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펭귄클래식 24
가스통 르루 지음, 홍성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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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의 많은 작품들은, 작품 그대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그러나 고전문학이 그 가치를 더하는 것은 작품 그대로의 모습뿐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또 다른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 문학이라는 장르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극과 음악등 수 많은 형태로 확대재생산 됨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하나의 작품으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장르의 또 다른 위대한 작품에 근간이 되어주는 고전 문학. 그 고전문학 중 하나로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 있다.


파리의 한 극장, 그 극장 속에서 벌어진 미스테리한 사건 하나.

파리의 오페라 극장에 어느날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해골의 모습을 한 유령을 목격한 극장 관계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사람들 사이에서 이 존재는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 시작한다. 극장을 관리하던 극장주가 바뀌고, 전임 극장주들은 후임 극장주들에게 오페라의 유령에게 매달 일정액의 돈을 지불하고 극장의 박스석 하나를 비워놓으라는 전례대로 대우를 해주라는 말을 남기고 극장을 떠난다. 하지만 신임 극장주들은 그들의 전임이 부탁했던 대우를 모두 무시하고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극장주들 앞으로 자신의 자리를 돌려놓으라는 오페라의 유령의 편지가 도착하고 그렇지 않을시에는 일정의 복수가 있을것이라는 경고를 한다. 오페라의 유령이 내세운 조건에는 자신의 대우를 제대로 하라는 것 이외에 크리스틴 다에의 무대를 보고 싶다라는 말이 포함되어있으나 이 역시 지켜지지 않는다. 그날 밤 극장의 샹들리에가 추락하고 오페라의 유령이 지목했던 크리스틴 다에가 아닌 무대에 섰던 프리마돈나는 무대위에서 두꺼비의 울음소리를 내게 된다. 오페라의 유령은 그렇게 그의 실체를 드러내고, 그에 대한 공포는 극장주를 넘어 많은 관객들에게도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오페라의 유령과 크리스틴 다에, 그리고 라울

오페라의 유령이 지목한 크리스틴 다에, 그녀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아버지와 함께 노래를 즐기던 소녀이자, 자신과는 신분이 다른 라울의 연인이며, 오페라의 유령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방법을 배운 유일한 학생이자 유령의 연모의 대상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크리스틴 다에라는 한명의 여인과 그녀의 연인 라울,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크리스틴을 사랑했던 오페라의 유령 에릭의 이야기다. 오페라의 유령 에릭은 사실 유령이 아닌 인간이며, 가면속에 추한 얼굴을 숨기며 살아가야 하는 애처로운 삶의 주인공이다. 그는 부모에게서조차 사랑받지 못했던 추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으나 수 많은 사람들이 꿈에 그리던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자이기도 했다.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던 오페라의 유령 에릭은 크리스틴 다에를 가르치며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때문에 그녀와 사랑의 감정을 나누던 라울을 질투하기 시작한다. 오페라의 유령 에릭을 피하기 위해 도주를 계획한 크리스틴과 라울. 그리고 크리스틴이 에릭을 향해 마지막으로 남기는 노래를 부르는 무대. 이제 그 무대를 마치면 크리스틴과 라울은 사랑을 이루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날 밤. 그 무대에서 크리스틴이 사라진다.


오페라의 유령 vs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에는 유령이 아닌 유령의 모습을 한 에릭이 등장한다. 에릭은 추한 얼굴로 세상 그 어디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삶을 살아왔고, 그에게 자신에게 노래를 배우며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크리스틴은 어쩌면 유일한 인간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그저 에릭을 향해 애잔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품었을 뿐, 그 마음은 사랑의 마음이 아니다. 그녀의 마음에는 이미 라울이라는 또 다른 남자가 들어서 있었으니 말이다.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외로운 남자와 그 남자를 이해했으나 사랑하지는 않았던 여인, 그리고 그 여인의 연인.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오페라의 유령은 때로는 스릴있고 때로는 가슴아프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사실 원작인 소설보다는 동명의 뮤지컬로 더욱 유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오페라의 유령과 오페라 가수의 사랑을 다룬 원작 소설의 일부분을 각색하여 만들어진 것인 반면 원작에는 훨씬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살아있어, 이미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작품을 오페라를 통해 본 이들이라도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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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를 믿지 말라 스펠만 가족 시리즈
리저 러츠 지음, 김이선 옮김 / 김영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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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과 비호감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가끔 첫인상이 너무 좋았던 호감형 훈남이었던 누군가가 아주 작은 노선 이탈로 비호감으로 급격하게 급을 달리하며 뇌리에서 분리된 경험. 아마 한번 이상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이 차이는 아마도 처음 내가 받았던 훈훈했던 호감에서 비롯된 반작용도 큰 것이 아닐까? 처음 받았던 인상이 너무 좋은 나머지 아주 조금의 실망도 완전 비호감 요소로 전락해버리는 것 말이다. 그냥 그저 그런 첫인상의 평범남이었다면 그럼 그렇지 정도의 아무것도 아닌 작은 오류로 생각하고 말았거나 관심도 두지 않았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서른살 사립탐정. 모든것이 의심부터 시작하는 여인 이자벨

가족 전체가 모두 같은 직종에 종사하며, 가족구성원들이 회사의 구성원인 스펠만사. 우리나라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종종 드라마나 소설의 소재로 이용되는 사립탐정회사인 스펠만사에는 오랜시간 스펠만사를 이끌어온 아버지와 어머니 이외에 이제 서른이 된 여자 사립탐정 이자벨이 있다. 이자벨 이외에도 데이빗이라는 뛰어난 오라버니와 사고뭉치의 여동생 레이가 있지만 데이빗은 너무도 뛰어난 오빠였기에 스펠만사의 사립탐정이 아닌 정규교육과정을 훌륭하게 수료한 후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있고, 사고뭉치 여동생 레이는 아직 미성년자이다. 오랜시간 가족의 회사에서 사립탐정이라는 일을 해온 이자벨. 그녀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천성이 그런것인지 정상적인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주 작은 틈새부터 모든 것들을 의심하는 한마디로 말하면 의심병말기상태의 여성이다.

모두가 특이한 스펠만 가족.

물론 이자벨만 그런것은 아니다. 타인들의 비밀이나 혹은 범죄에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을 가진 이들의 뒤를 캐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스펠만가의 사람들이기에 이 가족. 어딘지 모르게 혹은 대놓고 다들 조금씩은 이상하다. 아빠는 갑자기 생전 관심없던 스스로의 체력과 몸상태 관리에 들어가 가족들의 의혹을 사고, 엄마는 야밤에 홀로 나가 누군가의 오토바이를 끝없이 망가뜨린다. 오빠인 데이빗은 비교적 정상적인 가족을 꾸리고 살고 있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가출을 하고 급격하게 우울한 상태로 떨어지며, 마지막으로 이제 열 다섯살이 된 여동생 레이는 마흔네살의 헨리와 알 수 없는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통에 스펠만가에 수시로 아동보호센터의 직원들이 의구심을 가득 담은 눈초리로 가구조사를 하게 만든다. 도대체 어느 누구 하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보여지지 않은 스펠만가의 사람들. <네 남자를 믿지 말라>는 바로 이 스펠만가의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자벨의 목표물. 그를 조사하라.

이 말도 안되고 웃기지도 않은 가족들 주변에 단 한사람. 이 가족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정상적이기까지 한 경찰 헨리 스톤이라는 인물이 더해지며 <네 남자를 믿지 말라>는 정상인과 사이코의 중간에 서서 애매한 중심을 잡아가며 이야기를 진행시키는데, 이 책의 주요 사건은 스펠만가의 옆집으로 이사를 온 존 브라운이라는 이름의 남자에 관한 것으로 설정된다. 잘생기고 인상까지 좋은 훈남 존 브라운의 출현은 이자벨의 마음에 약간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를 열한번째 남자친구의 목록으로 편입시키고자 했던 이자벨이 이 남자에게 접근하면서 아주 조금 느꼈던 이상한 점들이 커져가기 시작한다. 원래는 호감을 느끼고 데이트를 하려했던 한 여자가 갑자기 자신의 집에 잠겨진 문을 열려고 하고, 무단으로 주거침입을 시도했다면? 당연히 그 여자에 대해 느꼈던 호감만큼 반감이 더욱 더해지지 않을까? 존 브라운은 그녀를 멀리하기 시작하고 이자벨은 그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자벨이 존 브라운의 뒤를 캐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네 남자를 믿지 말라>이다.


유쾌하고도 즐거운 스펠만가의 의심 혹은 호기심.

<네 남자를 믿지 말라>는 사실 제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이 자신의 남자를 믿지 못해 뒷조사를 하는 이야기들을 담은 것처럼 보였던 제목과는 다르게, 그저 의심이 일상이고, 뒷조사가 직업인 한 여성의 지나친 집착이 불러온 웃지못할 헤프닝에 관한 이야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네 남자를 믿지 말라>는 그 낚시성 제목에도 불구하고 꽤 다양한 인물들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고, 조금은 비정상으로 보이는 이자벨의 주변에 그녀를 아끼는 정상인들의 모습이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채워지면서 유쾌하고도 즐겁게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블랙 코미디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할만큼 이야기는 허무하게 정리되어 버리긴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한가지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사람의 본능이 어떻게 집착이라는 비정상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또 그 집착이 얼마나 사람을 아둔하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또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독자와 함께 그것들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볼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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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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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려 나름의 애를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 좋아하는 일을 꿈꾸고,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이상적인 삶이라는 것이 녹녹치 않은 것이라는 깨닫고, 어느틈엔가 자신이 놓인 현실과 타협을 하고,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틈에 조금씩 날개를 꺽고 주저앉아 스스로에게 실망을 거듭하며 삶은 그런것이라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이나 영화가 아닐지라도 언제나 가까이에서, 혹은 바로 나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절망의 시작이 되곤 한다.

어느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구가 나타난다.

<절망의 구>는 정수라는 이름의 청년 앞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구를 소재로 하고 있다. 무엇인지도 알 수 없고, 어디서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정체불명의 검은 구. 우연히 담배를 사겠다고 나선 동네 어귀의 길가에서 그것을 마주친 정수는 다음 순간 그것이 알 수 없는 힘으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위협적인 존재임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는 정신없이 자신의 부모님께 이 위험을 알리고자 하지만 어쩐일인지 부모님과는 연락이 닿질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이 존재앞에서 그는 부모님을 안전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날이 밝으며 정수는 새로운 사실에 맞딱드린다. 그 정체불명의 구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어버린 것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구를 피해 사람들은 움직이기 시작하고 정수는 그 안에 갇힌다.


변하는 사람들, 변하는 구, 변하는 정수

사람들 속에 갇히고 그들 속에서 함께 우왕좌왕 하는 사이 정수는 많은 것들을 목격한다. 생명의 위협 앞에 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그 안의 이기심도 목격한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철저하게 계산해내는 이들의 잔혹성도 목격한다. 또 근거 없는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이성적 판단의 기준을 상실한 이들의 모습도 목격한다. 절망의 구를 피해 도주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정수는 일반적인 이성의 수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비상식적인 모습들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정수가 목격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알 수 없는 행동과 이기심만은 아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구를 가두어놓은 원 안에서 홀로 이탈해 다른 사람들이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개의치 않는 스스로의 이기심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수는 정체불명의 구를 피해 어딘가로 한없이 도망친다.

두 사람만이 남은 마트 안. 그리고 이제는 홀로 남은 정수

그는 마지막으로 한 대형마트안에서 살아남은 또 다른 청년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두 사람의 피부가 닿아있다면 구가 그들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들은 발을 혹은 팔을 묶고 생활하여 구의 위험에서 안전을 찾아낸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지만 서로를 떼어낼 수 없는 묘한 관계 속에서 이 두 사람은 일상이 사라진 일상을 이어가고 결국 남은 청년이 흡수되어 버린다. 이제 남은 것은 정수 혼자이다. 그리고 그 후 어느날 모든 이들이 돌아온다. 정체불명의 구에서 살기 위해 도망치던 정수는 마지막 순간에도 홀로 남았고, 이제 모든 사람들이 돌아온 세상에서도 혼자 남아있다. 정체불명의 구는 사라졌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졌던, 그리고 세상 속에서 홀로 존재하게 된 정수에게 남은 것은 바로 절망이다.

곰곰히, 그리고 깊게..

<절망의 구>는 아무것도 뚜렷하게 밝혀내지 않은 채 끝을 맺는다. 아마도 그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작가의 상상력을 이어가게 하고픈 작가의 또 다른 시나리오였을지도 모르겠다.(실제로 이 작품은 출간 후에 엔딩시나리오 공모전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인 <절망의 구>라는 단어를 곰곰히 곱씹어 보았던 것 같다. <절망의 구>... 그 구 안에 빨려 들어갔던 사람들이 느꼈다던 절망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소설의 이야기가 아닐까? 어디에서 다가오는지, 또 어느정도의 속도로 오는지 너무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검은 구, 그것을 피할 수도 있었던 수 많은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생명이라는 절대적인 가치 앞에 "나"만을 생각하게 된다.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탈출하려던 그들은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도로의 정체속에 갇히게 되고 서서히 다가오는 구들의 위험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스스로 도망갈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버리고 막다른 길에 서게 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사람들 자신인 것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멀리 내다보았다면 어쩌면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안전하게 피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물론 그렇게 준비하고 도망한다고 하여 모든 인생에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절망의 구가 휩쓸고 간 도시 어딘가에 남아 당신을 노리는 강도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나 타인에 의해 놓이게 되는 위험과 스스로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는 위험은 분명 다를 것이다. 혹시 절망에 빠졌더라도, 그리고 그 거대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험에 휩쓸려 버렸더라도 그것을 빠져나오면 사람들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가? 책의 주인공은 분명 마지막까지 절망의 구 속으로 빨려들어가지 않은 정수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당신만큼은 절망의 구로 빠져들지 않는 단 한명의 위대한 인물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홀로 남겨져 많은 이들의 적이 되어버린 정수가 되는 것 보다는 절망을 경험하고도 그곳을 빠져나와 다시 살 힘을 얻은 대다수의 사람이 당신이라고 말한다면, 이건 조금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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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사라 - 성공을 붙잡는 비밀
하우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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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가 꿈을 꾸는 성공. 성공의 의미는 개인에 따라 각양각색이겠지만 청년 시절 한때 잘나가는 직장인이나, 사업가를 꿈꾸며 그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경제적인 부를 갖추는 것이 성공일 수도 있고, 정치적 권력을 가지는 것이 성공일수도 있으며,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인생을 아낌없이 바치는 것도 성공일 수는 있다. 다양한 종류의 성공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성공들이 개인의 삶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그 사람의 행복이 가지는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은 아닐까?

성공을 향해 움직이는 젊은 청년의 이야기.

<기회를 사라>에는 바로 그 성공으로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러저러한 이론들을 곁들여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들을 담은 것이 아니라, 바로 나처럼, 그리고 당신처럼 늘 성공을 꿈꾸지만 망설이고 주저하며 그 곳에 서있는 조라는 이름의 한 청년을 내세워서 말이다. 모든것을 말설이고 주저하여 소심쟁이, 새가슴 조라고 불리우던 청년, 모두가 기회라고 말하며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던 땅에서도 망설이며 홀로 남아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던 바로 그 청년의 성공으로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가 <기회를 사라>이다.


기회을 얻는 것에 자신을 던지자.

조는 막연하게 길을 떠나 기회의 땅으로 불리우던 파라에서 아무런 결과없이 서성인다. 그리고 좌절하던 순간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그와 만난 한 노인은 그에게 세명의 사람들을 만날 것을 권유하고 그는 그 노인이 알려준대로 그들을 만나기 위해 잠시의 여행을 지속한다. 그가 만나는 세명의 사람은 모두가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가장 높은 빌딩의 회장이고, 누군가는 한 나라의 총리이며, 누군가는 장애를 가진 몸으로 자신과 같은 이들을 위한 곳을 운영하는 원장이다. 그들은 조에게 성공으로 가는 지도를 완성하도록 도움을 주는 안내자인 셈이다. 세 명의 안내자는 조에게 자신들의 경험에서 스스로 얻었던 기회를 얻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하고 그 조언은 바로 '기회는 작고 하찮은 일로부터 온다.', '기회는 지극히 낮은 자를 통해서 온다.', '신은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 단, 문제라는 이름으로'라는 세가지의 열쇳말이다. 조는 이 세가지의 열쇳말을 가지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기회의 땅이 아닌 자신의 고향 지암으로 말이다. 그곳에서 그는 기회를 사고 성공으로 향하는 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성공의 이야기.

<기회를 사라>는 잠시 언급했듯 어려운 심리학 단어들을 내세우거나,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조직론을 들먹거리지 않는다. 어린 아이에게 몇년을 더 산 선배가 이야기 하듯, 혹은 자상한 선생님이 학생에게 이야기하듯, 천천히 조근조근 그저 이야기를 들려주듯 말하는 책이다. 이야기들은 어렵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으며 그저 전하는 말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되는 쉬운 이야기들이다. 때문에 이렇게 쉽게 성공으로 가는 이야기를 들어도 되는지, 그 어렵다는 기회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아도 되는지 조금은 의구심이 들지만, 전혀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이야기인만큼 어느정도는 당신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조금도 부담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대, 성공으로 가라.

성공은 하나의 모습으로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누군가에제는 경제적 부가, 누군가는 많은 이들의 존경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가족의 안녕이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성공으로 가는 길 또한 하나의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성공으로 가기 위해 기회를 잡아야 하고 기회를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기회를 사라>는 바로 그 성공의 첫걸음인 기회를 준비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회가 그저 어느날 갑자기 그대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햐며 그에 상응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바로 그 목적의식과 인내, 그리고 준비가 당신에게 기회를 가져다줄 최고의 댓가임을 <기회를 사라>를 통해 느껴볼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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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 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이화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절판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환상을 가지게 하는 나라나 도시가 있다. 어떤 사람은 파리를, 어떤 사람은 뉴욕을, 어떤 사람은 로마를 꿈꾸며 한번은 그곳에 다녀오고 싶다는 바람. 그 작은 소원은 그것이 이루어지거나 혹은 이루어지지 않거나 결과에 상관없이 늘 사람들을 들뜨고 꿈꾸게 한다. 그것은 어쩌면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을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그야말로 생면부지의 곳에서 꼭 한번은 찾고 싶은 나 자신에 대한 소망인지도 모르겠다.


살기 위해 한숨을 몰아쉬며 떠난 그곳. 인도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는 소설가 이화정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도생활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윤성학의 소금시의 일부분을 제목으로 붙인 이 책에는 그녀가 인도를 향해 짐을 꾸리던 때와 다시 돌아오던 때까지의 모든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눈물에 녹아내릴지 모를 자신을 살리기 위해 울음을 참고 떠났던 곳 인도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며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스스로를 찾는 시간을 얻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녀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는 법을 터득했던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한 권의 고백서와 같은 느낌.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는 그래서 그저 일상의 일들에서 교훈이나 깨달음을 얻는 보통의 에세이보다는 조금 무겁고 깊은 울림을 준다.

인도는 그저 인도일뿐.

그렇다고 하여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가 한없이 깊이 내려앉는 칙칙한 느낌인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그녀가 인도생활을 하며 알게 되었던 인도에 관련한 정보나, 문화와 사회의 흐름, 그리고 그녀가 속했던 곳에서의 사람들의 시선들을 담기도 하고, 그것은 가끔 여행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되어주기도 하고 혹은 인도의 역사와 사회적 분위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되기도 한다. 그녀의 경험 속에 녹아든 인도는, 인도라는 말 속에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신성함과 신비로움 이외에도 그들이 오랜 시간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받아들이며 생활했던 카스트제도(카스트제도 아래에 언터쳐블이라는 계급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놀라운 것이기도 했다.)나 신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단순한 표현으로 함축할 수 없는 그들만의 복잡하고 다중적인 분위기로 표현되기도 한다.

인도로 떠올릴 수 있는 많은 것, 그 이상의 이야기.

인도라는 단어 아래 흔히 떠올리는 것들은 그것이 많을 수록 다양하고 모순적이다. 종교의 발상지이자, 문명의 발상지이고, 엄청난 인구가 모여 사는 나라이며 신과 신비가 섞여 살아가고 있는 나라. 엄격한 신분제도가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삶을 나누는 기준이 되고 가난과 빈곤으로 대표되는, 세상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나라, 그러면서도 뛰어난 문화수준으로 때로는 어느 곳보다 우월한 나라. 바로 그곳이 인도이다. 책 속에 언급한대로 인도의 사람들이 인도를 표현하는데 인도는 인도이다라는 다소 말이 안되는 듯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인도가 인도라는 단어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시선들을 한데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듯, 나를 녹여 쉬게 하는 곳

눈물에 녹아내릴지 모를 자신을 살리기 위해 울음을 참고 떠났던 곳 인도에서 작가는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라는 짧고도 강렬한 다독임과 충고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녀는 눈물로 자신을 녹아내리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떠났던 인도에서 그녀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법을 배우고 돌아온 듯 하다. 잠시의 휴식과 잠시의 유랑이 그녀에게 준 것은 스스로를 찾아 헤매는 방황의 시간이 아니라 녹아 없어질 것 같은 고통속에서 스스로를 보듬어 안아 온기를 찾아주는 안정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인도가 그녀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그녀를 따뜻하게 보듬어 쉴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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