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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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말 본인이 쓴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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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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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하는 글쓰기>는 2002년 내가 중학교 때 유행했던 책이다. 올해까지 12년동안 36쇄를 찍었으니, 엄청난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다.

  일단 이 책은 저자 스티븐 킹의 자서전 격인 '이력서' 부분부터 시작한다. 킹의 말썽꾸러기 어린 시절의 자질구레한 에피소드들이 나와 있는데,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를 담은 책일 것으로 기대하고 이 책을 손에 든 나로서는 당황스러웠다.

  이 책의 진가는 '창작론' 부분에 있다. 영어 글쓰기와 한국어 글쓰기에 차이가 있어서 이 책의 노하우를 곧바로 응용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글을 쓸 때도 유용한 내용들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저자의 문장이 맛깔나고 재미있다. 자신이 소설을 집필할 당시의 에피소드들을 예로 들며 논하고 있기에 흡인력 있게 읽힌다.

  사실 나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캐리> 밖에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에 관심이 생겼고, 앞으로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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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2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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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담담하고 냉소적인 문장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는 매력적이다. 1인칭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 대학을 자퇴한 여자, 그녀는 철거 직전의 폐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하는데, 우연히 만난 화가 지망생 남자가 그 건물에 들어와 살게 된다. 같은 건물에서 여자는 글을 쓰고, 남자는 99마리의 들개를 그리는 생활을 보내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들이 이 소설의 스토리다. 

  사회에 대한 냉소와 비판을 소설 속에서 풀어내려는 시도는 훌륭하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입으로 사회 비판을 늘어놓게 하는 것에 그친다면 소설로서는 수준이 낮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회 비판을 하면서도 그 비판을 향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자의식에 대해서도 충분히 객관적으로 인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냉소주의자라면 자기 자신도 냉소할 수 있어야 하고, 진정한 비평가라면 자기 자신 또한 비평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들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소위 '중2병' 환자의 넋두리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뛰어난 1인칭 소설인 것은 그 때문이다. 1인칭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사회비판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샐린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와 충분히 거리를 둔다. 그래서 독자들은 홀든 콜필드의 사회비판에 공감하면서도, 홀든 역시 치기를 제어하지 못하는 설익은 젊은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들개>의 경우, 그러한 주인공과의 거리 두기에 성공했을까? 소설 속에서 1인칭 화자가 쓴 <새 우리말 사전>을 예로 들어보자. 

 미친개: 사람을 물었을 때 가장 개다운 개. 개 중에서는 어느 모로 보나 가장 품위가 있다고 함.
 돈: 인간을 가장 빨리 더럽히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오물.
 도덕: 아담과 이브 이후 사람이 입어야 할 옷.
 빙하시대: 인류가 냉동 시설의 혜택을 가장 공평하게 받았던 시대.
 도둑: 이 세상의 모든 물건에는 특별한 임자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그렇게 만드는 일
. (176, 177)

   만약 중학교 2학년생인 사촌동생이 노트에 적었다면, 귀엽게 봐 주어야 하겠지만, 소설에서 "언어를 통해 고정관념을 파괴"(21)시킨다고 치켜세운다면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까?(이외수는 2006년에도 <감성사전>이라는 어떤 단어를 냉소적 의미로 정의하는 책을 출판한 것으로 보아 이러한 말장난이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의 어두운 측면을 자신 혼자만 보고 있다고 우쭐대며 냉소적인 체 하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민망하기조차 하다.

  그나마 소설 후반부에 가면, 1인칭 화자는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돈이 없고, 먹을 것이 없어 쥐고기를 먹고, 술집에 나가는 등, 사회와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어느 정도 통찰력을 보인다. 반면에 들개를 그리는 화가 지망생은 아무런 인간적 갈등 없는 완전무결한 성자처럼 그려지고 있다. 여성인 1인칭 화자가 자신의 노트를 훔친 화가 지망생 남성에 호감을 가지게 되고, 나중에는 숭배하게 되는 과정도 제대로 묘사되지 않아 아쉽다. 과연 소설 속의 남자가 우상화될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중2병적 요소만 참는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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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살고 죽고 -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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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 일본 논픽션을 한 권 번역하게 되었다. 이후 명함도 만들고, "번역가"를 자칭하기 시작했는데(이 책을 읽고 나니 참칭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이후 출판되는 책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다 번역가로 유명한 권남희 씨의 번역 에세이 <번역에 죽고 살고>를 읽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일본 책은 원서로 읽는 지라 권남희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는 않았는데, 번역 경력이 20년이 넘는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온다 리쿠, 미우라 시온, 아사다 지로 등 일본 유명 작가들의 소설을 100여권 넘게 번역하신 분이라고 한다.

번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번역가의 일상에 관련된 에피소드들, 번역에 대한 노하우까지 내용이 아주 충실하다. 게다가 경쾌한 문장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막 번역가 생활을 시작했던 저자가 일본에서 소설들 몇 권에 대한 검토서를 써서 출판사에 보낸 에피소드는 재미있다.

"이름이 바나나야? 토마토 아니고? 에쿠니 가오리? 앗싸 가오리? 내용이 뭐 이래. 이런 걸 누가 읽어요." 검증되지 않은 일본 작가들의 책을 선뜻 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검토서를 돌렸던 책이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N·P』 『슬픈 예감』이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일본 소설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작품드이고, 두 작가의 아성은 더 이상 설명 불필요할 정도다. 2002년도에 먹혔던 책을 1993년에 기획했으니, 너무 앞서갔던 나는 번역계의 이상(李箱)이었던가. (37)

번역가가 기획서를 써서 출판사에 번역을 제안하는 경우, 필요한 것은 안목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어지간한 일본 작가들의 이름은 알려져 있어, 레드오션이 아닐까 싶지만, 일본 소설을 번역하고자 한다면, 일본 문학계에 안테나를 두고 먹힐 만한 신인작가들을 발굴해 내려는 패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오래된 일본 소설들 중에 번역이 아직 안 된 소설들을 번역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나 또한 예전에는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저자가 말하는 번역가의 현실은 이렇다.

번역을 하고 싶다고 문의하는 친구들의 메일을 보면 번역에 대한 생각이 너무 안이하고 단순하다. 영어 책만 해석할 수 있으면 누구나 번역을 할 수 있는 줄 안다. 번역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일거리가 뷔페 식으로 차려져 있는 줄 안다. 매달 한 권은 뚝딱 번역할 수 있을 줄 알고, 적어도 월수입 300만~400만 원은 되는 줄 안다. 설상가상, 번역은 시간 날 때 틈틈이 하면 되니까 다른 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 해석 잘해도 국어 실력 없으면 번역은 꽝이다. 번역을 하고 싶어도 일거리 별로 없다.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려고 하기 때문에 신참에게까지 돌아갈 일거리가 많지 않다. 있어도 번역료가 아주 낮아 생활이 힘들다. 매달 한 권씩 뚝딱 하려면 꽤 긴 수련을 해야 하고, 그나마라도 일이 열두 달 내내 있기만 하면 좋겠지만, 뛰어난 실력자가 아니라면 번역 시작하고 나서 10년이 지나도 그러기 힘들지 모른다.
(51, 52)

번역의 실전 편에 이르러서는 감히 번역가를 참칭하고 다녔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문장 하나 하나, 단어 하나 하나, 구두점 하나 하나에도 고민과 요령이 필요한 것이 문학 번역이다. 사투리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지, 고문(古文)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잘 구분해서 번역할 것인지, 내가 소설을 번역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해졌다. 그러고 보면 내가 번역한 <거리로 나온 넷우익>은 별다른 고민 없이 번역할 수 있는 쉬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문학 작품 번역과 비문학 작품 번역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번역가에게 가장 큰 찬사는 "일본 소설을 고를 땐 권남희란 역자의 이름을 보고 고른다"(8)는 말일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 번역가가 되고 싶다.

번역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훌륭한 책이다. 번역가, 특히 일본어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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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아토포스
진은영 지음 / 그린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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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언컨대, 14기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의 선정도서들 가운데 가장 난해한 책이다. 랑시에르, 아렌트, 벤야민, 리오타르, 부르디외 등 사상가들을 도처에서 인용하는 이 책은 읽기만 해도 어지러워진다. 어떤 부분은 원론적, 추상적이고, 다른 어떤 부분은 논하고 있는 작품을 읽지 않아 이해가 어렵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의 내용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대학원에서 정치사상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문학과 정치라는 주제는 충분히 흥미롭다. 그렇지만 저자가 지향하고 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예술이 곧 정치다'라고 선언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물론 나 또한 예술과 정치의 만남이라는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그 구체적 실천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거니와, 정치학(혹은 정치사상)에 어떠한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아직 공부가 부족한 탓이 크겠지만, 이 책이 가진 의의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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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y 2015-11-0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종이가 아까운글입니다 지적 저렴한 허영이 뚝뚝 인 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