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비밀 편지 일공일삼 67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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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모녀에게 앤드루 클레먼츠는 아주 확실한 작가가 되었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모든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아주 재미있다는 것. 때문에 그가 쓴 동화는 무조건 읽어보자!는 데 의견 일치가 되었다.

 

아이들의 다양한 일상 속에서도 특이하고 신기하고 환상적인 일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앤드루 클레먼츠가 이번에엔 조금 다른 주제의식을 가지고 쓴 작품인 것 같다. 주인공인 애비는 <성적표>의 주인공과 비슷한 듯하지만 중학교 입학을 위해 그녀가 선택한 과제는 조금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애비는 움직이는 것이 좋다. 조금 노력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나가서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게 좋으므로 지금 당장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6학년이 되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보니 졸업을 할 수 있을지의 문제가 생겼다. 애비는 선생님들께서 내주시는 특별과제를 모두 통과하고 중학생이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앤드루 클레먼츠의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건들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면 이번 <<위험한 비밀편지>>는 애비의 특별과제를 통해 만나게 된 사디드를 통해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세계는 감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그럼에도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애비와 사디드의 펜팔은 그저 전혀 다른 나라 아이와의 펜팔이 주는 흥미와 신비감 뿐만아니라 원래 애비의 펜팔 상대가 사디드의 동생 아미라이고 사디드와는 비밀로 편지를 쓰게 된다는 데 있다. "비밀"이 주는 느낌은 얼마나 은밀하고 흥미롭고 두근거리는 말인지!사시드네 마을의 특수 상황으로 이들의 편지가 오래 가지 못한 것이 정말 안타깝다. 그럼에도 애비에겐 사디드의 산이, 사디드에겐 애비의 평원이 자리잡아 서로에게 큰 꿈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자칫하면 어둡고 진지한 주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은 앤드루 클레먼츠만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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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외계인 미래의 고전 28
임근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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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철부지 아빠>>를 통해 이미 임근희 작가의 작품을 살짝 맛보았다. 그 <공짜 뷔페>는 이번 작품집 <<내 친구는 외계인>>에도 실려있는데 약간은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면서도 그 현실에 적응해 나아가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적이면서도 어른으로서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동화이다.

 

한 작가의 작품집을 읽다보면 어느정도 특징들이 보이게 마련이다. 아이들의 삶을 족집게처럼 집어내어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맞아, 맞아!"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아이들 세계에서 벌어지는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살짝 끄집어내는 작가도 있다. 현실의 우울함과 읽는 재미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그 균형감을 잘 유지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특히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책을 엎어버리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내 친구는 외계인>>은 모두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교훈을 강조하거나 재미만을 유도하고 있지도 않다. 이 작품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공짜 뷔페>에서처럼 어딘가에 우리 주위에 있을 것 같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그들의 행동을 따라 읽으며 혹시 잘못될까~ 하는 아슬아슬함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전거 뺑소니>에서 수호가 긁은 옆집 할아버지의 자동차 사건은 수호의 심리 변화를 따라 읽는 이들로 하여금 함께 조마조마하게 한다. 수호의 잘못이 드러날까, 지후가 수호의 거짓말을 받아들여줄까, 지후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등등... 책을 읽으며 저절로 생각하게 만든다. 지후와 수호의 게임 장면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가 하면 그들의 암묵적인 비밀이 과연 옳은 것일까, 아닐까 하는 토론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쌩쌩이 대회>도 마찬가지이다. 희주의 행동은 아이로서 충분히 저지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희주의 심리 묘사를 통해 충분히 공감된다.

 

"왜냐하면 나는 거짓말쟁이니까. 늘 사람들에게 착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은 게 나, 황희주다. 그래서 항상 나보단 상대를 위하고 배려하는 말이나 행동만 한다. 속마음은 그게 아니면서 말이다. 이런 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많지만 어쩔 수 없다. "...61p

 

날카롭다. 희주의 저런 생각들은 어릴 적 나를 떠오르게 했다. 한창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자신의 위선된 행동에 경멸감을 느끼면서도 누군가를 만나면 또다시 반복되는 행동들. 나중에야 그런 것들이 "착한 여자 컴플렉스"니 어쩌니 하면서 얘기했지만 사실 이런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마트에서 만난 할머니>나 <마음으로 쓰는 편지>, <달리고 달리고> 는 정말 슬프다. 주인공들도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런 아픔을 동화 속에서 풀어낸다. 슬픔을 슬픔으로 끝내지 않고 승화시켜 희망적으로 비추고 있다. 연주나 우영이는 폭발적인 울음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녹여냈을 것이다. 아픔이란 언제나 숨겨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나 치유하고 그것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짧은 단편을 읽으며 이렇게 안달복달하며 읽은 적이 있던가 싶다. 주인공들의 행동이 너무나 궁금해서 너무나 안타까워서 혹은 잘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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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 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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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워낙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나였던지라 한 번도 우리나라 국토 종단이나 세계 일주 등이 나의 꿈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것도 걸어서! 라니... 생각만해도 땀이 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의 그런 게으름에도 불구하고 '아~! 부럽다!'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한비야님이다. 지구 세바퀴 반...이나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그저 걸어서, 열심히 걸어서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룬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될까.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가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렸단다. 그만큼 그녀의 걸음 걸음이 모두에게 감동을 주고 의미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어린이용 도서는 한비야님의 이야기에 잘 맞는 일러스트가 책을 읽는 중간중간 재미를 주는 감초 역할을 한다.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29p

 

읽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한비야님의 중심이 되는 한 문장을 만난다. 우리가 그녀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하는 것 같은 모습에 감동하고 감탄하기 때문은 아닐런지. 그런 그녀를 지지해주는 것은 바로 저런 긍정적 사고가 아닐까. 해 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하는 일이 정말로 많다. 미리부터 안될거야! 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그건 마음 속 깊이 하기 싫어 변명을 이리저리 둘러대는 것일 수도 있고, 게으르고 나태한 우리 마음이 펼쳐놓은 장애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별 것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얼마나 많던가.

 

그녀가 땅끝에서부터 통일전망대를 향하는 중간 중간 만난 사람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얻고 새로운 생각을 해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볼지도 모른다. 누가 봐도 무모해 보이고 아무 쓸모 없는 것 같은 그녀의 도전이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 하면 어느새 아주 훌륭한 무언가로 바뀌기 때문이다.

 

책 속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하기"도 그렇다. 이 코너를 통해 잘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된 것 같다. 특히 우리 땅의 이름이 얼마나 많이 잊혀진 채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는지. 그 옛날 우리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영영 찾지 못할지도 모르는 이름들이 얼마나 많을지.

 

1권에서는 해남 땅끝마을에서부터 충청도까지 왔다. 2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와 어떤 사람들이 등장할 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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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게이츠의 신나는 세상 - 2011 로알드 달 수상작 톰 게이츠 1
리즈 피숀 지음, 강성순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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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조금은 두꺼운 책을 휘리릭~ 넘겨 보니 글씨 중간중간 그림에, 낙서에, 장난이 한가득이다. 사실 난 이런 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종이만 허비하고 별 내용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학교에 지각하는 것을 불사하고서라도 누나의 선글라스를 몰래 숨겨두고 동시에 학교 갈 준비를 설명하는 톰의 이야기에 금새 푹! 빠지게 된다. 톰의 이야기에는 사람을 끄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톰 게이츠의 신 나는 세상>>은 톰의 일기장을 대신하는 것 같다. 매 순간 자신의 생각, 주변의 상황 등을 요목조목 집어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장난기로 똘똘 뭉쳤을 것 같은 톰의 이야기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상쾌하며 때론 통쾌하다. 가족 구성원 하나 하나에 대한 묘사는 저절로 그들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톰의 절친이나 학급 친구들과의 관계도 그냥 톰의 글을 읽으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니 톰은 얼마나 글을 잘 쓰는 아이인지! 그럼에도 끝까지 글짓기 숙제를 하지 않는 톰은 그야말로 자기주장이 확실한 아이가 아닌가! ㅋㅋ

 

톰을 보면 아이디어가 통통 튄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표현도 확실하다. 어쩌면 선생님 입장에서 정말 골치아픈 아이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는 끝까지 아이를 기다려준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톰의 창의력이 무한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톰처럼만 산다면, 절대로 학원이나 시험, 숙제 때문에 우울한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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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상상 노란상상 그림책 7
레이첼 리베트 글, 미쿠 모리우치 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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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요? 세상이 점점 발달하고 빨라지고 바빠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내 감정, 감성보다는 이성과 지식이 더욱 중요시되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개인의 감정은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되고 지식이나 인지가 더욱 중요하고 더 뛰어난 것처럼 받아들여지죠.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지식적인 것, 더 많이 아는 것을 이야기하면 칭찬받고,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아름다운 것, 슬픈 것, 안타까운 것 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 부모들조차 잘 받아들여주질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어느새 자신의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잊어버렸습니다. 화가 나면 어쩔 줄을 모르고 내 이야기만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어려운 문제가 닥치면 바로 좌절합니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기보다는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행복한 상상>>을 권합니다. 감성적인 색조의 일러스트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행복한 상상>>은 아이들을 위한 감성 철학그림책이에요. 기쁠 때, 힘들 때, 지루할 때, 슬플 때 등... 내 마음을 어찌해야좋을지 모를 때 "상상"을 통해 그 감정을 다스리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하지만 이런 표현법들이 어린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직접적으로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상상을 통해 비유법과 은유법으로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이런 기분일 때, 이렇게 상상해봐요~ 이런 기분이 될 거에요~" 하고요.

 

 

자기 전에 읽어주면 좋을 것 같고, 아무때나 자주 읽어서 시처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자극적이고 흥분될 만한 것들이 많은 세상에서 조금 더 아이들을 편안하게 진정시켜줄 책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겐 자기 감정 표현의 지침서처럼 사용해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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