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책읽기 수업 - 시골 선생님, 열혈 독서 교육으로 벽촌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다
양즈랑 지음, 강초아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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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 때에는 보통 아이들이 책을 잘 읽는다. 조금씩 자라고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책을 놓는다. 이것저것 탐색할 것도, 또래끼리 공유할 것도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더 큰 이유는 학원에 다니느라, 숙제를 하느라 시간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교육과정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성적이 우선시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부모들은 안다. 다만 이론적으로만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다.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내 아이에게 책을 읽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못읽을 수밖에 없는 변명을 한다. 그 뿐이다.

 

내 아이만큼은 다르게 키우고 싶었다. 다행히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고 굳이 "읽어라, 읽어라" 잔소리 하기 전에 찾아 읽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도 중학생이 되니 숙제를 해야 한다며 책읽기를 뒷전으로 두었다. 아침 독서 시간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다른 일을 해도 된다고 하셔서 숙제를 한단다. 중학교 담임선생님은 올바른 생각을 가진 분이기를, 그렇게 바랐건만 내 바람 만큼은 아닌가 보다. 나는 이른바 논술 선생님이지만 내 아이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르치기는, 역시나 무척 힘든 일이다.

 

<잊지 못할 책읽기 수업>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댔다. 아직도 현실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 그런 선생님께서 한국이 아닌 타이완에 계셔서 너무나 아쉬웠다. 한편으론 우리에게도 어딘가는 이런 분이 계시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이런 분이 많아지면 분명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을텐데, 하는 생각과 선생님에게만 의지해서 너무나 힘들었다는 양즈란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부모의 역할과 내 직업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된다.

 

양즈랑 선생님은 타이완의 한 시골 중학교 교사이시다. 어린 시절의 사건 때문에 신체적 아픔이 있고 몸도 튼튼하지 못한 편이라 체력도 약하시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의 열정으로 온 몸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신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평생 지닐 수 있는 능력을 배우기를 바란다. 단순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교과서를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요한 책을 찾아내고, 다방면의 지식을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53p

 

처음부터 선생님이 이렇게 생각하셨던 것은 아니다. 타이완도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와 비슷한 듯, 성적이 우선이라고 한다. 때문에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을 가장 우선에 두셨다. 하지만 그럴수록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고, 허무함이 밀려들어 다시 생각하셨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가장 탄탄한 길이 독서였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독서 수업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양즈란 선생님의 아이들을 위한 행동은 끝이 없다. 워낙 시골 학교라서 부족한 문화 생활, 부족한 물자, 부족한 사랑을 끝도 없는 사랑으로 채워주셨다. 사비로 책을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체험 활동도 마다 않는다. 부모님이 바빠서 돌봐줄 수 없는 아이들은 집으로 데려가 먹이고 재워주기까지.

 

우리 선생님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양즈란 선생님의 말씀처럼 선생님이 해야 할 역할과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신 학교에서 주어진 시간 만큼은 최대한 지지해서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매년 교육부에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며 교과서를 개정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 아이들은 분명 나아진 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중학교, 고등학교에선 아직도 성적 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다. 양즈랑 선생님은 결국은 독서로서 성적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하신다. 성적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독서만이 인간다운, 능동적이고 진취적이며 자신의 삶을 살아낼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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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의 철학수업 -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3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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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면 대부분, 어렵다,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는 것, 내적인 중심으로 파고들어 끊임없이 생각해야만 하는 것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철학이란 그냥 우리가 궁금한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파헤치고 알아내는 것, 즉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말한다.

 

<세계 1%의 철학수업>의 저자 후쿠하라 마사히로는 바로 그런 철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제목이 좀 아쉽다. 평소 철학에 관심이 있던 이들이라면 세계 1%들이 어떤 철학을 공부하고 논하는지가 궁금했을 것 같고, 철학에 관심이 없던 이들이라면 "철학"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회피했을테니 말이다. 제목은 보통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제목은 조금 오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볼 것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청소년들부터 일반 성인들까지 가능하면 이 책을 읽고 시야를 넓히고 철학에 입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중 1이 된 딸에게도 읽히고 싶은데 겉표지와 제목 만으로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읽힐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저자 후쿠하라 마사히로는 평범한 은행원이었다. 하지만 막상 큰 기업에 들어가 일하다 보니 입사와 동시에 자신에겐 회사가 기대하는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기가 생겼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 임원으로 올라가지 못한다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저자는 기업 유학생 자격으로 프랑스의 인시아드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저자로 하여금 다시 깨어나도록 만든 것 같다. 지금까지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모든 것들, 어려서부터 배워왔던 주입식 지식과 "정답은 하나"라는 일본식(혹은 동양식) 문화로 인한 주저되는 발표력, 입도 뗄 수 없을 만큼의 언어의 장벽까지. 자칫하면 절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이 유학생활을 저자는 자신을 완전히 바꿈으로서 도약하게 된다. 그 도약의 밑바탕에 "철학"이 있다.

 

 

자신이 유학생활 동안 끊임없이 깨달았던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의 힘이다.

 

"얼핏 보기에 '질문'에는 정답이나 오답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의 정답만을 고르는 데 익숙해져 있으면 '동떨어진 질문', '잘못된 질문' 등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이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고 생각할까봐 지레 창피해지는 심리가 작동하게 된다. "...43p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왜 그렇게 힘들까. 저자는 일본과 한국 등의 주입식 교육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때문에 더욱 더 의식적으로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라는 '철학적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우리의 사고가 깊어지고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의 교육제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공감이 많이 갔다. 우리나라 또한 교육제도가 매년 바뀌고 있는 가운데 예전보다는 확실히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하면 또 그렇진 않다. 여러가지 제약 때문이겠지만 선진국들의 교육제도를 보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인터넷만 연결하면 찾을 수 있는 지식이 아닌,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생각의 힘과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발표의 힘이 필요하다. 틀렸을까봐 망설이면 안된다.

 

<세계 1%의 철학수업>은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내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청소년들과 선생님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진정 아이들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다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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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 주세요! - 성이 궁금한 사춘기 아이들이 던진 진짜 질문 99개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2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전은경 옮김, 앙케 쿨 그림, 윤가현 감수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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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땐 성교육이라는 것이 없었다. 선생님을 통해서도, 부모님을 통해서도. 그래도 돌이켜 보면 한창 유행하던 책 한 권을 통해 우리끼리 성교육을 했었던 것 같다. 친구에서 친구로 돌려가며 읽었던 그 책은 주인공 청소년의 일상 생활을 통해 무척 발칙하게 궁금해 할 만한 것들을 설명하고 있었다. 큰아이를 키울 때에는 한창 유행하던 학습만화 중 "성과 사춘기"라는 책이 아주 인기였다. 아이들은 귀신같이 그 책을 찾아내 밤낮으로 끼고 산다고들 엄마들이 걱정하던 기억이 난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부모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제대로 얘기해 주기를 꺼린다. 그런 건 나중에 알게 되겠지...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성을 금기시하고 부끄러운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음성적으로, 위험하게 받아들여지는지도 모른다.

 

 

<가르쳐 주세요!>는 독일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는 저자가 아이들에게 받은 솔직한 비밀 쪽지들에 답변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등학생이라니! 그런 것 치고 질문 내용을 보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것 같고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알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만큼 자세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는 부모가 아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설픈 호기심은 더 큰 궁금증을 일으키고 잘못된 경로로 알게 된 성지식은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성교육이야말로 성이 어둡고 나쁜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진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르쳐 주세요!>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속표지 속 황새 - "아이는 결혼한 부부에게 황새가 데려다 주는 거란다."라는 부모의 거짓말 속 황새-는 거짓말 할 입을 막고 진실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책은 저자가 받은 99개의 비밀 쪽지 속 궁금증을 질문과 답변 형태로 한 페이지씩 나누어 장식하고 있다. 조금은 철학적인 질문에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질문,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질문까지. 아이들이 궁금한 게 이렇게까지나 다양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궁금증을 위한 설정인지 질문 페이지와 답변 페이지가 구분되어 있다. 앞 페이지에서 질문을 보고 잠깐 상상해 볼 수 있고 답변을 미리 구상해볼 수도 있다. 이 책을 돕는 일러스트조차 무척이나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며 위트가 있어서 이 질문 페이지는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다. 두 번째 질문 페이지를 보고는 "헉!" 하고 숨을 들이켜긴 했지만.

 

이제 중학생이 된 딸 책상 위에 이 책을 고이 올려놓을 작정이다. 지식책일까봐 손도 안댈까봐 점 걱정이지만 아마 겉표지의 소제목을 보고는 한 번 들춰보지 않을까 싶다. 나는 다른 부모보다는 솔직한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기에는 조금 쑥쓰러운 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 질문들은 이 책이 해결해 줄 것 같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라"는 메세지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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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딸, 총을 들다 - 대갓집 마님에서 신여성까지, 일제와 맞서 싸운 24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이야기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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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위인"이라고 일컫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남성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도 남성들이었고 지금 또한 많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남성들이다. 초등학교에선 남녀차별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라면서 은연 중에 차별을 배우게 된다. 정말로 훌륭하고 멋진 일을 남성들만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나설 기회가 적었고 같은 일을 했더라도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이들로 인해 배제되거나 밀려났을 수도 있다. 다가올 미래를 위해 이러한 차별은 옳지 못하다. 저자는 어느 독립운동가 못지 않은 활동을 했으면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그래서 24명의 저평가된, 훌륭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여성 독립운동가... 하면 단연 떠오르는 사람은 "유관순"이다. 하지만 그 외에 누군가를 대라 하면 누구를 댈 수 있을까. 이름을 듣고 나면 아! 하고 뒤늦게 탄식할지라도 먼저 이름을 대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여성 독립운동가는 우리에게 참으로 낯선 존재들이다. 왜 그럴까.

 

"남자들은 뭔가를 하면 대게 전업이 된다. 그러나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 직업은 직업대로 있으되 가사는 고스란히 남는다. 밖에서는 직업인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아내요, 엄마요, 주부의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도 그와 비슷했다.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뒷바라지'는 티도 잘 나지 않는다.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일 챙긴 것을 누가 돌립운동으로 쳐주겠는가?"...6p

 

전통적으로 여성들에게 부과되던 일들, 가사와 시부모님 모시기, 양육과 집안 돌보기까지... 해야만 했던 많은 일들과 더불어 이들은 나라를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았다. 때로는 침묵으로 때로는 총을 들고. 그동안의 역사가 우리에게 심어준 편견 때문인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 대해서도 편견이 생긴다. 아마도 독립운동가들을 뒷바라지 하는 일에 그치지 않았을까, 하는. 물론 그런 일이 하찮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일들이기 때문에 남성들에 의해 그 평가가 절하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책 속 24명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다 보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알아주는 집안의 자제에서부터 신여성으로 불리던 학생들, 밑바닥 삶을 살던 기생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들이 단지 나라 하나만을 위해 자신들의 삶을 선택했다. 그들에게 주저함이란 없었다. 나라 하나만을 바라보고 걸어간 인생이다.

 

<조선의 딸, 총을 들다>를 읽으며 느꼈던 점은 수많은 우리의 딸들의 나라를 향한 사랑이었다. 그들의 삶을 스스로 개척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또다른 감동을 준다. 청소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무엇보다 능동적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아름다운 삶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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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에서 나가 아름다운 청소년 13
아그네스 함머 지음, 전재민 옮김 / 별숲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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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우리집 가까이에 있는 곳에서 한 중학생의 자살 사건이 있었다. 신문을 통해 보았지만 워낙 가까운 중학교와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꽤 회자되었다. 한 반 아이들에 의해 사이버 폭력을 당한 여중생이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목숨을 버렸다. 예전에는 청소년 자살의 이유가 거의 대부분 가정 불화나 성적 때문이었다. 그런데 친구들 사이의 사이버 왕따가 자살의 이유가 되니 이젠 "자살"이라는 문제가 과연 내 아이와 먼 이야기일까 하는 위기의식이 느껴져 무척 두려웠다.

 

"사이버 불링"이라는 말이 있단다. 우리 말로 바꾸면 사이버 왕따인데 이런 어휘가 생겨날 정도로 사이버 폭력은 이제 전세계 청소년들 사이에 이미 널리 퍼져 있고 많은 근심을 안겨주는 행위가 되어버렸다. "왕따"가 이제는 시공간을 넘어 사이버 속에서 더욱 크고 많은 피해를 안겨주는 것이다.

 

<내 블로그에서 나가>는 이런 사이버 불링 사건을 다루고 있다.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가독성이 뛰어나다. 우리와 조금은 다른 듯한 독일의 청소년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자신들이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자신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럼에도 아직은 성인이 아닌 미성숙한 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가깝게 느껴진다. 어른이라고 다를까 싶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아니꼬운 게 사실이다. 단지 그런 감정의 자신을 얼마나 잘 다스릴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율리는 예쁘다. 날씬하고 아름다운 머리카락과 누구나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거기다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당당함과 자신감까지. 율리의 이런 행동은 율리 주변의 여자아이들의 시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을 드러내놓고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어느날 메일 한 통을 받은 율리는 당황한다. 밑도끝도 없이 자신을 비난하는 메일. 처음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율리는 이메일을 보낸 자의 아이디를 찾아보고 공포에 시달리고 어느새 자신이 정말 그자가 묘사한 것처럼 건방지고 나쁜 사람이 아닐까 말려들기 시작한다.

 

"근데 이해가 안 가는 건, 사람들이 왜 나한테 그런 일을 저질렀는가 하는 거야. 정말로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149p

"침묵은 오히려 상처를 덧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합니다!"...255p

 

율리가 처음 당한 사이버 폭력은 곧 사이버 왕따로 이어진다. 율리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가족에게 털어놓은 후에야 해결책에 다가간다.

 

요즘 EBS인가에서 본 CF 한 편이 생각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어떤 이유로든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 아이만 잘 행동한다고 사이버 폭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이제는 모든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너무나 큰 사회문제가 되었다. 내 아이는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태도도 문제겠지만 너무 많은 불안과 신경도 문제가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가족 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주변의 아이들에게도 읽혀주고 싶다. 내가 언제든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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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3-1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동네에서도 몇해전 여중생 자살사건이 있었는데 예쁘고 공부도 잘하던 학생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하더라구요.ㅜㅜ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에요.

ilovebooks 2016-03-19 21:37   좋아요 0 | URL
이젠 정말 남일 같지 않아서...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