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3주

현대 의학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가끔 그런 꿈을 꾼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게 해주는 또 다른 나라는 존재 말이다.
나처럼 움직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만 나는 아닌 존재.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대체인류이고, 복제인간이며, 클론이고, 아바타이다.
과거에는 환상에 지나지 않았지만 점점 과학이 발전을 이루며 그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는 이같은 대체 인류에 대한 가능성은 영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며 종종 영화의 소재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12월 연말을 노리고 줄줄이 개봉하는 대작들 중에서도 바로 이런 상상을 기초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대작의 분위기를 솔솔 풍기는 영화. 바로 아바타이다.

아바타 - [개봉일] 09.12.17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퇴역한 전직 해군 제이크는 어느날 강도를 당해 살해당한 형을 대신해 형에게 맞춰 개발된 아바타의 조종사 자격으로 판도라라는 이름의 새 행성으로 향하게 된다. 판도라는 대기중에 인간에게 유해한 독성이 있고, 지구와는 다른 환경으로 인해 인간에게는 위험한 조건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 행성에서 채취가능한 자원들이 지구의 에너지원으로 활용가능하다는 사실 때문에 자원의 채취를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해 판도라 원주민인 나비의 모습에 인간의 의식을 적용가능한 아바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크는 살해당한 형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쌍둥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형이 조종하기도 되어 있던 아바타를 대신 조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바타를 조종하며 자유로운 두 발을 얻게 된 제이크는 그간 아바타를 조종해온 과학자들과는 다른 해군으로서의 근성때문에 나비족에게 새로운 인물로 지목되게 되고, 그들의 선택을 받아 그들 종족의 일원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대상으로 선정된다.

아바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화이다.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감독의 이름이 말해주는 기본적인 기대감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대작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것은 물론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영상으로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영화이기도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영화적인 즐거움 아래 가라앉아 있는 나와 너의 차이에 대해 보이지 않게 의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분명 살아있고 생각하는 숨쉬는 존재인 나비를 인간이 아닌 새로운 존재라는 인식만으로 무참히 짓밟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취하기 위해 양심의 거리낌 없이 학살을 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꼭 우주에 가지 않더라도 현재 지구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전쟁을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같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사상의 차이, 경제적인 이유, 그리고 적자생존이라는 간단한 이유를 들어 살인을 계속하는 인류, 그 인류의 모습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비족을 공격하는 쿼리치 대령의 모습에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화려한 영상미와 아름다운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이지만 조금 뒤로 물러서본다면 인류를 향한 나와 너, 우리와 너희라는 경계의 잔인함을 한번쯤 생각해볼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터미네이터 미래의 전쟁에서 얼굴을 비춘 샘 워싱턴이 제이크 역을 맡았고, 비록 인간의 모습으로 연기를 하진 않았지만 제이크를 사랑하는 나비족의 여인 네이티리 역에는 내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조 셀더나가 출연한다. 조 셀더나의 모습은 애쉬든 커쳐와 연기한 게스 후?와 머라이어캐리의 연하남편으로 유명해진 닉 캐논과 연기한 드럼라인에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는 시고니 위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샘 워싱턴

 
조 셀더나

 
시고니 위버


써로게이트 - [개봉일] 09.10.01

 

인간이 직접 어떤 활동도 할 필요가 없는 미래의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써로게이트라는 이름의 대리자 역할의 기계를 운영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저 집에 박혀 써로게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생계활동을 비룻한 모든 생활을 하게 되고, 써로게이트는 개인의 취향대로 혹은 스타일대로 바꾸어가며 구입이 가능하다. 인류는 진짜 인간의 존재에 더 이상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써로게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써로게이트라는 기계를 통해 자신을 감추고 더이상 어떤 노출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써로게이트를 공격하는 것으로 써로게이트 뿐 아니라 그 써로게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주체인 인간에게도 위협이 되는 무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이 무기를 이용해 써로게이트 운영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써로게이트는 아바타와 비슷한 설정의 영화이다. 인간과 인간이 조종하는 인간 대리자의 존재라는 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는 아주 다르다. 아바타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인류를 대하는 인간의 이기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써로게이트는 써로게이트라는 대리의 존재 속에 숨어버린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움직이는 욕심과 치명적인 힘에 대한 열망은 결코 숨겨질 수 없는 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가장 불쾌한 부분들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음은 비슷한 점이라 하겠지만 아바타는 인간 대 다른 존재의 설정임에 반해 써로게이트는 그저 인간 그 자체의 이기적인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또 모두가 한번쯤은 상상해보았을것 같은 소재, 바로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삶을 살아준다면, 혹은 나는 가만히 있고 나 대신 무엇인가를 해줄 대체물이 있다면 같은 상상들을 설정함으로써 인간의 삶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에 대해 되묻고 있기도 하다. 특히 사고로 아이를 잃은 그리어 부부가 삶과 고통스런 기억에서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치고, 그 과정에서 메기가 써로게이트라는 대체물로 숨어들어가 삶을 근근히 연명하는것에 급급한 모습을 그리는 것은 고통에 대해서 숨어들어 도망치기 보다는 인간으로서 맞딱드려야 한다는 우리의 현재의 삶에서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여전히 위력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그와 함께 FBI에서 근무하는 동료 제니퍼 역에는 황시와 사일런트 힐등에 출연한 라다 미첼이, 아이를 잃은 사고의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 써로게이트 속으로 숨어버린 그리어 부부의 메기 역에는 오만과 편견에서 제인 역을 했던 로잘먼드 파이크가 출연한다.


브루스 윌리스


라다 미첼


로잘먼드 파이크



아일랜드 - [개봉일] 05.07.21

 

오염된 외부세계와 격리된채로 밀폐되고 한정된 구역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종말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생존자들이라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믿으며 체질부터 각종 생활습관까지 엄격하게 관리받으며 살아남은 이들은 이름 대신 코드 넘버로 불리우며 정해지고 맡겨진 일들만을 하며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곳 '아일랜드'로 추첨되어 떠나게 되는 행운을 얻는 것 뿐인데,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호기심이 넘치는 링컨 6 에코는 우연히 바깥세상이 오염되어 자신들이 격리되어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아일랜드는 우리가 한참 복제인간에 대한 논쟁을 떠올리고 있을 때 개봉을 했던 영화이다. 아바타가 인간의 모습과 새로운 종족인 나비의 유전자를 결함해 자신을 대신해 행동하고 움직이는 클론의 개념이었고, 써로게이트가 발달된 과학문명을 이용해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춘 기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영위한다는 설정이었다면 아일랜드는 나와는 전혀 다른 개체, 그리고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또 다른 나라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에 가장 근접해 있었던 주제를 다루었던 영화이다. 게다가 우리가 과학적으로 혹은 윤리적으로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는 복제 인간의 문제였기에 이 영화는 개봉당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물론 영화적인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나를 위해 만들어낸 복제 인간, 그러나 사고가 가능하고 독자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서 그들이 존재할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직접적인 물음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넘쳐나는 호기심으로 바깥세상에 대한 단서와 자신들이 속한 세상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는 링컨 6 에코는 천사와 악마, 물랑루즈등으로 유명한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하고 그와 마음을 나누게 되는 여인 조단 2 델타 역에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등 많은 작품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아역배우 출신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다.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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