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멕시코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적 묘사로 멕시코 현지 분위기는 꽤 나쁜 모양이다.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샐러드볼처럼 섞어놓은 듯한 디즈니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Raya and the Last Dragon)>만큼 스테레오 범벅이겠나 싶지만, 미국과 유럽 정서에서는 어느정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끊임없이 이민자가 들어와 형성하는 섞어찌개 문화에서는 혼종적 문화가 당연한 것이고, 모든 문화를 자기 것처럼 이해할 수 없다면 모든 문화를 다 피상적이고 표면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의 지적 깊이가 아무리 깊다고 해도, 어느 날에는 태국인처럼 태국어를 하고 짜끄리왕조와 태국불교를 이해했다가 어느 날에는 일본인처럼 일본어를 하고 에도문화와 우키요예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래도 나는 <에밀리아 페레즈>도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도 다 재밌게 봤다. 오리엔탈리즘, 스테레오타입이라고 해서 작품 자체의 흥미로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 몇 가지 넘버에서 특이한 것들이 있었다. 이 영화가 아니었으면 구현되지 않았을 넘버들


1) 방콕 성전환 수술장에서의 뮤지컬. ~제거, ~수술을 대사로 부르다니!


2)이스라엘 의사와의 듀엣 (보통 듀엣은 사랑이나 꿈을 대상으로 하는데, 수술하겠다 안하겠다, 수술 하면 인생이 바뀐다 안 바뀐다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부분)


3)아이가 꾸물꾸물 거리는 부분


3. 앞은 전형적이 뮤지컬인데 뒤로 갈수록 드라마가 된다.


4. 중간에 에밀리아가 과거 남편과의 경험과 생각을 추궁하는 듯한 부분이 있었다.


5. 셀레나 고메즈의 넘버에서

que amen, amen하는 부분이 있는데

접속법은 중간 모음을 하나 전환시켜주어서 원래 amar 사랑하다 1군동사의 3인칭 복수 접속법은 amen이다. aman이 amen이된 것. 접속법은 감정, 불확실성 등을 전달할 때 사용한다. 사랑한다가 아니라 사랑할 것 같다, 사랑한 듯하다.  정도의 의미다.

이 스페인어 접속법 amen을 예배나 미사에서 낭독과 기도 후 맞습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라는 의미인 amen아멘으로 연결지었다.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6.  클라이맥스에서 부인에게 포주놈과 붙어먹었다고 흥분해서 말하는 신이 있다.

포주는 proxeneta, padrote 두 가지 단어로 표현되었다. 전자가 포주를 일컫는 법적용어이고, 후자는 부친padre라는 말에서 비롯된 슬랭이다. 멕시코와 일부 라틴아메리카에서만 사용된다. 


7. 대사에서 멍청이라는 욕이 종종 등장하는데, 뻰데호 pendejo다. 


8. 주여배우는 가오갤의 가모라, 부인역으 셀레나 고메즈. 둘 다 독특한 마스크다. 


9. 멕시코의 평지를 권력자의 시선으로 산 위의 별장에서 조감하는 신은 <보고타>가 생각나고

멕시코 가정부 묘사는 <로마>

멕시코 마약갱 묘사는 <시카리오> 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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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ailyartmagazine.com/cat-at-play-by-henriette-ronner-knip/




Henriëtte Ronner-Knip, Cat at Play, ca 1860-1878, Rijksmuseum, Amsterdam, Netherlands. Detail.




SNS에서 우연히 누가 공유해서 쓰윽 읽었는데 좋은 표현이 많아서 공부할 가치가 많았다.


글의 구성을 따라가며 나름 요약해보고 일부 문단은 전체 번역하고 어떤 표현이 좋은지 뜯어보자.


화가 이름은 헨리에트 로너-크닙 Henriëtte Ronner-Knip (1821–1909)


1. 첫 문단 : 주제 맥락

작가는 누구고 어떤 화풍에 속해 있으며 왜 고양이를 그렸나? 왜 이 작품을 이 글에서 다루냐?


작가는 남성화가가 지배적이었던 화단에서 보기 힘든 여성화가다. 

강렬한 감정, 화려한 색감, 두터운 붓질이 특징인 후기 낭만주의 화풍에 속한다.

부르주아 가정의 애완동물 그리는데 특화돼있었고 고양이를 즐겨 그렸다. 화가의 고양이 연작이 있다.


여기서 하마터면 '고양이'라는 단어가 반복될 것을 다양한 동의어를 사용해서 썼다.

domestic pets 애완동물

feline paintings 고양잇과 그림

펠라인feline은 라틴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펠리스felis에서 왔다. 3변화 명사 여성형이다.

라틴어가 우리의 한문 같은 느낌이라고 했을 때, 고양이 묘苗를 써서 feline paintings는 묘과苗科 그림이라고 말한 것이다.

글을 읽다보면 아기 고양이 kitten으로 쓰기도 한다. 


영미권 글은 같은 표현을 쓰지 않고 다른 표현을 쓰면서 지루한 반복을 피하고 다양한 뉘앙스를 주어 글이 다채롭다. 이런 글은 배워야한다.


2. 두 번째 문단 : 일반 구성

언제 그렸고, 그림 사이즈는 어떠며, 그림의 구성은 어떠한가


상세히 알 수 없지만 1860년대쯤 그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32.8cm x 45.2cm라서 사적 공간에 들어가기에 알맞은 작은 크기다. 30cm 자 정도, 우리나라 도록 정도로 생각해보면 되겠다. 


여기서 한 문단 전체를 읽고 번역하고 공부해보자

The image features a kitten laying on a beveled card table. Domino tiles lay around the cat. A pencil, a paper, and a smoldering cigar add to the scenery. Collectively, the image implies a domino game has just finished, and the players have left the table. The kitten, seizing the vacancy, has jumped onto the surface and seeks the domino tiles as new toys.


이미지에는 경사진 카드 테이블 위에 누워 있는 새끼 고양이가 등장한다. 도미노 타일이 고양이 주변에 흩어져 있으며, 연필, 종이, 그리고 아직 타고 있는 시가가 장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방금 도미노 게임이 끝나고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떠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빈자리를 포착한 새끼 고양이는 테이블 위로 뛰어올라 도미노 타일을 새로운 장난감으로 탐색하고 있다.


1) 'beveled 베벌드'는 고대 프랑스어 입벌린baif에서 유래되어 18세기 즈음부터 빗각으로 경사지게 깎은 표면을 묘사하는데 쓰이기 시작한다. 그림에서는 이런 테이블이다. 이 명칭을 정확히 사용하는 점에서 글의 디테일 확 살아난다.


2) feature은 우리가 피쳐링할 때 쓰는 표현인데 메인으로 참가하는 게 아니라 작은 일을 돕다, 이런 의미로 쓰는 말이다. The image features는 주어-동사 구조로 직역하면 '이미지는 보여준다, 나타낸다'라는 의미지만, 관습적으로 목적어 대상이 '이미지에 등장한다'라고 하는게 우리말에 자연스럽다.



3) lay around


아마 현재-과거-과거분사해서 중학교 내신 때 이런 표/세트를 외웠을 것이다.


lie lied lied 거짓말하다

lie lay lain 눕다

lay laid laid 내려놓다


lie는 자동사 lay는 타동사라고 배웠을 것이다.

그런데 lie는 눕다라고 말하면 느낌이 잘 살지 않고 누워있다라고 해야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동작성이 이해가 된다.

내가 누워있다. 무엇을 누워있게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실제 미술사, 혹은 영어서적을 읽을 때 아동용도서나 문학용도서에서 풀밭에 누워있다 정도가 아닌한
lie lay lain 시리즈는 놓여있다, 위치하다, 펼쳐져있다로 더 많이 이해가 된다. be placed, be located 정도의 동의어이다.

그러니
lie lay lain 누워있다, 놓여있다, 위치하다, 펼쳐져있다 (자동사)
lay laid laid 내려놓다, 두다 (타동사)
정도로 이해하는 게 더 좋다.

참고로 영문법에서 자동사는 intransitive verb이고 타동사는 transitive verb, 쉽게 외우려면 ㅌ는 t로 시작한다로 외우면 되지만,
그 의미를 살려서 이해하자면 동사의 행위를 목적어에 전달하는(trans)하는 transtivie verb는 타인, 타자, 즉 다른 대상에 동사의 행위를 전달한다. in은 부정접두어로서 그걸 안한다는 것이다. in은 안해. in-transitive verb 타자에게 동작 전달 안해 스스로(자)만 할거야
라고 하느 게 좋다.

Domino tiles lay around the cat. 

도미노 타일이 고양이 주변에 흩어져 있으며, 

여기서 문제. 

이 문장에서 lay (around)는 자동사 lie lay인가 아니면 타동사 lay laid인가? 
                      자동사 과거형 놓여있었다 lay인가? 타동사 현재형 내려놓다 lay인가?

문장에서 동사는 lay라고 쓰였다. 
1) 만약 lay가 자동사라면 과거형이다. 현재-과거 순서로 lie-lay 니까. 놓여있었다.
2) 만약 lay가 타동사라면 현재형이다. 현재-과거 순서로 lay-lain 이니까. 놓아두다.

심지어 주어가 복수라서 뒤에 붙은 s로 구별이 안된다. 3인칭 단수일 때 현재형에만 s가 붙기 때문에 lays로 s가 붙었다면 무조건 과거형은 아니다. 따라서 자동사 과거형은 탈락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lay라서 문법적으로는 현재형 과거형 둘 다 가능해보인다.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 lay 과거형으로 놓여있었다인가? 
목적어를 취하는 타동사 현재형 lay 내려놓다인가?

당연히 의미상 자동사다. 그런데 과거형으로 쓰면 틀렸다. 원어민이 잘못했다.
도미노 타일이라는 의지가 없는 대상이 무언가를 내려놓고, 둘 수가 없다. 무생물이 타동사를 취할 수 없다.
타동사로 쓰려면 Someone lays the domino tiles라고 해야한다.

여기서 같은 문단의 다른 모든 단어 features, add, implies, seeks 는 현재 시제이다. 그러므로 현재시제로 써야한다.

의미상으로는 자동사인데, 문단의 다른 단어를 고려하면 과거형으로 쓰면 안된다.

Domino tiles lie around the cat이라고 해야 원래 맞는 것이다. 문단의 다른 동사와도 현재시제 일치가 되고, 자동사로 쓰고.

원어민도 실수한 거다. 한국 중학생에게만 lie lay, lay lain, 자타동사가 어려운 게 아니다. lie는 일차적으로 거짓말로 확 들어오기 때문에 자동사 놓여있다 lie가 헷갈린다. 영미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하는 실수다. 에세이 첨삭할 때도 가끔 보이고, 청소년들 댓글에서도 가끔 보이고, 우리의 네이버 지식인 같은 곳에서도 많이 물어본다. (진짜) 우리가 띄어쓰기 실수, 일일이 vs 일일히, 든지 던지 틀리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왜 우리말로 흩어져있다라고 살렸는가? around때문이지. 뉘앙스를 살려서.


4) kitten

우리말에서 '말'에 '아지'를 더해 말+아지 = 망아지, 하여 원래 크기를 작고 어리게 축소하는 말들이 있다. 유럽어에도 그런 축소사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독일어에 소녀(멭쳰)은 지금은 안 쓰는 고어 메드(메이드에서 유래)에서 chen을 넣어 축소한 것이고, 브롵(빵)에 축소사 쳰을 더해 브뤠첸이라고 작은 빵이라고 쓴다. 뭐 소금빵 같은 것이다. 크기로 말하자면.


Mädchen (girl) → from Mäd (archaic for "maid") + -chen

Brötchen (bread roll) → from Brot (bread) + -chen


그럼 cat이 en을 더해 kitten이 된 것인가? 


아니다.


고대 프랑스어 chitoun에서 유래했다. 


개의 축소사 강아지 (개+아지 강아지)도 dog이 doggen이 되는게 아니라 puppy이듯, 영어의 축소사는 이것저것 섞여있는데 어쨌든 kit + en은 아니라는 것. 그냥 생각난김에 막간 지식


5) 그 다음 문장

A pencil, a paper, and a smoldering cigar add to the scenery.

연필, 종이, 그리고 아직 타고 있는 시가가 장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smoldering이 ving 분사로 표현되어 있어 이 그림을 현재형으로 생생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add to the scenery에 장면을 더한다가 아니고 풍성하게 만든다로 표현해봤다. 적절하다.


6) collectively는 앞에서 말한 거 다함께, 합쳐서, 라는 의미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라고 길게 풀을 수 도 있다. 이 세 가지 표현이 나는 적절한 것 같아서 번갈아가며 번역한다.


Collectively, the image implies a domino game has just finished, and the players have left the table.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방금 도미노 게임이 끝나고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떠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implies의 사전적 뜻은 암시한다이지만 예술서적에서는 적절하지 않아서 오래 고민했었따.

자아낸다고 하는게 제일 좋다.

represent도 어원을 뜯어보면 다시(re) 접두사에 present를 더해 다시 재+현재 현, 재현이지마

정치 맥락에서는 국민 대신 대리, 대표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문학, 예술에서는 묘사하다

금융에서는 해당하다  

가 더 적절한 경우가 있다.

각 문맥에 맞게 바꾸어야한다.


7)

The kitten, seizing the vacancy, has jumped onto the surface and seeks the domino tiles as new toys.

빈자리를 포착한 새끼 고양이는 테이블 위로 뛰어올라 도미노 타일을 새로운 장난감으로 탐색하고 있다.


원래 라면, ving를 뒤로 빼서 영어의 배열 순서에 맞게 썼겠지만 여기서는 분사구가 ving + o로 의미가 적어 관형격으로 앞에 전치했다. seize는 완전히 점령하고 차지한 단계가 아니라 빈자리를 이제 막 붙잡으려는 느낌이다. 


새끼 고양이는 빈 자리를 포착하고 테이블 위로 뛰어 올라

빈 자리를 포착한 새끼 고양이는 테이블 위로 뛰어 올라

둘 다 가능하다.


서페이스는 표면이 아니라 테이블을 의미하는 동의어다.


물론 이미지에서는 이미 자리도 차지하고 뛰어 오른 동작도 완료된 상태다. 


이미지안의 새끼 고양이가 바로 이전 프레임에서 했을 법한 동작을 글로 써주어 그림을 애니메이션화한다.


그러니 아주 훌륭한 글이다.



+8) 생각해보니 seeks the domino tiles as new toys가 조금 어색한 것 같다. 직역해서, seek o as N 새로운 장난감으로(as) 탐색하고 있다. 조금 더 우리말 답게 풀려면 ~를 ~으로 탐색하다라는 영어의 원래 문법 구조는 버려야한다.


도미노 타일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 라든지


아니며 문맥을 고려해서


도미노 타일을 새로운 장난감처럼 여기며 만지작거린다, 가 좋을 것 같다.


최종 : 빈자리를 포착한 새끼 고양이는 테이블 위로 뛰어올라 도미노 타일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



3. 특징(1) : 패널에 유화다.


패널은 갈은 나무 조각을 모아 만든 하드보드 같은 것이고 캔버스는 나무 형틀에 천을 팽팽하게 펴서 고정한 것이다.

패널은 남은 목재를 갈아서 만들면 되었기 때문에 캔버스에 비해 대단한 스킬이나 비용이 들지 않았고

그래서 부르주아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팔 수 있어서 패널에 유화를 선호했다.


4. 특징(2) : 파피에 마셰 펫

-파피에 마셰는 씹힌 종이, 그러니까 지점토나 빻은 종이 같은 것으로 형체를 만드는 공예 기법이다.

-화가는 파피에 마셰로 고양이를 만들어서 그리는데 참고삼았다. 그러니까 그림 속 고양이에 대한 파피에 마셰가 존재했었다는 것


Ronner-Knip believed in live observation of her subjects to glean their physiques and personalities. She would sketch the animals, model them in papier-mâché, and then paint images using the sketches and the sculptures as visual references. Hence, at one point in time, there existed a papier-mâché Cat at Play as a support to the painted masterwork. How interesting!


로너르-크닙은 동물의 신체적 특징과 개성을 포착하기 위해 직접 관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화가는 동물을 스케치한 후, 이를 종이로 만든 파피에 마셰 조각으로 모델링하고, 다시 이를 참고하여 회화 작품을 완성했다. 따라서 한때 이 걸작의 보조 자료로 노는 고양이의 파피에마셰(갈은종이) 조각이 존재했었다고 한다. 흥미롭지 않은가?


believe in 을 믿는다가 아니라 여긴다라고 번역하는게 핵심. 

believe는 낮은 단계의 주장이다. 믿는다라고 번역하는 모든 글은 그 뉘앙스를 탈각시킨 것이다.


구미언어의 인칭대명사 he she를 우리말에서 그 그녀라고 하지말고 직업/사회적 통칭으로 바꿔주는 게 가장 좋다.

우리 엄마.. 그녀는.. 이런 표현이 가장 어색하다. 정말 엄마를 "그녀"라고 말하는 한국사람이 있을까? 'my mom'에서 직역한 '내 엄마'를 쓰는 사람들은 너와 내가 공유하는 우리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 점은 이해할 수 있다. 


5. 특징(3) : 음영

맨 처음 문장에서 고개를 갸웃할 수 있다. 뭐가 뭐지?

과거분사 -ed .... are -ed, 이렇게 나와서 어디가 어디에 걸려있는지 한 번 더 읽어봐야 말이 이해가 된다.


Sprinkled throughout the scenery are detailed shadows that are the true magic behind the painting’s realism.

장면 곳곳에 배치된 섬세한 그림자는 이 그림의 사실적인 표현을 완성하는 마법과도 같다. 


맨 처음 강조를 위해 도치로 시작한 문장이다.

detailed shadows가 명사로 한 세트다. (디테일화된 그림자)

술어는 are sprinkled 반짝인다


원래 문장은ㄴ

디테일화된(섬세한) 그림자가 반짝인다 detailed shadows are sprinkeld

이다.


이것을 

앞뒤 순서 바꿔서


반짝이고 있다, 섬세한 그림자가

spinkled, ~ are, (detailed shadows)

라는 구조다.


Sprinkled throughout the scenery are detailed shadows that are the true magic behind the painting’s realism. A pencil lays in the foreground jutting over the table’s top surface. Its below shadow casts onto the tabletop and then cascades over the beveled edge.

장면 곳곳에 배치된 섬세한 그림자는 이 그림의 사실적인 표현을 완성하는 마법과도 같다. 전경에는 연필이 테이블 표면을 살짝 넘어서 놓여 있으며, 그 아래로 드리운 그림자는 테이블 상판을 따라 흐르다가 경사진 모서리를 넘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jut over 좋은 표현이다. 살짝 돌출해 있다는 말이다. 자주 쓰인다.

below shadow 각운의 라임을 살렸다. 빌로우 셰도우 오우 오우. 시적 운율을 준다.

cascade는 작은 폭포처럼 흘러 이어지다는 좋은 문학적 표현이다. 나도 우리나라 산수화에 대한 영어 글을 쓸 때 자주 쓴다.



6. 비판 : 빅토리아 시대 키치(짝퉁)

특별한 게 없지 않나하는 비판도 있는데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뿌 아니라 미국 영국 해외 여러 곳에 소장되어 있다.


7. 유산과 명성

화가 생애에 누리던 찬사에 비해 오늘날에는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재평가가 필요한 화가다.



---

글의 전체 구조도 좋고 표현도 좋다. lie, lay 실수 하나만 빼면 모든 문장이 좋다.


1. 첫 문단 : 주제 맥락

2. 두 번째 문단 : 일반 구성

3. 특징(1) : 패널에 유화다.

4. 특징(2) : 파피에 마셰 펫

5. 특징(3) : 음영

6. 비판 : 빅토리아 시대 키치(짝퉁)

7. 유산과 명성



글을 마치기 전에 살짝 단점을 말해줘야 전체적으로 균형이 산다. 그렇지 않으면 찬양일색인 정책보고서 같이 되어 균형이 안 맞는다.


1-2문단에 19세기 역사적 이야기, 작가의 유년시절, 화단 특징 과하게 넣지 않고 그림 자체의 시각적 분석으로 넘어간 부분이 좋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글을 써야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그림을 이런 식으로 써줘야 제대로 대접받는다. 사람들은 화가의 출신, 학맥, 과거급제여부, 몇대손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 나중에 기억나지도 않는다.


작품 자체에 집중해야한다. 작품 자체의 시각적 분석에 집중하는 글을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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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을 나누는 기분 (시절 시집 에디션)
김소형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2월
평점 :
품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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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신원동,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오디움이다.


작년 2024년 6월 처음에 개관할 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예약이 쉽지 않아서 번번히 실패하다가 최근에 다녀왔다.


나이들어 살기 좋은 고즈넉하고 살기 좋은 동네다. 고도제한 때문인지 평균적으로 아파트의 크기가 낮아 위압적이지 않고 편안하다. 청계산과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온화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 쿠마겐고가 설계했다라든지, 500억원을 들였다라든지, 이런 정보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시시한 이야기는 뭐가 되었든 상관없다. 이런 피상적인 정보들이 이곳을 방문해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


오디움에서는 도슨트의 안내를 따라 이동해야한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작품 설명을 일일이 읽을 여유가 없다. 사진을 찍을 충분한 시간마저 없지마 어차피 인터넷에 이미 충분한 이미지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이므로 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귀로 듣고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안내에 따라 무심히 움직이기만 하면 2시간 동안 알찬 경험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웨스턴 일렉트릭사의 스피커가 전시되어 있다. 같은 555 컴프레션 드라이버라도 앰프의 재질이 철제인지, 합성수지인지, 혹은 수제 나무인지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1~3와트 출력만으로도 얼마나 크고 선명한 음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비틀즈의 Yesterday를 들으며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선율을 구분할 수도 있다. LP 한 장이 3천만 원을 호가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뉴욕타임스 기자가 타자를 쳐서 정리한 자기 컬렉션 전체를 볼 수도 있다. 오르골이 아니라 오르겔이 정확한 용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축음기의 구동 원리가 납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의 전환에 따라, 그리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스피커의 기술이 바뀌어왔다는 것도 알게 된다. 매우 흥미롭지만, 상대적으로 시시한 이야기다. 더 흥미롭고 본질적인 것이 있다.


나는 이곳에서 감동을 느꼈다. 그 마음의 떨림은 부암동 목인박물관 목석원을 방문했을 때의 울림과 유사했다.


누구에게도 쉽게 이해받을 수 없는 취미를 수십 년간 지속한다는 것, 한 사람이 뜻을 세우고(立志), 이를 지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주는 감동이었다.


이 공간은 범현대가의 KCC 정몽식 회장이 50년간 수집한 오디오의 결정체라고 알려져있다. 


흔히 재벌이라면 돈이 많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본다. 





사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월급을 받으며 살 때와는 또 다른 종류의 무수한 문제를 동반한다. 오히려 돈이 많아도 마음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고, 자산상으로 돈이 많지만 묶여있어 실질적으로는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용도가 정해져있어서 원하는 곳에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다.


돈이란 원래 자신이 원래 갖고 있는 것을 증폭시킬 뿐이지, 모든 시련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왜 재벌가 며느리들에게도 고부 갈등과 자식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존재하며, 잘나가던 사업이 상속세, 트렌드 변화, 관세 전쟁으로 인해 무너지는가?


그러니 오디오 수집이 재벌이라서 가능했다, 라는 이야기는 적절하지 않다. 재벌이지만 오디오 수집을 했다고 표현을 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재벌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사장이라고 봐도 좋겠다. 사장이라서, 돈이 많아서 오디오 수집을 할 수 있었다, 가 아니라, 사장이지만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오디오 수집을 했다, 라고 표현해야한다.


여기서 핵심은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산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위해 싫어하는 일을 했다’는 점이다. 


혹은 ‘취미와 무관한 일을 해야만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었다’는 것. 


KCC는 건축 자재를 다루는 기업이다. 정몽식 회장은 화학과 재무용어가 가득한 서류를 읽고 기계냄새가 나는 현장에서 일하다가 집에 와서 오디오와 음악을 들었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다가 먹고 사는 것과 관계없는 취미를 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는 아마도 외로웠을 것이다.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으리라.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부유층의 한가한 소비’라는 비난을 받았을 것이고, 가족과 친척조차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도 지위, 신분, 재력의 차이로 인해 완벽하게 어울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목인박물관 목석원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목석과 꼭두를 오랜 세월 모아온 관장의 립지, 뜻을 세움이 있었다.


오디움과 목석원 둘의 공통점은 굳은 立志와 수십 년간의 몰두했다는 것. 중간에 그만두지 않았다는 것.


차이점은 단지 돈의 많고 적음이다. 그러나 돈의 없음으로 인해 뜻을 지속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돈이 많았기에, 오디움은 쿠마 겐고가 설계한 아름다운 공간에서 완벽한 세팅으로 오랜 취미를 선보일 수 있었다. 

돈이 부족했기에, 목석원 관장은 야적장이나 골동품가게에 버려진 것들을 주워 산비탈에 모았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방대한 컬렉션과 정련된 열정에서 우러나오는 감동만큼은 동일하다.


이 모두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자신만의 취미를 몇 십년 동안 지속한다는 것, 사람이 뜻을 세우고, 즉 립지하고, 그것은 지켜나가는 것에 대한 감동이다.






고장난 벨기에 모르티에사의 미러포닉 오르겔은 수리를 해보고 성공적이면 4월 부터 목금토 10시 첫 타임에만 틀겠다고 했다. 다시 방문해야할 이유다. 근처에는 아트스페이스엑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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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5/03/14/RQCFNNAKLVCE3J4PQ65RWABOIA/




헤더윅은 뛰어난 건축가다. 그러나 건축 설계의 완성도를 찬찬히 따지지 않고, 단지 영국 런던이라는 이름값에 기대어 선택했다면 그것은 문제다. 깊이 있는 안목이 결여된 처사다. 


노들섬의 사운드스케이프도 이미 헤더윅이 맡고 있다. 그외에 익히 아는 DDP는 자하 하디드, 리움은 렘 콜하스 외 3인,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했는데, 국내에서 눈에 띄는 건축물 상당수가 외국 건축가의 손을 거쳤다. 외국 건축가가 설계해야 네임밸류가 높아지고, 국제적으로도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참여해야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잠시잠깐의 반발은 지나가는 파도라고 여길 것이다. DDP의 경우도 당시 청계천 일대 상인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비판은 거의 줄어들었다. 아마 서울시의 시각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역풍은 사그라들고 가치가 결국 인정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에펠탑 건축할 때도 프랑스인 모두가 입을 모아 철근 덩어리라고 비판했고, 아이엠페이가 루브르 앞에 유리피라미드를 박자 모든 프랑스 비평지가 합심해 비난했다. 그러나 이제 에펠탑과 유리피라미드는 프랑스의 상징이 되었다. 비슷한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국내 건축가를 선정할 경우 파벌 간의 다툼과 시샘을 피할 수 없으니, 차라리 외국인을 기용하여 논란을 비켜가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 건축사무소는 볼멘 소리 일색이리라. 국내 건축가보다 외국의 명망이 선정 과정에서 우선시되었다고 발끈하리라. 사대주의라고 비판하리라. 과거 명나라, 일본, 미국으로 옮겨 가며 외세를 숭배하던 태도가 시대를 달리하며 또다시 반복되었다고 말하리라.


서로 복잡한 입장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서울시나 국내건축가들이나 모두 공감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혹시 이 사안의 핵심이 외국 숭배 혹은 해외 사대주의라고 정의한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대안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한다. 문제를 정확히 인지해야 고치고, 고쳐서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한탄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대주의가 외국을 높이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스스로를 낮춰보는 것인가? 어떤 시점까지는 전자였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의 국력과 경제력이 충분히 올라온 다음에는 후자다. 그 몇 가지 흐름의 파도는 88올림픽, 90동구권붕괴, 92여행자유화, 2002년 월드컵, 세계화, 2010년 이후 한류붐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스페인보다 약간 많으며, 실질 GDP 또한 다소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이 유럽과 미국 앞에서 자존감을 지키는 것과 달리, 우리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낮춰 보는 경향이 있다. 튀르키예의 경우 남북한을 합친 정도의 인구를 지녔는데 경제력은 우리보다 네 단계가량 낮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을 거치며 자국만의 표준을 세웠던 제국 운영 경험에서 비롯된 문화적 자부심이 있다. 자기를 낮춰보지 않는다. 유럽과 아시아 둘 다의 교량이라고 포지셔닝한다. 한국은 한자문화권과 구미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힘이 있는데도 그렇게 포지셔닝하지 않는다. 포지셔닝은 누가 시켜주는게 아니라 스스로하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학부시절 교수들이 서양 백인 남성을 대할 때는 마치 왕을 모시듯 공손한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순한 어린 양 같아 보였다. 박사과정에서 자신을 길러준 스승에 대한 존중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자신이 기댄 학문의 뿌리를 인정해야 자신의 권위 또한 공고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60년대 남성 교수들만의 습관으로 여겼으나, 이후 서양 백인 여성 작가의 글을 번역하는 여성 지식인들의 태도도 유사한 것을 보고나서는 단순히 성별을 넘어서는 구조적 현상처럼 보였다.


현재 지위와 권력을 가진 윗 세대만을 탓할 수만은 없다. 당시 그들이 살아온 시절과 시대정신이 그러했다. 일본과 서구의 것이 최상으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인식과 경험은 나이가 들더라도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당시는 국산 제품의 품질은 미흡했고, 해외 수입품이 훨씬 퀄리티가 좋았다. 국내 대학들은 데모에 공부를 안했고, 해외 유학 가서야 공부다운 공부를 제대로 했으며, 미국 실험실과 연구실의 수준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고, 해외 이론이 우리의 것보다 더 세련되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바탕에는 해외를 높이 평가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국산 기술과 제품의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한국전쟁으로 못 사는 분단국가에서, 힙하고 잘살고 멋진 나라로 긍정적으로 변한 이후에는, 오히려 지나치게 스스로를 낮춰 보는 경향으로 전환된 듯하다.


이는 우리가 너무 빠르게 발전한 데다, 과거 세대가 아직 완전히 지나가지 않았다는 이 이중의 난제가 우리 사회를 괴롭히고 있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사람들의 인식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건축사무소에서도 뛰어난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와서 해외의 것이 더 우수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야 하지만, 문제는 실현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건축 프로젝트는 막대한 예산과 방대한 인력이 투입되는 분야다. 그래서 이미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해외 건축 회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그게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사무소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국내 건축계에 기회를 먼저 주자니, 국제적인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려워진다. 외국 건축가에게 맡기자니 국내 건축가들이 성장할 기회가 사라진다. 결국, 어디로도 쉽게 나아가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이 늪 속에 점점 기회는 이미 가진 자에게 편중되고,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마태복음 효과, 즉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게 되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경험의 축적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결국, 국제-국내 건축 산업 내 양극화로 이어진다.


오히려 서울시는 프리츠커상으로 인해 헤더윅 사무소에 일감이 아주 많이 몰려있는데 다른 나라를 제치고 우리가 로비해서 잘 따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 그럼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나? 억지로 역차별하는 것이다. 억지로 국내건축사에 일감을 주는 것이다. 부족하더라도 믿고 맡기는 것이다. '사회적 비용'이라는 하나의 체크리스트를 신설해서.


이 방법은 중국도 미국도 이미 해 본 일이다. 중국의 자국 기업 우선 정책(국가 자주화 전략国家自主化战略 혹으 국산화 정책国产化政策)이라든지, 미국의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이라든지.


전자는 말 그대로 이해하면되고, 미국의 적극적 우대조치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미국의 의학과학에서 특히 여성과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과 분야에서 남성이 수리지능이 우세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그것은 자연스러운게 아니라 문화적으로 학습되었다고 비판하며, 어린 시절부터 남아에게는 장난감을, 여아에게는 인형을 쥐여 주고, 남아가 수학과학에 뛰어나면 더욱 칭찬하는 문화가 이러한 이공계 대학진학에서 성차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그러니까 기계공학과에 남성이 100명, 여성이 2명인 구조가 왜 생겼는가, 원래 남자가 수학을 잘하나 아니면 칭찬해줘서 그런가, 이런 편향적인 성비가 정상인가, 미래세대를 위해 올바른가, 에 대한 미국 교육계의 고민이었던 것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느 여성 흑인 CEO는 자신이 개발자라고 소개하면 투자자들이 모두 박차고 나갔다고 했다. 여성과 흑인이 수학과학을 못한다는 인식이 만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교육계는 기회 평등을 보장하고자해서, 과학계 내 여성 롤모델을 양성하기 위해 일정 부분 역차별까지 감수하며 여성/유색인종 교수 채용과 여성/유색인종 과학 인재 양성에 힘썼다. 그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과학인들이 모두 온전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의 자국산업보호정책이나 미국의 적극적 우대조치는 억지로 다른 대상을 억눌러서 불평등한 부분이 있지만, 사회적 기회균등을 위해 감수해야한다는 대승적 의지가 있었다. 


이대로는 국내 건축사무소는 모두 고사한다. 위와 같은 방식이 아니라면 국내에서 건축은 어렵고, 자라온 땅에 대한 이해와 익숙함을 버리고 해외에, 베트남이나, 떠오르는 신흥시장 인도, 인구 급증하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에 설계하러 갈 수밖에 없다. 적게는 물갈이에서 크게는 시스템부재까지, 또 다른 엄청난 도전과 시련이다.


국내에서 프리츠커상이 배출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 생각에는 현실적으로 보자면,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건축가가 수상할 수는 있을지언정, 아직 국내 건축사무소 중에서는 그러한 반열에 오를 만한 곳이 없는 듯하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과도 맞닿아 있다. 제대로 된 일감을 공급받지 못한 탓이다. 한국 건축가들에게 국제적 명성을 쌓을 만한 랜드마크 프로젝트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린다. 


헤더윅은 훌륭한 건축가지만 언제쯤 우리도 그만큼 훌륭한 건축가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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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SNS에 다음과 같이 알려주신 분이 있었다. 덕분에 몰랐던 것을 보완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다.




매스스터디 등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다.


https://www.c3ka.com/city-attempts-exhibition/

http://architecture-newspaper.com/v40-c07-kmj/

https://www.elle.co.kr/article/1866005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 천지고, 나의 글은 온전하지 않다. 더 많이 읽고 전문가들로부터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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