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ㅣ 아르테 오리지널 24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평점 :

살아오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만큼 복잡미묘한 게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믿고 마음을 줬는데 내 마음과 다르게 상대의 마음은 이미 저만치 가버릴 때도 있고, 의도치 않은 행동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어쩌다 딱 한 번 베푼 선의나 위로가 상대에겐 세상의 빛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살면 살수록 인생은... 참, 모르겠다.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 1788년 출판된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그리스의 신들>의 한 구절을 직역한 것이라고 한다. 제목으로 짐작하건대,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 나의 연인을 찾는 로맨스 소설인가?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는데, 내용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소설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두 권의 책으로 백만장자가 된 소설가 앨리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나친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진 그녀는 정신적으로 쇠약해지고, 자신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느낀다. 아는 이가 한 명도 없는 해변 마을에서 살기 시작하고, 데이트 앱을 통해 그 마을에 살고 있는 펠릭스를 만난다. 펠릭스는 물류창고에서 일하며 앨리스와는 반대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르지만, 다르기에 서로를 원하기 시작한다. 한편, 앨리스와 절친한 친구인 아일린은 문학잡지 편집자다. 오랜 기간 만나온 남자친구 에이든과 헤어지고, 자신의 삶은 실패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한다. 그런 그녀에게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사이먼은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존재다. 어느날 사이먼이 어리고 예쁜 여성들과 함께 하는 걸 보면서 아일린은 복잡한 감정에 사로 잡히고 만다.
이들 네 사람은 앨리스의 저택에 모여 그동안 서로에게 담아두었던 생각과 감정을 토로한다. 얽히고설킨 다양한 감정들, 특히 남녀 사이에서 느꼈던 강렬한 감정은 청춘 시기에 가질 수 있는 고민과 감정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이가 드니 그런 감정 마저도 무뎌지는 것 같아 한편으론 그들의 고민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들을 비롯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온갖 고민과 괴로워하기를 반복하면서도 서로를 껴안고,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