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안으면 들리는 사과밭 문학 톡 7
로르 몽루부 지음,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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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이 굉장히 동떨어져서 표지만 보고서는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다. 단지 표지 위쪽에는 "장애에 대한 옳은 질문을 던지는 환상 동화"라는 작은 소제목이 있고 그것을 보고야 주인공 아이에게 장애가 있나보다 싶다.


첫 페이지를 넘기고 동화를 읽기 시작하면 10살인 올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올가에게 장애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올가네 가족이 모험을 떠난다며 이사를 무척 많이 다닌다는 것, 그런 생활이 싫은 것이 아니라 올가는 매번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이 가족은 무척 긍정적인 가족이다. 무엇보다 새롭게 도착한 장소인 4층짜리 집의 모습을 보면 읽는 독자 또한 모험을 하고픈 호기심이 발동한다. '나도 저런 집에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


올가네 가족 또한 이 집이 무척 마음에 든다. 비록 무척 낡고 더럽지만 이 가족은 하루 푹~ 자고난 뒤 쓸고 닦고 꾸미면서 이 집을 새롭게 바꿔나간다. 그러다 올가는 발견한다. 새로운 벽지를 붙이기 전 뜯어내던 옛 벽지 속에 아주 작은, 손바닥만한 문이 있다는 것, 그곳엔 아마도 누군가 있을 거라는 사실을. 하지만 문은 잠겨 열리지 않고, 아무리 두들겨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 날 저녁을 먹은 후 산책을 나간 부모님은 다음날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자! 이제 모험이 시작된다.


열 살의 아이가 집에 혼자 남겨지면 무섭기 마련이다. 특히 올가는 이 집으로 이사온 지 이틀째인데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문도 발견한 상태며 한 번도 올가 혼자 남겨두지 않았던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지 않으신 거다. 하지만 올가에겐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는 고양이 무슈와 어릴 때부터 함께 했던 인형, 자신을 도와주려는 것이 분명한 고블린도 있다. 그러니 아이는 힘을 내어 부모님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그러고나면 표지가 조금 이해된다. 들리지 않는 장애를 가진 올가에게 지금까지 어렵고 힘든 일은 별로 없었다. 언제나 부모님과 고양이 무슈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동안 부모님이 보여주신 긍정적 감정과 용기, 사랑은 올가가 힘을 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가장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의 장애가 사실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은 없는데, 나만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때로는 남과 다르다는 것이, 남들은 그것이 부족함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올가의 모험이 올가를 더욱 탄탄하게 했을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꼭안으면들리는 #그린애플 #사과밭문학톡 #포옹으로듣는아이 #모험 #초등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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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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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비"는 직업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죽으면 대신 울어줄 곡비를 찾는다. 처음 이 직업에 대해 알게 됐을 땐, 어릴 적 장례식이 생각났다. 조금은 먼 친척의 장례식이었는데 여자 어른들이 하나같이 큰 소리로 울었다. 그리고 그걸 "곡 한다"고 했다. 우리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시며 곡 하는 게 그렇게 힘들다고, 나오지도 않는 울음소리를 내면 진이 빠진다고 하셨다. 곡비라는 직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 생각이 났다. 아마도 조선시대 이런 곡비의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오나보다고. 물론 요즘은 곡을 하지 않는다.


"양반들은 아프면 의원을 찾고, 죽으면 곡비를 찾는다. 곡비가 잘 울어주고 장례를 정성스레 치러줘야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지 않는다고 믿었다."...7p


아이는 이름이 아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슬픔에 빠진 어머니가 그냥 '아이'라고 불렀고 모두가 그렇게 부르며 이름으로 굳어졌다. 아이는 자신이 이름없는 아이라는 것이 슬프다. 그러다 김 대감 댁 장례식에 엄마와 함께 첫 곡을 하러 갔다가 이름이 있어도 없는 사람처럼 살아야 하는 오생과 오생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아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돕는다.


아이는 비록 신분이 낮지만 심지가 굳은 아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으로 옮긴다. 그리고 그런 마음과 행동은 주위 사람들도 조금씩 변화시킨다. 아이는 자신의 이름을 얻을 수 있을까?


<눈물 파는 아이, 곡비>는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대상 당선작이다. 대상을 받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오생과 오생 아버지의 처지나 그를 돕고자 하는 아이와 부엉이 등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 따뜻했고 무엇보다 허구 속에 등장하는 정조 임금과의 에피소드는 스토리를 훨씬 더 탄탄하고 감동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아이들 책을 읽으며 이렇게 깊이 빠져들어 울먹거리고 웃으며 읽기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좋은 책은 무엇보다 감동을 주는 책이다. 대상을 받았건 그렇지 않건 읽었을 때 진심으로 감동받는 책, 그런 책을 만나 정말 기쁘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눈물파는아이곡비 #오늘책 #고학년책장 #추천도서 #눈높이아동문학상동화대상 #초등도서 #고학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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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다!
울다 웃다...
이렇게 감정동요 일으키며 동화 읽기는 정말 오랫만!

"보아라. 신분이 높으나 낮으나 신을 신으려면 고개를 숙여야한다. 신을 신는 사람은 모두 거기서 거기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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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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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의 <모비 딕>이 아주 오랫동안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와 헷갈렸다. <노인과 바다>을 세 번 읽고 나서야 제대로 구분할 수 있었다. 그리고도 오랫동안 나는 <모비 딕>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그냥 내용을 알고 있으니까 읽었다고 착각한 거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다.


현대지성의 <모비 딕>을, 무려 700페이지에 달하는 완역본을 읽고 나서야 나는 이 작품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구나...라는 사실을 알았다. 페이지만큼이나 너무나 거대한 작품이다. 문장 하나하나 술술 읽히지만 그렇게 술술 읽으면 안될 것 같아서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37p


정말 강력한 한 문장이다. <모비 딕>을 한 문장으로 간추리자면 어디에나 알려진대로 에이해브 선장과 흰 고래와의 싸움으로 말할 수 있지만 이 이슈메일부터 잇따라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들은 상징과 비유로(주석이 없었다면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을...ㅠㅠ) 가득하다. 19세기 작품임을 가정할 때 너무나 현대적인 사상 또한 충격적이다. 이교도인 퀴케그에 대한 이슈메일의 애정이나 이슈메일의 서술 속에 등장하는 여러 생각들은 당시를 생각하면 정말 파격적이다.


책의 뒤편 해제를 통해 소설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는 점도 좋다. 하지만 누군가의 해제를 통해 이해하는 것보다는 역시 스스로 읽고 여러 관점으로 생각해 보고 소설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즐거운 일이다. 그러므로 <모비 딕>은 한 번 읽고 마는 소설이 아니다. 읽고 또 읽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고 "흰 고래"가 의미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내 인생의 "흰 고래"는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고전은 언제나 흥분케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고전을 찾아 읽게되는 이유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모비딕 #현대지성 #현대지성클래식 #허먼멜빌 #고전 #명작 #흰고래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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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2022-09-2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참. 저만 헷갈리는 건 아닌가 봐요. 저도 <모비 딕>을 생각하면 늘 헤밍웨이가 떠 오르거든요. 제대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ilovebooks 2022-09-2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러니까요~ 읽고 나서야 제대로 구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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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알기 전에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를 먼저 알았다. 언젠가 이 책을 꼭 읽어 보겠다고 결심한 순간은 바로 그 예고편에서였다. "줄리엣 투 레터스"라는 영화를 통해 이미 이탈리아 소도시에 흠뻑 빠져있었던 터라 이 영화의 예고편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이탈리아의 한 도시 골목을 느긋이 걸어다니는 장면 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언제나 책이 먼저, 영화가 나중이라는 내 신념에 따라 바로 보지도 못하고 벌써 몇 년이나 흘러버렸다. 이후 한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찾아나갔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겨우 도서를 준비하고 막상 읽어나가보니 그저 머릿속으로 그리던 내용과는 조금 다른다. 그럼에도 작가의 필력 때문인지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은 3부분으로 나뉜다. 이탈리아를 거쳐 인도로, 이후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하며 쉬고 수련하고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이 긴 여정을 떠나게 했을까. 책의 꼭지는 모두 108개의 이야기이다. 마치 108개의 염주알을 의미하듯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 숫자로 비유한 것이다.

책이 시작되면 리즈의 고통으로부터 시작된다. 첫 이탈리아로 떠나게 된 이유. 그건 남들같은 일반적인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해왔던 "가정"이 자신과 맞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부터이다. 이 가정이 아이와 함께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는 남편과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그러니 이제 이 가정은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서부터.

그 과정은 지난하고 무척이나 괴로웠고 때문에 엘리자베스는 더이상 견딜 수 없기 전에 자신을 돌보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올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온전한 쾌락과 즐거움, 쉼으로의 나라가 바로 "이탈리아"이다. 자신의 몸을 돌보고 편안한 상태로 마음을 진정시킨 리즈는 이제 자신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인도의 아쉬람으로 떠난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자기 자신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자신의 균형을 맞춰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그리 쉽사리 연결되지 않고 각 여정마다 (특히 인도에서) 또다른 어려움을 만나고 난처해지지만 리즈는 그 자신조차 가만히 들여다보고 맞선다. 그러니 이 책은 한 여성의 성장 에세이이다. 책은 둘로 읽힌다. 우선은 쉬기 위해서든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든 이렇게 훌훌 떠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그걸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상황 자체의 부러움이다.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또한 작가 본연의 성정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 그렇게 읽으면 작가와 나 사이에는 무한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고 싶어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그것이 꼭 여행을 통해서건 독서를 통해서건, 신에게 가까이 가든 아니든 나 자신을 들여다 보는 과정 자체에선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제 영화가 남았다. 영화도 책만큼 혹은 그 이상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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