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거의 매일 알라딘에 접속하는 사람으로서 알라딘 신간평가단이라는 게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고, 신간평가단에서 선정되는 도서들에 대해서도 전혀 무관심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적어도 인문/사회/과학/예술 부문의 선정도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올해 초, 신간평가단을 모집한다는 메일을 받고, 별 생각 없이 응모했더니 당선되고 말았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부문. 생각해 보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 예술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의 책을 커버한다. 물론 실제로 선정된 책들 중 과학책은 한 권뿐이고, 예술책은 한 권도 없어, 대부분이 인문사회 분야의 책들이었지만 말이다.

 

 한 달에 책을 두 권 공짜로 준다길래 기쁘게만 생각했는데, 신간평가단이 되고 난 직후 주어진 과제는 신간도서 5권을 추천하라는 것. "아, 생각보다 귀찮은 일을 맡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매달 오프라인 서점에 들려서 신간도서들을 체크하는 습관을 즐기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막상 4월의 신간평가단 도서에 <투명사회>와 <반란의 도시>가 선정되자, 또 다른 당혹감을 느껴야만 했다. 신간평가단에서 선정된 책들이 내가 기대했던 책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후로도 내가 추천한 책들 중 신간평가단에서 선정된 것은 12권 중 <히틀러의 철학자들> <뉴스의 시대> <대한민국 치킨전> 세 권뿐이었다. 취향에 안 맞는 책들이 선정되어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실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처음에 읽은 <투명사회>다. 이 책에 대해 치기 어린 마음에 다소 비판적인 리뷰를 써 버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혹평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고 반성하게 된다. 최근 들어서는 저자의 논지에 보다 더 공감하게 되었던 것이다.

 

 5월의 선정 도서는 <다산정약용평전>과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였다. <다산 정약용 평전>은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고,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는 70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다. 이 두 권을 동시에 보내주다니, 알라딘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학교에 기말페이퍼를 제출해야 하는 기간이었는데, 틈틈히 짬을 내어 두 권을 읽은 것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 볼륨만큼이나 내용에서도 이 두 권이 제일 알찼던 것 같다.

 

 6월의 선정 도서는 <히틀러의 철학자들>과 <철학자와 하녀>. 두 권 모두 철학자에 대한 책이다. <히틀러의 철학자들>은 내가 추천한 책이었는데, 평소 관심 있는 주제여서 재미있게 읽었다.

 

 7월의 선정 도서는 완전 뜬금 없는 <피파 마피아>와 <독신의 오후>. 개인적 관심과는 거리가 먼 책들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8월에는 내가 추천한 두 권이 모두 선정되었다. <뉴스의 시대>와 <대한민국 치킨전>. <뉴스의 시대>는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약간 달랐지만,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좋은 책이었다. 그 유명한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처음 읽어 보았지만, 과연 글을 잘 쓰기는 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 치킨전>은 치킨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보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9월의 선정 도서는 <문학의 아토포스>와 <세 종교 이야기>라는 다소 난감한 책들이다.

 

 철학, 사회학, 과학, 문학, 종교, 축구에 치킨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었다. 분명한 사실은 내가 신간평가단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면 이 책들은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책들도 몇 권 있었지만, 신간평가단에 선정된 한 권, 한 권이 소중한 기억이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서 활동하는 동안 보람차고 뜻깊은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른 열 아홉 분의 신간평가단 위원분들이 쓴 매달 신간추천페이퍼와 리뷰들을 읽으며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들을 깨닫고, 많은 것을 배웠다. 오프모임이라도 한 번 하면 좋을텐데 싶었지만, 지방에 계신 분들도 많아서 그런지, 그러한 기회가 없어서 아쉽다.

 

 끝으로 주관적인 베스트 5권을 꼽자면,

 

 1. <대한민국 치킨전>

 

 2.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3. <뉴스의 시대>

 

 4. <히틀러의 철학자들>

 

 5. <다산 정약용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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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성스런 페이퍼 감사드려요 +_+
신간평가단 분들은 정말 전국에 분포해 계셔서, 오프모임 같은 건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책을 매개로 서로 리뷰도 함께 읽어보고 또 댓글로 의견도 나누시고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모아놓고 보니 책들의 포쓰가 장난이 아니네요.
인문/사회 분야는 아무래도 책들이 묵직하다보니, 드리면서도 제가 부담스러울 때가 많은데 ; ㅠ
성실한 활동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계절 보내세요~

의정부짱짱맨 2014-10-29 15:10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정말 즐겁고 유익한 시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