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도 지지 않고 시 그림이 되다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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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엔 가끔 생각없이 일을 벌인다.

생각하는 게 싫은 건지.

경쟁에 지고 싶지 않은 건지.

욕심이 많아진 건지..ㅋㅋㅋ


최근 다시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홈페이지도 자주 들락거렸다.

몇 년이나 하지 않던 희망도서도 신청해 보고

이웃님 블로그에서 혹은 매일 들락거리는 온라인 서점에서 보았던

책에 예약도 걸어보고.


이 날은 그러니까... 도서관 신착도서를 둘러보던 중이었다.

예약이 3명이나 걸려있던 책.

책 소개나 서평은 읽지도 않고 "미야자와 겐지"라는 이름에, 

자주 눈에 띄었던 제목이라

나도 덜컥 예약을 걸어두었다.

어제 연락을 받고 오늘 도서관으로 출발~!


둘째 놈과 걸어서 룰루랄라~

어린이실에 좌석 정해주고 "얼른 올게~"하고

어문학실 올라가 예약도서요~하고 받았는데 엄청 얇다.

사실 난 이 책이 에세이류인 줄 알았던 거다.

어린이실로 돌아와 아이가 책 읽는 옆에 앉아서

나도 이 책을 펼쳐들었다.

조금만 읽다 가야지, 했는데.....

헉!

3분 만에 책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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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는 사실 "미야자와 겐지의 시"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작가가 생을 마친 후 겐지의 동생이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수첩에 씌여있었다는 400여 편의 시 중 <11월 3일>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던 시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을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아는 건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작품에서 어린 시절 주구장창 보았던 "은하철도 999"가 탄생했다는 정도.




책 본문도 본문이지만 뒤쪽 작가의 생애를 읽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프던지~

그러니까 이 책은 미야자와 겐지의 시에 곽수진 일러스트의 그림을 얹어 탄생한 힐링북이다. (최근 의도치 않게 이런 책을 많이 읽게 되는 듯)


첨엔 예상했던 류가 아니어서 놀랐는데

곧 책에 빠져들었다.

시구 하나하나가 맘에 들었고,

일러스트가 전해주는 차분함과 편안함이 시구에 딱 맞아들었기 때문이다.


읽다 보니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난다.

내 마지막은 그렇게 살아보는 게 소원이다.

큰놈이 대학가면 그렇게 살아보리라~했는데,

느닷없이 늦둥이가 태어나며 아직도 12년이라는 세월이 남아있다.

책을 읽으니 대리만족이 되는 듯하다.



그러니까 이런 책이 좋은 책이다.

처음엔 휙~ 읽혀도 자꾸 읽고 싶고

책장을 덮어도 자꾸 생각나는 책.

아무래도 소장해야겠다.

장바구니에 넣어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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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인 척 호랑이
버드폴더 글.그림 / 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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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구해준 할머니와 함께 하려고

점점 달라지는 모습(야생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이 호랑이인 줄 아는 고양이는,

남들이 비웃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호랑이 모습이 되지 않아도

자신이 호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둘이 만난다

우리는 오로지 사랑을 함으로써 사랑을 배울 수 있다.

아이리스 머독

잠깐 짬이 나서 방 한 쪽에 쌓아두었던 책탑 속에서 꺼내들었다.

첨엔 그림동화인 줄도 모르고 제목이 재밌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10분만에 완독!

읽다가 완전 심쿵!

호랑이 캐릭터도 넘 멋지지만 호랑이 사랑을 먹고 자란 고양이도 나중에 얼마나 큰 감동을 주던지~!!!

책장을 덮고 저절로 꺄악~ 소리 질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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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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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가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판으로 나왔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이 책을 몰랐기에 그냥 많은 사람들이 봐서 많이 팔린 책인가 보다...하는 생각뿐이었는데, 책장을 들추고 읽어나가면서 왜 리커버 양장판인지 이해가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위로가 되었을 어떤 이들은 이 책을 오래오래 보관해두고 싶었을 테니. 


고양이라는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도 그렇고, 강아지처럼 곁을 잘 주지 않는 점도 그렇고... 하지만 어찌 보면 바로 그런 점이 매력일 수도.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고양이는 좌충우돌 어찌할 바 모르는 우리에게 현명한 지혜를 알려주고 위로나 충고를 아낌없이 해 주는 화자로 등장한다. 부제도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이니. 


난 솔직히 이렇게 많은 그림과 함께 위로를 전하려는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어나가며 나나 딸이나 남편이나...등등 위로를 전해주고 충고를 전해줄 인물들이 떠오르는 거다. 책은 읽는 사람의 주관적인 경험에 많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나에겐 이 페이지가! 

최근 여러 사건이나 일들로 몹시 힘들었다...힘들었던 듯하다. 원래 나는 어떤 힘든 일에 의연하게 대처한다...ㅎㅎㅎ 내 스트레스 방법은 많이 먹고 푹~ 자면 됐다. 그러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그게 잘 안 됐다. 잠은 안 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계속해서 떠오르고... 많은 생각을 거쳐 결국 일은 잘 해결되었지만 나는 방광염을 2주째 앓고 있다는~.


그런데 나보고 푹~ 쉬란다. 낮잠 잔다고 게으른 게 아니라면서.(깜놀.... 난 낮잠을 자지 않는다. 게을러 보일까봐.ㅋㅋㅋ) 이 페이지에 왠지 당위성을 얻은 듯 편안해지는 거다. 




우리 큰 딸에게는 이 페이지를 읽어줬다. 

평소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왔다는(난 항상 이 애에게 뭘 원하냐고 물어왔는데도!) 큰 아이는 사춘기를 지나며 조금씩 자기 의견을 말하기 시작한다. 때론 과할 때도 있는데 이 또한 잘 극복하려니~ 한다. 그래도 뭐 먹을 거냐 물으면 저렇게 대답한다. "아무거나" "상관없어".... 사실 원하는 게 있다. 의중을 잘 파악해서 만들거나 시켜줘야 한다. 애 키우는 건 정말 힘들다. 거의 다 키웠는데도.ㅠㅠ




가족을 위한 이 페이지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되새기게 된다. 

평소 TV를 켜놓고 밥을 먹는 우리는 가끔 대화를 하기는 하지만 밥을 먹으며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일상적인 대화만으로도 어디냐~ 하고 지내왔던 건 아닌지 되돌아본다. 


신기하게도 최근 읽었던 책들과 연관되는 주제이다. 자기 자신의 깊은 목소리를 잘 듣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하라는 것. 남들 눈치 볼 것도 없고 안될 거라고 미리 포기할 필요도 없다. 안되면 또 하면 되는 거니까. 이렇게 연달아 같은 주제의 책 3,4권을 읽고 나니 내게 필요한 것이 이건가 싶다. 가끔 힘이 필요할 때 곁에 두고 펼쳐 읽어야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사랑한다면거리를두는게좋아 #제이미셸먼 #고양이행복법 #위안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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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파울로 코엘료 영혼 3부작의 두 번째 책,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었다. 먼저 읽었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보다는 읽기가 훨씬 수월했다. 읽다 보니 두 작품의 주제는 결국 같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어찌 보면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가 쓰는 모든 작품의 주제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다. 


수녀원이 운영하는 집에 세들어 사는 베로니카는 아주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도서관 사서로서 일에 충실하고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친구들과 즐기기는 하지만 일정 시간이 되면 문이 잠기는 집으로 돌아온다(그녀가 이 집을 선택한 이유이다). 어떤 일에도 깊이 빠지지 않는 것, 그것이 그녀가 내세운 삶의 가치관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날, 죽기로 결심한다. 남자 친구들에게 부탁해 얻은 수면제 4통을 하나씩 넘기며 자신의 죽음을 차분히 기다린다. 


이 책에선 그녀가 왜 죽기를 결심했는지보다는 죽기로 결심했지만 살아났고 심장이 망가진 덕분에 기껏해야 2주 분의 삶을 더 살게 된 그 후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25살의 그녀가 더이상 삶을 살아봤자 지금까지와 똑같을 거라고, 그러니 더 살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앞의 삶과 죽고 싶었지만 살아났고 하지만 다시 2주 후면 죽는 운명을 알게 됐을 때의 나중 삶은 극명하게 갈린다. 게다가 그녀가 있는 병원은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빌레트라는 정신병원이다.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미친 사람이니 저런다고 용인되고 용납되는 장소라는 말이다. 


"그녀는 결코 냉정을 잃고 허둥댄 적이 없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차가운 표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걸 그녀는 일찌감치 터득한 터였다. 그런데 그 미친 사람들이 부끄러움, 두려움, 분노, 살의를 일깨웠다."...66p


내가 앞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읽을 때보다 이 책이 더 잘 이해가 되었던 이유는 바로 더 높은 공감도 때문일 것이다. 난 우리집 장녀로 태어났고 나름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타고난 성격 탓도 있겠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특히 어른들)의 요구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내가 변하기 시작한 건 대학에 나가 이래봤자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하게 됨과 나와 정반대인 남편을 만나 용기백배해졌고 아이를 낳고 "아줌마"라는 타이틀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젠 억울하거나 화가 나도 그냥 받아들이고 수긍하지 않는다. 


베로니카도 변한다. 처음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얼른 다시 죽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 미친이들의 거침없는 행동에, 남은 2주 간의 생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베로니카는 변화하기 시작하고 이런 변화는 주변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결국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또한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처럼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좀더 분명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남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살아내라는 이야기. 파울로 코엘료 본인이 직접 책 속에 등장하기도 하고 뒤쪽 반전도 그렇고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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