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도의 링컨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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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해서 office alone을 즐기며 아침 몇 페이지, 점심 먹고 자투리로 남은 시간에 몇 페이지, 이렇게 천천히 읽었던 『바르도의 링컨』. 연초 NPR 콘텐츠로 열공하다 알게 된 작가의 대표작을 장바구니에 넣어 둔 지 반년이 넘어 꺼내 본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과 장면 곳곳에 보이는 작가의 위트, 그리고 독자의 높은 상상력을 요구하는 장면 묘사를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영상으로 옮긴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졌다. 내 머릿속에 그려진 영상은 죽은 아들 윌리엄 링컨과, 아들을 잃은 슬픔의 무게에 머리를 감싸 안은 아버지 링컨, 그리고 더 많은 젊은이를 사지로 내보내야 했던 대통령 링컨의 고뇌를 조명하는 한 편의 훌륭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와도 같았다.

수많은 목격자의 증언과 그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5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은, 직접 펼쳐 보기 전에는 제목만으로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각자의 사연으로 인해 삶과 죽음의 경계인 ‘바르도’에 머무는 망자들이 전하는 링컨 부자의 숨겨진 이야기, 눈물짓게 만드는 링컨의 애틋한 부정(父情), 그리고 링컨 부자와의 만남을 통해 오랜 집착을 내려놓고 바르도를 떠나는 망자들의 이야기. 이렇게 얽힌 매듭들이 하나씩 풀려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이 다큐멘터리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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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맨
스티븐 킹 지음, 최세진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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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지금의 2025년의 디스토피아를 상상하며 써내려간 스티븐 킹의 작품, ‘러닝맨‘. 삶을 위해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몰린 주인공이 타고난혜안과 두둑한 배짱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이야기.

작 중반에 들어서면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 눈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끝으로 갈 수록 긴장감을 싸지르게 만드는 킹의 필력이 여지없이 발휘된다.

이야기 전체를 100개의 챕터로 나눠 시리즈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도 러닝맨의 스토리 뼈대가 되는 리얼리티 쇼라는 구조물과도 잘 어울린다.

이미 한번 영화로 제작된 것 같은데, 그간 스티븐 킹 작품 기반의 영화에 만족한 적이 손 꼽을 만큼 적어서 굳이 찾아보고 싶지 않다. (심지어 스탠리큐브릭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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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범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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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예상치 못한 작고 소식을 접했을 때, 독서 무지렁이였던 나를 책 읽기의 세계로 이끌어 준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구입해 읽은 ‘가공범‘. 그의 초기 작들이 가진 무릎을 탁 치고 싶어지는 통쾌함은 없지만, 작중 인물들 각자가 보낸 세월의 기억과 감정이 빈틈 없이 표현되는 것이 40년간 한 우물만 파서 어떤 경지에 오른 작가의 원숙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고인이 되었지만, 남긴 책들을 통해 독서 하지 않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어떤 대중들에게 손을 뻗어 책 읽기의 기쁨으로 슬며시 끌어 당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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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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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전 독일의 대문호를 통해 성불에 이르는 길을 더 선명하게 알게되었다. 말은 부질없는 도구이며 현세는 찰나의 순간임을 100년전 독일의 작가가 어떻게 이렇게 잘 이해하고 소설로 엮었을까..?! 쉽게 분노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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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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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오컬트 장르인데 읽어보면 스티븐킹이 왜 대단한 작가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캐릭터에 몰입할 서사도 없고 사연에 몰입할 서사도 부족해, 마치 영상물로 바뀌기에 좋은 글을 고려해서 쓴 것 마냥 결론만을 향해 달려나가는 느낌. EBS 북카페를 통해 알게되어 읽어봤는데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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