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재의 마법 ㅣ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ㅣ 미디어숲




"깊은 독서는 폭을 넓히는 작업이 아니라 깊이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어떤 한 분야에 대해 충분히 다양한 독서로 폭을 넓히게 되면

지식체계에 대한 깊이가 형성됩니다."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책을 읽는 공간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다보면 책이 늘어가고 책을 꽂을 공간이 모자라게 되니 오직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는 만족하기가 힘들게 된다. 출판사별로, 작가별로 책을 꽂은 책꽂이로 벽을 장식하고 아주 편안한 의자와 책상이 구비된 나만의 공간, 즉 서재를 바라게 된다. 책들 속에서 또 다른 책을 읽으며 글을 쓸 수 있는 오직 나만의 공간 말이다. 서재, 생각만해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그런데 서재에서 마법이 일어나는가보다. 김승 저자의 <서재의 마법>, 어떤 이야기일까?



저자 김승은 20년간 독서를 했고 그 독서량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다보니 자신만의 독특한 서재를 가지고 있는데 이름하여 베이스 캠프다. 지식세대의 서재라는 그의 베이스캠프는 공간의 의미보다는 시간의 의미이다. 시간을 채우는 노력으로 그 노력을 베이직라이프라고 하며 땀, 눈물, 노력, 기다림이 담긴 공간이다.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활동의 결과물인 노트들이 가득한 그의 서재는 단순한 책이 보관된 방의 의미를 뛰어넘어 지식세대의 필수공간을 상징한다. 그런데 이름이 왜 베이스캠프일까? 김미란이 김승 저자의 서재를 방문하여 질문과 대답을 통해 듣는 베이스캠프의 의미는 오랫동안 독서를 해 온 김승 저자만의 고유한 생각이다. 저자만의 독톡한 서재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런 공간이 우선 부럽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독서는 그의 독서법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시간의 수순을 밟게 되었다. 책을 완독하고 '재미있다'로 끝나면 아무리 독서량이 많아도 독서로 인한 성장은 어렵다. 독서 후 인물들의 성격을 생각해보고(소설을 예로 들어)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역사물이면 시대적 배경을 꼭 공부하는 등 한 권의 책을 통해 확장된 공부가 잇다라야 제대로 된 독서가 이뤄졌다고 생각하듯 바로 김승 저자는 독서를 통한 자신만의 독서활용법이 있다. 책을 정리하는 방법,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방법, 책을 통해 성장하는 방법 등 나름의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성장해왔다. 폭넓은 독서, 깊이있는 독서, 높은 독서로 인해 지식체계를 갖추며 융합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김승 저자는 독서의 목적이 타인을 향하고 있으며 타인의 삶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독서를 해왔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서재를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서재에 대한 궁금증도 있을 것인데 김승 저자의 서재에 대해 부러움도 있지만 나름의 서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따라 독서활동을 해온 그의 행보가 빛이 나는 건 바로 '사람'이 목적이었기 때문아닐까. 독서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김승 저자의 <서재의 마법>은 특별한 도서다.



독서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자기개발을 도모하는데 김승 저자는 자기개발을 뛰어넘어 타인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 독서와 리뷰를 하는 사람으로서 김승 저자의 생각을 높이 사고 싶다. 자신만의 서재를 꾸미고 싶다면 지금 김승의 일반적인 서재가 아닌 베이스캠프를 들여다보라고 하고 싶다. 그저 공간으로서 잘 꾸며진 서재가 아닌 시간이 쌓인 서재에서 더욱 도약하는 자신을 만들고 싶다면.







그래플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 사냥꾼 - 역사가 돈이 되는 세계를 찾아서
네이선 라브.루크 바 지음, 김병화 옮김 / 에포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 사냥꾼 ㅣ 네이선라브·루크바 지음 ㅣ 김병화 옮김 ㅣ 에포크




"보석이 눈앞에 놓여 있을 때, 당신은 알아볼 수 있는가?"




아이들이 어릴 때, 남편의 직업상 몇 년마다 이동을 해야 해서 이사를 자주 했었다. 그때마다 짐을 줄이고 싶어서 자주 정리했는데 나는 남편의 오래된 전화카드집을 그렇게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은 시간이 지나면 기념우표처럼 값이 올라갈지도 모른다며 나를 만류했다. 남편의 물건이라 내가 맘대로 버리지 못했지만 아마 나도 정말 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다양한 물건을 수집했다. 기념우표는 물론이고 예쁜 성냥갑을 모으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추억이다. 역사 사냥꾼은 '돈이 되는 역사를 수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래서 제목도 <역사 사냥꾼>. 저자는 역사적인 문서와 유물을 찾아내는 전문가로 자신이 어떻게 역사 사냥꾼이 되었는지와 역사를 사냥했던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역사 사냥꾼>을 보면서 'TV 진품명품 쇼'도 생각나고 집에서 발견된 고서가 티브이에 방영되었던 일화들도 생각이 났다. 티브이 속에서 보는 이야기지만 역사적 유물을 찾아냈다는 점, 그리고 그 유물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괜히 몸에 전율이 일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역사 사냥꾼>의 생생한 사냥기(?)가 흥미진진했다.



저자의 아버지는 변호사이면서 취미로 수집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역사 사냥에 뛰어들게 되었고 저자 또한 아버지의 권유로 같이 하게 되면서 역사 사냥꾼이 되었다. 내가 티브이 속에서 봤던 일화들은 내가 발견한 것도 아닌데 오래된 고서라는 이유만으로도 전율했던 것처럼 아마 저자와 그 아버지도 돈을 떠나서 오래된 유물을 찾아냈을 때의 그 흥분과 쾌감, 떨림 등이 자신의 본업을 바꾸면서까지 역사 사냥꾼이 되었던 매력이지 않았을까 싶다. 뛰어난 역사 사냥꾼이 되기 위해선 알고 있던 역사적 지식이 있더라도 새로이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하고 모든 것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며 위조품을 가려내는 눈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직업이지만 <역사 사냥꾼>의 부제가 '역사가 돈이 되는 세계를 찾아서'이듯 꽤 높은 수입을 보장하는 듯하다. 역사 사냥꾼이란 그들이 발견하고 수집한 유물들을 되팔아 이익을 얻는 사업을 하는 이를 가리킨다. 그러니 한 장의 종이 쪼가리여도 엄청난 수입을 보장할 수도 있음이다. 물론 그 종이 쪼가리에 작성된 글이 유명 인사여야 하고 내용도 중요한 내용이라면 수입은 아마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매력 있는 직업으로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역사 사냥꾼>은 저자가 수집했고 되팔았던 일화들을 주로 다루지만 그 일화들이 그저 일화로 남지는 않는다. 한 예를 들면 저자는 한 모녀로부터 오래된 서류로 가득한 가죽 서류 가방을 소개받는다. 그중 벤저민 프랭클린의 편지가 한 통 있었는데 윌리엄 트렌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전 생애를 통해 단 2년간만 학교를 다녔을 뿐이지만 미국의 100달러 지폐에 얼굴을 올린 사람이다. 그가 이 편지의 뒷면에 B Free Franklin이라고 썼는데 필라델피아의 우체국장을 지내며 우표 없이 우편물을 발송하는 프리 프랭크의 특권을 얻었고 이 특권으로 자신이 간행한 신문을 무표로 배포하는 데 사용했으며 B Free Franklin이라는 서명을 우체국 소인처럼 사용하여 자기 홍보에 활용했다고 한다. 또한 Free라는 단어를 통해 영국 통치에 저항하는 정치적 메시지도 담았는데 이렇듯 하나의 유물을 수집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그 유물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같이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역사 사냥꾼>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 배경과 지식, 그 의미를 깊이 있게, 디테일하게 다루는 점이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재미와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하겠다. 더불어 직업의 세계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도서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를 짖원해주신 에포크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ㅣ 켈리 함스 ㅣ 허선영 옮김

스몰빅아트




"나는 이제야 이해한다.

이제야 지금 가진 것을 사랑하면서 내 아이들과 삶과 친구들을 사랑하면서

여전히 더 많이 원해도 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밖에 나가서 더 많은 것을 얻어도 괜찮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랑과 우정성취감을 얻으면서도

여전히 멋진 엄마일 수 있음을 이해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100% 엄마이면서도 

여전히 100% 나 자신일 수도 있다.

내 아이들을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자신을 돌보는 것도 

절대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p. 394 그가 자는 모습을 보면서 이 남자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깜짝 놀란다. 3년 전에,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인생에서 아장 힘든 순간마다 글자 그대로 잠에 빠져 그 어려움을 나 혼자 헤쳐나가도록 내버려둔 배우자와의 종신형에서 나는 벗어난 셈이다. 내게 일어난 가장 최악의 일이 또한 내 삶에서 가장 행운의 순간이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사라진다면? 이혼도 아니고 사별도 아니고 덜렁 아이들과 남겨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는 남편이 갑자기 모든 것을 남겨두고 떠난 후 혼자서 육아와 경제를 모두 담당하며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이 다시 남편과 만나면서 달라지는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인생이란 한 번 던져진 주사위 같은 것, 다시 던질 수도 없고 무를 수도 없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주인공은 자신의 힘든 상황을 한탄하기보다는 열심히 살아왔고 항상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고민했다. 그 고민이 같은 여자로서, 주부로서, 엄마로서 높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많았다.



주부로만 살다가 3년 전 남편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일을 해야 했고 양육수당 없이 아이들을 키워야 했던 에이미는 강하게 버텨왔다. 그리고 지금의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남편 존은 이제 와서 아이들과 방학동안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요구해온다. 남편은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에이미는 용서해 줄 마음이 없다. 고민 끝에 에이미는 일 때문에 뉴욕으로 떠나고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지내게 된다. 에이미는 뉴욕에서 대니얼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만큼 그녀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가 주어진다. 한편 남편 존의 카드를 옛 애인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 에이미는 남편이 만약 다시 돌아온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가 존을 받아주지 않기로 결심하고 아이들이 자신을 더 이상 찾지 않음에 불안함을 느껴 대니얼과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실로 오랜만의 경험이고 대니얼은 정말 멋진 남자였지만 에이미는 아이들을 선택한다. 그리고 존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상의하는데 그때 갑작스럽게 전화가 걸려온다.



책을 읽으며 내게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해 봤는데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생각하기도 싫은 주제인데다가 무거운 주제였기 때문인데 생각보다 책은 무겁지 않았다. 물론 주인공의 고민이 묻어나고 애써왔던 지난 과거를 떠올리면 주인공에게 연민도 느껴지고 안타까웠지만 그것보다는 새로 펼쳐지는 주인공의 인생에 응원을 보내고 있었고 유머를 장착해 유쾌하게 읽었다. 주인공은 엄마로서의 삶과 여자로서의 삶 사이에서 고민한다. 자신의 삶보다는 아이들을 위해서, 아니 아이들이 크면 곧 독립할 테고 그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음을 깨닫고 엄마로서의 삶을 선택하려 한다. 그런데 이 선택이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아이들을 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또한 남편이 떠났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러니까 신파로 흐르지 않아서 이야기가 좀 더 세련되게 다가왔다. 자칫 슬프고 우울한 분위기일 수 있는 주제인데 주인공 에이미는 엄마로서의 삶과 온전한 자신으로서의 삶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좋아 보였다.   



<#남편이떠나면남편에게고맙다고말하세요>에는 에이미가 가족들과의 추억, 임신의 추억 등등 여러 가지 디테일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주부는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여자일 수가 없음을 책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모성애 때문일까? 엄마가 되는 순간 여자는 마치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듯 사랑과 남편은 약간 뒷전이 되는데 이런 디테일들이 책에 살아있다. 한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가정을 통해 여자가 느끼는 부분, 남편과의 갈등 등 결혼생활에 대한 애환을 주인공 에이미와 함께 나눌 수 있다. '주인공이 가족을 위해 살아왔던 시간'을 '가족과 나를 위한 시간'을 살아갈 것을 예고하며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제목이 주는 느낌처럼 남편이 떠나면 슬픔에 잠겨있지말고 오히려 새 인생을 살 수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도전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준다. 언제든 삶에 대한 강한 애착만이 내일을 희망할 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생각과 함께 책을 덮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아이 ㅣ 로미 하우스만 ㅣ 송경은 옮김 ㅣ 밝은세상





"아빠가 나를 찾아주어야 해요."

"그래, 아빠가 널 찾아낼 거야. 이번에는 널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서둘러야 해요."




재미있는 스릴러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번 <사랑하는 아이> 또한 결말에 이르러 밝혀질 진실 때문에 궁금증이 증폭해 몇 장을 건너 뛰어 결말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사건이 발생하고 오랜 시간이 흘러 피해자가 눈앞에 나타나 이제 진실이 밝혀지는 건 시간 문제인 상황부터 전개되는 이야기는 몰입감도 좋았지만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뭔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느낌이어서 전혀 사건의 맥을 짚기가 어려웠다. 스릴러를 보다 보면 대충 어떻게 흘러가겠다는 계산이 나오는 작품들이 있다. 결말을 마주했을 때 '내 생각이 맞았네'라는 생각이 들면 뻔한 작품이 되고 아쉬운 작품으로 남는다. 그러나 읽으면서 결말에 가까워 오는데도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면 결말을 마주할 때의 놀라움은 커져있고 만족감도 높아진다. <사랑하는 아이>는 만족감도 높았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에필로그에서 마치 작가가 요건 몰랐지~ 하면서 준 듯한 반전은 마치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건의 진실을 뒤엎는 느낌은 작가가 누구인지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독일 <슈피겔>지 집계 베스트셀러 1위였다니 그럴만 하구나 싶었다. 재미있었다.




14년 전 레나 벡은 실종되었고 교통사고 환자가 실종된 레나와 비슷하다는 연락을 받고 레나의 부모는 병원으로 뛰어간다. 확인 결과 그녀는 레나가 아니였고 부부는 실망하지만 곧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환자의 딸인 한나가 자신들이 잃어버린 딸 레나의 어릴 적 모습과 너무나 똑같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그들은 체코 국경 부근의 오두막에서 살아왔고 한나는 레나의 딸이 맞았다. 레나에게는 한나 외에도 요안나라는 아들도 있었다. 오두막에는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납치범이 있었지만 그의 DNA는 한나와 요안나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처음에는 자신을 레나라고 밝혔던 환자도 자신의 이름이 야스민이라고 말하며 4개월간 오두막에 갇혀 생활해 왔다고 말했다.


야스민은 납치범의 머리를 스노볼로 내려치고 도망치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퇴원 후 이상한 편지를 두 차례 받는다. '레나를 위해', '진실을 말해'. 야스민은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누가 그것을 알고 야스민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일까? 야스민은 이야기 내내 레나에게 말을 건다. 자신과 레나는 같은 배를 탔으며 자신을 마음 깊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레나밖에 없다고. 왜 야스민은 레나에게 말을 거는 것일까? 레나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레나, 당신이 벽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편안히 잠이나 잘 수 있겠어. 한시바삐 납치범의 신원을 밝혀내야겠지?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레나, 당신과 나는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이야. 사실 나보다 더 핵심 인물은 당신이기에 나는 단지 수사에 도움을 주는 부수적인 역할을 맡고 싶었어."

"당신이 나를 믿는다는 걸 알아. 나는 미소를 지으며 찍은 당신의 사진을 보았어. 수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밝고 행복한 얼굴이었지.

레나, 당신도 발길질과 주먹질이 날아들 걸 예상하고 눈을 질끈 감은 적이 있을거야. 그는 내 예상이 빗나가게 하는 걸 즐겼어."




<#사랑하는아이>는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한나와 야스민의 생각은 독자로 하여금 사건을 풀어나가기 어렵게 한다. 분명 야스민은 오두막에서 4개월을 지냈기에 야스민이 한나의 엄마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나의 엄마와의 기억은 야스민인지 레나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야스민의 이름이 레나이며 친엄마처럼 대하는 행동 때문이다. 이런 분간의 어려움은 야스민에게서도 느껴진다. 야스민의 기억이 실제인지 상상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나의 아버지인 마티아스가 말하는 레나의 모습과 언론에서 말하는 레나의 모습은 정반대를 말해 레나의 이중적 모습에 독자는 더욱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에도 이야기는 계속해서 독자를 끌어당기고 이야기는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그리고 마주한 범인의 정체는 당혹스럽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쓸 때는 어떤 장르든 스포를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스포 하지 않겠지만 <사랑하는 아이>를 읽을 예정인 독자라면 힌트를 던져주고 싶다. 그저 읽기에 빠져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독자가 아니라 범인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독자라면 어떤 인물이라도 믿지 말고 용의자로 생각하며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훨씬 높은 몰입감과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안내서
다케다 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 ㅣ 다케다 유키 ㅣ 전경아 옮김 ㅣ 미래지향




'섬세함'은 성격상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타고난 기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키가 큰 사람이 신장을 줄일 수 없는 것처럼

섬세한 사람이 '둔감해지고' '눈치를 못 채기'란 불가능합니다.

섬세한 사람이 편안한 마음으로 기운차게 살아가려면

오히려 섬세한 감성을 소중히 해야합니다.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의 작가 다케다 유키는 자신도 섬세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 자신이 어떤 일로 인해 생각을 바꾸고 나니 인간관계도 편안해지고 업무를 볼 때도 힘을 빼고 어디에 얽매이지 않고 일을 하게 된 후부터는 오히려 섬세한 사람을 위한 카운슬러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섬세한 감성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편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책으로 썼다. 그러니까 <#너무신경썼더니지친다>는 바로 섬세한 감정을 가져 너무 지친 이들이 둔감해지는 방법을 택하기 보다 오히려 자신의 섬세한 감정을 소중히 하면서도 편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쓴 책이다. 섬세한 감성을 지녔고 한 예민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털털해 보여도 속으로는 끙끙 앓고 있는 섬세한 사람들을 위한 책, 과연 어떤 것이 나를 스트레스로부터 멀리해주며 나의 섬세한 감성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편하고도 씩씩하게 살 수 있게 할까?



섬세한 사람이란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박사가 제창한 HSP(Highly Sensitive Person)에 의한 개념으로 그들은 '농담 섞인 사소한 한 마디를 흘려 넘기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둡니다', '직장에서 심기가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신경이 쓰여요', '조용한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요', '내가 생각하는 건 어딘가 이상한가 봐', '주변 사람을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등의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들은 양심적이면서도 남을 배려하기도 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심약한 마음을 지닌 이들이었다. 이들에 대해 작가는 여러가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재미있게 느껴진 건 오감별, 그러니까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의 오감별로 나누어서 더 예민한 감각을 찾아내고 이것의 예방과 케어법을 제시한 것이었다. 나의 오감 중에서도 좀 더 예민한 것을 예방하고 케어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어서 조금 놀라기도 했다. 디테일한 솔루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쳤다는 건 애썼다는증거





책을 읽으며 내가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지쳤다는 건 애썼다는 증거'라는 대목이었다. 내가 예민한 타입이어서일까? 작가는 '섬세함'을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타고난 기질이라고 한 부분도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지쳤다는 건 애썼다는 증거'라는 대목에서는 위로를 넘어 '괜찮아, 잘했어'라고 인정까지 받은 기분이었다. 예민하고 섬세하신 분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타인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분명 있다. 그런데 예민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과하고 좀 한 편으로 치우친,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을 때가 있다. 특히 '넌 너무 예민해'라며 콕 집어 상대가 말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타고난 기질이며 애썼다는 얘기는 지금껏 들은 예민하다는 얘기가 다 소멸되는 느낌이었다.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를 읽으며 '나보다 더 예민한 사람도 많네'와 '이건 딱 내 얘긴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자꾸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건 공감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의미도 된다. 섬세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내용이 참 궁금했다.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들을 어떻게 자신의 그 기질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씩씩하고 편안하게 살게 한다는 거지? 하는 약간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타고난다'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좋은 달란트를 타고난 사람들을 얘기할 때도 쓰지만 좋지 않은 점을 타고났을 때도 얘기한다. 좋지 않은 '타고남'의 원천성을 배제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함을 알고 있었기에 방법적으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이 책은 예민한 사람뿐 아니라 예민하지 않지만 뭔가 일이 꼬이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 읽어도 좋을 듯하다. 아무리 예민하지 않은 사람도 환경이 바뀌거나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는 위축되기 마련이고 평소에는 신경 쓰지도 않을 일들이 자꾸 거슬리는 법이지 않은가. 섬세하거나 예민하지 않아도 너무 신경 써서 지쳤을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도 힘이 되어줄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이 책은 '예민'과 '섬세함'을 장착한 사람들이 우선 타깃이다. '내가 한 예민한다', '좀 섬세하다', '그래서 상처도 받고 늘 자신감이 없다' 하시는 분에게 '박카*' 같은 힘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