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3주

대작이 아니더라도, 유명한 감독이나 화려한 출연진으로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영화가 있다. 때로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아주 사소한 내용으로, 때로는 가끔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세상의 다른 이야기들로 말이다. 11월에 들어오며 겨울시즌을 기다리는 많은 대작들이 있지만 그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받았던 한 작품, 바로 솔로이스트가 그런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에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이 있는 영화 솔로이스트가 이번주에 개봉했다.

솔로이스트 - [개봉일] 2009.11.19  
  
 

뉴욕타임즈의 기자로 일하는 스티브가 어느날 우연히 공원의 베토벤상 아래에서 줄이 2개밖에 남지 않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노숙자를 만나게 된다. 나다니엘이라는 이름의 그 노숙자는 2개의 줄만이 남은 바이올린으로 스티브의 귀를 끄는, 그리고 영화의 표현을 따르자면 도시의 소음을 씻어내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기도 하다. 신문에 연재할 칼럼의 소재를 찾던 스티브는 그가 스치듯이 말한 줄리어드에 대한 이야기가 진실임을 알게되고, 길에서 연주를 하는 노숙자 나다니엘이 한때는 촉망받던 줄리어드의 천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숙자가 된 한때 천재였던 길잃은 영혼'이라는 주제로 써내려가는 그의 칼럼은 L.A.의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고 그는 이 칼럼으로 명성과 인기를 누리게 된다. 그에게는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이었지만 나다니엘에게는 그토록 원했던 친구를 얻는 일이었다는 아주 간단하고도 어찌보면 평범한 사실을 잊어버린채 말이다.

솔로이스트는 단 한편의 영화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꽤 다양한 느낌과 의미를 전달한다. 정상인과 정신질환자라는 다수와 소수의 이야기, 백인과 흑인,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이와 노숙자라는 강자와 약자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대를 사랑하려 하는 사람과 사람들간의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솔로이스트의 스티브와 나다니엘에 투영된다. 또한 이 두 사람뿐 아니라 어린시절의 나다니엘과 그에게 일방적인 기대를 걸었던 가족들의 이야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스티브와 메리의 사이, 나다니엘을 이해하기 전에 자신의 기준에만 맞춘 도움을 강요했던 스티브의 서툰 우정들이 모두 하나의 잘 짜여진 그림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는 행복이란 꼭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칫 소홀하기 쉬운 진실과 함께 가족들간에도, 연인간에도, 친구간에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는 사랑은 결코 상대방도 자신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쌀쌀해지기 시작한 날씨에 어울리는 조금은 황량하지만 그안에서도 평화를 보여주는 영상들과 마음이 따뜻해질 감동을 느끼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솔로이스트는 그래서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림걸즈와 레이등 솔로이스트 이전에도 이미 많은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했으며 그때마다 호평을 받았던 아카데미 수상자 제이미 폭스, 그 자신도 인정받는 가수인 제이미 폭스가 솔로이스트의 주인공 나다니엘을 맡았고, 트로픽 썬더와 아이언맨으로 친숙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의 친구 스티브로 출연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준 아이언맨 2역시 내년쯤 개봉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제이미 폭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어거스트 러쉬 - [개봉일] 2007.11.29  

   

음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고 소외된 천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솔로이스트와 가장 닮은 영화를 꼽으라면 아마도 어거스트 러쉬가 아닐까 생각한다. 밴드 연주자인 아버지와 클래식을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외조부모의 의도에 의해 버려진 어거스트가 자신의 부모님을 찾기 위해 무작정 홀로 떠나는 여행. 어거스트는 거리에서 우연히 자신의 재주를 알아본 위저드에 의해 연주를 시작하지만 위저드는 어거스트의 재능을 키워주기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 급급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식으로 설명하자면 앵벌이 두목 정도 밖엔 안되는 인물이었던 것. 하지만 뛰어난 어거스트의 재능을 알아본 또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거스트는 줄리어드에서 교육을 받기에 이르고, 어거스트의 어머니일 라일라도 그녀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이를 찾아나선다. 천재소년 어거스트가 그만의 재능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자신의 음악으로 초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버려진 아이라는 아픔과 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길을 찾았던 어거스트만의 소통의 방식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그려지는 영화이다.

 어거스트 러쉬는 개봉당시 특별히 우리나라에서 작게 이슈를 끌었던 영화이다. 어거스트 러쉬에 우리나라의 타블로과 구혜선이 출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는데 사실 이들의 출연분은 거의 엑스트라에 가까운데다 그나마도 발견하기 위해서는 미리 소식을 듣고, 정보를 알아야만 가능할 순간 출연이라 살짝 아쉽기까지 했다는.. 하지만 타블로와 구혜선의 출연소식이 아니더라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윌리웡커의 선택을 받는 찰리역으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프레디 하이모어 (개인적으론 식스센스의 꼬마아이 할리 조엘 오트먼트와 매번 헛갈린다.)가 출연하고 황시에서 조지 호그 역을 맡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아버지인 루이스로 오랜 시간 수 많은 영화들에서 자신만의 연기색을 구축한 로빈윌리암스가 위저드역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과 함께 듣는 즐거움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케리 러셀           로빈 윌리암스
 

레인맨 - [개봉일] 1989.5.5


자폐증이 있으나 숫자에 비상한 능력을 가진 형 레이몬드와 가정에 융화되지 못하고 홀로 오랜시간을 살아온 동생 찰리. 자동차 중개상을 하던 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많은 유산을 자폐증을 가진 형에게 상속했다는 것을 알고 오랜시간 떨어져 살던 형의 보호자가 되기로 한다. 병원에 있던 형을 데리고 나와 함께 하는 여행 중에 그의 형이 숫자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능력을 이용해 도박으로 돈을 따는 등 점점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기만 하는데, 순탄치 않은 여정이 될 것만 같았던 그들의 여행 속에서 점점 그들은 그들만의 과거에서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찾아간다.


레인맨은 사실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명작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라는 두 명의 스타 배우를 최고의 명배우로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이 영화한편으로 기록한 수상경력만해도 수 없이 많고 더스틴 호프만에게는 특별히 많은 상을 받게한 작품이니 말이다. 자폐라는 병을 가진 소외된 한명의 사람이 남겨진 가족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이에게 때로는 그만의 방식으로 잃어버린 의미를 되찾아줄 수 있다는 것을 형제와 가족의 이름으로 그려내는 영화.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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