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밀리언셀러 클럽 2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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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이 어울려 놀던 네 소년의 성장기로 알고 열어 봤으나, 사실은 시궁창 같은 인생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살라는 교훈을 주는 소설. 소설의 중반을 넘어설 즈음에, 그 때 까지는 서로 돈독한 우정만 보여주던 이야기가, 14살 아이의 입을 빌어 냉혹한 현실의 세계를 전달하는 순간 책이 던져주는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무모하고 멍청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지켜 인생을 나락으로 빠트리지 마라. 어린 시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이 너의 말을 믿게 만들어라. ‘

예상치 못했던 날카로운 주제를 전달하는 과정을 멋들어진 모험담으로 풀어 나갔다. 소설속 인물의 심리를 잘 그리기로 유명한 작가 답게, 두 소년의 성장과 인생의 큰 전환점을 준 이틀간의 여행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씁쓸한 결말도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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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리가 얼마나 나약하고, 그 나약함으로 인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 그것이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끔찍한 공포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또 한 번 같은 표현을 반복하자면, 스티븐 킹은 사람의 심리를 관찰하는 위대한 관찰자다.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표현은 심리적 공포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수단에 대한 찬사일 뿐이다. 그가 만일 나의 인생을 묘사한다면, 난 벌거벗은 아이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명작이라고 평가받을 만한 문학작품들을 쓴 작가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인간의 심리를 차분하고, 명쾌한 목소리로, 간단명료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비록 어려운 철학적 사상을 사용했으나 인물의 행동과 생각, 판단의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표현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밀란 쿤테라도 그랬고, 에세이 ‘민족주의의 단상’에서 민족주의자들이 갖는 논리적 허점과 행동 이면의 심리적 사유를 명쾌하게 표현했던 조지오웰도 그랬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악의’도 인간이 갖고 있는 나약한 감정인 ‘질투심’과 이유없는 ‘악의’를 소설속에 표현하고 있다. 스티븐 킹은 ‘샤이닝’에서 잭 토런스의 자라온 배경과 과거의 실수와 같은 이야기 장치를 통해 한 인간이 호텔의 망령에 점점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고, 왜 호텔이 그를 하수인으로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 준다.

이토록 섬세한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명작을 스크린에 담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도 힘든 일이다. 지금까지 읽은 그의 중장편 소설이 모두 그랬다.
만일 내가 그의 입장에서 영화화된 이들 작품을 시사회장에서 보았을 때 들었을 법한 감정을 한마디로 상상해 보았다.

- 쇼생크 탈출, ‘시나리오 작가 녀석, 나 보다 더 멋진 엔딩을 만들어 냈어’
- 미저리, ‘캐시베이츠는 완벽한 애니윌크스지만, 그녀의 능력을 십분의 일 밖에 쓰지 못했어’
- 샤이닝, ‘스탠리, 이 오만한 놈이 내 작품을 어설픈 호러영화로 망쳐놨어,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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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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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써진 소설을 읽다보면 스토리와 위트있는 대화, 생생한 표현, 화려한 비유등이 돋보인다. 한 편, 기억에 오래 남는 소설은 인물의 심리 표현을 정교하고도 효과적으로 설명하여 독자가 마치 그 인물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도, 말소리도, 화려한 움직임이 돋보이는 화면도 없이 활자만 가득한 종이 쪼가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그건 아마도 글이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람이 상상력은 심리와 육체를 자극하여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치, 금요일 저녁에 월요일 아침을 떠올렸을 때 불쾌해지고 가슴 한 쪽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그래서 글이 전하는 무게감이 시청각 자료보다 더 무거운 가 보다.

소설 미저리의 애니윌크스에 비하면 영화속 그녀는 아주 순한 맛이라 할 수 있겠다. 그녀의 흉폭하고 광기어린 보호아래 놓인 작가 폴 쉘던의 절망, 희망, 공포, 좌절, 분노, 슬픔이 매 페이지 마다 쉴새 없이 그려져 있어 한 번 잡으면 어지간히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조금만 더’, ‘한 챕터만 더’ 라고 생각하며 읽다 보면 어느새 직전에 읽었던 곳에 끼워 두었던 책갈피 위로 두툼한 책장들이 쌓여있다. 마지막 장으로 다가갈 수록, ‘얼른 결과를 알고 싶은 마음’과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 다툰다.

궁금증으로 독자를 안달나게 만드는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것 없겠다. 바로 조물주의 기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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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스티븐 킹의 사계 봄.여름 밀리언셀러 클럽 1
스티븐 킹 지음, 이경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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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그리고 영화 시나리오 작가에게도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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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기 - 열림원 산문의 숲
시몬느 드 보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열림원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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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미국의 사회상과 풍경을 상상해 보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외국인의 눈으로 5개월간 체류하며 미국인의 성향과 사회조류, 특히 당시의 인종차별에 대한 사람들과 사회의 반응을 서술한 내용을 읽을 때에는 생생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읽어왔던 그녀의 일기가 5월에 접어들 때에는 귀국을 앞두고 겪는 상실감이 표현되어 있는데, 그 표현이 생생하여 나 역시 긴 여행에서 현실로 돌아올 때의 그 빌어먹을 기분을 읽는동안 느끼게 되었다.

품위 있고 아름다운 수필집 한권을 느리게 완독하는 것도 매력적인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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