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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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러 가고 싶다는 딸 수진의 말에 정아는 일년의 한번 뿐인 생일인 만큼 딸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어한다. 정아와 상혁은 수진의 손을 꽉 쥔 채 한강에 도착하고, 평소보다 두세 배는 더 커 보이는 달이 밤하늘에 떠올라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 때였다. 수진은 공중을 빙빙 돌며 떠오르기 시작했고, 딸의 모습을 핸드폰에 담으려던 정아는 깜짝 놀라 손을 뻗었지만 수진은 조금씩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다가 이윽고 사라진다. 소설에서는 아이들이 하늘 위로 올라가는 현상을 '에비에이션'으로 명명한다. 달이 커지면서 23.8kg 미만인 아이들은 에비에이션 되는데, 정아와 상혁은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달이 소멸되기 전에 팽창하면서 아이들을 에비에이션 한다는 설정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우리에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엄청난 재앙이 닥쳐올 것이고, 인류는 목숨마저 위협 받는 단계에 이를 것이다. 사람들에게 달의 인력을 매일 알려주는 재난 문자가 오고, 에비에션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에피모'라는 모임을 결성해 활동한다. 한편, 총리 운택의 아들인 해준은 기자가 되어 일과 자신의 욕망으로 평생을 부재했던 아버지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운택은 TV를 틀어 4시간 전에 올라간 캐나다 민간 우주선이 어떻게 되었는지 지켜봤다. 달의 위상이 하현이라 그런가! 다행히 이번에는 폭파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살아 돌아온 아이는 없었다. 생체 신호 또한 잡히지 않았다. 언론은 무사히 돌아온 곳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앞으로 더 많은 민간 우주선이 우주로 갈 가능성이 열렸다고 진단했다. 그걸 본 운택은 비릿한 미소로 리모컨을 들어 볼륨을 줄였다.

P.149 중에서.

책이 두꺼운 편이지만 쉽게 읽혔고, 이어질 내용들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통에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는데, 소설은 생생할 정도로 두려운 재난 현장 속에서도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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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11
권오단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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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을 겪기 전에 가족과 함께 안동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평화롭고, 고즈넉하면서 운치있는 풍경을 가진 이 도시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들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인지 '안동'에 관한 책이 출간되면 자연스레 시선이 가는 듯하다.

 

작가는 출판사의 제의로 자신이 나고 자란 안동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발품을 팔아 안동 구석구석을 뒤지면서 소개할 문화 유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최대한 많은 곳을 소개하는 선에서 짧게나마 정리해 기록했단다. 책은 태사묘, 웅부공운, 안동역, 안동문화의 거리, 안동교회, 임청각, 안동댐 이전과 이후, 군자마을, 안동소주와 안동포, 예끼마을, 안동의 서원, 진성이씨 온혜파 종택, 이육사문학관, 고산정, 봉정사.고흥사, 제비원 미륵불.법흥사지 7층전탑, 인재를 길러낸 명당과 종택, 체화정, 전통 마을 이야기, 하회마을, 권정생 토담집, 원이엄마 테마공원, 내앞마을, 임하댐과 수몰 유적 이야기, 만휴정.묵계서원 등과 같이 안동에 관한 스물 다섯 가지 이야기를 테마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역사와 문화가 깊은 안동을 쉽고, 재미있게 알게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안동 풍수에 얽힌 설화도 흥미로웠고, 안동의 이곳 저곳을 소개하는 글은 마치 작가가 정해준 여정을 따라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서 더욱 즐거웠다. 2009년 마을에 빈집이 늘어나자 사람들은 동네가 흉물스럽게 변해 갈까 걱정했고, 이에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골목길 마다 벽화를 그려넣어 생명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는 신세동 벽화마을에 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 번 여행에서 시간이 없어 지나왔던 병산서원도 꼭 가보고 싶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은 앞쪽의 병산과 그 아래를 흐르는 강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커다란 자연의 풍경을 서원 안으로 빨아들이는 것처럼 아름답다고 한다. 작가가 표현한 느낌을 문득 나도 느껴보고 싶달까.

 

시간적으로 조금 여유로워지면 보려고 아껴두고 있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인 고산정은 사진만으로도 감탄이 나왔는데, 이곳도 이미 마음 속에 담겨버렸다. 책으로 안동의 여러 곳을 둘러 보고 있으니 가고 싶은 곳들을 하나하나 잘 담아뒀다가 가까운 시일 내로 꼭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저 옛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안동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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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건너온 약속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이진미 지음 / 다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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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마에다 린은 어린시절을 할머니와 함께 보낸다. 린이 아기였을 때 돌아가신 아빠를 대신해서 일하느라 멀리 도쿄에 있었던 엄마와 떨어져 살았는데, 그녀는 할머니의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며 자란다. 린은 여섯 살에 겪은 사고로 인해 화가난 엄마 손에 이끌려 도쿄로 오게 된다. 그 날 이후로 처음 듣게 된 소식은 할머니가 부고였으며 장례식장 직원은 할머니의 겉옷에서 발견한 편지를 린에게 건넨다.

편지에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건 오직 너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아리송한 이야기만 적혀있는데, 이는 린의 마음에 커다란 물음표만 남길 뿐이다. 하루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퓸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만년필 한 자루를 발견하고, 무심결에 집어들었다가 황금빛 소용돌이에 정신을 잃는다. 린이 정신을 차렸을 무렵엔 주변이 온통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 린은 100년 전의 대지진과 학살 현장으로 타임슬립하게 되는데.......

작가는 왜, 하필, 대지진과 학살의 현장으로 주인공의 시간을 돌려놓았을까? 궁금증이 생겨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더욱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 친구들과 으슥한 밤에 학살 현장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저 흉가정도라고 생각하며 따라간 곳은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은 학살 장소였고, 그곳에서는 매년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는 푯말을 보게 되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은 현장을 그저 가볍게 바라보았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던 순간이었는데 책을 읽고 있으니 그 때의 순간이 떠올랐다.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는데, 한편으론 역사적으로 지난 날들을 생각하고,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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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건너온 약속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이진미 지음 / 다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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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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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 학교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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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처럼 100년 후에 학교의 모습은 어떨까? 인공지능을 비롯하여 메타버스의 발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면 학교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2023년도에는 벌어지고 있다. 식당에 가면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로봇이 서빙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인공지능에게 오늘의 날씨나 현재 시간을 물으면 알아서 척척 알려주는 세상에 도래했다. 학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책은 <Schoolverse>, <드레이븐 이종 고등학교의 괴짜들>, <특별전형>, <우린 공존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이 네 편의 단편 SF솔러지를 담고 있다. <Schoolverse>의 주인공 지오는 메타버스에서 함께 철학 수업을 듣는 오하늬를 좋아한다. 해킹에 능한 청강생 유나가 같이 수업 들었던 애 중에 가짜 학생인 AI가 있다는 비밀을 알려주고, 지오는 충격에 휩싸인다. 유나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한번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하늬 때문이다. 지오는 하늬가 가짜가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이기를 빌며 유심히 아이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드레이븐 이종 고등학교의 괴짜들>에서 성혁이는 이종들이 다니는 학교에 강제 전학을 가게 된다. 뱀파이어랑 좀비, 거기다 늑대인간이랑 구미호까지 있는 학교는 외모 뿐만 아니라 행동도 낯설기만하다. 성혁이는 무사히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특별전형>에서 코스믹 K학교는 뛰어난 인재들을 가르치는 곳이다. 이곳의 학생들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면 화성에 갈 수 있는데, 주인공 시지프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 선발 시험 중에 강한 폭풍이 불어오고 친구가 넘어진다. 시지프는 친구를 일으켜 세우고 함께 갈지 오로지 혼자만 시험을 통과할지 고민에 빠지는데......


여러분, 나노 로봇으로 지식을 곧바로 전달받을 수 있는 요즘 시대에 학교는 더 이상 지식 전달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닙니다. 자식을 배우는 것은 학교 밖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학교가 곧 없어질 거라고들 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학교는 존속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스쿨버스는 지식뿐 아니라 학생 개인에 최적화된 인성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기술의 발달 만큼 윤리와 도덕, 그리고 인간성이 함께 발달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길고 긴 삶 속에서 가치와 방향을 잃어버리게 될 테니까요.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현재 스쿨버스보다 존재하지 않습니다.

P.12-13 중에서.



책을 읽는 동안 잠시나마 미래의 학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미래 사회에는 학교도 교사도 사라질 것들 중에 하나라는데...... 지금의 관점에서는 학교가 감당하고 있는 역할이 꽤 크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후대의 인류는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을 잘 헤쳐나갈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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