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친절한 거짓말 - 총리가 된 하녀의 특별한 선택
제럴딘 매코크런 지음, 오현주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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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절한 거짓말>은 표지 속 '총리가 된 하녀의 특별한 선택'이라는 문구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던 책이다. 하녀는 어떤 연유로 국가의 원수인 총리가 되었을까? 그녀가 얻고자 했던 건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두 달 동안 내린 비로 인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도시 프래스토. 늘 베일로 싸인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망사 장갑을 끼고 있는 총리는 여러 해 동안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녀는 강이 범람 직전이라는 대기학자들의 말을 듣고, 곧 비가 그치고 맑은 날이 이어질 것이라는 거짓말로 사람들을 안심시킨 채 홀로 프래스토역을 출발해 북부로 향하는 기차를 타려한다. 총리의 지시로 하녀인 글로리아는 그녀의 첫 번째 강아지 데이지와 짐을 챙겨 그녀를 따라나서지만 기차에 오르지 못하고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곳에는 총리의 남편인 티모르도 함께였는데, 총리가 모든 걸 계획한 것 같다는 글로리아의 합리적 의심에 호통을 치고만다. 재난 상황 속에서 총리가 도망쳤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그녀의 남편인 티모르는 이를 부인하며 상황을 무마할 방법으로 열다섯 살이 글로리아에게 베일을 쓰고 총리 행세를 하라고 지시한다.

 

저는 하녀예요! 할 일이 많다고요! 침대 정리! 청소! 주방 일도 봐야 하고... 그건 그렇다 쳐도 누가 저를 총리님으로 믿겠어요

p.53 중에서.

 

글로리아라는 인물이 타의에 의해서 총리 분장을 하고, 결국 사람들을 속이는 이야기지만 그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서서히 높이는 대목에서 감동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이전의 차가웠던 진짜 총리와 다른 무언가가 있는데, 독자가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친절한 거짓말>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녀가 어쩔 수 없이 총리 행세를 하는 설정 자체는 독특하면서 재미있었고, 또 그녀 나름대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해가는 과정이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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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 우째쓰유?! 3 - 부부일상공감툰
욱시무스 지음 / 하늘세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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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 우째쓰유?!>는 저자가 쌍둥이를 키우게 되면서 일어났던 이야기와 그들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웹툰이다. 책은 육아의 세계, 우째 휴가가다, 육아로 달라진 삶, 이웃사촌이 생기다, 쓰유도 휴가가다라는 주제로 한 부부의 일상을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는데, 시작부터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많다. 익살스러운 그림들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그렇다고 웃기기만 하냐? 그것은 아니다. 삶의 방향성, 사람의 매력, 시간의 중요성, 사람의 마음 등을 소재로 촌철살인과 같은 메세지들도 함께 전한다.

사람의 매력이라는 것은 정말 외모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신기한 일이지만, 아무리 못 생기거나 , 무서워 보이는 얼굴도 자주 보고 익숙해지만, 친숙한 생각이 들고, 정을 느끼게 됩니다. 어쩔 때는 상대가 잘 생겨 보이기까지 합니다. 대표적으로 미녀와 야수를 보면 주인공 벨이 야수를 처럼에 보고 무서워 공포에 떨다가도 점점 마주하다 보니 나중에 가서는 묘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대하고, 자주 보이고, 익숙해진다면, 결국 상대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맘이 가는 사람에게 좀더 자주 얼굴을 보이고, 친숙하게 대해 주시면 되겠네요.

p.77 중에서.

 

글이 쉽고, 그림도 재미있어서 짧은 시간 내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쉬는 시간에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랄까? MBTI로 ENFP인 남자와 ISTJ인 여자의 결혼 생활이야기들이 어찌나 신이나는지. 실제로 ENFP인와 나와 ISTJ인 딸과의 대화는 공감의 문제로 부딪힐 때가 많은 편이다. 하물며 부부로 만난 두 남녀의 좌충우돌 결혼 생활이 재미있기도 하고, 지난 날의 어린 나와 남편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라 기분 좋았다.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울고 웃었던 자잘하면서도 가슴 뭉클했던 순간이 떠올랐는데, 화가나거나 혹은 우울해서 힘들었던 지난 날들이 흘러 지금은 또 그런대로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도 된다. 재미와 감동을 다 잡고 있는 웹툰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앞으로 이어져 나오게 될 이야기들도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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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냥! 일하는 야옹 형제 - 고양이들의 말랑한 하루
주노 지음, 노경실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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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냥! 일하는 야옹 형제>는 표지 속 모델인 두 마리의 고양이가 시선을 끄는 책이다. 둥글둥글하면서 앙증맞은 표정의 냥이들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책은 형인 갈색 줄무늬 고양이와 동생인 처진 귀에 회색 반점 고양이, 이들 야옹 형제의 일상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콜콜 잠을 자던 야옹 형제는 아침이 되자 잠에서 깬다. 형은 금세 일어나지만 동생은 더 자고 싶어한다. 냥이들은 양치질을 하고, 털을 잘 다듬은 뒤에 식사를 한 후 자신의 일터로 힘차게 일하러 간다. 야옹 형제가 일터로 갈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서로 다른데, 형은 자전거를 타고 동생은 지하철을 탄다. 모두를 즐겁게 하는 놀이동산에서 일하는 형과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두드리며 일하는 동생 냥이의 모습은 조금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각자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며 일터에서 주어진 시간을 보낸 이들은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귀갓길에 우연히 만나 함께 장을 봐서 집으로 돌아온다. 요리를 하고, 목욕도 하며 싸우기도 하는 야옹 형제의 하루 일상을 이야기한다.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일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귀여운 고양이 일러스트에 비해 너무 평범한 그들의 이야기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치즈냥 형과 고등어냥 동생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다가 퇴근 후에 서로 만나 투닥거리며 함께하는 모습이 흔한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담고자 의도했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특별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냥이들의 일러스트는 보는 내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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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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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라키의 머리>라는 작품으로 알게된 사와무라 이치의 신간 출간 소식에 얼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호러라는 장르답게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섬뜩하지만 폭력이나 억압과 같은 결코 가볍지 않우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어 그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젠수리 발소리>도 다섯편의 단편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거울>, <우리 마을의 레이코씨>,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빨간 학생복의 소녀>, <젠슈의 발소리> 등인데, 특히 <빨간 학생복의 소녀>가 인상에 남는다.

영업용 회사 차로 고속도로의 아랫길을 달리다가 대규모 연쇄 추돌 사고를  당한 주인공 후루이치 슌스케. 머리를 세게 부딪히는 바람에 뇌 안에 출혈이 생겨 도쿄 도 히가시무라야마 시에 있는 미쓰카도 학원 대학병원에서 머리를 열고 수술을 받는다. 당분간 입원해야한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 환자 307D가 된다. 회사 사람도, 아내도, 아들도 슌스케를 찾지 않았고, 그는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병실은 307A 미즈시나 씨, 307B 간바라군, 307C 모리 씨, 307D 4인실 슌수케로 4인실이었는데, 어느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빨간 학생복의 소녀를 만나고 올 거라는 말을 남긴 채 죽었다는 미즈시나 씨 이후로 병실은 차례대로 환자들이 죽어나가는데...... 병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슌스케는 무사히 살아서 병원을 나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빨간 학생복의 소녀>는 병원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흔한 공포물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야기는 반전을 가지고 있다. 슌스케의 어린 시절 친구였던 빨간 학생복의 소녀 히가가 사람들을  하나, 둘씩 죽이며 공포스럽게 다가오지만 또 자세한 사정을 알고나면 그것대로 '아,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네 편의 작품들도 큰 틀에서는 비슷한 느낌으로 전개되고, 마무리된다. 공포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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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무녀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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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 오컬트라는 장르와 박해로 작가님의 신간이라는 소식을 듣고, 얼른 읽어보고 싶었던 <사악한 무녀>, 책 제목도 그렇지만 6장까지 있는 목차도 심상치 않다. 1장 죽도록 이웃에 시달리기, 2장 죽도록 귀신에게 시달리기, 3장 죽도록 무당에게 시달리기, 4장 죽도를 기억에서 시달리기, 5장 시달리기에서 벗어나기, 6장 악마를 시달리게 하기라니, 이상한 제목과 목차가 섬뜩하면서도 궁금해진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민규는 로또복권 1등 당첨으로 그동안 꿈꿔왔지만 실현할 수는 없었던 소설가의 꿈을 실현하기로 마음먹는다. 몇 달간 칩거 생활을 해가며 쓴 <떼부잣집 탐정>이란 추리소설은 다행히 먹고 살만한 수입을 남겼고, 차기작도 잘 풀릴 거라 예상하며 신축아파트인 '코어힐'에 입주한다. 하지만 '코어힐'의 부실시공으로 그곳이 인간 지옥임을 알게 되면서 민규의 꿈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한다. 자신을 겨냥한 채 반복적으로 들리는 소음 공격과 지독한 악몽으로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없었던 민규는 불안감을 느끼며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조용한 아파트를 찾던 중에 '동신아파트' 101호로 집 구경을 하러 가고, 2층에 무속인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민규의 시달림은 외부로부터의 소음이 아닌 중국 장수의 신이 내려지는 신내림 증상이었고, 장군은 매일 밤마다 그를 찾아와 괴롭혔다. 2층의 천지신녀 무녀가 민규의 신내림을 막기 위해 무속적인 방법들을 동원하기 시작하는데...... 민규는 장군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소설의 초반부에는 무서운 사람을 비롯한 귀신도 하나 등장하지 않는데, 민규가 듣게 되는 온갖 소음과 악몽만으로도 무서움이 더해지는 듯하다. 토속 오컬트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찾아 읽는 편인데, 이 소설은 무속인과 신내림이라는 소재를 극대화한 스릴러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늘한 밤에 더욱 더 강렬한 서늘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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