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이제 곧 어린이들이 방학을 맞이하고 본격적으로 극장가를 찾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극장나들이를 하는 가족단위 관객들도 꽤 많고, 크리스마스와 신년이라는 비교적 말랑말랑한 시즌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 시기가 되면 극장가에는 환상과 즐거움, 혹은 유쾌함을 무기로 한 작품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올해도 역시 그런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끼어있는 이번주엔 바로 그런 작품들이 2개가 동시에 개봉했다, 바로 <파르나스서 박사의 상상극장>과 <셜록홈즈>이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개봉일] 09.12.22

 

이곳저곳을 떠돌며 사람들의 상상을 실현시켜주는 공연을 펼치는 상상극장, 그 상상극장에는 단장인 파르나서스 박사와 그의 딸 발렌티나, 그리고 함께 공연을 하며 떠돌아다니느 안톤과 퍼시가 있다. 발렌티나의 16번째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파르나서스 박사는 부쩍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술을 마셔대고, 발렌티나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녀의 생일을 앞두고 그토록 불안해하는 이유는 듣게 된다. 악마와의 내기에서 이겨 영생을 얻었던 파르나서스 박사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젊음을 걸고 딸이 태어나면 16살이 되는 해에 그 딸을 데려가기로 한 것이다. 이제 악마가 나타나 사랑하는 딸 발렌티나를 데리고 가기까지의 시간이 채 몇일도 남지 않은 시간에 악마는 다시 파르나서스 박사에게 접근해 이번에는 딸 발렌티나를 두고 다시 한번 내기를 하자고 한다. 바로 5명의 영혼을 얻는자가 이긴다는 내기이다. 이 내기에서 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파르나서스를 돕는 안톤과 비밀을 간직한채 목을 매달아 죽어있던 남자 토니는 상상극장의 모습을 직접 경험하게 되는데..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상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꿈꾸는 상상, 그 상상의 능력과 그 상상 아래 깔려 있는 자신의 욕망,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모두 이겨내는 부정과 꿈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자신의 딸을 악마에게 뺏길까 두려워 어느곳에도 보내지 않는 파르나서스 박사, 그리고 그저 평범한 것들을 가장 아름다운 꿈으로 간직한 16살의 소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상상까지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욕심들이 과장되고 아름답지만 때론 잔인한 영상으로 보여진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극장에서 영화 본편을 상영하기 직전에 보여주는 예고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조니뎁과 주드로, 콜린파렐이라는 헐리웃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는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는 히스레저가 남긴 유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크나이트라는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역을 연기했던, 그리고 그 연기로 최고의 조커라는 평을 받았던 젊고도 뛰어난 배우 히스레저, 그가 그 역할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죽음을 선택했을것이라는 추측을 남긴채 숨을 거두고, 이제 다시 그를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많은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지금 시점에 다시 이 영화 한편으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주는 호기심과 흥분은 충분했다고 할 것이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작품 그 자체는 어땠냐고? 사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글을 작성하고 있는 나 자신은 꽤 위트있고 오버스럽지만 그 자체만으로 유쾌한 영화적 설정들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영상과 어울려 재미있는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영화가 끝난 다음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극단적이었기 때문이다. 둘 중의 하나였다. "재밌다~~~~" 혹은 "내용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 그러니 영화를 관람할 예정인 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고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예상밖의 대단한 영화가 될 수도, 혹은 돈 아까운 영화가 될 수도 있는 양극단의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참, 이 4명의 배우가 뭔가 고정된 역할을 맡아 주구장창 나오는 영화라는 기대는 버리고 가는것이 좋다. 서로 만나는 일은 없으니 말이다.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해 끝내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그 상상에서도 나락으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는 토니 역에는 이제는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어 슬프기만한 히스레저가, 부유한 중년 여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대상으로 변한 토니역에는 언제나 존재만으로 100%환상의 대상이 되는 조니 뎁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자신의 상상속의 토니에는 미남배우의 대명사 주드로가, 악마와 아버지의 내기에 분노한 나머지 자신의 상상속으로 들어간 발렌티나의 상상속 토니에는 헐리웃의 나쁜남자 콜린파렐이 출연한다.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 

찰리와 초콜릿 공장 - [개봉일] 05. 09.16 

 

가난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언제나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밝은 소년 찰리. 찰리는 1년에 한번 자신의 생일에만 초콜릿을 먹을 수 있고, 매일매일을 양배추 수프로 연명하는 가난한 집의 아이이지만 언제나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착한 아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윌리웡커 초콜릿을 생산하는 윌리웡커의 초콜릿 공장에서는 어느날 전 세계의 윌리웡커 초콜릿을 구매하는 아이들 중 5명을 뽑아 오랜시간 누구에게도 개방하지 않았던 윌리웡커의 초콜릿공장을 견학시켜주는 황금티켓 이벤트를 진행하고 찰리는 그 마지막 주인공이 되어 웡커의 초콜릿 공장을 방문하게 된다. 아주 오래전에 그곳에서 일했던 자신의 할아버지와 함께 말이다.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획기적이고 신기하기만 한 웡커의 초콜릿 공장을 방문하게 된 다섯 아이들, 그들은 공장을 견학하며 한명씩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팀버튼 사단의 05년 작품이다. 사실 이 영화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것은 팀버튼과 조니뎁, 그리고 헬레나 본 햄 카터라는 팀 버튼 군단의 이름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전의 작품에서도 그래왔고, 내년 개봉할 예정이라는 이상한 나라 엘리스등의 이후 작품에서도 기대되는 바로 그것, 그만의 기묘한 상상력과 천재성이라는 말로 압축하여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1년에 한작품 이상은 잘 만들지 않는 팀버튼, 그나마도 2~3년의 공백기가 존재함은 그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영상에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만큼 매작품 공을 들이는 감독으로도 유명한데. 여기에 가위손으로 시작되는 조니뎁과의 찰떡궁합까지 더해져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마나 여전히 기묘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팀버튼만의 동화가 표현된 곳이 바로 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찰리라는 이름의 소년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어린이를 위한 개과천선용 권선징악 교육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지만 찰리와 함께 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방문한 나머지 4명의 아이들이 초콜릿 강물에 빠져 익사의 위험에 처하고, 지나친 승부욕으로 하지 말라는 짓 하다가 온 몸이 보라색인 초대형 블루베리 풍선이 되어버리고, 욕심사납게 성질부리다가 쓰레기 소각장으로 떨어지고, 게임 좋아하다 브라운관 안으로 빨려들어가 초소형 아이가 되어버린 나머지 원래 길이로 늘리는 과정에서 엿가락처럼 휘청거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보이게는 다소 호러 혹은 괴기스럽지 않을까? 아름다운 영상과 독특한 이야기구조로 동화를 살짝 비틀어 상상력을 발휘한 팀버튼의 이야기 스타일이 여지없이 드러난 호러무비에 가깝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총 천연색의 아름다운 색감과 어거스트러쉬로 유명한 아역배우 프레디 하이모어의 천진하고 맑은 눈동자, 그리고 헐리웃 최고의 스타일리쉬 비주류선호 배우 조니뎁의 조화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약간의 뱃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엄마만 안들었을때 저렇게 된다는 협박 혹은 교육용 무비로도 괜찮을법한, 그러나 여전히 조금은 무서운 팀버튼의 환상의 세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

웡커 초콜릿의 웡커 역에 팀 버튼의 영원한 페르소나 조니뎁, 다른 쟁쟁한 경쟁자들을 이기도 웡커의 선택을 받는 착한 아이 찰리역에는 어거스트러쉬로 유명한 프레디 하이모어가, 젊은 시절 웡커 초콜릿 공장에서 일했던 추억으로 찰리의 보호자로서 공장에 함께 가는 찰리의 할아버지 역으로는 데이빗 켈러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난한 집에서 온 가족을 부양하는데 군소리 한번 없이 고생하는 찰리의 엄마 역에는 팀버튼의 연인이자 또 한명의 팀버튼 사단 멤버, 헬레나 본 햄 카터가 출연한다.


조니 뎁


프레디 하이모어 


데이빗 켈리 


헬레나 본햄카터 


그림형제 - [개봉일] 05.11.07



전국을 떠돌며 귀신을 퇴치하는 것으로 돈을 벌며 살아가는 윌과 제이크, 그러나 사실 이들은 사기꾼 퇴마사이다.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도중 정부가 이들의 사기행각을 눈치채고 이들에게 벌을 내리려 하는데, 목숨이 걸려있는 이 상황에 그림형제는 자신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그 협상이란 바로 소녀들이 사라지는 숲으로 그들을 보내 이유와 함께 소녀들을 구해오라는 것. 비밀이 있는 숲에 들어가 소녀들을 구해야 하는 위기에 놓이게 된 사기꾼 퇴마사 그림형제, 그들은 과연 소녀들을 구할 수 있을까?

그림형제는 앞서 언급했던 두 편의 판타지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비교해볼때 상당히 차이를 보이는 영화이다. 일단 영상과 화면의 구성부터가 확연히 다른 느낌을 전달하는데 앞서 언급한 작품들이 파스텔톤의 총 천연색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환상과 상상의 나라에 속한 것임을 100%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비해, 그림형제는 약간은 그로스테크적이고 어찌보면 빈티지 느낌이 나는 암울한 화면을 통해 인간의 위로 향하는 아름다운 환상이 아닌, 반대쪽에 위치하는 조금은 음습하고 암울한 분위기들을 더욱 강조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맷 데이먼화 히스레저라는 헐리웃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 이외에도 이들의 배역 자체도 당시 화제가 되었었는데, 실제 맷 데이먼이 히스레저보다 상당히 연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맡은 역할은 히스레저가 형, 맷 데이먼이 동생이었다는 것. 그러나 영화속에서 이들의 실제 나이가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등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역시 연기력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가보다. 물론 맷 데이먼이 동안이고, 히스레저가 다소 노안이기는 하지만...) 그림형제는 사실 그림형제라는 다소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 안에 꽤 많은 동화들을 섞어 놓고 있기도 하다. 이른바, 서로 다른 그림동화 믹스 앤 매치라고나 할까? 라푼젤부터 백설공주까지 수 많은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그림형제 바로 그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지는 이야기. 그래서 그림동화라는 시대를 가로질러 인정받는 그 동화가 어쩌면 그림형제 자신이 경험했던 환상 혹은 현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영화. 바로 그런 영화가 그림형제이다.

그림형제는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와 굿 윌 헌팅등의 주인공인 헐리웃 브레인 맷 데이먼이 동생 윌의 역을,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난 배우 히스레저가 형인 제이크 역으로 출연한다.



멧 데이먼


히스 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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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드디어 이번주에는 연말의 즐거움을 한껏 만끽하게 해주는 크리스마스가 있다.
연말연시는 언제나 북적이게 마련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그 북적임이 즐거운 비명으로 바뀌고,
매년 돌아오는 이 시기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는 알 수 없는 기대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극장가도 마찬가지라서, 해마다 이 시즌이 되면 수 많은 대작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곤 하는데..
올해는 특히 볼만한 영화들이 많은 풍성한 극장가가 아닌가 해, 극장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중 다른 외화들보다 몇일 먼저(월요일 개봉은 흔한일이 아니라 신기하다.)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영화가 있다.
언제나 무게감있거나 혹은 신비감 있는 역할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미청년 강동원,
그가 연기하는 유쾌한 한국형 히어로 무비, 바로 전우치이다.

전우치 - [개봉일]09.12.23
(정식개봉일은 23일이지만 이미 21일부터 일부 극장에서 개봉. 유료시사회인듯..함)



 

500년 전의 조선시대, 세상을 어지럽히며 활개치고 다니는 요괴를 잡아 봉인한후 3000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마법의 피리를 불어 요괴들의 마성을 잠재우던 과정에서 말단신선이 하루를 잘못 계산하여 요괴들이 세상에 사태가 벌어진다. 신선들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들을 잡아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천관대사의 제자인 전우치가 화담의 요괴소탕작전에 끼어드는 상황이 연출된다. 신선들은 이 일로 천관대사를 찾아가게 되고, 화담의 정체를 파악한 천관대사는 화담에게 살해를 당한다. 신선들은 천관대사의 죽음이 제자인 전우치의 소행이라 생각하게 되고 전우치를 그림속에 가두어놓고 봉인한다. 전우치는 화담이 노리던 피리 반쪽을 가진채 500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림속에 갇히고, 500년후의 대한민국에서 다시 나타난 요괴를 소탕하기 위해 불려내진다.

사실 전우치는 꽤 오래전부터 극장가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 관심작이었다. 그동안 다소 무겁거나 신비로운 이미지의 주인공들을 연기해오던 강동원이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르게 코믹하고 철없는 과거 속 도사로 출연한다는 것부터가 꽤 신선했기 때문이다. 꽃미남의 대명사로 불리우며 많은 여심을 설레이게 했던 강동원, 그가 연기하는 코믹하고 즐거우며, 조금은 철없는 망나니 도사 전우치는 어떠할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특히 많은 여성들이 궁금해한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유료시사회의 형태로 일반적인 극장의 영화개봉일로는 다소 이례적인 월요일에 개봉하여 상영되기 시작한 이 영화의 상영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매우고 있었다. 그것도 특히 여성들이...영화는 어땠을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동원의 코믹도사 전우치는 상당히 재미가 있다. 시종일관 길고 긴 그의 기럭지와 요소요소마다 웃음을 놓치지않게 하는 즐거운 장면들은 2시간 20분여의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여기에 연기력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이윤석과 유해진, 그리고 천관도사로 출연하는 백윤식과 보쌈당하는 과부 임수정에 전우치를 늘 따라다니며 돕는 초랭이 유해진, 다소 방정맞고 연기력 부족한 영화배우로 출연하는 염정아까지 모두가 자기 역할을 100% 확실하게 해내고 있기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고 해야할까? 한국형 액션 히어로 무비라는 선전 타이틀에 어울리게 확실히 한국적인 배경과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확실하게 변신시킨 영화 <전우치>, 올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확실히 재미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500년 봉인에서 풀려나 요괴 소탕작전에 투입된 도사 전우치 역할에는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천관대사를 죽이고 전우치와 대치하는 요괴의 수장 화담에는 이윤석이, 500년전에는 과부로, 현재에는 전우치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또 한명의 묘령의 여인 역에는 임수정이, 전우치와 500년 동안 함께 봉인당해 다시 돌아온 전우치의 친구 초랭이 역에는 언제나 영화의 양념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배우 유해진이 출연한다.


강동원


이윤석 


임수정 


유해진

홍길동의 후예 - [개봉일] 09.11.26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던 홍길동, 탐관오리를 혼내주고 그들의 재물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었다던 의적 홍길동. 그 홍길동의 자손들이 대대손손 가업으로 도둑질을 하며 현재까지 그 의적활동을 멈추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영화 홍길동의 후예, 대학강단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아버지와 평범하고 꼼꼼한 손길로 가족들을 위한 식탁을 준비하는 어머니, 그리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큰 아들과 아직 고등학생인 작은 아들이 이루고 있는 이 가정에는 홍길동의 제17대손과 18대손이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현직에서 물러서 현장을 지휘감독하고, 어머지는 주변을 살피는 보안을 해체시키며 큰아들은 직접 홍길동으로 분해 잘못된 방법으로 부를 얻어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이정민의 재산을 꾸준히 훔쳐낸다. 작은 아들은 아직 미성년자라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다-_-;; 18대손으로 현장에서 홍길동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홍무혁에게는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인 송연화가 있는데 알고 보니 이 연화의 오라버니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열혈검사. 의적 홍길동과 의적도 도둑이니 잡아넣어야 한다는 검사형님. 그리고 그들의 공공의 적 이정민이 엮어내는 즐거운 영화. 

바로 몇주 앞서 개봉한 한국형 액션 히어로 무비 홍길동의 후예, 전우치라는 이름에 비해 훨씬 잘 알려져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홍길동이라는 역사속 인물을 소재로 만들어진 코믹 액션물로 이미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속편 제작의 기획에 들어간것으로 알려진 홍길동의 후예. 잘 알려진 영웅담을 현재라는 새로운 배경에 맞게, 그러나 너무 과장되거나 동떨어진 모습이 아닌 정말 우리들 중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서민적인 모습과 평범한 설정들이 조금더 친숙한 영웅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친밀형 액션 무비이기도 하다. 영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범수나 그의 가족을 연기하고 있는 박인환, 김자옥등의 중견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도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 영화의 구석구석에 즐거움을 주는 설정들이 가득하고, 그 동안 조금은 빈티나고, 촌스러운 역할을 도맡아 했던 성동일이라는 배우가 검사역할을 하면서 더욱 눈에 띄는 즐거움과 변화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언뜻 액션무비의 주인공은 길고 쭉쭉 뻗은 꽃미남들이 해야한다는 고정관념대신, 이범수라는 코믹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베테랑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출연시킴으로서 조금 더 한국적인 영웅(?)의 모습을 만들어냈다는데 의의를 둘 수도 있으리라. 전설이나 설화등의 환상을 결부시키기 보다는 그들의 후예가 지금도 가업을 이어간다는 비교적 현실적인 설정을 시작으로 현대적 영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최근 좋은 흥행성적을 거둠으로써 속편제작에도 들어갈 계획이 생겼다고 하니 다음편 홍길동의 후예에서는 또 어떤 즐거운 연기로 이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해보아야 겠다.

 현대판 홍길동인 홍길동의 18대손 홍무혁 역에는 온에어와 킹콩을 들다로 최근 많은 사랑을 받은 이범수, 홍길동과 이정민을 모두 잡아넣고 말리라는 집념을 불태우는 열혈검사 송재필에는 성동일, 갖은 비리와 만행으로 홍무혁과 송재필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이정민 역에는 역시나 특유의 연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코믹배우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 김수로, 무혁의 여자친구이자 재필의 여동생인 연화 역에는 이시영이 출연한다.

 
이범수

 
성동일 

  
김수로 


이시영 

아라한 장풍 대작전 - [개봉일] 04.04.30


 

그릇된 목적으로 자신의 힘을 쓰는 악인들을 혼내주겠다는 일념으로 경찰이 된 상환, 그러나 경찰이 된 후 사회의 잘못을 바로잡기 보다는 그들의 힘에 굴복하는 비참함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신세가 된다. 어느날 그런 상환에게 "마루치"가 될 재목이라며 접근한 칠선이라는 이름의 도인, 상환은 칠선의 딸 의진에게 반해 그녀가 아라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도 마루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은채 칠선의 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장풍을 알려주겠다는 칠선은 상환에게 허드렛 일이나 시키고, 장풍같은 고수들의 기술을 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칠선이 봉인한 악인 흑운이 봉인에서 빠져나오게 되고 이제 세상은 진정한 마루치가 탄생해야하는 절대절명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개봉당시 다소 특이하고도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설정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잡아끌었던 영화이다. 어린 시절 한번쯤은 들어보았던 이름 마루치와 아라치, 만화영화에서나 들었던것 같은 그 캐릭터들의 이름을 끌어와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속에 묻어놓고 그들중 진정한 영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져다 준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전반부에 소개되는 생활의 달인들도, 그래서 그 설정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앞에서 보았던 전우치가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끌려와 벌이는 일이고, 홍길동의 후예가 과거 영웅의 후손들을 설정했다면,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이런 환상과 현실감들이 적절히 믹스되어 두 작품의 중간정도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개봉당시, 안성기라는 국민배우의 유쾌한 모습을 다시한번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영화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고, 김두홍이라는 잘 알려진 무술감독이 스턴트가 아닌 직접 출연을 한다는 점으로도 꽤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이다.

장풍 배우러 왔다가 악당과 맞서 싸우는 마루치가 되기 위해 허드렛일부터 하게 된 경찰 상환의 역에는 류승범이, 상환을 결정적으로 그곳에 머물게 한 아라치 의진역에는 윤소이가, 상환을 마루치로 훈련시키는 칠선은 안성기, 그리고 봉인에서 풀려나 세상을 위협하는 악인 흑운 역에는 무술감독으로 유명한 정두홍이 연기했다.


류승범

 
윤소이


안성기

 
정두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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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 민음사 모던 클래식 6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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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글을 읽을 때 그 글의 장르나 소재와는 무관하게 보편적으로 비슷한 몇가지 기대를 건다. 권선징악이라든지, 희미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진실이라든지, 혹은 밝게 빛나는 희망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좌절하기 보다는 힘을 얻고, 분노하기 보다는 기뻐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비록 그렇지 못할지라도 사람의 상상력과 그 사람의 의지로 창조해내는 미지의 세계에서만큼은 조금 더 아름답게 살고 싶기 때문에 말이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글의 마디마디 마다 모두 처절한 비명이 있고, 한줄한줄에 잔혹한 현실과 외면하려 애쓴 과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면 말이다. 아마 그것이 너무도 분명한 현실이라도 사람들은 그것을 읽고 싶어하지 않을것이다. 애써 고개 돌리고 외면해온 현실을 글을 통해 대면해야하는 것은 자신의 치부를 마주 보는 것과 다름없는 고통일테니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
<핏빛 자오선>은 한 마디로 규정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다. 일반적인 소설들과는 그 분위기나 전개, 그리고 표현의 방식까지 어느 한 구석도 평범하지 않고, 때문에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부터 한참을 헤매이게 했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이 책이 화려한 미사어구나 어지러운 표현력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읽어내리기조차 어려운 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그 동안 읽어왔던 이야기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 그 이야기 자체가 너무도 충격적이었기에 내가 이해하는 이 내용들이 정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인가에 대해 스스로 수없이 의문을 가져야 했다는 것이 적절한 말이 되지 않을까? 아마 그것은 너무도 충격적인 내용들이 계속해서 벌어지지만, 그저 원래 그랬다는듯이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없었던 이 글만의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갔던 잔인한 시대.
<핏빛 자오선>의 시대는 제목처럼 선혈이 낭자하다. 멕시코에 고용된 용병들, 거칠고 위협적인 아파치를 잡아 그들의 머리가죽을 돈으로 바꾸어가며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기에 그 이야기는 그 자체로 죽음이고, 붉은 피의 색을 지닌다. 영화로 만들어져 내 눈앞에 펼처진다면 고개도 똑바로 들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지 않아을까 싶을만큼 잔인한 살인의 연속, <핏빛 자오선>의 사람들은 사람을 죽이고, 그 죽음으로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는 죽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죽음에 익숙하고, 살인으로 돈을 벌며, 죽음과 가까이에서 죽음을 지배하기도, 혹은 그것에 일순간 자신이 지배당하기도 하는 하루앞을, 혹은 한순간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핏빛 자오선>은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대로 너무도 잔인한 장면을 그저 일상처럼 주절거린다. 마치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이야기를 하는것처럼, 매일 일어나는 그저 평범한 일인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런 무감각함은 그 시대의 그들이 살아았던 일상이기에, 글의 분위기처럼 매일 일어나는 정말 평범한 일이었던 것이다. 자세한 설명보다는 그냥 그랬다는 식의 말투로 끝없이 이어지는 살인의 현장에서 이 책은 그 시대의 붉은 피와 사람의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가지는 살아남아 있다.
<핏빛 자오선>자오선의 주인공은 소년이다. 어린 나이에 불행한 시대를 살고, 그 자신도 자연스레 죽음에 가까워져 살아야했던 소년, 우연히 아파치의 머리가죽을 벗겨 돈으로 바꾸어 살아가는 용병대에 입대한 그 소년은 이름도 없고, 자신을 중심으로 사건이 돌아가지도 않지만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아니 정확하게는 마지막까지 의미를 부여하는 분명한 주인공이다. 피로 얼룩진 세상. 그 피가 자신의 삶을 이어주는 수단이 되는 잔인한 세상에서 주인공인 소년만이 유일하게 순수의 존재로 남기 때문이다.




미국인이 그려낸 미국의 잔인한 역사
수 많은 평론가들은 <핏빛 자오선>속에서 미국의 잔인했던, 그리고 그 잔인함으로 자신들의 땅을 다졌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 작가 자신이 그 미국땅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이기에 더욱 빛나는 것이라고도 한다. 한 나라의 역사,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외면하려는 과거의 어느 시점을 글로써 이야기하고, 자신의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치부라도 언젠가는 다른 이들이 볼 수 있게 고백해야한다는 듯 말하는 이야기, 그러나 그럼에도 그들에게 작은 희망의 소년이 있었다는 이야기, 그 이름없는 소년이 지금의 미국을 만든, 당신의 아버지, 그분의 동료, 그리고 바로 당신이라는 이야기, 코맥 맥카시가 이 잔인하고도 처절한 피로 물든 이야기를 꺼낸 것은 어쩌면 바로 그런 희망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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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르 : 온화한 빛의 화가 마로니에북스 Art Book 20
스테파노 추피 지음, 박나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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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대부분은 그 책에서 작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상상하고, 창조하여 쓰는 글일지라도, 그 글의 어느 구석에서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생각, 그리고 그 마음속의 그림자까지도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기 때문에 말이다. 작가가 글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면, 다른 이들은 어떨까? 작곡가는 음악을 통해, 연주자는 연주를 통해, 가수는 노래를 통해, 그리고 예술적 재능이 없는 우리는 그저 끄적이는 한줄의 메모와 일기를 통해, 혹은 걸음과 손짓을 통해 자신을 내보이지 않을까? 그림을 그리는 재능을 가진 화가가 그들의 그림을 통해 자신을 드러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을테고 말이다.

네델란드, 그 나라의 미술가에 길이 남을 위대한 화가 베르메르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이라는 한편의 작품으로 유명한 베르메르, 북구의 모나리자라는 이름을 별명으로 가지고 있다는 이 한장의 그림은 사실 우리에게 너무도 유명한 명화에 속한다. 그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이들에게도 이미 동명의 영화나 소설들로 그 모습들이 익숙해진 그림. 그래서 베르메르라는 화가의 이름보다 그 그림 한장의 이름이 더욱 유명하기도 한 신비한 그림의 작가 베르메르,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추상화도 아니고, 어둡거나 혹은 거대한 진실을 담은 성서속의 비밀에 대한 그림도 아니기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베르메르의 여러 작품들은 그래서 이 책을 펴는 순간 "아!"라는 외마디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그가 살았던 네델란드와 17세기 시대, 그리고 그의 삶.
<베르메르:온화한 빛의 화가>는 그저 그림을 소개하고 그림을 해석하는 책이 아니다. 베르메르라는 한명의 작가를 테마로 하여 그의 전 생애와 알려지거나 혹은 조금은 비밀스럽게 남아있는 그의 인생이야기를 꺼내어 그의 삶이 존재했던 당시의 시대와 더불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는 베르메르와 베르메르의 그림 뿐 아니라, 17세기 네델란드의 사회상과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베르메르라는 화가와 그가 그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조금 더 적극적인 시도가 책 전체에 담겨있는 것이다.

사람의 삶을 그렸던 화가, 베르메르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이 한 권의 책이 시대사나 베르메르의 개인사에 치우쳐 정작 중요한 그의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는 내용을 담은 것은 아니다. 그의 일생을 비추어 그가 그 시간을 살며 그려내었던 그림들의 주된 소재와 당시의 미술계의 분위기등을 설명하고 그가 왜 그의 그림에서 그런 소재를 선택했는가를 스스로 이해하고 공감하게 하는 내용이라는 설명이 조금 더 정확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은 베르메르의 그림에 영향을 미쳤던 또 다른 이들의 그림과 동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거나 후세에 같은 시대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다른 화가들의 작품들을 함꼐 설명하는 배려도 보여준다.


베르메르, 그를 위한 사전
이 책은 연도별로 당시의 시대상과 그의 삶, 그리고 그 시점에 탄생한 명화들을 설명한다. 그가 화가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베르메르라는 한명의 화가를 위한 연도별 사전쯤 된다고 설명하는것이 맞을 듯 하다. 덕분에 그 동안 친숙하게 보아왔던 베르메르의 수 많은 작품이 이제는 당시의 시대와 어떤 연관이 있었으며 베르메르 개인의 삶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다.

그림은, 사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멀거나 혹은 동떨어진 세계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림 한장을 보기 위해서 평론법을 배우고 미술사를 배워야 할것 같은 압박, 아마도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보다 조금 더 멀게 느껴지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우리도 이런 유명화가의 그림보다는 즐거이 읽을 수 있는 만화를 조금 더 좋아하니 말이다. 하지만 대중 음악이 그 위상을 높여가듯, 만화도 이제는 그 위상이 날로 높아만가고 리히텐슈타인이나 앤디워홀등의 팝아트 작가들이 고전과 만화의 중간계를 형성하며 엄청난 인기를 몰고 있는 것을 상기한다면 명화라 불리우는 누군가의 그림과 우리가 읽는 작은 책자 속 만화의 위치도 어느 순간엔 일직선상에 놓이게 될지 모를 일이다. 그 순간이 되면 만화를 좋아하는 우리는 램브란트의 그림과 작은 책자 속 만화를 동일한 거리에서 볼 수 있게 될까? 아마도 그렇진 않을 것 같다. 우리에게 이런 명화들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들이 우리와 멀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이니 말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조용히 화랑을 거닐며, 명화한편에 감동할 수 있는 여유를 그려본 사람이라면,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 해야하는 전문적인 공부가 아닐지라도 이렇게 작은 책자 하나로 만나는 누군가의 그림과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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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3주

현대 의학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가끔 그런 꿈을 꾼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게 해주는 또 다른 나라는 존재 말이다.
나처럼 움직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만 나는 아닌 존재.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대체인류이고, 복제인간이며, 클론이고, 아바타이다.
과거에는 환상에 지나지 않았지만 점점 과학이 발전을 이루며 그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는 이같은 대체 인류에 대한 가능성은 영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며 종종 영화의 소재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12월 연말을 노리고 줄줄이 개봉하는 대작들 중에서도 바로 이런 상상을 기초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대작의 분위기를 솔솔 풍기는 영화. 바로 아바타이다.

아바타 - [개봉일] 09.12.17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퇴역한 전직 해군 제이크는 어느날 강도를 당해 살해당한 형을 대신해 형에게 맞춰 개발된 아바타의 조종사 자격으로 판도라라는 이름의 새 행성으로 향하게 된다. 판도라는 대기중에 인간에게 유해한 독성이 있고, 지구와는 다른 환경으로 인해 인간에게는 위험한 조건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 행성에서 채취가능한 자원들이 지구의 에너지원으로 활용가능하다는 사실 때문에 자원의 채취를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해 판도라 원주민인 나비의 모습에 인간의 의식을 적용가능한 아바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크는 살해당한 형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쌍둥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형이 조종하기도 되어 있던 아바타를 대신 조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바타를 조종하며 자유로운 두 발을 얻게 된 제이크는 그간 아바타를 조종해온 과학자들과는 다른 해군으로서의 근성때문에 나비족에게 새로운 인물로 지목되게 되고, 그들의 선택을 받아 그들 종족의 일원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대상으로 선정된다.

아바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화이다.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감독의 이름이 말해주는 기본적인 기대감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대작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것은 물론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영상으로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영화이기도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영화적인 즐거움 아래 가라앉아 있는 나와 너의 차이에 대해 보이지 않게 의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분명 살아있고 생각하는 숨쉬는 존재인 나비를 인간이 아닌 새로운 존재라는 인식만으로 무참히 짓밟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취하기 위해 양심의 거리낌 없이 학살을 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꼭 우주에 가지 않더라도 현재 지구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전쟁을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같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사상의 차이, 경제적인 이유, 그리고 적자생존이라는 간단한 이유를 들어 살인을 계속하는 인류, 그 인류의 모습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비족을 공격하는 쿼리치 대령의 모습에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화려한 영상미와 아름다운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이지만 조금 뒤로 물러서본다면 인류를 향한 나와 너, 우리와 너희라는 경계의 잔인함을 한번쯤 생각해볼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터미네이터 미래의 전쟁에서 얼굴을 비춘 샘 워싱턴이 제이크 역을 맡았고, 비록 인간의 모습으로 연기를 하진 않았지만 제이크를 사랑하는 나비족의 여인 네이티리 역에는 내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조 셀더나가 출연한다. 조 셀더나의 모습은 애쉬든 커쳐와 연기한 게스 후?와 머라이어캐리의 연하남편으로 유명해진 닉 캐논과 연기한 드럼라인에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는 시고니 위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샘 워싱턴

 
조 셀더나

 
시고니 위버


써로게이트 - [개봉일] 09.10.01

 

인간이 직접 어떤 활동도 할 필요가 없는 미래의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써로게이트라는 이름의 대리자 역할의 기계를 운영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저 집에 박혀 써로게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생계활동을 비룻한 모든 생활을 하게 되고, 써로게이트는 개인의 취향대로 혹은 스타일대로 바꾸어가며 구입이 가능하다. 인류는 진짜 인간의 존재에 더 이상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써로게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써로게이트라는 기계를 통해 자신을 감추고 더이상 어떤 노출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써로게이트를 공격하는 것으로 써로게이트 뿐 아니라 그 써로게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주체인 인간에게도 위협이 되는 무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이 무기를 이용해 써로게이트 운영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써로게이트는 아바타와 비슷한 설정의 영화이다. 인간과 인간이 조종하는 인간 대리자의 존재라는 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는 아주 다르다. 아바타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인류를 대하는 인간의 이기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써로게이트는 써로게이트라는 대리의 존재 속에 숨어버린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움직이는 욕심과 치명적인 힘에 대한 열망은 결코 숨겨질 수 없는 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가장 불쾌한 부분들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음은 비슷한 점이라 하겠지만 아바타는 인간 대 다른 존재의 설정임에 반해 써로게이트는 그저 인간 그 자체의 이기적인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또 모두가 한번쯤은 상상해보았을것 같은 소재, 바로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삶을 살아준다면, 혹은 나는 가만히 있고 나 대신 무엇인가를 해줄 대체물이 있다면 같은 상상들을 설정함으로써 인간의 삶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에 대해 되묻고 있기도 하다. 특히 사고로 아이를 잃은 그리어 부부가 삶과 고통스런 기억에서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치고, 그 과정에서 메기가 써로게이트라는 대체물로 숨어들어가 삶을 근근히 연명하는것에 급급한 모습을 그리는 것은 고통에 대해서 숨어들어 도망치기 보다는 인간으로서 맞딱드려야 한다는 우리의 현재의 삶에서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여전히 위력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그와 함께 FBI에서 근무하는 동료 제니퍼 역에는 황시와 사일런트 힐등에 출연한 라다 미첼이, 아이를 잃은 사고의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 써로게이트 속으로 숨어버린 그리어 부부의 메기 역에는 오만과 편견에서 제인 역을 했던 로잘먼드 파이크가 출연한다.


브루스 윌리스


라다 미첼


로잘먼드 파이크



아일랜드 - [개봉일] 05.07.21

 

오염된 외부세계와 격리된채로 밀폐되고 한정된 구역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종말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생존자들이라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믿으며 체질부터 각종 생활습관까지 엄격하게 관리받으며 살아남은 이들은 이름 대신 코드 넘버로 불리우며 정해지고 맡겨진 일들만을 하며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곳 '아일랜드'로 추첨되어 떠나게 되는 행운을 얻는 것 뿐인데,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호기심이 넘치는 링컨 6 에코는 우연히 바깥세상이 오염되어 자신들이 격리되어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아일랜드는 우리가 한참 복제인간에 대한 논쟁을 떠올리고 있을 때 개봉을 했던 영화이다. 아바타가 인간의 모습과 새로운 종족인 나비의 유전자를 결함해 자신을 대신해 행동하고 움직이는 클론의 개념이었고, 써로게이트가 발달된 과학문명을 이용해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춘 기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영위한다는 설정이었다면 아일랜드는 나와는 전혀 다른 개체, 그리고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또 다른 나라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에 가장 근접해 있었던 주제를 다루었던 영화이다. 게다가 우리가 과학적으로 혹은 윤리적으로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는 복제 인간의 문제였기에 이 영화는 개봉당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물론 영화적인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나를 위해 만들어낸 복제 인간, 그러나 사고가 가능하고 독자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서 그들이 존재할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직접적인 물음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넘쳐나는 호기심으로 바깥세상에 대한 단서와 자신들이 속한 세상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는 링컨 6 에코는 천사와 악마, 물랑루즈등으로 유명한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하고 그와 마음을 나누게 되는 여인 조단 2 델타 역에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등 많은 작품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아역배우 출신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다.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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