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짓말 라임 청소년 문학 22
재스민 왈가 지음,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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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남은 시간"이라는 첫 단원 소제목을 보고서 처음 든 생각은 주인공이 병에 걸렸나~ 하는 것이었다. 보통 이런 제목은 다소 뻔하지만 죽을 병에 걸린 주인공을 예측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소설이 청소년 소설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게 아니라 소재가 "자살"이라면... 너무 직접적인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다양한 책을 읽어도 고정관념, 혹은 청소년들에게 기대하는 꼰대식 생각은 잘 변하지가 않나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청소년들이 죽을 병에 걸릴 확률 보다는 당연히 자살을 생각하는 확률이 높은 게 맞는 것 같다. 뭘 해도, 무엇을 생각해도 잘 안 된다고 생각되는 때, 마냥 좋다가도 추락하듯 어마어마한 좌절이 느껴지는 때가 바로 그 시절이니 말이다. 내가 자살을 처음 생각했던 때는 5학년 때였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통틀어 부모님의 사이가 가장 좋지 않았던 때이다. 더불어 사춘기가 시작되던 때였고 담임 선생님과도 사이가 좋지 못했다.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라고 한다. 청소년 시기 특유의 우울감이 원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가정 문제"라고 한다. <하얀 거짓말>은 청소년의 자살이라는 놀라운 소재와 그 원인인 가정 문제,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 등을 담고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현실과 동떨어져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이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아이셀은 자살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평소 자신의 성격을 생각할 때 막판에 자살을 그만둘지도 몰라 동반 자살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 이미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혼자인 아이셀은 자신이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은 자살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셀의 동반자살자가 된 로만 또한 아픔이 있다. 자신의 실수로 동생이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은 정말 자살을 해야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우주가 약간만 움직여서 관측점이 조금만 바뀌면 갑자기 모든 게 견딜 만해지는 것이다."...237p

 

언제나 문제 해결의 중심은 "대화"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혼자 오해하고 생각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온전히 터놓는 것. 그럼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이 세상이 살 만한 곳이라고, 견딜 만한 곳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하얀 거짓말>은 바로 그런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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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위대한 이들은 어떻게 배를 타고 유람하는가
멜라니 사들레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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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읽기를 미루고 싶을 때가 있다. 아직은 그 책을 소화할 만큼 내 지식이 따라가지 못할까봐서이다. 부지런히 배경지식을 키우려고는 하고 있지만 내가 쌓아가는 배경지식 보다 세상의 책들은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나의 무지를 깨닫게 하는 책도 괜찮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의미하는 바를, 숨겨진 뜻을 모두 찾고 이해하며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세상의 위대한 이들은 어떻게 배를 타고 유람하는가>는 문학과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기발한 소설이다. 작가는 아르헨티나 역사를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해박한 역사 지식을 자랑한다. 하지만 놀라운 건 역사 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소설 속 역사를 파헤치며 새로운 진실에 대가가는 보르헤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가 얼마나 많은 문학작품을 섭렵하고 그 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소설은 크게 둘로 나뉜다. 21세기의 보르헤스 교수와 하칸 교수가 연구하는 역사 이야기와 16세기의 아즈텍과 이스탄불의 이야기로다. 장소가 네 곳이니 어쩌면 소설은 네 개로 나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소설이 복잡하다거나 이해할 수 없지는 않다. 오히려 길지 않은 이 소설은 아주 짧은 호흡으로 휘리릭 읽힌다. 너무 아쉬울 정도로. 각 단원이 시작할 때마다 유명 작품들의 문구가 장식되어 있다. 짧은 문구들은 이야기와 어우러져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대략적인 세계사의 흐름은 알고 있지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짓밟힌 아즈텍 문명이나 오스만 제국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작가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떠난 터키 여행에서 톱카피 궁을 방문하려다가 아즈텍 제국의 멸망 시기와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가 겹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3주만에 이 소설을 완성시켰다고 한다. 소설은 진실의 역사와 작가의 기발한 상상이 어우러져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되었다. 하지만 진실의 역사가 정말 존재할까. 우리가 그 시대를 살지 않았고 그자리에 있지 않았으니 어쩌면, 작가의 상상대로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지 누가 알겠는가. 역사나 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흡인력있게 읽을 수 있는 이유이다.

 

조금 더 세세하게 세계사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싶다고 리스트를 잔뜩 만들어놓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좋은 소설들도 빨리 한 권씩 읽어 배경지식을 좀 더 넓혀야겠다. 지식 욕구를 자극하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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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대중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 2
박병률 지음 / 애플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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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매일 열심히 들여다 본다. 꼼꼼히는 아니지만 세상 흘러가는 이야기를 어느 정도 따라잡고 싶어서이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인데도 저절로 빨리 넘기게 되는 페이지들이 있으니 정치, 경제란이다. 신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야이니 어쩌면 난 신문을 정말 대강 본다고 할 수도 있겠다. 왜 그렇게 관심이 가져지지 않는 걸까? 경제는 가정을 이끌어나가는 데 꼭 필요한 부분임에도 관심이 가지 않으니 억지로라도 알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나처럼 경제 문외한도 지루하지 않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좋아하지 않으니 책을 고르는 일도 쉽지 않다. 이왕이면 엄마처럼 되지 말라고 중학생 딸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제목에 눈길이 확! 가는 책을 만났다. <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는 우리가 흥미를 가질 만한 다양한 소제목들로 흥미를 돋우고 그에 연결된 경제학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다.

 

책 제목엔 누구나 알고 한 번 쳐다볼 만큼 호기심이 이는 영화의 등장인물을 내세웠지만 그뿐 아니라 어린왕자나 아기 공룡 둘리, 신데렐라, 인어공주처럼 익숙한 존재들이나 영화 <타짜>, <로보캅>, <설국열차>, <해리 포터> 같은 영화 속 이야기와 <삼국지>, <오즈의 마법사> 같은 책 속 이야기도 등장한다.

 

처음엔 그저 흥미로운 제목만 앞세우고 지루한 경제 원리를 설명하는 줄 알았는데 등장인물과 영화 혹은 책 속 스토리를 다양하게 각색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경제 원리를 뽑아내어 현실적으로 설명해 준다.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다. 그냥 함께 궁금해지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읽다 보면 어느새 경제 속으로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지식인들은 '한정된 재화와 서비스를 어떻게 잘 나눌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를 학문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바로 경제학이다."...16p

 

경제를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경제학이 희소성에서 시작했다는 사실 말이다. 하지만 작가의 차근차근한 설명을 읽다 보니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어공주" 이야기에서 뽑아낸 매몰비용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 내게 무엇이 더 가치있는가를 생각하는 경제학으로 생각한 인어공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매몰비용에 집착하면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힘들다."(...87p)는 '매몰비용의 오류'는 교훈도 된다.

 

작가는 경제부 기자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작가의 글을 읽고 있자면 끝도 없이 많은 작품들을 넘나든다. 그렇게 풍부한 배경지식으로 훨씬 쉽게 경제학을 설명해주니 내게서 먼 경제가 아니라 우리 생활 속의 경제 원리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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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4 - 어긋난 길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4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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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 주인공이 개들이고(그렇다고 우습게 본 건 아닌데, 아무래도 조금은 얕잡아 본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큰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틀렸다. 이야기는 벌써 4권째인데다가 주인공인 개들은 마치 사람인 양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절체절명의 상황마다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서로 반목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게다가 아직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3권까지는 주로 "럭키"를 주인공으로 전개되었다. 도시의 떠돌이개 럭키가 큰 으르렁거림이라는 엄청난 상황을 맞아 극복해 가는 이야기로 말이다. 도시의 애완견도 아니고 숲의 야생견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로 스스로 고독하기를 바랐던 럭키였다. 하지만 모든 이들을 불행으로 만든 큰 으르렁거림 이후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주인인 긴 발들을 잃은 애완견들은 긴 발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해야 했으며 숲 속의 야생견들도 자신들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런 야생견들과 애완견들의 완충 역할을 해 온 것이 떠돌이견 럭키였다.

 

하지만 4권을 읽다 보니 이미 <살아남은 자들>의 주인공은 "럭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위험한 상황을 지혜로, 협동으로, 힘으로 맞서 싸우는 모든 개들이 주인공이다. 처음엔 야생견과 애완견의 대립이었던 이야기는 어느새 두 개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다른 대립각이 세워진다. 갈등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이며 매우 탄탄할 것 같던 무리도 알파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며 문제가 생긴다.

 

"럭키는 아무 생각 없이 알파의 말을 따르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중략) ... 곤란한 상황이 닥쳤을 때 알파도 늘 침착하게 대응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가끔 다른 개들을 너무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었다."...79p

 

그럼에도 이들은 계속 나아간다.

 

"큰 으르렁거림이 세상을 뒤흔들었을 때, 이 땅 위의 모든 개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아지들은 새롭게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다."...90p

 

이 책이 주는 희망이다. 그리고 아마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 지금 아무리 힘들고 살아가기 어려울 것 같아도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다 보면 어떻게든 살아진다는 것, 그리고 내일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주인공에게 기대하는 만큼 럭키가 영웅같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웠다. 알파의 교만과 만용을 용서하기 힘들어서이다. 럭키가 아닌 다른 개가 나섰지만 ... 벌써부터 5권이 궁금하다. 다른 책들보다는 다음 권이 빨리 출간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기다려야 할 몇 개월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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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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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TV에선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방영해 주었다. 흥미진진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도 많았지만 서부 영화나 유명한 고전 영화들도 많았다. 그때엔 그런 영화들이 다분히 그리스도교적인 줄도 몰랐다. 그냥 굉장히 외국적(서양)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몇 번이나 그리스도교인이 되려고 노력했으나 그러지 못한 나로서는 그나마 그런 영화들도 보지 못했다면 그들의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 많은 외국 영화 중 "벤허"는 가장 많이 본 영화에 속한다. 명절이나 무슨 날만 되면 반복해서 나왔기 때문인데 참 신기하게도, 그 어떤 줄거리도 생각나지 않고 유독 전차 경주 씬만 생각날 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벤허"하면 생각나는 유일한 장면이다. 이번에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영화 "벤허"의 원작소설이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무려 81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책이다. 그럼에도 꼭 읽고 싶었던 이유는, 완역본이라면 무조건 달려드는 나의 허영심도 있었지만 그리스-로마 신화 이외에 유럽의 근간을 이루는 그리스도교적인 문화 이야기를 좀 더 재미있게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로마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그리스도의 탄생과 그리스도교가 퍼져 나가던 때의 이야기는 당연히 중요한 역사의 한 장면이다. 소설 <벤허>는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나가다 보니 쉽지 않았다. 내 기억 속 영화 "벤허"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주인공 벤허가 겪는 이러저러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부제로 "그리스도 이야기"라고 붙어있을 만큼 그리스도의 탄생과 그리스도와 벤허의 만남, 그리스도가 벤허에게 끼친 영향 등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1880년에 출판된 작품인 만큼 지금 우리가 읽는 스피디한 작품들과는 사뭇 다르다. 19세기에서 바라보는 로마시대의 시대적 상황(정치, 경제, 문화)을 구구절절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좀이 쑤시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도 내가 그리스도교인이 아닌 이유가 한몫했을 수도 있다.

 

소설은 동방박사 세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만큼 그리스도의 탄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어릴 적 교회에서 세뇌당하듯 들었던 동방박사와는 많이 달랐다. 우선 동방박사가 전혀 다른 세 대륙, 서로 다른 민족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났지만 유대인 뿐만 아니라 온 세상 온 민족을 구원하리라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시대를 건너뛰어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유다 벤허가 어떻게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어떻게 살아남는지로 넘어간다. 유복하게 자란 소년 유다가 시련을 거쳐 남자로 바뀌는 부분이다. 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며 인고의 세월을 견딘 유다가 어떻게 복수하고 유대인의 왕을 영접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지.

 

여러 번 이야기했듯 나는 그리스도교인이 아니다. 이 책의 옮긴이는 역자 서문에서 영화 속에서 전차 장면을 너무 많이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벤허가 예수님에 대해 알아가고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소설을 읽다 보니 작가 루 월리스는 아마도 유대인 유다 벤허를 통해 유대교로서의 하나님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대인으로서 유다 벤허는 처음에 그리스도는 당연히 자신들만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 오신 분이어야 했다. 하지만 동방박사가 이야기 하듯 예수님은 온 세상의 모든 이를 구원하러 오셨다. 여기서 유대인 벤허의 갈등이 일어난다. 소설은 이 부분에 많이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비그리스도인으로서는 역시 벤허가 친구이자 적이었던 메살라에게 복수하는 전차 장면이야말로 최고의 클라이맥스가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는 보여지는 매체이므로 말이다.

 

2016년 9월에 다시 만들어진 "벤허"가 개봉한다고 한다. 원작 소설을 읽기 전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개봉 소식이 무척 반갑다. 오래된 화면이 아니라 모건 프리먼 등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배우도 등장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었을 것이기에 기대도 크다. 벤허의 심리적인 갈등도 이해하게 되었으니 좀 더 영화를 풍성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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