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그대 일본문학 컬렉션 6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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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시리즈, 일본 문학 컬렉션 06번째 책이 나왔다. 일본의 근현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주제별로 엮은 시리즈로 매 시리즈마다 독특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다음 편집이 기대되는 시리즈다. 이번 여섯 번째 작품은 "사랑하고 헤어지고 스쳐 지나가고 엇갈리는 그 여자 그 남자의 이야기"(부제)를 담고 있다고 한다. 흠~ 막상 읽어 보니 그게 맞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는 하는데 어쨌든 그 여자, 그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맞기는 하다. 그 사랑의 정도가 좀 과격하다고나 할까, 무섭다고나 할까~ ㅎㅎ확실히 일본 작품이구나 싶다는 점을 제외하면.


책에는 일곱 작가의 열 한 작품이 실려 있다. 한 작가에 하나의 작품이 있기도 하고 많이는 세 작품이 실린 작가도 있다. 첫 작품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신"으로, 읽다 보니 얼마 전 읽었던 <슌킨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와 뮤즈로서 자신의 열정을 쏟아붓는, 하지만 평범한 이로썬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로 범죄의 경계선을 왔다갔다 하므로 읽는 이로선 가슴을 졸일 수밖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두 작품은, 심리 묘사가 역시나 뛰어나다. 앞의 작품 "가을"은 제목 그대로 놓쳐버린 사랑과 동생을 질투하는 마음 사이의 쓸쓸함이 그대로 느껴졌고 "게사와 모리토"는 두 남녀의 각기 다른 서로의 생각을 두 서술자가 교차하며 보여준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중 "굿바이"는 다소 웃음이 나는 작품이었다. 신나게 문어발로 연애를 하던 남자가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신나게 읽고 있었는데 미완성 작품이라 좀 아쉬움~ㅠㅠ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은 고사카이 후보쿠의 "연애 곡선"이다. 음산하고 이상하다. <안녕, 나의 그대> 전편에 조금씩 흐르는 일본 사랑 이야기의 가장 고난이도 작품이랄까. 그래, 이런 이야기는 일본에서밖에 없겠지~ 싶은 이야기랄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참 별 짓을 다 하는구나... 싶은 것이.


가장 마지막 작품인 이토 사치오의 "이웃집 아내" 정도만 좀 유쾌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근대 작품으로 사랑이야기는 좀 버겁다. 이렇게까지?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이렇게 한 주제로 읽으며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는 건 역시나, 재미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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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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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부터 읽고 싶었던 작품이다. <이토록 사소한 것들> 먼저 구입해 놓고, 왠지 <맡겨진 소녀> 먼저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책장에 꽂아둔 채, <맡겨진 소녀>는 구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다가 일단 대여 후 이제야 읽어 본다.

100여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워낙 짧은 단편 소설이라 읽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틀이지만 온전히 책만 읽은 시간으로는 2시간도 안될 터. 그런데 참 이상하게 한 문장, 한 문장 벌써 읽어내려가는 게 그렇게 싫더라는 것.

작가는 그저 담담히 이 소녀의 시점에서 간결하게,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생각하는 것을 나열할 뿐이다. 그런데 그 나열 속에서 소녀의 상황이, 소녀가 받은 애정이, 그럼으로써 이 소녀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독자가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가장 마지막 문장에 왔을 때에는 "울컥!" 하게 되는 것이다.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표현하며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30p"이라니!

어떤 상황에서 자라더라도 아마 이 여름이 있었기에 소녀는 제대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돌풍을 일으킨 작가의 팬이 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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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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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자주 보이던 책, <쇼코의 미소>를 드디어 읽어 보았다.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읽는 듯 보였고 왜 그렇게 이 작가의 책이 인기인지 궁금했다. 책을 빌려보면서 한가지 희망을 갖고 있었던 건, 적어도 또다른 장소 힐링 책은 아니겠다~ 라는 믿음. ㅋㅋ

<쇼코의 미소>는 총 7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 단편 소설이다. 표제작 "쇼코의 미소"에서부터 마지막 "비밀"이라는 작품에 뒤에는 서영채 문학 평론가의 해설과 작가의 말이 담겨 있다. 그 해설을 읽고서야 "쇼코의 미소"가 2014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 그렇게나 오래된 책이었구나. 그런데도 사람들에게 여전히 읽힌다는 건 분명 좋은 책이라는 증거일 터.

표제작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진짜 좋았다. 왜 그렇게 많이 읽히는지 알 것 같은 느낌. 특히 젊은 여성들이 인정할 만한 작가일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과 책 속에서 흐르는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의 존재들이 거듭 등장하니 내 또래도 인상깊게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책 한 권을 흐르는 공통점이 많다. 아마도 그것이 작가의 특징일 것이다. 가족 간의 유대감, 시대 사회적 문제 등이 작가의 잔잔한 필체로 흐른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작가는 그저 등장인물들의 서사로 보여줄 뿐이다. 그 서사가 참 좋았다. 아마 앞으로도 작가의 다른 책을 계속 찾아 읽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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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환상 동물원 1 - 전설의 수호자와 검은 사냥꾼
다나카 도모후미.오카 아스시 지음, 아리타 미스히로 그림, 현승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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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어린이 시리즈를 만났다. 환상 동물을 소재로 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동화 시리즈이다. 제목은 <천공의 환상동물원> 으로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스스로 사람들 앞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지운 환상동물들과 그 환상 동물을 지키려는 사람, 그들을 차지해 이익을 얻으려는 집단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편 "전설의 수호자와 검은 사냥꾼"에서는 이제 막 시작한 시리즈이므로 이 책 시리즈의 전체적인 배경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네 편의 이야기를 담아 굉장히 스피드 있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환상 동물이 존재한다고 믿는 구와 어릴 적 친구인 덴카는 우연히 한 선글라스를 줍게 되고 그것을 통해 페가수스를 발견하고 놀란다. 하지만 이 놀람도 잠시 겐지라는 사람이 나타나 환상동물원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구와 덴카의 조합이 아주 좋다. 건장한 여자아이와 환상 동물을 좋아하는 다소 연약한 남자 아이는 서로의 장점을 이용해 앞으로 겐지를 도와 환상 동물을 지키게 될 것이다.





다양한 환상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익히 알고 있던 환상 동물도 있고, 이름이나 생김새는 알았지만 특성은 잘 몰랐던 환상 동물이 있는가 하면, 전혀 몰랐던 환상 동물도 등장한다. 세계에는 이렇게 다양한 환상 동물과 그 동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대부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환상 동물이기도 했지만 동양의 환상 동물도 함께 하고 있어 의미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마지막 즈음 이 환상 동물을 노리는 단체, 헤르한트가 등장해 구와 덴카에게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1권의 에필로그 속 새로운 등장인물이 무척 께름칙하고 두려운 기색을 가진 것이 2권이 벌써 기대된다. 무엇보다 구와 덴카는 어른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법과 생각으로 환상 동물을 도우려고 하는 자세가 무척 교훈적이기도 했다.


2권에는 또 어떤 다양한 환상 동물들이 등장할지, 어떤 악의 세계가 도전할지 무척 기대되는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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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30만 부 기념 한정 플라워 에디션)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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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에서 8월 초에 많이 아팠다. 코로나 검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 안 나오더니, 시간이 지나도록 낫지 않는 걸로 보아 아마도 코로나였던 듯. 5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기침에 목 아프고, 가래 나오고. 그래서 잠을 잘 못 자고 그러니 피곤하고.....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럴 땐 힐링 소설이 딱인 듯. 도서관 갈 힘도 없어 "우리집도서관"에서 아이 책과 함께 대여함.

처음엔 이 책이 동화책이었던가~ 싶었다. 설정 자체가 아이들 판타지에서 딱 나올 법한~. 그 모든 설정이 끝난 후에야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가 시작되고 그 이후는 대부분의 힐링 소설들과 비슷. 모든 책을 엄청 읽는 나로서는 진짜 빠르게 읽었다. 한 이틀?

일단 난 그리 예민하지도, 고민이 많지도 않은 사람이라(거기에 극 T) 웬만하면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타입. 그래서 소설 속 연자씨와 비슷하다고 하달까. 때문에 굳이 지우고 싶은 기억도, 생각들도, 감정도 별로 없다. 그 모든 것이 모여 내가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고민과 생각이 한창 많은 20대들에겐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일지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진리!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라는 말. 그리고 행복은 거기에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2편인 마음 사진관도 나온 듯한데 굳이 그거까지 읽을 생각은 없고....

그냥~ 요즘 우리나라 작가들은 거의 젊은 여성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뭐 그랬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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