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가 된 백설 공주 - 로알드 달이 들려주는 패러디 동화
로알드 달 지음, 퀜틴 블레이크 그림, 조병준 옮김 / 베틀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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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상상, 끝이 없는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로알드 달"이 우리가 잘 아는 명작 동화를 재해석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까? 처음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의 뒷표지에 권장 연령이 초등학교 5, 6 학년 이상인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이 정도의 두께라면 저학년도 가능할텐데 왜 고학년으로 되어있을까? 하고. 이유는 분명하다. 로알드 달이 다시 쓴 명작 동화는 우리가 아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닌 원래의 이야기라고 추정되는 잔혹동화라고 불리울만큼 현실적이고 폭력적이며 잔혹하다. 

"아마 너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네가 읽은 건 사실이 아니야. 진짜 신데렐라 이야기는 훨씬 더 끔찍하거든."...7p

"신데렐라"가 자신의 비참한 삶을 구해줄 거라 여기던 왕자는 사실 거침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안하무인의 주인공이고, "잭과 콩나무"의 잭은 너무나 씻는 것을 싫어하는 더러운 아이였으며, "골디락"의 금발머리 아이는 희대의 사기꾼이었고, "빨간 모자"는 늑대 사냥꾼으로 변모해 늑대 모피를 휘두르고 다닌다. 이 얼마나 거침없는지...^^;

세상의 "공주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며 그 이야기를 가장~ 행복하다고 믿는 다소 순진한 아이들이라면 이 책에 거부감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 얇은 책을 읽히기 전에 꼭 아이의 수준을 돌아봐주시길~. 대신 약간씩 시니컬하고 조금씩 세상에 반항의 기미를 보인다면 이 동화를 아주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다.ㅋㅋ 

신데렐라는 정의롭지 않은 왕자를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 여성이고, 백설공주는 거울을 이용해 사업에 성공하고 빨간 모자 또한 늑대에게 굴복하기는커녕 아기돼지 세 마리를 도와줄 정도로 자립성 강한 여성이니 긍정적인 면 또한 존재한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인데 약간의 폭력성을 인정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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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노 리춘신 - 중국의 시골소년, 발레로 세계를 누비다 지식 다다익선 28
리춘신 지음, 앤 스퍼드빌러스 그림, 고정아 옮김 / 비룡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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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나 뮤지컬을 보셨나요? 탄광촌의 한 소년이 가족과 이웃의 멸시를 이겨내고 자신이 하고 싶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에요. 마지막 장면의 뒤편에서 무대 위로 날아오르며 등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어서 오랫동안 생각나고 생각나던 영화였습니다. <<발레리노 리춘신>>도 아주 비슷합니다. 단, 그 소년이 중국 마오쩌둥 공산당 시대의 시골에 살았다는 사실만 다르네요.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리춘신은 형제들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들려주신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를 자꾸 새기며 견뎠지요.


그저 굶어죽지 않기를 바라는 소년에게 이 이야기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이 좁고 답답한 마을에서, 이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을까요?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형제들과 함께 편안히 모실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지만, 많은 경쟁률을 뚫고 "발레리노"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거에요. 하지만 아직은 어렸던 그 소년에겐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엄마 품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하지만 이 가난을 떠날 수 있는 기회는 지금 뿐이라는 갈등 말이지요.

"얘야, 이건 네가 이 험한 곳을 떠날 수 있는 하나뿐인 기회란다. 네게는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꿈이 있지 않니? 그 꿈을 쫓아가렴!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본문 중)


외로움과 힘든 연습 속에서도 리춘신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그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와 그에게 힘을 북돋아 준 친구들, 샤오 선생님, 고향의 가족들이었겠지요.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라고 합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은 리춘신이 정말 멋집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레리노가 되었어도 그 어린시절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자신만의 바탕이 되었겠지요. 때문에 연습하고, 노력하고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책은 발레리노 리춘신이 직접 썼습니다. 담담하지만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마도 그래서 더욱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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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를 부탁해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1
베아테 될링 지음, 강혜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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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EBS 10부 다큐에서 영국의 한 학교가 소개된 적이 있다. 바로 "서머힐 학교"이다. 아이들은 주체적으로 행동하며 공부를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조차 스스로 정한다. 하지만 졸업 전까지 계속해서 놀기만 하는 아이들은 없다. 학교 주변은 아이들이 즐기기에 완벽한 환경이 되어있고 아이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 마음껏 놀고 마음껏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학교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은 그저 몇몇 뿐인가보다. 입학 정원이 모자란다거나 이런 저런 이유를 대 학교를 폐교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과 재학생들, 선생님들, 부모님들까지 힘을 합쳐 폐교를 막았다고 한다.

<<돌고래를 부탁해>>는 딱 그 학교를 떠올리게 했다. 쉬는 시간이 30분이나 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풀밭과 연못, 나무 위 통나무집과 이글루까지... 아이들은 학교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 그곳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즐거워 하루하루가 행복할만큼... 걸림돌이라면 담배를 피우며 침을 탁탁 내뱉고 아이들을 괴롭히며 다니는 6학녀냉 에릭과 코니가 함께 다닌다는 사실 뿐이다. 이렇게 좋은 학교가 폐교 될 위험에 처했단다. 학생수가 너무 적어서 유지하기 힘들다고 교육청에서 판단했던 것. 레오와 플로라, 요한은 학교를 구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한다. 

"노는 아이들"의 힘은 강하다. 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방법을 연구했던 머리로 다른 수많은 고민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레오와 플로라, 요한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직접 행동으로 옮겨 학교를 구하려 애쓴다. 그 방법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어쨌든 이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야기는 학교의 폐교를 둘러싼 소동과 가정 환경이 나빠 비뚤어지기 시작했던 코니의 가족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 한 아이, 한 아이에게 애정을 쏟을 수 없었던 코니네의 이야기는 코니의 동생 아만다를 통해 감동을 준다. 아이들에게 최선이 무엇일까! 어른들이 정한 잣대로 "이렇게 해야 한다~" 라는 길로 인도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어릴 적에는 무한한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 후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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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을 위한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1 - 초등 저학년이 꼭 읽어야 할 40권의 책으로 배우는 책 읽는 방법 아주 특별한 도서관
임성미 글, 이수영 그림 / 글담어린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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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을 위한"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에 이어 "저학년을 위한" 도서관이 나왔네요. 아이들마다 독서 수준이 다르기에 딱히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객관적인 지표가 있으면 아이나 엄마들이 책 고르기에 조금은 수월한 것 같아요. 2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는 "고학년" 책도 자주 읽지만 어디까지나 창작동화의 경우이고 지식이나 과학, 사회 책의 경우엔 거의 유치 수준을 못벗어났으니 말이죠. 

이 책 시리즈를 접할 때마다 저나 아이가 읽어보지 못한 책을 발견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난 양 즐거워하고, 읽었던 책을 발견하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고 감탄합니다. 책을 그저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생각"으로 이어나가야 하는 이유와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거지요. 그래야 책을 읽는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책을 읽을 때 느끼는 재미는 게임이나 놀이를 할 때 느끼는 재미와 좀 다르단다.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잖아. 책을 읽을 때 느끼는 재미는 '생각하는 재미'라고 할 수 있지."...17p

"저학년을 위한" 도서관 1에는... "엄청 재미있는 책"과 "생각이 쑥쑥 자라는 책",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으로 나누어 모두 2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 베스트셀러로 아주 유명한 책들도 있고 새로 발견한 책들도 있네요. 이렇게 새로 발견한 책은 얼른 읽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꼭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네요. 아이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책 소개 옆에 학년 표시가 있어서 처음 책을 고르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와 감동, 세계, 사회, 옛이야기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하고 있어서 스무 권 모두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은 그만큼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죠. 그래서 그냥 책이 아닌 좋은 책을 골라주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것때문에 고민이시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혀주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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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박물관 동심원 15
푸른동시 동인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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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어쩌면 이렇게 몇 개 되지 않는 단어들로 아이들 마음을 콕! 찝어낼까~ 하는 감탄입니다. <<별 박물관>>은 스물두 명의 시인들이 모여 <푸른동시> 동인 이름으로 펴낸 동시집이에요. 많은 시인분들이 모여 낸 책이라 그런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른 개성이 풍겨져 나옵니다. 



첫 장의 시가 가슴에 쏘옥~ 들어와 박힙니다. "바다"는 모두 받아주기 때문에 바다라는 아름답고 고운 동시에요. 동시집에는 이렇게 "의미"를 되새기는 예쁜 동시도 있고, 일상 속의 이야기나(<늦잠>, <개밥>, <쑥국>, <알거지 우리 오빠> 등) 아이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동시들(<냉동실에>, <내가 먹은 말들>, <별에 대고> 등)도 있습니다. 다양한 시인들의 개성 넘치는 시들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가득~하지요. 

"시"라는 분야에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알"이나 "클릭"처럼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어휘들을 보면 깜짝! 놀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동시를 통해 거꾸로 아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게 되네요.^^ 이번 동시집에는 한 번 읽어도 쉽게 이해되고 다가오는 동시들이 있는 반면, 조금 깊이 생각하고 음미해보아도 좋을 듯한 어려운 동시들도 있어요. 동시집을 읽는 아이들 연령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것 같네요. 그렇기 때문에 두고두고 오래 읽을만한 동시집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게는 곽해룡님의 연작시 <박쥐>와 <기린>이 눈에 들어옵니다. 동물들의 이야기를 대변하여 조금 다르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 같아요.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알맞은 동시죠? 

매일 두꺼운 책은 읽어도 동시는 자주 손에 들고 읽게 되지 않습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그래요. 그래도 이렇게 가끔 눈에 들어오는 푸른책들의 동심원 시리즈를 읽게 되면 제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와 좀 더 자주 동시를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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