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한국의 탄생
조우석 지음 / 살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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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나 근대사에 비교하여 본다면 현대사에 대한 연구는 역사학자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언제나 불편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른뒤 역사적 사료들을 뒤져 조명하는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생존해있는 현재의 인물들에 대한 기록이며 평가이기 때문이다. 오랜시간이 흘러 자국의 역사라도 어느정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을때 내리는 역사적 평가도 수 없이 많은 번복과 재평가를 겪어야 하는 것인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평가하려 한다면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는 잡음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현대사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다.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어지는 현대사의 시작.

박정희라는 한명의 권력자가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던 한 시대의 끝. 그 해는 1979년이었다. 우연이긴 하지만 내가 태어난 해 역시 바로 그 해 1979년이다. 그래서 나는 박정희라는 이름의 권력자에 대해 어른들의 전해지는 말들과 학창시절 살짝 보았던 글들, 그리고 최근에야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그 시간의 기록과 평가들을 보는 것으로 그 시간들을 만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바로 윗 세대인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살았던 시대, 바로 그 시대의 우리나라의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한 세대가 움직이고 난 다음 그래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태어난 것이다. 박정희라는 권력자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단어를 들라면 바로 독재가 아닐까 싶다. 유신정권으로도 이름지어지는 그의 정치관, 그리고 오랜 시간을 권력자의 자리에서 국가의 원수로 보냈던 기록은 그를 독재의 표상이자 장기집권의 대표자처럼 인식하게 했다. 최소한 나에게는 말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한 명의 사람으로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바로 그 박정희라는 이름의 권력자가 이루어낸 업적을 국가적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자는 의미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재와 장기집권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들 사이에서 자칫 잊혀지거나 평가절하되었을지도 모를 그 시대의 가치에 대해 현재의 시각이 아닌 시대의 시각을 적용하여 조금더 긍정적으로 평가해보자는 바람. 그 바람을 담은 책이 바로 <박정희 한국의 탄생>인 것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그래서 단지 권력에 집착했던 독재자의 모습은 살짝 밀어두고 한 나라의 국가 원수로서 그가 보여주었던 국가에 대한 애정과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워지는 우리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의 모습, 또 현재의 우리를 존재가능하게 한 기초사업들을 착실하게 이루어낸 최고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그가 그렇게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많은 분야에 폭넓은 식견을 가지고 애정어린 시선을 나누기 위해 애쓸 수 있었던 그의 인간적인 배경을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버무려서 말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그래서 박정희라는 권력자의 모습이자 박정희라는 인간의 모습에도 집중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박정희라는 이름의 권력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지독한 권력욕으로 오랜 시간을 권좌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았던 독재자라는 평가에서 부터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 초석을 만든 명실상부한 경제대통령이었다는 평가까지, 그리고 최근에는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까지 더해져 그 논란은 날로 과열되고 있다. 아마도 개인이 가진 가치관과 배경지식 혹은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어느 사람은 전자에 어느 사람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은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너무 간과했을지도 모를 그 시대의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게 하고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가치를 되새김질할 기회를 주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몇번이고 다시 들춰보아야만 하는 역사, 그리고 우리의 현재

역사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것도 현대사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를 보고자 하는 관심이 아닐까? 고대사와 근대사보다 현재와 더욱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현대사, 현재를 말하는 역사이기에 조금은 민감하고 껄끄러울지 모르나 그 시간들이 가지는 가치를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그 가치를 적용할 수 있을 노력이 현재를 더욱 높은 가치로 이끌어줄테니 말이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이 바로 그런 노력을 보여준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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