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와 고양이 마우츠 미니 미니 2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크리스티아네 뇌스틀링거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니 지난 봄, 아들 녀석의 충동적 동심에 힘입어 얼떨결에 우리집에 오게 된 불청객 고양이 '콩이'가 떠오르네요.

다른 애완 동물과 달리 고양이를 끔찍히 꺼려하는 제 혐오감을 누르고 아들 녀석의 순수한 동심이 승리해 기어히 우리와 함께 살게 된 새끼 고양이가 있었답니다.

생후 한 달 남짓 되었나본데 주인이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됐는지 박스에 담아 아파트 입구에 내놓았다더군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박스 채 안고 온 아들녀석에게

"좁은 집에서 고양이까지 키우자면 엄마가 일하랴, 너 돌보랴, 너무 힘들지 않겠니? 게다가 엄마가 평소에 고양이 보면 피해다니는 거 너도 알잖아. 엄마는 못 키워~~~!"라며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펼쳤지요.

"엄마, 일주일만! 제발요~! 만일 다시 갖다놔도 아무도 안 데려가면 얘는 그냥 죽잖아요. 내가 잘 돌볼게요. 제발~~~!"

가는 곳마다 매달리며 사정 사정을 하더니 급기야 삼촌과 짜고서는(?) 그날밤에 고양이용품을 모조리 주문해버려 어쩔 수 없이 키우게 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외아들로 자라 늘 외로움을 호소하던 녀석이 그날부터는 막둥이 동생을 돌보듯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곧장 달려와서는 "콩아~! 콩아~!" 노래를 부르듯 불러대며 털을 쓰다듬어주고 무릎에 앉혀놓고 우유도 먹이며 잘 돌봐줬답니다.

처음에 고양이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게 끔찍하고 징그러워 멀찌감치 지켜보거나 피해다니던 저도 어느 새 콩이의 장난스러운 애교에 빠져들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고 말을 걸게 되더니 급기야 무릎에 올려놓고 장난칠 정도로 관계가 급호전되더군요.

퇴근해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콩아~~! 효석아~~~!" 부를 만큼 새끼 고양이 '콩이'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뜨거운 사랑과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달리 구석에서 웅크린 채로 영 움직이질 않아 동물병원에 데려가보니 원인과 병명을 알 수 없으나 뇌에 이상이 있어 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답니다.

통곡을 하며 부르짖는 아들 녀석을 달래 기어히 안락사로 짧은 만남의 인연을 정리했습니다만, 그 시간 덕분에 애완동물에 대한 제 편견이 많은 부분 수정될 만큼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콩이'랍니다.

 

 

책에 나오는 후버 부인의 고양이 '마우츠'처럼 우리 가족에게도 '콩이'의 존재는 단순히 키우는 재미를 안겨주는 애완동물이 아닌, 외로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평생을 책임질 마음을 갖게 만드는 반려동물인 셈이었죠.

사랑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미니의 이웃인 후버 부인은 독거 노인인데다 병세가 깊어져 병원에 당장 입원해야 할 처지임에도 고양이를 돌볼 수 없게 된 상황을 염려해 병원에 가기를 꺼려합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반대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후버 부인의 고양이 '마우츠'와 잠깐씩 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미니는 집에 오는 길이면 매일같이 후버부인 집에 들러 심부름도 해주고 고양이 밥도 챙겨주는 등 어려움에 처한 후버 부인과 마우츠를 돌봐줍니다.

급기야 병세 악화로 돌아가신 후버 부인을 대신해 미니는 고양이 마우츠를 집으로 데려오고 말지요.

보통의 부모들 반응처럼 미니의 엄마,아빠도 마우츠를 돌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지만, 미니가 마우츠를 키우기 위한 최후 수단으로 결벽증이 있고 까다로우며 삐치기 잘하는 할머니댁에서 며칠이 지나도록 집으로 오지않자 결국에는 항복을 선언하게 됩니다.

"우리 미니가 없는 것보다는 고양이가 있는 편이 더 낫겠더라"(p.62)는 엄마의 고백은 제 혐오감을 이긴 아들 녀석의 동심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인 것 같아 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반대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후버 부인의 고양이 '마우츠'와 잠깐씩 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미니는 집에 오는 길이면 매일같이 후버부인 집에 들러 심부름도 해주고 고양이 밥도 챙겨주는 등 어려움에 처한 후버 부인과 마우츠를 돌봐줍니다.

급기야 병세 악화로 돌아가신 후버 부인을 대신해 미니는 고양이 마우츠를 집으로 데려오고 말지요.

보통의 부모들 반응처럼 미니의 엄마,아빠도 마우츠를 돌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지만, 미니가 마우츠를 키우기 위한 최후 수단으로 결벽증이 있고 까다로우며 삐치기 잘하는 할머니댁에서 며칠이 지나도록 집으로 오지않자 결국에는 항복을 선언하게 됩니다.

"우리 미니가 없는 것보다는 고양이가 있는 편이 더 낫겠더라"(p.62)는 엄마의 고백은 제 혐오감을 이긴 아들 녀석의 동심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인 것 같아 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고양이를 싫어하던 엄마는 마우츠가 엄마를 따르며 무릎에 앉아있고 싶어하면 가족들 보는 데서는 싫은 척 행동하면서도 내심 싫지 않은 듯, 미니의 눈에는 아무도 보지 않을 때면 마우츠를 쓰다듬어줄 것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아빠 역시 마우츠가 아빠 침대로 뛰어들어 미니가 내려놓으려 하면,

"그 멍청한 녀석, 그냥 여기 둬라! 녀석 갸르릉 소리를 들으니 잠이 잘 오더라!!"(65)라며 친밀감을 보이게 됩니다.

 

 

책은 미니미니 시리즈 2편으로 1편인 『미니 학교에 가다』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소개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은행원인 아빠와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엄마, 2년 전에 은퇴한 할머니, 그리고 미니와 키가 똑같은 두 살 위인 오빠 모리츠가 미니네 집 구성원입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고 집안에서 아이들끼리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애완동물의 존재와 의미는 무엇인지, 화목한 가족의 웃음 넘치는 생활과 달리 찾아오는 이 없이 병 들고 외로운 이웃에 대한 관심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동화 속 철학처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인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안데르센 상을 비롯해 권위 있는 어린이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유명 작가로, 아이들의 실제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몸짓과 심리 하나까지도 잡아내 재치있는 유머와 깊이 있는 의미로 맛깔스럽게 버무려 국적을 떠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어린이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림을 그린 '크리스티아네 뇌스틀링거'는 저자의 딸로서 어머니의 작품에 여러 차례 삽화를 그려 함께 발표했다고 하네요.

엄마와 딸이 공동작업으로 내놓은 책이라니 이것만으로도 정말 멋지지 않아요?

책을 읽어보게 되면 더욱 더 멋진 세계가 여러분을 유쾌하고 따뜻한 곳으로 안내해 줄 겁니다.

최근에 읽어본 동화 중에는 단연 최고예요. 전 1편보다 2편이 더 재미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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