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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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의 나이에 아쿠타가와 상을 받아 화제가된 작가 스즈키유이의 수상작 ‘괴테는 모든것을 말했다’. 읽는 내내 참 럭셔리 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주제로 책을 쓴다는 것 부터, 소설 속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이 소중한 시간과 심오한 고찰을 쏟아붓는 대상, 학문적 호기심 혹은 책임감으로 나선 여행, 매년 의미있는 기념일에 가족친지간에 주고받는 말, 글, 물건들 까지 모두 럭셔리하다. 그리고 소설 내내 사용된 풍부한 인문/철학 저서에서 따온 인용은 평소 여기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럭셔리의 향연을 느꼈을 만하다. 그리고 이런 럭셔리를 대할 때 가지게 되는 약간의 동경심과 질투섞인 경외심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의식의 바탕에 깔려있음을 느낀다.

더욱이 무의식 중에 이 글을 쓴 작가의 이미지를 지성미 가득한 50대로 떠올리다가도, 불현듯 이 작가의 나이를 떠올리면 뒤통수를 여러차례 맞은 느낌이다.

무라카미의 자서전격 에세이에도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과 그에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다루었다. 그 만큼 일본 문학계에서 이 상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뜻인데, (개인적인 느낌이니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만)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작가가 이러한 일본 문학계를 비꼬고 있다는 느낌이 떨쳐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의도의 소설을 쓴 약관의 작가에게 아쿠타가와 상이 수여되었다는 것이라면, 정말 재미있는 희대의 아이러니한 사건이 아닐까? 마치 작중 시카리 교수의 은밀한 장난과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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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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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가 나오는 이야기는 그녀의 가녀림에, 그녀의 강인함에, 그녀의 사려깊음에, 그녀의 사랑에, 그리고 그녀 주변의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항상 가슴 뭉클하다.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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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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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 기사를 통해 알게된 존 밴빌의 맨부커 수상작 ‘바다’를 읽었다. NPR 기사에 등장했던 평론가는 밴빌의 문체에 대해 ’사색적인 분위기와 은은한 아름다움’ 이라고 표현했다. 작가의 14번째 장편인 ‘바다’에는 그러한 그의 문체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필경 소설이라는 매체이기 때문에 240여 페이지를 관통하는 굵은 이야기의 흐름이 있지만, 이 책은 그 이야기의 흐름에 집착하면 매우 읽기 어려운 책이 되버린다. 나 역시 처음에는 좀 처럼 따라 잡기 힘든 이야기의 흐름으로 인해, 내 문학적 소양이 이 책을 소화하기 힘든건 아닌가 하며 괜시리 자학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야기의 흐름에 집착하기 보다는 그의 문장 하나하나를 마치 시를 음미하듯이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이 책을 읽는 참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다행히 내 문학적 소양은 이 책을 읽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소설책 한권을 읽고 나면, 희뿌연 우유빛의 일광으로 가득한 어느 낯선 방안에 놓인 침대에 바로 누워 상실로 가득한 과거와 불행한 현실의 나를 번갈아 오가며 회상하는 듯 하다. 그리고 곧 이 느낌이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아닌, 내 일상에서도 자주 찾아오는 순간임을 알게 된다. 존 밴빌은 이런 대중적인 일상을 ‘사색적인 분위기와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화려한 줄거리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하게 되겠지만, 연이은 독서에 지친 독자가 잠시 쉬어갈 휴양지로 ‘바다’를 선택한다면 필경 만족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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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거장으로부터 배우는 좋은 전략 나쁜 전략 - 성패의 50%는 전략을 선택하는 순간 결정된다 CEO의 서재 19
리처드 루멜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센시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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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책을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그간 경험으로 깨우치고 있던 전략에 대한 이해에는 확신을 더하고, 막연히 뭐가 옳은지 판단하기 힘들었던 전략에 대한 생각에는 명쾌함을 더했다. 그리고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방향성에도 편향과 타협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리더가 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필독서. 사무실 책상에 올려 놓고 몇 회차이건 반복해서 보고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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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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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난 이후 정점을 찍고 몸이 노쇠해 질수록, 아이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초인적인 능력이 유난히 눈에 띄게 된다. 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 나 역시 그런 초인적인 능력을 가졌으나 성장하면서 차츰 사라져 버린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원하는 걸 얻기위해 체면 차리지 않고 끈질기게 엄마를 괴롭혔던 협상력, 무릎에서 피가 철철 흘러도 금방 말끔하게 치료되는 회복력, 한 가지를 수 없이 반복해서 해도 토하지 않는 능력, 집에 있고 없고에 따라 달라지는 집안 식량이 동이나는 속도 등, 아이들의 능력은 과히 초인적이다. 그런 경이로운 익숙함에 미스터리 한 스푼, 상상력 한 스푼, 그리고 초인적인 이야기꾼 한 스푼이 더 해지면 인스티튜트와 같은 소설이 나올까?! 킹의 소설 치고는 약간 지루한 대목도 많았고 주인공의 활약도 조금 아쉬웠지만, 세련된 플롯과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빨라지는 템포, 그리고 불과 몇페이지 분량만으로도 거대한 힘 처럼 느껴졌던 배후의 존재를 긴 귀를 잡힌 토끼마냥 얌전하게 만들어버린 엔딩까지… 그의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길때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역시 킹”이라 중얼거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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