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 - 내 아이와 나를 지키는 인간관계 시크릿 노트
강빈맘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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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관계도 유효기간이 있나보다. 그땐 지난 시간 이어왔던 인연이 마냥 아깝고 슬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흘러갈 순간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위해서 만나는 모임은 아이로 인해 헤어질 수 있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는데, 사람은 왜 다 겪어보고나서야 알게 되는걸까.

 

강남에서 10년 이상 외국어 강사로 활동하며 입시생들의 멘토였던 저자는 출산 후에 전업주부로서 육아에 매진하다 '엄마들 세계의 독특한 인간관계'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는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독특하지만 얻을 것이 있을 것 같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예로 들어 엄마들의 세계, 즉 그들의 관계에 대해 소개하고, 내 아이와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세상의 모든 관계가 내 마음과 내 기대 같으면 좋겠지만 어쩌면 그것 또한 욕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맞지 않은 인연을 이어가려고 애쓰는 시간이 아이와 스스로에게 그리 좋은 시간이 아니며 누군가를 힐난하고, 원망하며 보내는 시간 또한 좋지 않다는 저자의 말이 와닿는다. 나는 아이 친구의 엄마보다는 아이를 빼고 만나는 관계를 선호하는데, 어떤 관계든 적당한 거리두기와 예의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이 쉽진 않지만 모든 나의 순간을 응원해주는 이들이 곁에 있어서 호기롭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짐을 느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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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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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만큼 복잡미묘한 게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믿고 마음을 줬는데 내 마음과 다르게 상대의 마음은 이미 저만치 가버릴 때도 있고, 의도치 않은 행동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어쩌다 딱 한 번 베푼 선의나 위로가 상대에겐 세상의 빛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살면 살수록 인생은... 참, 모르겠다.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 1788년 출판된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그리스의 신들>의 한 구절을 직역한 것이라고 한다. 제목으로 짐작하건대,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 나의 연인을 찾는 로맨스 소설인가?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는데, 내용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소설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두 권의 책으로 백만장자가 된 소설가 앨리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나친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진 그녀는 정신적으로 쇠약해지고, 자신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느낀다. 아는 이가 한 명도 없는 해변 마을에서 살기 시작하고, 데이트 앱을 통해 그 마을에 살고 있는 펠릭스를 만난다. 펠릭스는 물류창고에서 일하며 앨리스와는 반대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르지만, 다르기에 서로를 원하기 시작한다. 한편, 앨리스와 절친한 친구인 아일린은 문학잡지 편집자다. 오랜 기간 만나온 남자친구 에이든과 헤어지고, 자신의 삶은 실패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한다. 그런 그녀에게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사이먼은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존재다. 어느날 사이먼이 어리고 예쁜 여성들과 함께 하는 걸 보면서 아일린은 복잡한 감정에 사로 잡히고 만다.

이들 네 사람은 앨리스의 저택에 모여 그동안 서로에게 담아두었던 생각과 감정을 토로한다. 얽히고설킨 다양한 감정들, 특히 남녀 사이에서 느꼈던 강렬한 감정은 청춘 시기에 가질 수 있는 고민과 감정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이가 드니 그런 감정 마저도 무뎌지는 것 같아 한편으론 그들의 고민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들을 비롯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온갖 고민과 괴로워하기를 반복하면서도 서로를 껴안고,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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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호 아이 - 이수경 작가가 들려주는 용기와 희망의 동화
이수경 지음, 오상민 그림 / 명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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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우 그리고 장유빈

일 년 동안 외국으로 출장 간 연구원 아빠, 잦은 야근으로 늦은 시간에 퇴근하는 엄마. 여덟 살 지우는 학원 다니느라 바쁘지만 마음은 늘 외롭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할머니로부터 손녀 유빈이를 찾는 잘못 걸린 전화를 한 통 받는다. 반복해서 걸려오는 전화에 무심결에 대답하다 보니 지우는 어느새 유빈이가 되었고, 할머니의 따뜻한 목소리가 담긴 전화가 기다려진다. 지우는 할머니의 전화가 요양원에서 걸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203호 아이

겨울방학 첫날,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들뜬 정우는 눈 오면 바로 놀이터로 나오라던 열 살 동갑친구인 석이와의 약속을 떠올린다. 며칠 전 정우와 석이는 눈사람 크게 만들기 내기를 했는데, 더 크게 만든 사람에게 는 형이라고 부르기로 약속한다. 결과는 정우 승! 진 게 억울했던지 석이는 다시 한번 눈사람 만들기를 제안했지만 결과는 이전과 같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정우를 쏘아보며 석이는 소리친다. "고시원에 사는 주제에!" 그 때, 고시원 현관에 서서 밥 먹자고 유난히 우렁차게 소리치는 아빠의 목소리. 정우는 서러움이 북받쳐 오른다.

 

<203호 아이>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동화다. 신지우 그리고 장유빈, 산책길 할아버지, 203호 아이, 기억하기 좋은 이름, 이제 겨우 여덟 살입니다, 형 하나, 누나 둘, 엄마가 생긴 날, 벌집, 가장 나다운 것, 엄마 손맛, 황윤서 바이러스와 같이 열 한편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따스하게 그려내고 있어 읽다보면 마음이 훈훈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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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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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사랑하지 않고서야 쓸 수 없는 글과 사진, 냥이와 사랑에 빠진 저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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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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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한창 유행이었던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를 보며 아깽이 시절과 성묘가 된 냥이의 모습을 비교하는게 유쾌하고, 즐거웠다.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가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생긴다. 사실, 내게도 고양이는 반려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생명체이다. 냥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살면서 냥이들이 주는 위안과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을 감수할 만큼 냥이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저자는 17년 전, 길가에 버려진 소파에서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보며 고양이에게 빠져들었다고 한다. 길고양이들은 새끼 고양이로 태어나 성묘가 될 확률이 채 30%가 되지 않으며 어렵게 성묘가 되더라도 온갖 질병과 사고, 열악한 환경과 먹이 부족, 인간의 학대와 폭력으로 겨우 3년 안팎의 수명을 유지한다. 이러한 고양이들을 오랜 시간 지켜봐주고, 곁에서 살피며 남긴 기록이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이다.

 

책은 아깽이 시절의 모습과 성묘가 된 전후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양이마다 각각의 매력이 존재한다. 또 평소에도 흔히 볼 수 없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 책을 넘기는 내내 '고양이'를 주제로 한 갤러리 전시장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장난치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 귀여워서 자연스레 미소 지어지고, 장독대에서 눈을 맞으며 사색에 잠겨있는 고양이는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워보인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고양이 사랑이 느껴졌는데 17년 간 이어지는 크고, 작은 그의 기록들도 앞으로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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