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날아다니는 철학
정호일 지음 / 리베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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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식은 탐구하되, 진리는 추구하지 않는 현대인에게......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를 훑어보다가 <우주의 비밀 한국인이 풀다, 세계가 경악!>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았다.

스마트폰으로 걸어다니는 인터넷 세상이 가능해지고, 암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불치병의

영역이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인간의 지적 탐구 영역은 그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순간 궁금해졌다.

놀라움을 금치 못할 만큼 세상은 문명의 가속화 속에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적으로 자살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삶의 모순을 대변해주는

명백한 하나의 의문점이다.

사람들은 왜 예전보다 더 살기 좋아진,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 전쟁과 기아의 공포가 줄어든

오늘날에 스스로가 목숨을 끊는 '죽음에 이르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을 통해 집단자살 카페가 등장하고 성인은 물론이요, 청소년 자살까지 속속 보도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연 인생의 참다운 의미는 무엇이며, 삶의 목적과 방향은 무엇으로부터 기초해야

하는지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에 우선 눈이 갈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날아다니는 철학>.

철학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상 세계 속의 모든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명쾌한 힌트를 주는 것만은 분명하니 말이다.

지나친 추종의 지식 탐구나 맹목적적인 일등주의의 과열 경쟁 속에서 '철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임에도 자연스럽게 '정의'와 '도', '진리'를 떠올리게 하는 맨 밑바닥 단어가 철학인 만큼 현재의 문제를 과거 옛 성인과 현인들을 만나 풀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

 

 

 

 

2. 당신을 '사이버 운명 게임'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 책은 기존의 철학서가 보여준 이론적 형식에서 과감히 탈피, 쉽게 읽히는 방식인 소설의 형식을 택해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예상 독자층을 '청소년'으로 규정해 놓은 만큼 십대에게 친숙한 '온라인 게임'의 룰을 적용해 한 단계씩 철학이론에 접근해나가는 맞춤형 전략도 선보이고 있다.

 

출판사에 다니며 신간출간을 앞두고 있는 평범한 중산층 가장인 현수는 어느 날 아내로부터 딸이 없어졌다는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그동안 부모 속을 썩인 일 없이 공부든 집안일이든 알아서 척척 어른스럽게 도와주던 딸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말에 주인공 현수는 최근에 달라진 딸 세라의 모습을 회상한다.

부쩍 비밀이 많아지고 방문을 걸어잠그거나 말을 톡톡 쏘아부치는 등 그저 사춘기적 반항을 보이던 모습이 새로운 의문점으로 다가오자 세라의 실종이 혹 또 다른 문제에서 비롯됐는지 고민하게 된다.

사건의 단서를 찾아내듯 서랍 안에 있던 세라의 일기장을 통해 딸의 최근 심경을 읽어내려가던 중 최근에 세라가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의 비틀어진 우정, 친구의 자살 등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자기정체성과 양심 등으로 고민하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이어 딸이 접속했던 '사이버운명게임'을 통해 복잡하고 답답한 현실의 문제를 동서양 철학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해결하려던 중 딸이 사라졌음을 확신하고는 딸을 찾기 위해 아버지인 현수가 직접 게임사이트에 접속해 동서양철학자들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각 단계별 상대자로 등장하는 동서양 철학의 거장들과의 승부를 겨누는 토론에서 목차에서 보이는 중요 쟁점 및 사상들이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소개된다.

 

'인(仁)'과 '예(禮)'를 중요시한 생활 속 성인인 공자가 내세운 '성인 정치'나 '진리'와 '정의'를 중요시한 이데아 사상의 철학자인 플라톤의 '철인 정치'는 4.11 총선을 앞둔 시점에는 더욱 새롭게 읽혀지는 대목이다.

남을 지배하고 통치하기 이전에 자신의 수양을 먼저 닦는 '수신(修身)'의 덕목을 강조한 공자의 사상이나 그림자에 불과한 허상에 빠져 실체를 보지 못하는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 교육을 통해 진리를 깨닫기 바라는 플라톤의 이상은 시대를 뛰어넘어 21세기 우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가르침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만나게 된 두 번째 대상은 우주와 자연의 법칙에 대한 깨우침을 안겨주는 검은 물체이다.

우주라는 거대한 대상과 자연이라는 폭넓은 환경은 자칫 현실적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영향 관계가 없어 보이는 분야이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삶의 바탕인 인간 세상이 없어진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생존 여부에 절대적 영향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긴 안목으로 바라보고 대처해야 하는 대상임을 또 다시 인식하게끔 만드는 대결 구도이다.

인공위성을 쏘고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지구 반대편 소식을 전해들은들 화산, 지진, 홍수, 해일, 태풍, 가문, 눈사태 등 온갖 자연 재해 앞에 인간은 한없이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우주 문제는 지구 문제로, 지구 문제는 다시 인간 문제로, 인간 문제는 다시 내 문제로 귀결되는 셈이니 존재에 앞서 생존을 위한 근원적 탐구 영역임을 부인할 수 없기에 이르른다.

 

현수는 그 다음으로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정령'과 힘의 질서를 내세우는 '제우스'를 만나게 된다.

이 세계에는 온갖 생명체가 어우러져 있어 만약 다른 생명체를 인정하지 않고 짓밟으려고만 한다면 결국 우주의 질서가 혼란해지고 소중한 생명체가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정령의 충고는 인간만을 위한 이기적 개발에 시달리고 있는 환경 파괴 및 약자를 강탈해 강자의 배를 채우려는 현실 세계의 모습과 겹쳐져 흥미로웠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신인 제우스의 존재감 또한 '힘'의 논리를 권력과 폭압이 아닌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바탕으로 정리되어 대화를 나누는 관점이 현실정치 세계에서 보여줘야 할 힘의 균형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는 관점이 아닐까 싶다.

 

당대의 대 철학가들과의 논쟁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세계에 갇힌 딸을 구조하고자 온 힘을 기울인 아버지의 정성 때문인지 현수는 아슬아슬하게나마 단계마다 극적 승리를 거듭해나가며 대학자들과의 철학적 논쟁을 계속 이어가게 된다.

신으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특성을 찾아가려고 했던 데카르트와 로크, 니체, 무위 사상을 주장한 노자, 세계를 해석하려는 관점에서 벗어나 세계를 변혁하려는 관점에서 철학에 다가간 마르크스, 인간의 실존적 자유와 책임을 논했던 사르트르, 인간의 노력 자체가 결국 쳇바퀴 도는 방식일 수밖에 없기에 근본 방도로 열반과 열반과 해탈을 주장한 석가모니, 인간의 운명 문제와 홍익인간의 세상을 제시한 단군의 사상에 이르기까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류 지성의 축적된 대화는 시공간을 넘어서 인간 삶의 본질적 문제를 왜?라는 근원적 질문에서 시작해 어떻게?라는 방법까지 아울러 제시해준다.

 

마지막 승부는 21세기라는 현 시점의 참상을보여준 후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공개 대토론회'에

앞서 등장했던 동서양의 성인과 현인들이 모두 등장한 가운데 청중들이 각자가 추종하는 사상가들의 핵심사상을 내세우며 설전을 벌인다. 각자가 옳다고 주장하는 청중들의 난투극 속에서 현수는 인류 지성사의 모든 자양분을 골고루 받아들이되, 자신만은 예외라는 엉뚱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편협된 사고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결국 마지막 승부에서도 현수가 이긴 셈이니 곧 딸을 찾게되리라는 기대감으로 독자는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볼 것이다.

그러나 해피앤딩을 기대하는 독자로서는 아쉽게도 세라는 죽음을 맞게 되고 현수는 딸을 구하지 못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딸의 마지막 유언을 되새기며 사이버 운명 게임에서 겪은 내용을 글로 정리하게 된다.

 


 

 

3. 대학생을 위한 걸어다니는 철학

 

사실 독자로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 책은 청소년층에서 읽기에는 상당히 어렵고 지루하다.

철학에 대한 입문서로 보기에도 다양한 철학사상이 축소된 지면 안에서 방대하게 이루어지다보니 겉핥기 식으로 넘어간 부분도 적지 않다.

고등 교육을 마친 대학생 정도라면 상식과 교양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혹 꼼꼼하게 읽어볼까?

일반 청소년을 겨냥해 출판한 철학책이라고 보기에는 수준이 높고, 소설류로 분류하기에는 구성이나 문학적 표현이 단조롭다.

모범생이었던 딸의 석연치않은 죽음을 통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자신에게는 예외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설득력이 약해 보이고 각 장면의 말미에 나타나는 승부사의 장면도 긴장감이나 명쾌함이 느껴지지 않아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요소 중 하나는 인문학이 죽어가고 철학이 구시대의 낡은 유물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어떻게든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도록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는 점이다.

사실 이렇게 방대한 철학 사상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즐길 수 있는 자리도 흔치는 않은 법이니 말이다.

철학이라는 단어에 무거움을 느끼는 독자보다는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을 가지고 호기심의 연장으로 다가갈 수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들이라면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애벌레가 추천하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책 - 철학 나침반

 

사진 용량이 커서 안 올려지네요. ㅠㅠ

 

 

 

▲ 생활 속의 사례들을 들어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합당한지 논리적으로 접근한 실용철학서입니다. 가령, 조그만 것 하나 슬쩍한 것 뿐인데 왜 찜찜한지 도덕과 양심의 기준에서 생각해보도록 하거나 선의의 거짓말이 미치는 영향,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는 데 뭐 어때? 라는 상활 속에서 발휘되는 준법정신의 힘, 착하면 손해 본다는 세태 속에서 이타주의가 무엇인지 등등.....초등학생 수준에서 재미있고 유용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가나출판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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