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되게 하는 소통, 나를 망하게 하는 불통 -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마인드 50
김옥림 지음 / 북씽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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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많아지는데 들을 귀가 없다

 

 

요즘처럼 '소통'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최근의 서점가에는 소통 부재를 반증하는 책들이 넘쳐난다. 그만큼 탈(脫) 권위적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긍정적 척도로도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소통 기술의 부재에서 오는 불통의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다. 소통의 도구는 넘쳐나는데 소통의 마인드는 없는 것이다. <탈무드>에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둘인 것은 그만큼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라 했는데, 이 시대의 소통법은 아무래도 뒤바뀐 듯하다. 경청의 귀보다 주장의 입이 많아지다보니 개인 간 의사 소통은 물론이요, 정치 사회적 현상에서도 불필요한 갈등을 조성하거나 안타까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넘쳐나는 소통의 통로, 부족한 소통 마인드

 

 

지금 우리 곁에는 가족, 친구, 지역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통의 통로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실시간 채팅 사이트 네이트온을 비롯해 전세계인을 친구로 만들 수 있게 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SNS 등장에 이어 이제 걸어다니면서도 가벼운 문자 대화가 가능한 스마트폰 카톡의 유행에 이르기까지 언제 어디서건 원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손 안에서 해결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던 시대에서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듣는 소통법의 변화는 빠른 전달과 신속한 반응 요구로 나타나 상대방의 마음을 미처 읽기도 전에 다음 화제로 넘기고는 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미세한 표정 변화와 감정의 떨림까지 감안해가며 듣기 때문에 말의 의도를 좀더 섬세하게 잡아낼 수 있지만 스마트한 시대에 스마트하게 이뤄지는 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참 스마트하지 못하다. 뜻이 통하지 않는 소통, 이것이 곧 불통이니 소통이 불통이 될 때 우리는 고통스럽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소통의 시작이 불통으로 돌변해 고통의 후유증으로 남게 되는 씁쓸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소통의 50가지 기술, 공통분모는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 듣기

 

 

 

김옥림의 저서 『 나를 잘되게 하는 소통, 나를 망하게 하는 불통』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는 건 소통이 단순히 대화 여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목 그대로 나를 돋보이게 하는 장점이자 때로 관계를 해쳐 나를 망하게 하는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이 출신대학의 배경보다 조직 내 원만한 인간관계능력을 더 높이 평가하는 걸보면 소통의 힘이 개인의 스펙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이 책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마인드 50가지를 세계적 유명인사와 관련된 일화와 글쓴이가 경험한 구체적 사례 및 다양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의 마무리는 FOCUS답게 <소통의 7가지 원칙>, <소통을 방해하는 12가지>, <상대와의 소통을 유리하게 이끄는 8가지 방법>, <소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 <소통의 말 24가지> 등을 소개하고 있어 생활 속 실천을 위한 지침서로 활용하기에 알맞다.

영국의 수상을 지낸 맥밀란은 퇴임 후 고급승용차 대신 전차를 타고 다니며 국민과의 눈높이를 맞춘 소통으로 오래도록 존경을 받았다. 세계적 동화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안데르센과 세계 테너계의 전설이 된 카루소의 어머니들에게서 발견되는 소통의 공통된 힘은 '칭찬'이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가보와 같은 가방을 우연히 맺은 한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어히 무덤 앞에까지 갖다 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보여준 소통의 힘은 '약속'이다. 2m가 넘는 키에 다소 험상궂은 얼굴을 한 격투기 선수 밥 샘이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었던 소통의 기술은 이미지의 편견을 깨게 만든 천진난만한 그의 '웃음'이다. 학교를 다니지 못했음에도 독서를 통해 풍부한 지식을 갖췄던 링컨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으로도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는데 링컨의 인간적 소통의 기술은 어쩌면 가장 평범할 수도 있는 '맞장구'였다.

이밖에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소통의 사례는 성실과 인사, 편지와 티타임, 유머와 센스, 친절과 인사, 선행과 자선 등 다양하다. 여러 단어로 세분화시켰을 뿐, 결국 소통의 밑바탕에 깔린 기본 자세는 경청과 열린 마음이 아닐까 싶다.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서 듣는다면 오해도 과장도, 자의적 해석도 줄어들게 될 것이며, 소통은 이해로 발전해 서로를 더욱 단단한 인연의 끈으로 묶어두게 될 것이다.

또한 입으로만 떠벌리는 말의 잔치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실천적 행동이야말로 진정성이 담긴 소박하면서도 위대한 소통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더불어 소통을 위한 노력으로 삼고초려의 정신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몇몇 사례를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작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소통의 기술

 

 

한때 KBS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코너 중에 현대 사회의 가족 간 무관심과 소통 부재를 다룬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가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소재는 다르지만 여전히 "말이 안 통해~!"라는 적반하장의 대사를 남기며 사라지는 여학생 캐릭터가 요즘 인기다. 모두 소통 부재를 통한 단절의 벽을 희화화한 것으로 시청자 입장에서 깔깔거리며 보면서도 웃기지만은 않은 이유는 그 안에 담긴 뼈 있는 사회비판의 칼날 때문일 것이다. 모니터 안의 세상이 아닌 우리가 부딪히며 살아가는 현실 공간에서 종종 일어나는 현상의 복사판이랄까? 혹 가족 간, 부부 간, 친구 간, 동료 간, 집단 간에 불통의 답답함을 느껴 가슴을 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작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실천적 제안이 곳곳에 숨어 있어 밑줄을 긋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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