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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무녀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3년 8월
평점 :
토속 오컬트라는 장르와 박해로 작가님의 신간이라는 소식을 듣고, 얼른 읽어보고 싶었던 <사악한 무녀>, 책 제목도 그렇지만 6장까지 있는 목차도 심상치 않다. 1장 죽도록 이웃에 시달리기, 2장 죽도록 귀신에게 시달리기, 3장 죽도록 무당에게 시달리기, 4장 죽도를 기억에서 시달리기, 5장 시달리기에서 벗어나기, 6장 악마를 시달리게 하기라니, 이상한 제목과 목차가 섬뜩하면서도 궁금해진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민규는 로또복권 1등 당첨으로 그동안 꿈꿔왔지만 실현할 수는 없었던 소설가의 꿈을 실현하기로 마음먹는다. 몇 달간 칩거 생활을 해가며 쓴 <떼부잣집 탐정>이란 추리소설은 다행히 먹고 살만한 수입을 남겼고, 차기작도 잘 풀릴 거라 예상하며 신축아파트인 '코어힐'에 입주한다. 하지만 '코어힐'의 부실시공으로 그곳이 인간 지옥임을 알게 되면서 민규의 꿈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한다. 자신을 겨냥한 채 반복적으로 들리는 소음 공격과 지독한 악몽으로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없었던 민규는 불안감을 느끼며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조용한 아파트를 찾던 중에 '동신아파트' 101호로 집 구경을 하러 가고, 2층에 무속인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민규의 시달림은 외부로부터의 소음이 아닌 중국 장수의 신이 내려지는 신내림 증상이었고, 장군은 매일 밤마다 그를 찾아와 괴롭혔다. 2층의 천지신녀 무녀가 민규의 신내림을 막기 위해 무속적인 방법들을 동원하기 시작하는데...... 민규는 장군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소설의 초반부에는 무서운 사람을 비롯한 귀신도 하나 등장하지 않는데, 민규가 듣게 되는 온갖 소음과 악몽만으로도 무서움이 더해지는 듯하다. 토속 오컬트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찾아 읽는 편인데, 이 소설은 무속인과 신내림이라는 소재를 극대화한 스릴러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늘한 밤에 더욱 더 강렬한 서늘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 추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