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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 - 미국산쇠고기를 둘러싼 무서운 음모와 충격적인 진실! 미스터리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광우병 다큐멘터리!
콤 켈러허 지음, 김상윤.안성수 옮김, 김현원 감수 / 고려원북스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1.우선 쉽게 읽힌다. 주제를 잘 전달하는 능력을 가진 숙련된 기자가 쓴 기사처럼 가독성이 높다. 광우병이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심각하지도 굳이 유머를 집어 넣으려 애를 쓰지도 않았는데 한번 잡으면 쭉 읽게 할만큼 집중력이 돋보였고 ,흥미를 유발하게금 서술하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글 쓰는 법을 어디서 배웠을까 궁금할 정도다.
저자 본인도 과학자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과정도 광우병의 연구하면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과학에 문외한이 들어도 소설을 읽듯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
다른 이들의 눈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그리 쉬운게 아니란 것을 알기 때문에...
2.영어 제목이 <BRAIN TRUST>다.이 책을 다 읽고 났음에도 왜 이 제목을 붙였을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이건 내 탓이다.--
한국 제목엔 광우병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이 책이 광우병에 관련된 것을 쓴 것이란 것은 쉽게 짐작이 될 것이다.
이 책은 50년대 뉴기니에서 처음 발견이 된 인간 광우병이 과학자들에 의해 주목을 받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것이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인간 식육(정확히는 시체 식육)에서 시작된 것이란 것을--그래서 육식에서 제외된 여자들과 아이들이 주로 걸림-- 알게되자 과학자들은 인간 광우병과 다른 종의 유사한 병들간의 공통점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다.
그래서 질병을 옮기는 박테리아나 균들과는 달리 열이나 화학약품에도 죽지 않는 '프라이온'이란 단백질이 그 매개체라는 것을 밝혀 내는데...
3.90년대 중반 영국에서 인간 광우병으로 (CJD)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였던 것을 기억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심각하단 느낌을 가지기엔 먼 나라 이야기였다.일본에서 광우병이 발견 되었단 뉴스에도 "하옇든지 일본 사람들 호들갑 떠는 것은 알아줘."였고...
이 책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는 프라이온에 대한 설명은 타임지나 뉴스위크지를 통해 대강 익히 들어온 이야기었다.단지 새로운 사실이라면 이 질병이 확산 되고 있으며, 사실 맨처음 확산 경로를 걷게 된 것이 뉴기니의 인간 광우병을 다른 종에 접종 시켜 보려는 과학자들의 연구에서 그 감염 동물들이 탈출을 해서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는 것과 근자에 와서 폭발적인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 치매가 사실은 감춰진 인간 광우병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숨은 어떤 세력이 그것을 조용히 감시하고 있다는 --지난 35년간(!)--것까지.
광우병에 대해서 숨겨진 모든 사실들을 다 알려주는 좋은 논문을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무런 해결책이 생각나지 않더라 하는 것도 좋은 논문을 읽은 것과 비슷했다.
4.작가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역설을 한다.2010년 광우병의 잠복기가 끝나면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앓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때가 되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가장 크게 드는 감정은 허탈감과 무기력감이었다.
광우병이란 질병의 무시무시함에 놀라서도 아니고, 그 질병의 확산 속도에 놀라서도 아니다.
단지 이런 질병에 대처하고 감당할 만큼 인간이 인간적이냐는 것에 대한 무기력감이었다.
자신이 죽지 않는한 인간은 감출 수 있을 때까지 감출 것이고 은폐할 것이다.
무고한 생명이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죽어 나가겠지만, 그게 뭐 대수겠는가?
사람들은 좋지 않는 소문은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축산업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것이며 , 과학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알건 간에 인간을 위해 나선다는 생각으로 희생을 할 리 만무하고, 정부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게 하는데 온갖 힘을 다쓸 테니 말이다.
석유를 위해 ,무기를 팔기 위해 전쟁을 시작하는 세상이다.
이 미쳐가는 세상에서 인간 광우병이 창궐한 들 사람들이 얼마나 경각심을 가질까 ?
알고 싶지 않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