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_리안 모리아티

외국 소설은 한국 문화와 정서상 많이 다르다는 생각때문인지 평소에 잘 보지 않게 된다.
(얼마전 읽었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재미있었지만)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있어서 볼까 잠시 생각은 했었지만 역시 그냥 들었다가 `아~! 두껍네`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내려놓곤 했다.
그랬는데, 멘토링하면서 멘티(난 멘토! 자격은 의심스럽지만 회사서 짬밥 몇년 더 먹었다고 신입사원의 멘토로 정해줬다.ㅋ)가 이 책을 같이 읽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남자가 20년 넘게 숨겨(?) 놨던 편지를 남편이 간곡히 읽지 말라고 부탁했는데도 불구하고 부인은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편지의 내용은 (난 편지 읽기 전에 예상했지만) 남편의 어렸을 적 비밀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 비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비밀에 대한 피해자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머리 속에 두고 20년을 증오와 고통 속에 살게 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그 오해의 남자를 향해 나쁜 짓을 하려다가 더 안 좋은 결말을 맞게 된다.
그리고 책 속의 다른 한 여자(테스)의 시점에서도 진행되는데 솔직히 이 여자가 구지 책에 왜 있어야 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500페이지 넘는 분량을 힘들게 읽으면서 건지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이 책이 주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왜 남편은 자신의 죄를 편지에 담아 자기가 죽은 다음에 보라는 말을 남겼을까?`
나름 편지를 쓰면서 속죄 받고 싶은 마음? 고해하고 있는 마음? 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정말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며, 약한 동물이라는 것을 느꼈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핑계로 내가 살고 싶은걸 다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죽을 테니 살아 생전에는 죄에 대한 심판을 받고 싶지 않으며 더욱 죄에 대한 심판 결정권을 와이프에게 넘겨준다는 것 자체가 존 폴이라는 남자가 한 인간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내가 주인공이였어도 똑같이 했을 것이고, 내 와이프 역시 세실리아와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존폴을 욕할 수 없었다. 정의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피해봤을 때와는 다르게 내가 피해보면 정의를 부정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려고 자존심을 너무 내세우느라 오랫동안 함께 한 배우자에게도 자신의 진짜 영혼을 보여주지 못하는 거야. 쉽게 더 알아야 할 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꾸미고, 그저 태평한 관계를 유지하는 거야` (517p)

과연 나는 내 자신에게 솔직한지, 그리고 내 배우자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건지 생각해 보며, 많이 더 아껴주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가족을 더욱 더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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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인문학 -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이지성 지음 / 차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하는 인문학_이지성

대학교 다닐 때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이란 책을 읽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당시 큰 깨달음을 준 책이었지만 오래가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꿈꾸는 모든 것은 이루어진다`라는 문구는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걸로 봐서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10년 기억을 되살리며 30대의 나에게는 이지성 작가의 인문학 책이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또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이라는 소제목이 맘에 들어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책 속의 유인물에 `폴레폴레` 팬카페에 대한 내용이 눈에 띄었는데 그 속에는 책 1년에 100권 읽기, 독서 교사봉사활동 등에 대한 내용과 모든 과정을 수료하면 강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현재 미래의 강사를 꿈꾸고 있는 나에게는 한줄의 빛과 소금 같은 내용이었다. 그래서 바로 카페 가입하고 1년에 100권 읽기를 시작하고자 하며, 또 독서 모임, 독서 교사봉사활동 등 앞으로 와이프와 함께(와이프는 동의할지 모르겠다만) 하려고 한다. 그냥 시작해보자!! 라는 다짐과 함께...

첫 부분에서의 느낌은 이지성 작가를 비롯해서 최근 모든 인문학 책들을 쓴 작가들은 우리나라의 교육을 맨 처음으로 쓴다. `생각의 융합`에서도 그랬고, `담론`에서도 잠깐 나온 듯... 그리고 경제관련 책이었는데 `A학생... B학생... C학생..`책에서도 (우리나라 교육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교육을 지적했다는 점은 약간은 틀리지만) 현 교육의 문제에 대한 내용을 처음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지성 작가는 그 중에서도 부정적 견해이 쎄다. 대한민국 교육을 쓰레기라고 한다.

`당신은 유치원 때부터 대학교 또는 대학원 때까지 대략 18~20년동안 다음 네가지가 혼합된 세계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았다.

1. 일제의 식민교육
2. 공장 노동자와 직업군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계된 프러시아 교육을 이어받은 미국 공립학교 교육
3. 친일파의 우민화 교육
4. 군사정권의 독재교육

당신의 두뇌회로는 이 네가지 `쓰레기 교육`의 기반 위에서 만들어 졌다. 그래서 지금 당신의 인생에 그 토록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 (44~45p)

그래서 작가는 이러한 쓰레기 교육을 인문학이라는 인간을 위한 학문을 통해 일제와 프러시아와 친일파와 독재자가 심어놓은 저질 회로들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안하고 있으며 철학 교육에도 역시 무관심하다며 지적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친일파 세력이 당황해 하도록 우리나라 국민들을 바꿀 수 있을까? 많은 고민과 생각을 던져본다.

저자는 끊임없이 (정말 뻥 안치고 100번 넘게)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리고 모두가 인문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희망하고 있으며 저자는 이러한 희망을 실천하고 행동한다. 정말 지겨우리 만큼 인문학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틀린 말은 전혀 없으며 나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래를 위해 헌신해야겠다는 사랑과 나눔을 위한 삶을 위한 생각을 지저와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책의 소제목처럼 동서양 고전의 천재들을 통해 인문학을 전파하고자 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칸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데카르트, 뉴턴,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토머스 J 왓슨(IBM 창업자), 빌게이츠, 스티븐 잡스까지 한번 이상은 들어봤을 법한 인물들이 다 나온다. 그리고 이 모든 인물들이 인문학을 통해 위인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다른 학문도 아니고 모두 다 인문학이 기초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역시 이들이 공부한 인문학을 공부해 이 사람들이 생각하고 깨달은 방식으로 나와 너와 우리와 세계를 보며, 지금 내가 속한 사회와 세계, 문명을 초월하는 생각과 깨달음을 얻어 새로운 생각과 문화, 문명을 인류에 제시해야 한다고 한다.

천재들이 인문학을 어떻게 공부했고,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60% 이상일 만큼 쉴세없이 나온다. 그래서 읽어도 읽어도 같은 내용인 것 같고, 이지성 작가가 말한대로만(클래식을 들어라, 원전을 읽어라, 필사하라, 자기암시를 하라, 사색하라, 도서관을 사랑하라 등) 인문학을 공부하고 실천하면 득도를 하고 성인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저절로(!)생긴다. 그래서 나는 천재들의 인문학 공부법에 대해서는 모든 천재들의 공부법을 똑같이 하기 보다는 한명의 천재만 선택해서 그 사람대로 실천하기로 하였다. 나는 아직 누구를 따라할지 안정했지만 공자의 `논어`를 읽어 볼까 생각중이다.

아무튼 천재들의 인문학 공부법은 생략하고 이지성 작가가 제시한 사색공부법에 대해서만 자세하게 쓰려고 한다.

1. 입지하라. : 뜻을 세우라는 것으로, 사색의 목적을 가지라는 의미

율곡의 입지에 대한 방법
1) 이 세상에서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내 마음임을 인정한다.
2) 나의 본성과 공자 같은 성인의 본성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인정한다.
3) 나는 성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나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달리 먹는다.
4) 인문고전에 나오는 성인들의 말을 진실로 믿는다.
5) 현실에 안주하면서 적당히 살려고 하는 나 자신과 용감하게 투쟁하면서 성인들의 말을 실천하는 삶

이렇게 입지를 한 뒤에는 혁구습(여덟 가지 나쁜 옛 습관)을 타파하고, 구용과 구사, 즉 아홉 가지의 바른 몸가짐과 사색을 통해 입지를 완성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혁구습과 구용, 구사 내용은 너무 많아 생략한다.)

2. 거경궁리하라 : 사람과 사물을 지극히 공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는 상태인 경에 거하면서
궁리, 즉 사색하는 것이다.

마음이 바로서야 생각이 바로 서고, 마음이 깨어나야 생각이 깨어나고, 마음이 깊어져야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넓어져야 생각이 넓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져야 생각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위대해져야 생각이 위대해진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사색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진정한 사색은 놓아버린 마음을 되찾는 상태에서 가능하다. 거경궁리는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는 사색공부법이다.

3. 격물치지하라 :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완전한 앎에 이른다는 의미다.

오늘부터 스스로의 마음을 끝까지 파고드는 시간을 가져라. 그리고 당신의 본질을 깨닫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경주하라. 내가 왜 태어났는지, 나는 누구인지, 내가 진실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은 어떤 것인지, 나는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지 등에 대해 뜨거운 질문을 던지고, 전쟁 같은 독서와 사색을 하라.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황홀한 깨달음이 찾아올 것이다. 바로 격물치지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4. 사색하라.

소크라테스의 사색법
1) 사색을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어라.
2) 육체의 한계를 초월해 사색하라.
3)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를 초월하라.
4) 해답을 얻을 때까지 사색하라.

5. 원어로 읽어라.

6. 해설서로 사색하라.

7. 한권의 인문고전에 평생 몰두하라.

당신은 어떤가. 지난 평생 동안 읽고 사색해온 한 권의 인문고전이 있는가. 만일 없다면 잠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라. 어쩌면 삶에 그토록 문제가 많은 것은 당신에게 지혜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당신의 삶에 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를 구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니 앞으로 평생 읽고 사색할 한 권의 인문고전을 정하라. 그리고 그 책을 집필한 천재와 위대한 정신적 교류를 시작하라.

8. 사색지도를 그려라.

목차로 사색하는 방법
1) 내가 닮고 싶은 생각 시스템을 가진 인문고전 저자의 책을 한 권 선정(단 읽지 않은 책이어야 함)
2) 책의 목차를 그대로 종이에 옮겨 쓴다.
3) 종이에 적힌 목차대로 사색을 시작한다. 만일 세부 목차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도 좋다.
4) 내가 사색한 내용을 글로 정리한다. 이때 참고 도서 등을 활용해도 좋다.
5) 선정한 책을 통독한 뒤 다시 2,3,회 정독한다. 필사까지 하면 더욱 좋다.
6) 책의 내용을 각 목차별로 요약 정리한다.
7) 내가 사색한 내용을 정리한 글과 책의 내용을 정리한 글을 함께 읽으면서, 내가 사색한 내용과 천재
가 사색한 내용을 비교해본 뒤 이를 글로 정리한다.
8) 내가 천재처럼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지하게 사색한다.

9. 연표를 통해 균형잡힌 시각을 길러라.

10. 그랜드 투어 하라.

정말이지 어려운 내용들이다. 과연 이렇게 했을 때의 나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해지지만 이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먼저 든다. 시간도 많이 필요할거고, 직장다니면서는 힘들지 않을까 등등의 핑계와 함께....

마지막으로 부록에 나와있는 부분 중에 `연봉 1억의 사교육 전문가가 인문학 전도사로 변신한 사연`에 대해서 포스팅하면서 끝내고자 한다. 정말 현재의 나와 공감이 많이 가며 이렇게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독서 덕분에 생각이 바뀌었는데 앞으로 내 삶은 어떻게 바꾸러야 하느냐? 라는 질문에

첫째, 독서모임을 만들것
둘째, 인문고전 독서교육 봉사를 시작할 것.
셋째, 세계 최빈국 마을에 우물을 파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

질문한 사람이 아들에게 한말!!
`이제는 더이상 아빠가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애쓸 필요 없다. 아빠가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아빠는 너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늘 가슴 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너희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에는 너희에게 전교 1등과 서울대 입학과 의사, 판사가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너히ㅡ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너희가 진실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나도 미래의 아이에게 이런 얘기를 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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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책 - 오염된 세상에 맞서는 독서 생존기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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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 책_서민

서민 교수를 처음 본건 베란다쇼에서였다. 작가가 책에서 자신에 대해서 얘기한 것 처럼 웃기게 생겼다. 하지만 보면 볼 수록 자신의 이름처럼 서민적으로 생겼다. 왠지 정말 친해지고 싶은 형처럼...
서민 교수가 책을 내는지는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알라딘 북플에서 다른 사람이 읽고 쓴 서평을 보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내가 지금 볼품없는 실력으로 독서 후 서평을 쓰고 있는데 과연 서울대 나왔다고 하는 서민교수는 어떻게 서평을 쓸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집 나간 책`을 본 결과, 책 서평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겼다. 서민 교수가 글을 못썻다는게 아니다. 재미있게 썼으며, 잘 쓰셨다. 내가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유는 서평을 어렵게 안 써도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서민 교수가 이 책을 쓰실 때는 많은 고민과 생각들과 함께 쓰셨겠지만 읽는 이가 봤을 때는 정말 책이 쉽다. 그래서 책을 보고 딱 든 생각은 `서평이란 거 그냥 쉽게 쉽게 써도 괜찮구나` 였다.
하지만, 서평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긴반면, 나의 독서량에 대해서는 정말 좌절감을 느꼈다. 서민 교수가 서평을 써 놓은 책(총 54권의) 중 따~악 1권, 나의 한국 현대사만 읽었다. 당연히 독서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그렇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정말 33살이라는 인생동안 뭐했나 하는 후회도 많이 들었다.

서민 교수는 1장 사회면을 보면서 진정한 극좌파다. 책 머릿말에 `내 정치 성향이 한국 사회를 기준으로 약간 왼쪽에 있다보니 현 정부와 이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따금씩(?) 나온다.`라고 썼지만 약간 왼쪽도 아니고 이따금씩 나온것도 아니다. 1장 `사회`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한민국 정부, 정치, 세대등등 현실에 대해서 좌파의 시선으로 따끔하게 꼬집는다. 특히, 현 대통령을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라 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슴없이 글을 쓰셨다. 그런데 정말 속 시원하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서평은 `가장 멍청한 세대`이다. 내용은 청년들이 정말 정말 책을 안 읽는다는 내용이다. 내가 요즘 책을 읽고 있어서가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대학생들을 보는데 나도 역시 저 나이때 그랬지만 요즘 세대들 정말 책 안 읽는다. 모두 스마트폰만 (진심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느라...

2장 일상에서는 솔직담백한 서민교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솔직하다. 나라면 창피해서 못 쓸 것 같은 내용도 (아무리 그래도 유명한 작가에 서울대 나온 엘리트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써져있다. 장하석 `온도계의 철학`에서는 서민 교수의 친구에 대한 내용인데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따라서 나는 꿈도 꾸어보지 못한 전교 1등을 차지한다. (..)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하석이는 전교 5등 정도를 했단다.(...) 개학을 하고 학교에 나가자 하석이가 보이지 않았다. 수소문해보니 하석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한테 전교 1등을 빼앗겨 충격을 받은 게 그가 미국으로 간 이유였음을..` 정말 솔직하다. 그리고 그 이후 자신의 창피함에 대해서도 정말 솔직하게 쓰셨다. `하석이는 물리학이 하고 싶어서 미국에 간 것이지, 나 때문에 삐쳐서 간게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내가 그 당시 전교 1등을 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재미있었다.

책들을 서평한 책을 서평한 다는게 조금 웃겼지만 서평이라 작업이 재미있을 수 있겠구나 라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줘서 서민교수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서민 교수가 서평한 책들이 읽고 싶어서 어느 순간 알라딘 북플의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순식간에 2배로 늘어났다. 그래서 지금 리스트에 있던 몇권의 책을 샀다. 더 사고 싶었지만 하나씩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참았다. 그리고 이지성의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고 있는 중이라 `논어`, `플라톤의 대화법`이란 인문학 책도 읽을 것들이 넘쳐나서... 다시 일을 그만 두고 책만 읽는다고 해버려!!!??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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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진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서른 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_서진



처음 이 책을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피아노 관련 서적을 찾으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서른 살에 대한 심리 서적을 찾으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왜 이 책을 보려고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단지 꼭 봐야겠다는 느낌이 강했던건 뚜렷하다. 이유는 인터넷상의 출판자 서평에 너무 공감했기 때문이다.



‘서른 즈음 되면 뭔가를 이뤘을 거라 생각했다. 내 삶을 정립하는 가치관이나 금전적 독립, 커리어, 사랑……. 하지만 ‘많은 서른’이 청춘이니까 아팠던 스무 살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오히려 20대보다 꿈꾸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경험이 쌓인 만큼 시야나 생각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 하지만 커리어 때문에, 회사 때문에, 가족 때문에 얽매이고 책임져야 하는 게 늘어, 온전히 나만을 위해 뭔가를 시작하는 데 주저한다. 그렇게 보면 서른은 분명 많은 것이 바뀌었는지도.’



이 서평내용에 온 몸이 찌릿해지면서 (조금 과장해서) 머리가 솓구치고 내 온몸이 해제된 것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삼십대라면 모두 공감하리라는 생각으로 바로 대학교 동기 단체 카톡방에 이 글을 올렸다. 나 혼자보기 아까웠다 (하지만 답장은 그리 많진 않았다. )



대한민국에서 삼십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가장 많은 비율로 현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소비 문화를 주도하고 부동산 등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상당수 책임지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로 들어서면서 우리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우리가 아이를 많이 낳느냐, 안 낳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삼십대는 이러한 현실이 부담스러운지 아니면 사춘기 시절이 그리워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힘들어하는 것 같다. 당연히 직장 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육아,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위한 삶 등이 쉽진 않을 것이다. 나도 당장 회사를 때려치고 싶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으니깐…



개인적으로는 삼십대가 힘들어하는 이유는 책 서평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돈이 조금 생기고 경험과 시야, 생각의 폭이 넓어지면서 이제서야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힘들게 왔고, 누구를 위해서 살고 있고,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 삶인지 학창시절에는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없었지만 삼십 대가 되서야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러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서른 살의 늦은 나였지만 스스로 자유로운 삶을 찾아나선 서진 작가의 이 책이 나도 모르게 들어왔던 것 같다.



작가는 박사과정을 밝고 있던 공대생이었고, 모아둔 밑천이나 작가로서 경력도 전혀 없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로 결정했다. 김제동의 TV 프로에서 ‘불행보다는 불편을 선택했어요’라고 얘기했던 방청객(이 사람 역시 부부 모두가 하고 있던 일을 그만 뒀다고 했다.) 과 같이 서진 작가 역시 돈이 있어도 불행한 삶 보다는 돈이 없어도 불편한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작가는 얘기한다. 진짜 공부는 학교를 그만두면서부터였다고…. 그리고 인생은 원하는 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이러한 삶을 하나하나 기억해내면서 자신이 느꼈던 삶의 행복을 얘기해준다.



나 역시 삼십대이기 때문에 깊은 공감을 했고, 서진 작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와이프한테 그만두고 좀 편하게 살까 하는 대책 없는 하소연(욕만 얻어 먹었다)을 한 적도 있지만 아직은 서진 작가처럼 이러한 용기는 없다. 이런 삶을 위해 준비된 것도 없고, 이젠 내 삶이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히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언젠간 이러한 행복을 누릴 날을 꿈꾸면서 준비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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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헤드 2015-06-10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시스패로우 2015-06-1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잘봐주셔서..감사합니다ㅋ
 

최근 융합이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회사에서 IT 융복합 등을 주제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기도 하고,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나도 없다! 창조는 편집이다`라고 말한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에서도 (편집학이라고 김정운 교수는 얘기했지만) 얘기했듯이 앞으로의 미래는 각각의 독립적인 것들을 녹여서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창조, 융합이라고 하며, 이러한 창조와 융합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한다. 기업 또한 기술적인 융합 없이는 견디기 힘든 미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현실은 현대인들이 어떻게 상상하고 창조하며 융합해야 하는지 경험해보지 않았으며,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하는 핵심은 빠진 채 그저 슬로건만 외친다고 쓰여져 있다. 속도와 효율의 프레임에 매몰되어 각 과목의 영역만 가르치고 배웠기 때문에 융합의 지식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는 인문학을 기초로 정치, 역사, 문화 등 모든 분야를 골고루 익혀야 한다고 얘기한다.

`인문학은 어떻게 콜롬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했을까`라는 책의 소제목이 흥미로워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봤는데 (내용은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연관성이 약간은 억지스럽지만 작가는 이 연결고리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적, 시간적으로 전혀 상관없는 두 인물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역사적인 변화를 제대로 분석, 비판함으로써 역사 인식과 안목을 높이라는 점을 얘기해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어떻게 갑자기 성장할 수 있었는지, 어떠한 부분을 잘 판단했는지, 그리고 당시 조선이란 나라는 왜 침략을 당했고, 그로인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었는지 많은 질문을 던져보고 고민을 해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역사뿐만 아니라 미술, 문학, 정치 등 여러 분야의 인물들의 융합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고민하고 주체의식을 찾을 수 권장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역사적으로 잘된 사례, 잘못된 사례(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비교하고 대한민국의 아쉬웠던 역사적 진실과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 사회에 대한 무관심을 꼬집으며 앞으로 어떻게 우리가 나아가야할 지 그리고 우리의 제대로 알아야 할 것들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다.
 

`정치는 우리 삶의 중요한 방식이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주요한 요소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거대 담론으로만 생각하거나 단지 선거 때 투표하는 행위만으로 참정권을 행사하겠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정치는 정치인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그들이 올바른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감시하며 지원할 때 비로소 제대로 기능한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인간이 자유로운 개인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다.` - 166p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한민국은 갑자기 부유해지고 경제대국으로 발전해오면서 다른 나라들보다 더 빨리 큰 업적을 세웠다는 자부심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정치든 문화든 스포츠든 모든 분야를 놓고 봤을 때 (특히 정치)경제를 따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한편으로는 이만하면 충분히 성장했다라는 안일주의가 국민들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경제도 중요하지만 문화, 가치관 그리고 민주주의와 정의, 자유에 대한 신념이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더 중요하다. 따라서 지금의 역사적으로 빨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자유로운 개인`에 대한 신념이 강한 다른 나라(네덜란드)로부터 배울 점들은 배우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힘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깊이 통찰하며 이해하는 것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에 공감한다.

끝으로 작가는 인문학을 기초로 정치와 역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질문해 보고 고민해보라는 의도를 볼 수 있었으며, 질문과 생각이 많이 없어진 현대인에게 현재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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