시는 아직 하고 있고 네이버에서 예약하면 된다. 다만 이 작품은 감상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원숭이처럼 보고 찍는다는, 관람참여자가 전시작품의 일부가 되어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VR기기를 착용하고 작품에 침잠해있기 때문에 자기가 찍혔는지 누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 알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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