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인도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 가지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만 돈과 시간이 부족하다면 책으로 하는 여행으로 대신하는 것 역시 좋다. 여행을 떠날 때 함께 동반자가 될 책 10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1. <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마이케 빈네무트(배명자)

 

독일의 저널리스트 저자는 퀴즈쇼에서 억대의 상금을 획득한다. 상금을 받으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2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도시에서 생활해 보겠다고 대답한 그녀는 실제로 전세계 12개 도시를 1년에 걸쳐서 여행한다. 전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저자의 유쾌하고 솔직한 여행기를 읽다보면 누구나 "부럽다"고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하루하루 교토> 주아현

 

 

이 책의 저자는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교토에 체류하면서 하루하루의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한 달이라는 시간과 교토라는 공간을 하나의 책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을 매료한 도시, 교토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다.

 

3.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김남희

 

 

단순히 가이드북에 나오는 관광명소들을 둘러보는 여행이라면 수박 겉핥기로 끝나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아보기"로서의 여행이 가지는 의미가 커진다. 발리, 스리랑카, 치앙마이, 라오스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살아보는 것 자체로 얼마나 멋진 여행인가를 보여주는 여행기다.

 

4.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서경식(최재혁)

 

 

일본의 재일조선인 지식인으로서 한국에도 독자가 많은 서경식의 이탈리아 여행 에세이다. 미학이 전공인 저자가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단테, 프리모 레비 등의 흔적을 쫓아서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암울한 세계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다.

 

5. <파리 갈까?> 장용준

 

 

유럽의 문화에 동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탈리아만큼이나 파리 역시 꼭 가 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일 것이다. 루브르, 오르세부터 역사적 위인들의 묘지들까지,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각지를 저자와 함께 둘러보며 <미드나이트 파리>를 다시 꿈꿔보는 것 역시 좋을 것 같다.

 

6. <프롬 스톡홀름> 배주아

 

스톡홀름이라는 도시는 낯설다. 살기 좋은 북유럽이라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가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었다. 읽기 전에도 가고 싶었던 곳을 더 가고 싶게 만드는 여행에세이도 있지만, 읽기 전에는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곳조차도 가고 싶게 만드는 여행에세이도 있다.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한다.

 

7. <아이슬란드, 여기까지이거나 여기부터이거나> 박유진

 

 

 

 

 

 

 

 

 

 

 

 

여행에세이뿐 아니라 TV의 여행프로그램 역시 자주 본다. TV에 나오는 수많은 여행지들 중에서도 꼭 가고 싶다고 느끼게 만든 곳 중 하나가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만큼 어디를 가든 절경인 곳도 드물었다. 끝이자 새로운 시작인 지점 아이슬란드에 대한 여행에세이를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8. <5년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여행 중에서도 신혼여행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의 작가 장강명은 결혼식과 신혼여행도 실용주의적으로 생략했다. 그리고 5년만에 보라카이로 신혼여행을 간다. 가기 전의 준비부터 갔다 와서의 후일담까지, 특별한 사건은 없고 저자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탈선이 자주 일어나는 책이지만 왠지 모르게 재미있다.

9.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김얀, 이병률

 

 

<야하고 이상한 여행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저자가 13개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들과의 사랑, 연애, 섹스를 그리고 있다. 하나하나가 매력적인 열 세 가지 이야기를 읽고 나면 여행, 사랑, 삶, 글쓰기에 대한 묵직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10.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이광호

 

마지막으로 한국, 그 중에서도 용산에 대한 여행기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를 소개한다. 용산이라는 장소를 통해 일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다양한 문화가 몇 겹으로 겹쳐져 혼종성을 가진 서울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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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막상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사람은 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지만 <21세기 자본>이 던지는 불평등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화두가 아닐 수 없다. 800페이지나 되는 <21세기 자본>을 읽기 위해서는 어떤 책들을 읽어야 할 지 10권을 선정해 보았다.

 

1, <21세기 자본> 토마 피케티(장경덕)

 

경제학 전공자라면 그렇다쳐도 일반 독자가 이렇게 두꺼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다른 개설서를 읽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800페이지나 되는 책을 완독하면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2. <만화로 읽는 21세기 자본> 코야마 카리코(오상현)

 

사실 800페이지나 되는 <21세기 자본>은 일반 독자가 읽기 쉬운 책이 아니다. 차라리 책 내용을 만화로 요약한 이 책을 읽는 게 나을 수도 있다. <21세기 자본> 일본어판 번역자가 감수를 한 만큼 내용 면에 있어서도 신뢰가 간다.

 

3. <피케티 패닉> 김동진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고 그에 대한 학계의 반향과 비판, 재비판을 담은 책이다. <21세기 자본>의 흥행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해설하고 있어 유익하다.

 

4. <21세기 자본 바로 읽기> 안재욱, 현진권

  

한국에서는 <21세기 자본> 한국어판보다 비판서인 <21세기 자본 바로읽기>가 먼저 출판되었다. 자유경제원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학자들이 자유방임경제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21세기 자본>을 비판하고 있는데, 겹치는 내용이 많아서 구성이 아쉽다. <21세기 자본>에 대한 비판을 알고자 한다면 읽을 필요가 있겠다.

 

5. <애프터 피케티> 토마 피케티 외

<21세기 자본> 출간 이후 3년간 있었던 전세계 학자들의 논쟁적인 글들을 모은 책이다. <21세기 자본> 못지 않게 두껍지만(웃음), <21세기 자본>이 미처 다루지 못했던 내용들을 보충하고 있어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6. <피케티의 신자본론> 토마 피케티(박상은, 노민수)

 

<21세기 자본>이 이론편이라면,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리베라시옹>에 실렸던 칼럼들을 묶은 이 책은 실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그때 프랑스, 유럽에서 시사 문제로 떠올랐던 사안들에 대해 피케티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7. <위대한 탈출> 앵거스 디턴(최윤희, 이현정)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화제가 되자 그 대항마로 <위대한 탈출>이 떠오른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출판사가 의도를 가지고 저자의 책 내용을 왜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21세기 자본>과 함께 세트로 읽혀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8. <불평등의 대가> 조지프 스티글리츠(이순희)

 

<21세기 자본>은 현대에 불평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루었을 분, 불평등이 늘어나는 게 왜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불평등의 대가>는 불평등의 증가가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 <21세기 자본>의 내용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 있다.

 

9. <불평등과의 싸움> 이나바 신이치로(김영주)

 

루소에서 피케티까지라는 부제가 나타내듯이 18세기 이후 경제학계에서 불평등의 문제가 어떻게 다뤄져 왔는지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다른 경제학적 사조들의 맥락에서 피케티와 불평등의 문제를 재조명해 볼 수 있다. 

 

10. <오늘 자본을 읽다> 강신준

<21세기 자본>은 맑스의 <자본>과는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21세기 자본>을 읽고 오리지널에 해당하는 <자본>에 대해 관심이 간다면 <오늘 자본을 읽다>를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때마침 올해는 맑스 탄생 200주년에 해당하는 해이니만큼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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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 올해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가 대학 신입생이 된 내게 읽어야 할 책을 추천한다면 어떨까?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의 역사> 로저 오스본(최완규)

 

대학생이 되고 나서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는 대선, 총선, 지선 등 각종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중고등학교에서도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기초적 지식은 배우지만, 투표권을 가지고 민주주의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역사를 개괄하는 이 책을 읽어보면 민주주의에 대해 보다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2. <포스트민주주의> 콜린 크라우치(이한)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책이라면, <포스트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해서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에서도 민주주의가 적절한 방식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3.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로버트 하일브로너, 윌리엄 밀버그(홍기빈)

 

한국의 정치체제가 민주주의라면,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라 할 수 있다. 어뜬 식으로든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게 될 대학생이라면 경제학과 자본주의에 대해서 기본적인 수준의 이해는 할 필요가 있다. 하일브로너와 밀버그의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서 기본적이면서도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일독의 가치가 있다.

 

4. <청년, 난민 되다> 미스핏츠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에게 <청년, 난민 되다>라는 암울한 제목의 책을 추천하기는 미안한 일이지만, 대학생들에게 절실하고 심각한 주거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홍콩, 타이완, 일본과 함께 한국 청년의 주거문제를 다루고 있어 흥미롭기도 하고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5.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김태환)

 

대학생에게 취업, 공부, 군대 등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연애가 아닐까? 대학생도 됐으니 연애를 한 번 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사랑이란 무엇이고 연애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책을 한 권 추천한다면 <에로스의 종말>이다. 단, 이 책을 읽고 연인이 생기리라는 보장은 없다^^

 

6. <빈 서판> 스티븐 핑커(김한영)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현대의 고전이다. 뇌과학과 인지심리학 등을 이용하여 인간의 본성이 어떠한가에 대해 탐구한 책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서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7.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리처드 뮬러(장종훈)

 

나는 문과라서 이른바 이과 학문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한편, 자연과학에 대한 일종의 동경이 있다. 한때 통섭이라는 키워드가 인구에 회자되었듯이 문과와 이과의 대화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은 원자력, 에너지, 온난화 등 정치 영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자연과학의 문제들을 물리학을 통해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한다. 제목이 시사하듯이 현실 사회에서의 물리학을 다루고 있어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8. <현대미술 강의> 조주연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교양은 문과, 이과 등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예술에 대한 지식을 가지길 권하고 싶다. 학생 할인이 있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니 대학생 시절에 부지런히 미술관 전시회에 다니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전시라도 보는 안목과 최소한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와 달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이라면 말이다. 인상주의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를 다룬 이 책을 읽으면 전시회에 갈 준비로는 충분할 것이다.

 

9.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임희근)

 

외국문학 중에서는 <고리오 영감>을 추천한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도 19세기 프랑스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자료로 인용되는 것처럼 프랑스혁명 이후에 도래한 근대라는 시대와 오늘날을 연결하는 고전문학으로서 최적의 책이다.

 

10. <관촌수필> 이문구

한국문학 중에서는 한국 근현대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관촌수필>을 추천한다. 한국현대사를 살아간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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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좋든 싫든 중국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사드 보복이라는 형태로 중국의 위험성을 엿보았던 것처럼 중국, 미국, 북한, 일본 등의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잘 다룰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과연 현재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사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중국에 관한 책이 워낙 많은 탓에 열 권으로는 택도 없겠지만, 오늘날의 중국을 읽을 수 있는 책 열 권을 골라 보았다.

 

1. <중국어의 비밀> 박종한, 김석영, 양세욱

 

중국의 성장과 함께 요즘은 영어 못지 않게 중국어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네 개의 성조와 간체자, 한국어와는 다른 문법체계가 있는 중국어는 한국인으로서 습득하기 쉬운 언어는 아니다. 중국어란 무엇인가, 그 역사와 체계를 재미있으면서도 심도 있게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다.

 

2. <예정된 전쟁> 그레이엄 엘리슨(정혜윤)

투키디데스의 <펠로포네소스 전쟁사>는 패권국 아테네가 성장하는 신흥 도전국 스파르타를 견제하려고 하다가 펠로포네소스 전쟁이 발발하였다고 기술하였다. 이는 제1,2차세계대전에서 영국과 독일과의 관계에도 투영되고는 한다. 그렇다면 패권국 미국과 도전국 중국의 전쟁 역시 불가피한 것일까? 국제정치의 대가인 저자가 미중간의 전쟁을 피할 길을 밝히고 있다.

 

3. <차이나 모델> 다니얼 벨(김기협)

 

높은 경제 발전 속도와 공산당 독재라는 정치와 경제의 이질적인 면모는 한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세계에서 중국이 특수하게 보인다. 중국의 공산당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심케 하는 논조 또한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품성과 능력을 겸비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국 공산당의 현능주의가 대의민주주의보다 나을 수 있다는 놀라운 주장을 전개한다. 중국 공산당 정치체제의 특수한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한 권이다.

 

4. <여덟 번의 위기> 원톄쥔(김진공)

 

공상주의 체제 하에서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다가 개혁개방 이후 세계제2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의 성공신화는 실로 눈부시다. 하지만 중국의 버블이 빠지고 세계경제에 타격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예언 또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중국 성립 이후의 여덟 번의 위기들을 통해 경제사를 다룬 이 책은 중국 경제의 허와 실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5. <백 사람의 십 년> 펑지차이(박현숙)

 

마오쩌둥 시기의 문화대혁명은 중국 현대사에 있어 가장 큰 상흔으로 남아 있다. 그 참상에 관해서 한국에서는 영화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는데, <백 사람의 십 년>은 문화대혁명 시기를 기억하는 평범한 중국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모은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문화대혁명을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6. <고별혁명> 리쩌허우, 류짜이푸(김태성)

 

중국현대사는 쑨원과 신해혁명에서부터 마오쩌둥의 중국혁명,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혁명으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혁명이 결과적으로 폭력과 독재를 낳았다는 사실은 중국현대사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고별혁명>은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두 사람이 혁명의 사상을 비판하고 개량의 사상을 주장한 책이다.

 

7. <현대 중국 지식인 지도> 조경란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교해서 중국 지식인들에 대해서는 아직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 같다. 그래서 현재 중국의 지식인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고, 그에 대한 지식인들의 입장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중요한 문제다. <현대 중국 지식인 지도>는 중국 현대사와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수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중국의 지식인들에 대해 개괄적이면서도 본격적으로 다룬 중요한 책이다.

 

8.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 왕치엔(홍성화)

 

개혁개방 이후로 중국에 베버부터 푸코, 데리다, 레비스트로스, 하버마스, 하이에크,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 서양 사상가들이 소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두 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서양사상이 불과 30년 사이에 압축되어 수용되는 상황 자체가 중국의 특수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학자의 책을 한국어로 읽는다는 경험 역시 독특하다.

 

9.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 쉬즈위안(김태성)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가 낯설게 여겨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일 지도 모르지만, 급변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중국인들에게는 특히 그럴 것이다.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문학자 쉬즈위안이 중국의 남과 북, 타이완 등을 여행하며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사유하고 있다.

 

10. <13.67> 찬호께이(강초아)

 

오랜 세월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97년에야 중국에 반환된 홍콩은 그 역사적 변천 때문에 중국에서도 가장 독특한 지역이다. 홍콩에 갔을 때는 좁은 땅덩어리의 도시에 즐비하게 늘어선 수많은 고층빌딩들이 인상적이다. <13.67>은 1967년부터 2013년까지 홍콩에서 있었던 6건의 살인사건들을 다룬 소설인데, 홍콩이라는 도시를 이해하는 데 가장 적절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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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지방선거,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월드컵 등 여러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도 하고, 여러 모로 뜻깊은 해가 될 것 같다. 2018년이 과연 어떤 해가 될 것인가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올림픽의 몸값> 오쿠다 히데오(양윤옥)

 

올해는 88올림픽 30주년이자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는 해다. 올림픽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는 책들 중 <올림픽의 몸값>을 추천하고 싶다. 도쿄올림픽에 대해 테러사건이 벌어진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쓰인 소설이다.

 

2. <헌법을 쓰는 시간> 김진한

 

올해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 또한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한다. 도대체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개헌이 정말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추천한다.

 

3. <달의 궁전> 폴 오스터(황보석)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8년은 프랑스 68혁명, 일본의 전공투 운동, 미국의 베트남 반전 시위 등으로 전세계가 들끓었던 해다. <달의 궁전>은 68-69년 당시에 뉴욕의 대학생이었던 주인공 마르코가 겪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어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힌다.

 

4. <해방 후 3년> 조한성

 

 

건국, 혹은 정부 수립으로부터 70년이 흘렀다. 건국이냐 정부 수립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1948년이 기념할 만한 의미있는 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1945년부터 1948년까지 3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서 알아봄으로써 1948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5. <서부전선 이상 없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홍성광)

 

 

올해는 제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이다. 제1차세계대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설은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일 것이다. 이 소설을 읽고 전쟁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6.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박훈

 

2018년은 메이지유신 150주년이다. 쇄국정책을 펼치던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통해 어떻게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근대화에 성공하여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할 수 있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7. <칼 마르크스> 이사야 벌린(안규남)

 

 

 

 

 

 

 

 

 

 

 

 

 

 

작년은 러시아혁명 100주년이었는데 올해는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이다. 마르크스의 책 중 <자본>은 너무 길고, <공산당선언>은 너무 짧고, 이사야 벌린이 쓴 마르크스의 생에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읽을 수 있는 평전을 추천하고자 한다.

 

8.<프랑켄슈타인> 메리 셜리(김선형)

 

 

칼 마르크스와 프랑켄슈타인이 같은 해 태어났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출간 200주년을 맞아 프랑켄슈타인이 다시 한 번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9.<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전민식

 

 

 

 

 

 

 

 

 

 

 

 

 

 

2018년은 개띠 해다. 개에 대한 책이 무엇이 있을까 싶어서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 노나미 아사의 <얼어붙은 송곳니>, 정유정의 <28>, 체홉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 등이 떠올랐지만, 전민식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를 선택하게 되었다. 어쩌다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된 남자가 주인공인 소설인데, 인간과 개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10.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다. 한국 나이가 너무 싫어서 개인적으로는 꿋꿋하게 만(滿) 나이를 쓰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마음 어딘가가 울적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잔치가 끝났다"는 제목에서 인생의 좋았던 시절이 다 끝나버린 것 같은 슬픈 느낌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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