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
-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자전거로 전국 일주라니~!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버거워하는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계획이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다. 새파랗게 어린 20대 초반이었어도 아마 나는 꿈쩍도 안했을 것이다. ㅋㅋ 그럼에도...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를 읽고나니 자전거를 타고 온가족 전국일주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고개를 들었다.^^
만화가인 몽 씨와 그의 여자친구 꼬맹이가 함께 하는 이 여행은, 만화가 몽 씨의 발랄한 카툰과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 싸움 혹은 애정으로 감칠맛을 더한다. 여행에서 함께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주 사이 좋았던 친구와도, 혹은 몇 년 몇십 년을 함께 산 부부와도 어느 순간 꼴도 보기 싫게 만드는 것이 여행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금씩 서로에게 양보하고 맞춰주며 한 달여의 여행을 마친 두 사람이 참으로 이뻐보인다.
책의 맨 첫부분을 장식하는 프롤로그의 설정이 재미있다. 장난인 듯, 설정인 듯한 카툰의 이미지는 두 사람의 관계와 여행의 동기에 대해 설명해주는 듯.^^

여행기인만큼 "떠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꼼꼼히 집어준다. 아니, 사실 이들이 준비한 것들을 서술했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시작된 이들의 여행은 총 5단계로... "서울에서 땅끝까지", "꿈의 섬 제주도 일주", "남해를 끼고", "동해안을 타고 오르다", "한계령을 넘어 서울로!"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부분은 특이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카툰으로 장식한다.
사실 가장 중요한 본문의 경우, 읽어내려가며 약간의 실망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이 책을 개인적인 수필이 아닌 "여행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저자인 몽 씨는 이 여행을 하며 매일 일기를 적었고 그 일기를 자전거 여행 일기를 올리기 위해 만든 블로그에 올린 듯하다. 그러므로 극히 개인적인 여행글이 된 이 이야기들이 내게는 그저 어느 블로그나 들어가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 하나로 읽혔던 것.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인정했던 부분은 바로 "구성"에 있다. 카툰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본문으로 이어지고 하루를 마감하는 "경비지출내역"과 한페이지 사진과 간략한 문구로 끝을 맺는다. 그 마지막 페이지가 내겐 가장 마음에 든, 청량한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주었다.

"사실, 무언가 절실하다면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 한 가지일 테지만, 나의 마음은 벌써 그것이 현재 가능하지 않은 10가지 이유를 찾으려 한다. 아마도 아직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겠지......"...108p
살면서 수많은 것들을 원하지만 그 원하는 것들을 얻기 위한 행동에는 막상 주저할 때가 있다. 많은 변명들을 내세우며... 하지만 한 달간의 자전거 전국 일주를 떠난 이 두 사람들에겐 이미 "용기" 백배가 아닐런지. 수많은 경험을 하며 여행을 한 두 사람에게는 이제 많은 것들이 그 전과는 많이 달라보일 것이다. 그리고 더 크고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