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저리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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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써진 소설을 읽다보면 스토리와 위트있는 대화, 생생한 표현, 화려한 비유등이 돋보인다. 한 편, 기억에 오래 남는 소설은 인물의 심리 표현을 정교하고도 효과적으로 설명하여 독자가 마치 그 인물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도, 말소리도, 화려한 움직임이 돋보이는 화면도 없이 활자만 가득한 종이 쪼가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그건 아마도 글이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람이 상상력은 심리와 육체를 자극하여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치, 금요일 저녁에 월요일 아침을 떠올렸을 때 불쾌해지고 가슴 한 쪽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그래서 글이 전하는 무게감이 시청각 자료보다 더 무거운 가 보다.

소설 미저리의 애니윌크스에 비하면 영화속 그녀는 아주 순한 맛이라 할 수 있겠다. 그녀의 흉폭하고 광기어린 보호아래 놓인 작가 폴 쉘던의 절망, 희망, 공포, 좌절, 분노, 슬픔이 매 페이지 마다 쉴새 없이 그려져 있어 한 번 잡으면 어지간히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조금만 더’, ‘한 챕터만 더’ 라고 생각하며 읽다 보면 어느새 직전에 읽었던 곳에 끼워 두었던 책갈피 위로 두툼한 책장들이 쌓여있다. 마지막 장으로 다가갈 수록, ‘얼른 결과를 알고 싶은 마음’과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 다툰다.

궁금증으로 독자를 안달나게 만드는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것 없겠다. 바로 조물주의 기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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