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3주

대작이 아니더라도, 유명한 감독이나 화려한 출연진으로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영화가 있다. 때로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아주 사소한 내용으로, 때로는 가끔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세상의 다른 이야기들로 말이다. 11월에 들어오며 겨울시즌을 기다리는 많은 대작들이 있지만 그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받았던 한 작품, 바로 솔로이스트가 그런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에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이 있는 영화 솔로이스트가 이번주에 개봉했다.

솔로이스트 - [개봉일] 2009.11.19  
  
 

뉴욕타임즈의 기자로 일하는 스티브가 어느날 우연히 공원의 베토벤상 아래에서 줄이 2개밖에 남지 않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노숙자를 만나게 된다. 나다니엘이라는 이름의 그 노숙자는 2개의 줄만이 남은 바이올린으로 스티브의 귀를 끄는, 그리고 영화의 표현을 따르자면 도시의 소음을 씻어내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기도 하다. 신문에 연재할 칼럼의 소재를 찾던 스티브는 그가 스치듯이 말한 줄리어드에 대한 이야기가 진실임을 알게되고, 길에서 연주를 하는 노숙자 나다니엘이 한때는 촉망받던 줄리어드의 천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숙자가 된 한때 천재였던 길잃은 영혼'이라는 주제로 써내려가는 그의 칼럼은 L.A.의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고 그는 이 칼럼으로 명성과 인기를 누리게 된다. 그에게는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이었지만 나다니엘에게는 그토록 원했던 친구를 얻는 일이었다는 아주 간단하고도 어찌보면 평범한 사실을 잊어버린채 말이다.

솔로이스트는 단 한편의 영화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꽤 다양한 느낌과 의미를 전달한다. 정상인과 정신질환자라는 다수와 소수의 이야기, 백인과 흑인,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이와 노숙자라는 강자와 약자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대를 사랑하려 하는 사람과 사람들간의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솔로이스트의 스티브와 나다니엘에 투영된다. 또한 이 두 사람뿐 아니라 어린시절의 나다니엘과 그에게 일방적인 기대를 걸었던 가족들의 이야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스티브와 메리의 사이, 나다니엘을 이해하기 전에 자신의 기준에만 맞춘 도움을 강요했던 스티브의 서툰 우정들이 모두 하나의 잘 짜여진 그림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는 행복이란 꼭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칫 소홀하기 쉬운 진실과 함께 가족들간에도, 연인간에도, 친구간에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는 사랑은 결코 상대방도 자신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쌀쌀해지기 시작한 날씨에 어울리는 조금은 황량하지만 그안에서도 평화를 보여주는 영상들과 마음이 따뜻해질 감동을 느끼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솔로이스트는 그래서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림걸즈와 레이등 솔로이스트 이전에도 이미 많은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했으며 그때마다 호평을 받았던 아카데미 수상자 제이미 폭스, 그 자신도 인정받는 가수인 제이미 폭스가 솔로이스트의 주인공 나다니엘을 맡았고, 트로픽 썬더와 아이언맨으로 친숙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의 친구 스티브로 출연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준 아이언맨 2역시 내년쯤 개봉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제이미 폭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어거스트 러쉬 - [개봉일] 2007.11.29  

   

음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고 소외된 천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솔로이스트와 가장 닮은 영화를 꼽으라면 아마도 어거스트 러쉬가 아닐까 생각한다. 밴드 연주자인 아버지와 클래식을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외조부모의 의도에 의해 버려진 어거스트가 자신의 부모님을 찾기 위해 무작정 홀로 떠나는 여행. 어거스트는 거리에서 우연히 자신의 재주를 알아본 위저드에 의해 연주를 시작하지만 위저드는 어거스트의 재능을 키워주기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 급급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식으로 설명하자면 앵벌이 두목 정도 밖엔 안되는 인물이었던 것. 하지만 뛰어난 어거스트의 재능을 알아본 또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거스트는 줄리어드에서 교육을 받기에 이르고, 어거스트의 어머니일 라일라도 그녀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이를 찾아나선다. 천재소년 어거스트가 그만의 재능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자신의 음악으로 초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버려진 아이라는 아픔과 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길을 찾았던 어거스트만의 소통의 방식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그려지는 영화이다.

 어거스트 러쉬는 개봉당시 특별히 우리나라에서 작게 이슈를 끌었던 영화이다. 어거스트 러쉬에 우리나라의 타블로과 구혜선이 출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는데 사실 이들의 출연분은 거의 엑스트라에 가까운데다 그나마도 발견하기 위해서는 미리 소식을 듣고, 정보를 알아야만 가능할 순간 출연이라 살짝 아쉽기까지 했다는.. 하지만 타블로와 구혜선의 출연소식이 아니더라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윌리웡커의 선택을 받는 찰리역으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프레디 하이모어 (개인적으론 식스센스의 꼬마아이 할리 조엘 오트먼트와 매번 헛갈린다.)가 출연하고 황시에서 조지 호그 역을 맡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아버지인 루이스로 오랜 시간 수 많은 영화들에서 자신만의 연기색을 구축한 로빈윌리암스가 위저드역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과 함께 듣는 즐거움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케리 러셀           로빈 윌리암스
 

레인맨 - [개봉일] 1989.5.5


자폐증이 있으나 숫자에 비상한 능력을 가진 형 레이몬드와 가정에 융화되지 못하고 홀로 오랜시간을 살아온 동생 찰리. 자동차 중개상을 하던 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많은 유산을 자폐증을 가진 형에게 상속했다는 것을 알고 오랜시간 떨어져 살던 형의 보호자가 되기로 한다. 병원에 있던 형을 데리고 나와 함께 하는 여행 중에 그의 형이 숫자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능력을 이용해 도박으로 돈을 따는 등 점점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기만 하는데, 순탄치 않은 여정이 될 것만 같았던 그들의 여행 속에서 점점 그들은 그들만의 과거에서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찾아간다.


레인맨은 사실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명작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라는 두 명의 스타 배우를 최고의 명배우로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이 영화한편으로 기록한 수상경력만해도 수 없이 많고 더스틴 호프만에게는 특별히 많은 상을 받게한 작품이니 말이다. 자폐라는 병을 가진 소외된 한명의 사람이 남겨진 가족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이에게 때로는 그만의 방식으로 잃어버린 의미를 되찾아줄 수 있다는 것을 형제와 가족의 이름으로 그려내는 영화.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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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 에듀 픽션 시리즈 5
귄터 벤텔레 지음, 박미화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9월
절판


학창시절에는 교과과정중에 국사와 함께 세계사라는 과목이 따로 있었다. 겨우 몇년, 일주일에 몇시간을 보장받는 세계사만으로 말 그대로 세계의 역사인 세계사를 전부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세계의 역사를 단편적으로나마, 혹은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배운다는점에서 그 시간만큼은 꽤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시험은 싫었지만 말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더 이상 세계사라는 과목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나의 세계사 지식은 말 그대로 희미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시절 잘도 외우던 외국 왕들의 이름이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들의 이름은 이제는 복잡하고 귀찮을만큼 헛갈리는 이름이 되어버렸고, 그나마 머릿속에 남아있던 사람들의 이름들도 이름만 기억하고 있을 뿐 그들의 업적이나 주요 사건들을 연결지을만큼의 정보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정보와 사실의 나열이 아닌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 중세 이야기.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참 요긴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학창시절 외우기에 급급했던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을 조금은 친숙하고 조금은 즐겁게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소설로 재탄생한 중세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이다. 복잡한 사람 이름 외우기에 지켜 정작 전체를 보지 못하거나 혹은 중세라는 시대 자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 싶은 사람이라면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어 한장한장 읽어보는 것으로 중세의 모습기 크게 그려질 이야기들이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속에 화려하고 웅장하진 않지만 섬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니 중세의 모습을 상상하는데 무척 도움이 될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역사적 인물과 당시의 배경, 설화와 전설등이 모두 모인 중세 백과사전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에서 주로 다루는 이야기들은 로마제국과 관련한 이야기들이다.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료들과 당시의 모습들을 모아 역사적으로 기록된 위대한 인물의 시선이 아닌 그저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을 표현한 글. 그래서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는 다른 장엄하고 웅장한 소설들보다 편안하고 즐겁다. 역사적으로 기록된 위대한 인물들과 중요한 사건들을 바라보는 그들만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동시대의 백성들이 사건을 보고 느꼈을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로 중세의 시대상과 역사적 사건들을 이어나가기 때문에 새로운 시점과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라 하겠다.


기억하면 요긴한 역사의 이야기.

굵직굵직한 주제로 15장을 나눈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중세를 이해하는데에 필요한 사건들과 인물들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니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책을 읽을 때의 tip한가지를 추천하자면 각 장 앞 페이지에 그 장에서 다룰 인물과 사건에 대한 설명이 간결하게 수록되어 있으니 그 페이지를 먼저 읽고 내용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간결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평가에 충실하게 꾸려져 있는 이 페이지에서 이야기를 미리 만나보고 일반인의 눈으로 설명되어진 따스하고 편안한 중세의 이야기를 만나본다면 책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중세의 모습을 그려보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에 살고 있다.

세계사를 모른다는 것이 살아가는데 별로 애로사항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가끔 역사를 뒤적거리거나 책을 보며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정보다 이토록 없다는 것을 느낄수록 우리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도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좀 더 풍부하고 해박한 지식을 쌓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역시 세계의 일부이고, 우리의 역사도 세계의 역사 중 하나이니 말이다. 세상을 보는 눈, 넓고 밝은 시야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세계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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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한국의 탄생
조우석 지음 / 살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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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나 근대사에 비교하여 본다면 현대사에 대한 연구는 역사학자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언제나 불편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른뒤 역사적 사료들을 뒤져 조명하는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생존해있는 현재의 인물들에 대한 기록이며 평가이기 때문이다. 오랜시간이 흘러 자국의 역사라도 어느정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을때 내리는 역사적 평가도 수 없이 많은 번복과 재평가를 겪어야 하는 것인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평가하려 한다면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는 잡음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현대사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다.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어지는 현대사의 시작.

박정희라는 한명의 권력자가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던 한 시대의 끝. 그 해는 1979년이었다. 우연이긴 하지만 내가 태어난 해 역시 바로 그 해 1979년이다. 그래서 나는 박정희라는 이름의 권력자에 대해 어른들의 전해지는 말들과 학창시절 살짝 보았던 글들, 그리고 최근에야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그 시간의 기록과 평가들을 보는 것으로 그 시간들을 만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바로 윗 세대인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살았던 시대, 바로 그 시대의 우리나라의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한 세대가 움직이고 난 다음 그래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태어난 것이다. 박정희라는 권력자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단어를 들라면 바로 독재가 아닐까 싶다. 유신정권으로도 이름지어지는 그의 정치관, 그리고 오랜 시간을 권력자의 자리에서 국가의 원수로 보냈던 기록은 그를 독재의 표상이자 장기집권의 대표자처럼 인식하게 했다. 최소한 나에게는 말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한 명의 사람으로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바로 그 박정희라는 이름의 권력자가 이루어낸 업적을 국가적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자는 의미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재와 장기집권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들 사이에서 자칫 잊혀지거나 평가절하되었을지도 모를 그 시대의 가치에 대해 현재의 시각이 아닌 시대의 시각을 적용하여 조금더 긍정적으로 평가해보자는 바람. 그 바람을 담은 책이 바로 <박정희 한국의 탄생>인 것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그래서 단지 권력에 집착했던 독재자의 모습은 살짝 밀어두고 한 나라의 국가 원수로서 그가 보여주었던 국가에 대한 애정과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워지는 우리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의 모습, 또 현재의 우리를 존재가능하게 한 기초사업들을 착실하게 이루어낸 최고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그가 그렇게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많은 분야에 폭넓은 식견을 가지고 애정어린 시선을 나누기 위해 애쓸 수 있었던 그의 인간적인 배경을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버무려서 말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그래서 박정희라는 권력자의 모습이자 박정희라는 인간의 모습에도 집중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박정희라는 이름의 권력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지독한 권력욕으로 오랜 시간을 권좌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았던 독재자라는 평가에서 부터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 초석을 만든 명실상부한 경제대통령이었다는 평가까지, 그리고 최근에는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까지 더해져 그 논란은 날로 과열되고 있다. 아마도 개인이 가진 가치관과 배경지식 혹은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어느 사람은 전자에 어느 사람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너무 간과했을지도 모를 그 시대의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게 하고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가치를 되새김질할 기회를 주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몇번이고 다시 들춰보아야만 하는 역사, 그리고 우리의 현재

역사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것도 현대사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를 보고자 하는 관심이 아닐까? 고대사와 근대사보다 현재와 더욱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현대사, 현재를 말하는 역사이기에 조금은 민감하고 껄끄러울지 모르나 그 시간들이 가지는 가치를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그 가치를 적용할 수 있을 노력이 현재를 더욱 높은 가치로 이끌어줄테니 말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이 바로 그런 노력을 보여준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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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제15회 독일 추리문학 대상 수상작!
볼프 하스 지음, 안성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절판


꽉 막힌 도심지의 도로에서 붉은 등과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를 듣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어디서 사고가 난건가?' 구급차로 불리우는 하얀바탕의 붉은 장식이 그려진 이 차는 생명을 다루는 위급한 상황에서만 시끄러운 사이렌을 울리고 교통법규의 구애를 받지 않은채 답답하게 조금씩 꿈틀거리기만 하는 도심지의 도로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특혜받은 존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들이 어딘가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하나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때문에 그들이 답답한 도시에서 누리는 특혜에 별다른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생명을 위해 달리기 때문이다.


도심지를 질주하는 구급차와 대원, 그들의 긴박한 일상

볼프 하스의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은 바로 그 구급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는 평생에 한번 닥칠까 말까 한 촌각을 다투는 일, 그리고 그들의 그 일분 일초에 하나의 생명이 살고 죽는 일들을 매일 겪어야 하며, 그 위급한 상황이 다름아닌 그들 자신의 생존과 연결되는 직업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자면 누군가에게는 일생일대의 사건이지만 그들에게는 그저 늘 맞딱드리는 일상일 뿐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일분일초가 긴박한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일상인 사람들의 숨가쁨은 그래서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에서는 조금 색다르게 표현된다.

구급대간의 경쟁, 그리고 살인사건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의 주인공 브랜너는 형사로 재직하다가 구급대원으로 전향한 인물이다. 구급대원으로 이직하기 바로 직전에는 사립탐정으로도 잠시 일을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일을 하고 있는 구급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자신과 함께 일을 했던 또다른 구급대원, 그리고 용의자는 역시 자신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다른 구급대원이다. 두명의 동료 구급대원이 관련된 이 살인사건에 대해 브랜너는 추적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들의 사건이 단순한 사고나 원한관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다.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십자구급대와 또 다른 구급대인 구조연맹사이의 갈등에서부터 그들간의 경쟁, 그리고 그 경쟁 속에 녹아 있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드러내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십자구급대나 구조연맹 모두가 이런 비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아채는 과정은 브랜너가 그가 일아고 있는 구조대의 존재에 대해 점점 의심을 키우게 한다.


도심을 질주하는 사람들, 그들만의 사는 방식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심을 질주하는 구급대원들의 모습을 실제 옆에서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사실적인 표현력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일상인 이 상황들을 그들이 어떻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며, 때로는 이해하고 즐기기까지 하며 생활하는가에 대한 묘사 역시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색다른 표현과 무겁지 않은 이야기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는 자연스럽게 글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평범한 문장의 이야기는 아니다. 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와 여기에 꽤 복잡한 구조대간의 정치적 싸움이 얽혀들어있기 때문에 사뭇진지하고 어둡게 끌어내야할 이야기이지만 이와는 상반되게 농담과 조소가 순간순간 녹아들어 문장만으로는 이 글이 진지해야하는지 웃어야 하는지 모를 지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의 문장만이 지니는 특이한 분위기가 이야기를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으로 만든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듯 하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는 분명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맞추어 그저 사건을 해결하는데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기 보다는 사회의 어두운 모습들과 인간들의 이기심들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나는 점에 그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한다. 일분일초의 시각으로 사람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대 사이에도 이런 알력다툼이 있다는 것이 못내 씁쓸하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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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2주 당첨자 발표

11월이 시작되면서 헐리웃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꽤 많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며 개봉일을 기다리던 영화 2012년이 가장 먼저 겨울 극장가를 두드렸다. 개봉한지 몇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극장가에서는 예매율1위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솔솔 들려오니 어느정도의 흥행은 이미 보장된 것이 아닌가 싶다.

2012 [개봉일] 2009. 11. 12 

 

인도의 한 과학자가 지구 내부의 심상치 않은 변화를 감지한다. 고대 마야인들이 예연한 2012년의 지구 종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각 국가의 정상들은 인류의 완전한 종말을 막기 위해 국가간 공조를 통해 그들만의 인류생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12년은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이 줄기차게 소재로 사용해온 지구 종말을 다룬 영화들과 내용적인 면으로는 거의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다. 몇몇의 인물들에 의해 관측되는 지구의 변화, 종말의 도래, 생존을 위한 프로젝트등이 주로 다루어지는 기존의 지구 종말 혹은 재앙 영화들과 특별히 구분되는 점은 없다고 할 것이다. 때문에 2012년만의 특별함을 찾기 위해서는 이미 수 많은 재난영화를 감독해온 경험이 있는 롤렌드 에히머리 감독의 현실감 있는 연출력과 섬세하게 연결되는 인물들간의 관계, 그리고 그간의 내난 영화에서 그가 끝없이 보여주고자 했던 인류애와 가족애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영화 전체에 가장 강력하고 끈끈하게 흐르는 정서는 바로 부성애인데, 미합중국의 대통령, 무명의 소설가 그리고 자신의 안위만을 도모하려는 욕심많은 부자까지도 가정에서는 자신들의 자녀를 스스로의 목숨보다 아끼는 위대한 아버지의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화려한 영상보다 잔잔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영화에는 아이덴티티와 콘에어등으로 많이 알려진 존쿠삭과 나인야드와 아이덴티티 등에 출연한 아만다 피트가 각각 지구종말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쓴 무명작가와 그의 이혼한 부인으로 출연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배우가 동시에 출연한 아이덴티티 역시 강추하는 영화이다.




 

 

 

      <존쿠삭>               <아만다 피트>

 

투모로우 - [개봉일] 2004 .06 .03  

 

기후학자인 잭 홀 박사가 지구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상변화를 감지한다. 지구를 종말로 이끌수도 있는 이 변화에 대해 박사는 발표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나친 우려라며 박사의 의견을 묵살한다. 하지만 박사의 예상대로 지구에는 이상기후가 일어나고 박사의 아들 역시 이 이상기후 때문에 눈으로 뒤덮이기 시작한 지역에 고립되는 처지에 놓인다. 인류 앞에 놓인 자연재해의 위험을 가장 잘 알면서도 위험속으로 아들을 찾기 위해 나서게 되는 한 기후학자의 이야기가 바로 투모로우의 이야기.  

투모로우는 2012년의 감독 롤렌드 에머리히의 04년 작품임과 동시에 2012년이라는 신작 전체를 흐르는 부성애라는 요소를 이해하기 위해 꼭 보아야할 영화이기도 하다. 다른 재난 영화들이 지구를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한 영웅들의 이야기라면 롤렌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는 영웅보다는 그 위기 앞에 놓여있는 수 많은 보통사람들의 모습이 비교적 많이 담겨져 있고 그 중에서도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모로우는 지구에 닥친 위기보다 더욱 중요한 소재로 바로 이 부성애를 다루고 있다. 재난영화속에서 부성애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성애를 다룬 영화의 배경으로 재난이 등장하는 영화라는 표현이 조금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여타의 재난영화들이 화려한 화면의 구성이나 볼것 위주의 장면들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반명 롤렌드 에머리히의 재난영화들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훨씬 강하다는 것도 바로 이 투모로우를 통해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병헌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지.아이.조의 데니스 퀘이드와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유명한 제이크 질렌할이 부자로 출연한다. 







     

 

     데니스 아퀘드            제이크 질렌할

 

아마겟돈 - [개봉일] 1998 .07 .03  

 
 

지구를 향해 행성이 돌진한다. 유일한 방법은 행성에 구멍을 뚫고 그 안에 핵폭탄을 설치하여 행성을 둘로 쪼개는 것. 성공하지 못하면 지구는 행성과 충돌하여 종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바다 한 가운데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굴착전문팀을 동원하고 우주와는 전혀 관계없이 살았던 자유분방 문제아 집단인 이 팀에게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는 상황. 

앞에서 언급했던 두 영화보다 훨씬 먼저 개봉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한 영화. 바로 아마겟돈이다. CF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화면구성과 말 그대로 블록버스터였던 이 영화 역시 가장 아래에는 자신의 딸을 위해 목숨까지 아깝지 않았던 아버지의 사랑이 깔려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맘에 안드는 딸의 남자친구, 그리고 아버지와 내내 사이가 좋지 않았던 딸, 지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겠다는 영웅적인 모습보다는 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가 화려한 화면과 지구 종말이라는 영화의 소재보다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던 영화, 아마겟돈. 벌써 10년의 시간이 흐른 영화이지만 여전히 감동적이고 탄탄한 스토리와 멋진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한 영화이다. 

이미 수 많은 액션영화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던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 미래가 촉망되는 유망주 1인이었던 벤 에플렉과 당시엔 역시 유망주1인이었던 리브타일러를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이기도 하다. 아마겟돈의 O.S.T였던 I Dont Want to MIss A Thing까지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영화.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을 불렀던 가수 Aerosmith는 리브 타일러의 아버지이기도~ 

   

   브루스 윌리스             벤 애플렉              리브 타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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