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드디어 이번주에는 연말의 즐거움을 한껏 만끽하게 해주는 크리스마스가 있다.
연말연시는 언제나 북적이게 마련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그 북적임이 즐거운 비명으로 바뀌고,
매년 돌아오는 이 시기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는 알 수 없는 기대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극장가도 마찬가지라서, 해마다 이 시즌이 되면 수 많은 대작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곤 하는데..
올해는 특히 볼만한 영화들이 많은 풍성한 극장가가 아닌가 해, 극장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중 다른 외화들보다 몇일 먼저(월요일 개봉은 흔한일이 아니라 신기하다.)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영화가 있다.
언제나 무게감있거나 혹은 신비감 있는 역할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미청년 강동원,
그가 연기하는 유쾌한 한국형 히어로 무비, 바로 전우치이다.

전우치 - [개봉일]09.12.23
(정식개봉일은 23일이지만 이미 21일부터 일부 극장에서 개봉. 유료시사회인듯..함)



 

500년 전의 조선시대, 세상을 어지럽히며 활개치고 다니는 요괴를 잡아 봉인한후 3000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마법의 피리를 불어 요괴들의 마성을 잠재우던 과정에서 말단신선이 하루를 잘못 계산하여 요괴들이 세상에 사태가 벌어진다. 신선들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들을 잡아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천관대사의 제자인 전우치가 화담의 요괴소탕작전에 끼어드는 상황이 연출된다. 신선들은 이 일로 천관대사를 찾아가게 되고, 화담의 정체를 파악한 천관대사는 화담에게 살해를 당한다. 신선들은 천관대사의 죽음이 제자인 전우치의 소행이라 생각하게 되고 전우치를 그림속에 가두어놓고 봉인한다. 전우치는 화담이 노리던 피리 반쪽을 가진채 500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림속에 갇히고, 500년후의 대한민국에서 다시 나타난 요괴를 소탕하기 위해 불려내진다.

사실 전우치는 꽤 오래전부터 극장가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 관심작이었다. 그동안 다소 무겁거나 신비로운 이미지의 주인공들을 연기해오던 강동원이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르게 코믹하고 철없는 과거 속 도사로 출연한다는 것부터가 꽤 신선했기 때문이다. 꽃미남의 대명사로 불리우며 많은 여심을 설레이게 했던 강동원, 그가 연기하는 코믹하고 즐거우며, 조금은 철없는 망나니 도사 전우치는 어떠할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특히 많은 여성들이 궁금해한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유료시사회의 형태로 일반적인 극장의 영화개봉일로는 다소 이례적인 월요일에 개봉하여 상영되기 시작한 이 영화의 상영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매우고 있었다. 그것도 특히 여성들이...영화는 어땠을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동원의 코믹도사 전우치는 상당히 재미가 있다. 시종일관 길고 긴 그의 기럭지와 요소요소마다 웃음을 놓치지않게 하는 즐거운 장면들은 2시간 20분여의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여기에 연기력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이윤석과 유해진, 그리고 천관도사로 출연하는 백윤식과 보쌈당하는 과부 임수정에 전우치를 늘 따라다니며 돕는 초랭이 유해진, 다소 방정맞고 연기력 부족한 영화배우로 출연하는 염정아까지 모두가 자기 역할을 100% 확실하게 해내고 있기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고 해야할까? 한국형 액션 히어로 무비라는 선전 타이틀에 어울리게 확실히 한국적인 배경과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확실하게 변신시킨 영화 <전우치>, 올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확실히 재미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500년 봉인에서 풀려나 요괴 소탕작전에 투입된 도사 전우치 역할에는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천관대사를 죽이고 전우치와 대치하는 요괴의 수장 화담에는 이윤석이, 500년전에는 과부로, 현재에는 전우치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또 한명의 묘령의 여인 역에는 임수정이, 전우치와 500년 동안 함께 봉인당해 다시 돌아온 전우치의 친구 초랭이 역에는 언제나 영화의 양념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배우 유해진이 출연한다.


강동원


이윤석 


임수정 


유해진

홍길동의 후예 - [개봉일] 09.11.26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던 홍길동, 탐관오리를 혼내주고 그들의 재물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었다던 의적 홍길동. 그 홍길동의 자손들이 대대손손 가업으로 도둑질을 하며 현재까지 그 의적활동을 멈추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영화 홍길동의 후예, 대학강단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아버지와 평범하고 꼼꼼한 손길로 가족들을 위한 식탁을 준비하는 어머니, 그리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큰 아들과 아직 고등학생인 작은 아들이 이루고 있는 이 가정에는 홍길동의 제17대손과 18대손이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현직에서 물러서 현장을 지휘감독하고, 어머지는 주변을 살피는 보안을 해체시키며 큰아들은 직접 홍길동으로 분해 잘못된 방법으로 부를 얻어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이정민의 재산을 꾸준히 훔쳐낸다. 작은 아들은 아직 미성년자라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다-_-;; 18대손으로 현장에서 홍길동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홍무혁에게는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인 송연화가 있는데 알고 보니 이 연화의 오라버니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열혈검사. 의적 홍길동과 의적도 도둑이니 잡아넣어야 한다는 검사형님. 그리고 그들의 공공의 적 이정민이 엮어내는 즐거운 영화. 

바로 몇주 앞서 개봉한 한국형 액션 히어로 무비 홍길동의 후예, 전우치라는 이름에 비해 훨씬 잘 알려져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홍길동이라는 역사속 인물을 소재로 만들어진 코믹 액션물로 이미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속편 제작의 기획에 들어간것으로 알려진 홍길동의 후예. 잘 알려진 영웅담을 현재라는 새로운 배경에 맞게, 그러나 너무 과장되거나 동떨어진 모습이 아닌 정말 우리들 중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서민적인 모습과 평범한 설정들이 조금더 친숙한 영웅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친밀형 액션 무비이기도 하다. 영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범수나 그의 가족을 연기하고 있는 박인환, 김자옥등의 중견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도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 영화의 구석구석에 즐거움을 주는 설정들이 가득하고, 그 동안 조금은 빈티나고, 촌스러운 역할을 도맡아 했던 성동일이라는 배우가 검사역할을 하면서 더욱 눈에 띄는 즐거움과 변화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언뜻 액션무비의 주인공은 길고 쭉쭉 뻗은 꽃미남들이 해야한다는 고정관념대신, 이범수라는 코믹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베테랑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출연시킴으로서 조금 더 한국적인 영웅(?)의 모습을 만들어냈다는데 의의를 둘 수도 있으리라. 전설이나 설화등의 환상을 결부시키기 보다는 그들의 후예가 지금도 가업을 이어간다는 비교적 현실적인 설정을 시작으로 현대적 영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최근 좋은 흥행성적을 거둠으로써 속편제작에도 들어갈 계획이 생겼다고 하니 다음편 홍길동의 후예에서는 또 어떤 즐거운 연기로 이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해보아야 겠다.

 현대판 홍길동인 홍길동의 18대손 홍무혁 역에는 온에어와 킹콩을 들다로 최근 많은 사랑을 받은 이범수, 홍길동과 이정민을 모두 잡아넣고 말리라는 집념을 불태우는 열혈검사 송재필에는 성동일, 갖은 비리와 만행으로 홍무혁과 송재필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이정민 역에는 역시나 특유의 연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코믹배우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 김수로, 무혁의 여자친구이자 재필의 여동생인 연화 역에는 이시영이 출연한다.

 
이범수

 
성동일 

  
김수로 


이시영 

아라한 장풍 대작전 - [개봉일] 04.04.30


 

그릇된 목적으로 자신의 힘을 쓰는 악인들을 혼내주겠다는 일념으로 경찰이 된 상환, 그러나 경찰이 된 후 사회의 잘못을 바로잡기 보다는 그들의 힘에 굴복하는 비참함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신세가 된다. 어느날 그런 상환에게 "마루치"가 될 재목이라며 접근한 칠선이라는 이름의 도인, 상환은 칠선의 딸 의진에게 반해 그녀가 아라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도 마루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은채 칠선의 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장풍을 알려주겠다는 칠선은 상환에게 허드렛 일이나 시키고, 장풍같은 고수들의 기술을 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칠선이 봉인한 악인 흑운이 봉인에서 빠져나오게 되고 이제 세상은 진정한 마루치가 탄생해야하는 절대절명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개봉당시 다소 특이하고도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설정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잡아끌었던 영화이다. 어린 시절 한번쯤은 들어보았던 이름 마루치와 아라치, 만화영화에서나 들었던것 같은 그 캐릭터들의 이름을 끌어와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속에 묻어놓고 그들중 진정한 영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져다 준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전반부에 소개되는 생활의 달인들도, 그래서 그 설정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앞에서 보았던 전우치가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끌려와 벌이는 일이고, 홍길동의 후예가 과거 영웅의 후손들을 설정했다면,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이런 환상과 현실감들이 적절히 믹스되어 두 작품의 중간정도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개봉당시, 안성기라는 국민배우의 유쾌한 모습을 다시한번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영화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고, 김두홍이라는 잘 알려진 무술감독이 스턴트가 아닌 직접 출연을 한다는 점으로도 꽤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이다.

장풍 배우러 왔다가 악당과 맞서 싸우는 마루치가 되기 위해 허드렛일부터 하게 된 경찰 상환의 역에는 류승범이, 상환을 결정적으로 그곳에 머물게 한 아라치 의진역에는 윤소이가, 상환을 마루치로 훈련시키는 칠선은 안성기, 그리고 봉인에서 풀려나 세상을 위협하는 악인 흑운 역에는 무술감독으로 유명한 정두홍이 연기했다.


류승범

 
윤소이


안성기

 
정두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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