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4주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이제 곧 어린이들이 방학을 맞이하고 본격적으로 극장가를 찾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극장나들이를 하는 가족단위 관객들도 꽤 많고, 크리스마스와 신년이라는 비교적 말랑말랑한 시즌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 시기가 되면 극장가에는 환상과 즐거움, 혹은 유쾌함을 무기로 한 작품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올해도 역시 그런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끼어있는 이번주엔 바로 그런 작품들이 2개가 동시에 개봉했다, 바로 <파르나스서 박사의 상상극장>과 <셜록홈즈>이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개봉일] 09.12.22

 

이곳저곳을 떠돌며 사람들의 상상을 실현시켜주는 공연을 펼치는 상상극장, 그 상상극장에는 단장인 파르나서스 박사와 그의 딸 발렌티나, 그리고 함께 공연을 하며 떠돌아다니느 안톤과 퍼시가 있다. 발렌티나의 16번째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파르나서스 박사는 부쩍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술을 마셔대고, 발렌티나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녀의 생일을 앞두고 그토록 불안해하는 이유는 듣게 된다. 악마와의 내기에서 이겨 영생을 얻었던 파르나서스 박사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젊음을 걸고 딸이 태어나면 16살이 되는 해에 그 딸을 데려가기로 한 것이다. 이제 악마가 나타나 사랑하는 딸 발렌티나를 데리고 가기까지의 시간이 채 몇일도 남지 않은 시간에 악마는 다시 파르나서스 박사에게 접근해 이번에는 딸 발렌티나를 두고 다시 한번 내기를 하자고 한다. 바로 5명의 영혼을 얻는자가 이긴다는 내기이다. 이 내기에서 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파르나서스를 돕는 안톤과 비밀을 간직한채 목을 매달아 죽어있던 남자 토니는 상상극장의 모습을 직접 경험하게 되는데..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상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꿈꾸는 상상, 그 상상의 능력과 그 상상 아래 깔려 있는 자신의 욕망,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모두 이겨내는 부정과 꿈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자신의 딸을 악마에게 뺏길까 두려워 어느곳에도 보내지 않는 파르나서스 박사, 그리고 그저 평범한 것들을 가장 아름다운 꿈으로 간직한 16살의 소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상상까지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욕심들이 과장되고 아름답지만 때론 잔인한 영상으로 보여진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극장에서 영화 본편을 상영하기 직전에 보여주는 예고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조니뎁과 주드로, 콜린파렐이라는 헐리웃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는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는 히스레저가 남긴 유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크나이트라는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역을 연기했던, 그리고 그 연기로 최고의 조커라는 평을 받았던 젊고도 뛰어난 배우 히스레저, 그가 그 역할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죽음을 선택했을것이라는 추측을 남긴채 숨을 거두고, 이제 다시 그를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많은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지금 시점에 다시 이 영화 한편으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주는 호기심과 흥분은 충분했다고 할 것이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작품 그 자체는 어땠냐고? 사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글을 작성하고 있는 나 자신은 꽤 위트있고 오버스럽지만 그 자체만으로 유쾌한 영화적 설정들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영상과 어울려 재미있는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영화가 끝난 다음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극단적이었기 때문이다. 둘 중의 하나였다. "재밌다~~~~" 혹은 "내용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 그러니 영화를 관람할 예정인 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고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예상밖의 대단한 영화가 될 수도, 혹은 돈 아까운 영화가 될 수도 있는 양극단의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참, 이 4명의 배우가 뭔가 고정된 역할을 맡아 주구장창 나오는 영화라는 기대는 버리고 가는것이 좋다. 서로 만나는 일은 없으니 말이다.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해 끝내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그 상상에서도 나락으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는 토니 역에는 이제는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어 슬프기만한 히스레저가, 부유한 중년 여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대상으로 변한 토니역에는 언제나 존재만으로 100%환상의 대상이 되는 조니 뎁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자신의 상상속의 토니에는 미남배우의 대명사 주드로가, 악마와 아버지의 내기에 분노한 나머지 자신의 상상속으로 들어간 발렌티나의 상상속 토니에는 헐리웃의 나쁜남자 콜린파렐이 출연한다.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 

찰리와 초콜릿 공장 - [개봉일] 05. 09.16 

 

가난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언제나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밝은 소년 찰리. 찰리는 1년에 한번 자신의 생일에만 초콜릿을 먹을 수 있고, 매일매일을 양배추 수프로 연명하는 가난한 집의 아이이지만 언제나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착한 아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윌리웡커 초콜릿을 생산하는 윌리웡커의 초콜릿 공장에서는 어느날 전 세계의 윌리웡커 초콜릿을 구매하는 아이들 중 5명을 뽑아 오랜시간 누구에게도 개방하지 않았던 윌리웡커의 초콜릿공장을 견학시켜주는 황금티켓 이벤트를 진행하고 찰리는 그 마지막 주인공이 되어 웡커의 초콜릿 공장을 방문하게 된다. 아주 오래전에 그곳에서 일했던 자신의 할아버지와 함께 말이다.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획기적이고 신기하기만 한 웡커의 초콜릿 공장을 방문하게 된 다섯 아이들, 그들은 공장을 견학하며 한명씩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팀버튼 사단의 05년 작품이다. 사실 이 영화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것은 팀버튼과 조니뎁, 그리고 헬레나 본 햄 카터라는 팀 버튼 군단의 이름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전의 작품에서도 그래왔고, 내년 개봉할 예정이라는 이상한 나라 엘리스등의 이후 작품에서도 기대되는 바로 그것, 그만의 기묘한 상상력과 천재성이라는 말로 압축하여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1년에 한작품 이상은 잘 만들지 않는 팀버튼, 그나마도 2~3년의 공백기가 존재함은 그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영상에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만큼 매작품 공을 들이는 감독으로도 유명한데. 여기에 가위손으로 시작되는 조니뎁과의 찰떡궁합까지 더해져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마나 여전히 기묘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팀버튼만의 동화가 표현된 곳이 바로 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찰리라는 이름의 소년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어린이를 위한 개과천선용 권선징악 교육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지만 찰리와 함께 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방문한 나머지 4명의 아이들이 초콜릿 강물에 빠져 익사의 위험에 처하고, 지나친 승부욕으로 하지 말라는 짓 하다가 온 몸이 보라색인 초대형 블루베리 풍선이 되어버리고, 욕심사납게 성질부리다가 쓰레기 소각장으로 떨어지고, 게임 좋아하다 브라운관 안으로 빨려들어가 초소형 아이가 되어버린 나머지 원래 길이로 늘리는 과정에서 엿가락처럼 휘청거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보이게는 다소 호러 혹은 괴기스럽지 않을까? 아름다운 영상과 독특한 이야기구조로 동화를 살짝 비틀어 상상력을 발휘한 팀버튼의 이야기 스타일이 여지없이 드러난 호러무비에 가깝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총 천연색의 아름다운 색감과 어거스트러쉬로 유명한 아역배우 프레디 하이모어의 천진하고 맑은 눈동자, 그리고 헐리웃 최고의 스타일리쉬 비주류선호 배우 조니뎁의 조화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약간의 뱃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엄마만 안들었을때 저렇게 된다는 협박 혹은 교육용 무비로도 괜찮을법한, 그러나 여전히 조금은 무서운 팀버튼의 환상의 세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

웡커 초콜릿의 웡커 역에 팀 버튼의 영원한 페르소나 조니뎁, 다른 쟁쟁한 경쟁자들을 이기도 웡커의 선택을 받는 착한 아이 찰리역에는 어거스트러쉬로 유명한 프레디 하이모어가, 젊은 시절 웡커 초콜릿 공장에서 일했던 추억으로 찰리의 보호자로서 공장에 함께 가는 찰리의 할아버지 역으로는 데이빗 켈러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난한 집에서 온 가족을 부양하는데 군소리 한번 없이 고생하는 찰리의 엄마 역에는 팀버튼의 연인이자 또 한명의 팀버튼 사단 멤버, 헬레나 본 햄 카터가 출연한다.


조니 뎁


프레디 하이모어 


데이빗 켈리 


헬레나 본햄카터 


그림형제 - [개봉일] 05.11.07



전국을 떠돌며 귀신을 퇴치하는 것으로 돈을 벌며 살아가는 윌과 제이크, 그러나 사실 이들은 사기꾼 퇴마사이다.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도중 정부가 이들의 사기행각을 눈치채고 이들에게 벌을 내리려 하는데, 목숨이 걸려있는 이 상황에 그림형제는 자신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그 협상이란 바로 소녀들이 사라지는 숲으로 그들을 보내 이유와 함께 소녀들을 구해오라는 것. 비밀이 있는 숲에 들어가 소녀들을 구해야 하는 위기에 놓이게 된 사기꾼 퇴마사 그림형제, 그들은 과연 소녀들을 구할 수 있을까?

그림형제는 앞서 언급했던 두 편의 판타지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비교해볼때 상당히 차이를 보이는 영화이다. 일단 영상과 화면의 구성부터가 확연히 다른 느낌을 전달하는데 앞서 언급한 작품들이 파스텔톤의 총 천연색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환상과 상상의 나라에 속한 것임을 100%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비해, 그림형제는 약간은 그로스테크적이고 어찌보면 빈티지 느낌이 나는 암울한 화면을 통해 인간의 위로 향하는 아름다운 환상이 아닌, 반대쪽에 위치하는 조금은 음습하고 암울한 분위기들을 더욱 강조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맷 데이먼화 히스레저라는 헐리웃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 이외에도 이들의 배역 자체도 당시 화제가 되었었는데, 실제 맷 데이먼이 히스레저보다 상당히 연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맡은 역할은 히스레저가 형, 맷 데이먼이 동생이었다는 것. 그러나 영화속에서 이들의 실제 나이가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등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역시 연기력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가보다. 물론 맷 데이먼이 동안이고, 히스레저가 다소 노안이기는 하지만...) 그림형제는 사실 그림형제라는 다소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 안에 꽤 많은 동화들을 섞어 놓고 있기도 하다. 이른바, 서로 다른 그림동화 믹스 앤 매치라고나 할까? 라푼젤부터 백설공주까지 수 많은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그림형제 바로 그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지는 이야기. 그래서 그림동화라는 시대를 가로질러 인정받는 그 동화가 어쩌면 그림형제 자신이 경험했던 환상 혹은 현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영화. 바로 그런 영화가 그림형제이다.

그림형제는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와 굿 윌 헌팅등의 주인공인 헐리웃 브레인 맷 데이먼이 동생 윌의 역을,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난 배우 히스레저가 형인 제이크 역으로 출연한다.



멧 데이먼


히스 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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