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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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서 점차 알아차리게 되는 영원이 지속되는 관계는 없다는 명제를 독특한 소재로 풀어나간 소설. 생 연애 초보이자 어설픈 독심술가인 색채없는 주인공과 물음표만 가득남긴 엔딩이지만, 그럼에도 술술 읽히는 마법을 부린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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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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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을 넘겨 지천명에 가까이 가는 나이가 되면서, 앞으로의 나의 삶에 대해 어떤 기억으로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 질문이 현재의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도한 생각의 한 종류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바깥과 안에서 모두 리더가 되어야 하는 나이에 있는 나의 행동과 언사, 그리고 결정들이 훗날 나와 가족들을 포함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생각해 보는 것은 한번 더 신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테니.

이 책의 주인공이 죽음을 앞두고 끊임없이 했던 고민이었던 ‘앞으로의 남은 시간을 무엇을 위해 보낼 것인가?‘는 바로 남은 날에 대한 기억을 의미있게 만들고, 다른 이들이 나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가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읽는 내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그런 의문을 끊임없이 가지며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저자가 가졌던 의지에 경외심을 품었다.

그리고 남편의 미완성인 글을 완성이라고 정의하며 에필로그를 썼던 미망인 루시 칼라니티…그녀는 진정 감동파괴범이었다. ㅎㅎ (완독하기 전에 절대 저자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지 말것, 아 이젠 칼라니티가 아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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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
사이페딘 아모스 지음, 위대선 옮김 / 터닝포인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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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모르고 써왔던 돈에 대한 얘기. 비트코인이 디지털경화로서의 요건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화폐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80%의 지분을 할애하는데, 지금 쓰고 있는 화폐의 본질을 이해하다보면 자연히 비트코인이 가지는 경화로서의 가능성을 이해하게 된다. 시대를 관통하고 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전략은 심플한 한 가지 선택지로만 존재하듯, 화폐를 대체할 수 없다며 이슈가 많았던 비트코인이 지금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도 화폐가 지녀야 할 심플한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돈의 자주성이 우리 사회와 미래에 왜 중요한가? 라는 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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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손턴 와일더 지음, 정해영 옮김, 신형철 해제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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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날 한 시 끊어진 다리에서 떨어진 다섯사람의 이야기.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끝없는 갈망, 그리고 그들이 죽은 후에야 비로소 그들에게서 받았던 사랑이 숭고했음을 느끼고 가슴아파하는 남겨진 사람들.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숭고한 일이고,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그 사랑에 대한 보답이다.

T의 딸을 둔 F의 엄마가 서간문학의 대가가 된 이야기,
F의 형제를 안타깝게 바라보다 그의 죽음을 힘겹게 견디던 T 소년의 이야기, 차마 연정을 품기 힘들었던 E의 수양딸의 행복을 위해 주변을 맴돌며 후원자가 되어줬던 I 아저씨, 그리고 이들의 삶에서 공통점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던 S의 수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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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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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러번 읽고 싶게 만드는 클레어키건.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물음표를 가지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으면, 느낌표를 안고 다시 마지막장으로 돌아오는 기묘한 경험 때문이다.

[너무 늦은 시간]에서는 이야기속 주인공을 처음 만나게 되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 보면, 매순간 마다 그가 느낄 모멸감, 후회, 억울함, 그리고 너무 늦어 버렸다는 무력감을 매 페이지 마다 발견하며 읽게된다.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은 주인공이 외딴 곳에서 시작하는 그 첫페이지로 돌아가면, 그가 마주하는 낯설지만 소박하고 아름다운 풍경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곧 누구에게는 경멸스러운 모습이었다는 입체감이 느껴지면 주인공이 보여주는 마지막 작은 복수를 보며 함께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극]은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처하게 되는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광경을 기억하고 다시 첫장으로 돌아가면, 다소 귀여운 일탈을 꿈꾸며 가볍게 들뜬 주인공이 지옥의 입구 앞에 서 있는 걸 보게 된다.

글을 쓰기전에 이야기를 구상하는 사색이 치밀하고 정교한걸까? 아니면, 결말을 쓰고 나서 처음 부터 쓰기 시작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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