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인문학독서법 - 삶의 기적을 일으키는 인문학 독서법의 비결
김병완 지음 / 북씽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바쁜 아침에 현대인이 즐겨 찾는 곡물 셰이크나 칼로리바는 편리성 못지않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해가 갈수록 종류도 다양해지고 판매량도 높아지고 있다. 초 단위까지 계산해가며 하루를 바쁘게 살아내야 하는 현대인에게 어찌 보면 구세주와도 같은 영양 공급원으로 충분히 제 몫을 다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루 세 끼 모두를 곡물 셰이크로 채울 수는 없는 법.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와 씹을수록 독특한 향내와 깊은 맛을 내는 산나물로 가득 차려진 밥상은 충분한 영양 공급은 물론이거니와 입 안 가득 남아있는 맛의 추억까지 음미할 수 있는 맛의 향연이다.

 

  비인문학과 인문학의 독서법도 이와 같다면?

 

김병완이 쓴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은 독서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물론이거니와 인문학 독서를 하는 사람과 인문학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과의 차이까지 거론하고 있어 독서법의 세분화를 보여준다. 압축된 전문적 지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비인문학(일반서적, 실용서적)이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할 수 있는 간편한 독서법(Fast reading)이라면, 삶과 죽음에 관한 통찰을 통합적이고 다면적으로 보여주는 인문학(문학, 신화, 역사, 철학)은 천천히 곱씹어야 제 맛을 아는 느린 독서법(slow reading)이다.

 개인적으로 깊은 공감과 인상 깊은 여운을 준 대목은 모티머 J.애들러가 쓴 『독서의 기술』 중 인용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의 자세로, 이 표현이야말로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다가온다.

 “적극적으로 독서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나 중요하지만, ‘교양서’와 문학서는 그 자세가 달라진다. ‘교양서’를 읽을 때에는 눈을 언제나 매처럼 빛내며 금세라도 습격할 수 있는 태세로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시나 소설을 읽을 때에는 이래서는 곤란하다. 그 경우에는, 말하자면 적극적인 수동(手動)이라고도 할 만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이야기가 마음에 작용하는 대로 맡기고, 또 그에 따라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내맡겨두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무방비(無防備)로 작품을 대하는 것이다.”(p. 107)

책 초반에서 저자가 말한 “비인문학 도서를 읽을 때는 비즈니스맨으로, 인문학 서적은 친구를 사귀듯 스승을 대하듯 인생의 선배를 만나서 차 한 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하듯”이라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뒤 늦은 질문이겠지만, 왜 인문학인가?

인생은 오늘 하루의 부귀영화와 유희로 끝나지 않은 기나 긴 여정이다. 어떻게 사느냐에 앞서 왜 사느냐라는 질문이, 돈 버는 법에 앞서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가 우선시 돼야 바르게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가능하다는 이치다.

 저자는 자신과 세상과 삶을 성찰하고 자신이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발견하게 해 주는 것이 인문학의 힘이라는 것을 곳곳에서 강조하며, 삶의 이유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통로로 인문학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독서법을 소개한다.

 

 최하층 빈민들과 노숙자들이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를 만나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의미를 깨달아 알코올 중독자나 범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된 것이나, 문학작품을 통해 얻은 감동과 환희, 운명과 극복의 지혜 등이 삶에 닥쳐오는 불행과 시련에 좀 더 잘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준 점 등은 인생을 좀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정신의 바탕에 인문학이 상당 부분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잘 나가는 삼성맨에서 세상과 단절한 채 3년 독서법을 통해 독서의 새로운 지경을 넓혀온 저자의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이 책에서 팁으로 소개하고 있는 <분야별, 상황별, 권장∙추천독서>의 목록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부록이다. 그동안 그렇고 그런, 거기서 거기에 그치는 추천도서에서 벗어나 독자 개인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받고 싶다면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을 펼쳐볼 것을 권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색하지 않으면, 취하지 않으면, 넘치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라는 저자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공허한 울림이 아닌, 간절한 호소로 깊이 있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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