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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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는 책의 띠지 속 "부커상 최종 후보"라는 글귀에 호기심이 생겼던 책이다. 부커상은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으로 노벨문학상,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하나로 유명하다.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했으며 작가의 국적과 상관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영문 소설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2016년 아시아인 최초로 우리나라의 소설가 한강이 국제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문학을 전공하면서 상을 받았거나 혹은 받을만큼 유명한 작품들은 미리 알아놓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고통에 관하여>는 오랜만에 나의 앎의 욕망이 작용한 책이다.


책은 첫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읽는 이로 하여금 엄청난 속도로 몰입할 수 있게끔 전개된다. 작품 속 세상은 부작용없이 고통을 없애주는 진통제 NSTRA-14R가 개발되고, 사람들은 더이상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한 신흥 종교 교단에서는 오히려 고통을 느끼며 사는 것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주장한 교단 내에서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피해자들은 교단의 지도자들로 온몸이 고문의 흔적으로 가득했고, 체내에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된다. 사건을 쫓던 형사들은 진범을 밝히는 과정에서 제약회사 테러 사건의 범인으로 수감되어 있던 태를 불러들인다. 태는 같은 교단 시설에서 자란 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형사들은 숨어있는 한을 붙잡아 유치장에 가둔다. 한은 유치장에서 시체로 발견되는데...... 이들은 둘러싼 사건의 전모와 진실은 무엇일까?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유명 OTT의 드라마로 제작되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통이 없는 세상은 따스하기만 할까? 소설에서 던지는 의문은 묵직하면서도 철학적인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고통 없는 세상이 마냥 편할 것 같지만 한편으론 고통과 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류의 지속적인 노력이 결국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주된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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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기대 수명 시네마
노유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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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도 제목도 독특해서 시선을 끌어던 책 <기대 수명 시네마>, 직업의 기대 수명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기대 수명도 알려주고, 직업의 세계에 대해서도 안내하는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제일 먼저 달려가서 나의 직업 기대 수명을 알고 싶다. 내게는 어린시절부터 꿈꿔왔던 진로가 있다. 지금은 꿈꿨던 일을 하며 살고 있는데, 세상에 영원한 건 없으니 언젠가 이 일을 놓은 채 다른 것을 하며 살게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빠져들곤 한다. 만약 다른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이렇듯 꿈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소설에서는 11년 차 배우 지망생인 송세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세린은 딱히 배우를 꿈꿨던 건 아니지만 연기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하여 배우지망생이 된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배우 지망생들의 수순대로 극단에 들어가지만 그 때까지도 세린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아끼는 후배에게 자신의 역할을 빼앗기는 일이 벌어지고, 화가난 그녀는 극단을 박차고 나왔다가 기대 수명 시네마의 존재를 알게 된다. 때마침 시네마에서는 재연 배우를 모집하는 중이었는데, 세린은 6개월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자신의 기대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진 사람들의 기대 수명이 사라진 이유를 모색하고, 그들을 돕는 업무를 맡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데......

 


어쩌면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길 위의 여러 갈피 중 자신만의 꽃 갈피를 발견해 피워 내는 것일지도 몰라요. 앞으로도 연우 님의 길 위엔 수많은 갈피가 놓일 거예요. 그런데 이제 연우 님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 같죠? 모두 세린 님 덕분이에요.

p.323 중에서.

 


책을 읽고 나니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이 이는 듯하다. 사실, 인생에 정답은 없는건데...... 어디에서 무얼하든지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면 그걸로 좋은 직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직업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거나 고민해봤던 이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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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 초록잎 시리즈 14
신운선 지음, 유보라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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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지만 죽음과 이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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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 초록잎 시리즈 14
신운선 지음, 유보라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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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서 유행하는 게임이야기를 하다가 서로에게 줄 보물을 직접 숨기기로 한 재이와 주인공 유주, 이들은 빈터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 아래에 보물을 묻고, 6개월 뒤에 함께 열어보기로 약속한다. 한편, 유주는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할머니가 사는 1층과 가족이 사는 2층을 오가며 사는 고양이 몰리가 아픈 것 같아서 병원에 데려갔다가 신부전증을 진단받는다. 몰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재이는 자신의 엄마처럼 아프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죽는 건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유주는 깜짝 놀란다. 시간이 지날수록 먹지도 못하고 힘없이 누워만 있는 몰리, 유주는 몰리와의 마지막 인사를 준비해야한다. 그 무렵, 재이는 어쩔 수 없이 전학을 갈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유주는 서운한 마음에 심술을 내는데......


"치료를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당연히 아프면 치료를 하지. 살려고 할 거야. 그러니까 그게 죽겠다는 게 아니라...... 치료를 해도 가망이 없을 때 멈춘다는 거야. 지금은 너희에게 어려운 문제처럼 느껴지겠지만, 차차 이해하게 될거야. p.64 중에서"


책 표지 속 파란 눈의 고양이가 나의 애묘 요미를 참 많이 닮았다. 5년 전에 13년을 함께했던 강아지를 심장병으로 보내면서 그동안 못 했던 것들만 떠올라 슬펐던 기억이 난다. 이별은 언제나 아쉽고, 가슴 아프지만 또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에 마음을 다해 보내고, 진심으로 추모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안녕이라고 말할 때>를 읽으면서 아이들과 별이 된 반려견을 떠올렸고 잠시 그리워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술술 읽히지만 죽음과 이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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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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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여운이 남는 재난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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