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책 - 오염된 세상에 맞서는 독서 생존기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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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 책_서민

서민 교수를 처음 본건 베란다쇼에서였다. 작가가 책에서 자신에 대해서 얘기한 것 처럼 웃기게 생겼다. 하지만 보면 볼 수록 자신의 이름처럼 서민적으로 생겼다. 왠지 정말 친해지고 싶은 형처럼...
서민 교수가 책을 내는지는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알라딘 북플에서 다른 사람이 읽고 쓴 서평을 보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내가 지금 볼품없는 실력으로 독서 후 서평을 쓰고 있는데 과연 서울대 나왔다고 하는 서민교수는 어떻게 서평을 쓸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집 나간 책`을 본 결과, 책 서평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겼다. 서민 교수가 글을 못썻다는게 아니다. 재미있게 썼으며, 잘 쓰셨다. 내가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유는 서평을 어렵게 안 써도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서민 교수가 이 책을 쓰실 때는 많은 고민과 생각들과 함께 쓰셨겠지만 읽는 이가 봤을 때는 정말 책이 쉽다. 그래서 책을 보고 딱 든 생각은 `서평이란 거 그냥 쉽게 쉽게 써도 괜찮구나` 였다.
하지만, 서평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긴반면, 나의 독서량에 대해서는 정말 좌절감을 느꼈다. 서민 교수가 서평을 써 놓은 책(총 54권의) 중 따~악 1권, 나의 한국 현대사만 읽었다. 당연히 독서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그렇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정말 33살이라는 인생동안 뭐했나 하는 후회도 많이 들었다.

서민 교수는 1장 사회면을 보면서 진정한 극좌파다. 책 머릿말에 `내 정치 성향이 한국 사회를 기준으로 약간 왼쪽에 있다보니 현 정부와 이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따금씩(?) 나온다.`라고 썼지만 약간 왼쪽도 아니고 이따금씩 나온것도 아니다. 1장 `사회`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한민국 정부, 정치, 세대등등 현실에 대해서 좌파의 시선으로 따끔하게 꼬집는다. 특히, 현 대통령을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라 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슴없이 글을 쓰셨다. 그런데 정말 속 시원하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서평은 `가장 멍청한 세대`이다. 내용은 청년들이 정말 정말 책을 안 읽는다는 내용이다. 내가 요즘 책을 읽고 있어서가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대학생들을 보는데 나도 역시 저 나이때 그랬지만 요즘 세대들 정말 책 안 읽는다. 모두 스마트폰만 (진심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느라...

2장 일상에서는 솔직담백한 서민교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솔직하다. 나라면 창피해서 못 쓸 것 같은 내용도 (아무리 그래도 유명한 작가에 서울대 나온 엘리트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써져있다. 장하석 `온도계의 철학`에서는 서민 교수의 친구에 대한 내용인데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따라서 나는 꿈도 꾸어보지 못한 전교 1등을 차지한다. (..)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하석이는 전교 5등 정도를 했단다.(...) 개학을 하고 학교에 나가자 하석이가 보이지 않았다. 수소문해보니 하석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한테 전교 1등을 빼앗겨 충격을 받은 게 그가 미국으로 간 이유였음을..` 정말 솔직하다. 그리고 그 이후 자신의 창피함에 대해서도 정말 솔직하게 쓰셨다. `하석이는 물리학이 하고 싶어서 미국에 간 것이지, 나 때문에 삐쳐서 간게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내가 그 당시 전교 1등을 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재미있었다.

책들을 서평한 책을 서평한 다는게 조금 웃겼지만 서평이라 작업이 재미있을 수 있겠구나 라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줘서 서민교수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서민 교수가 서평한 책들이 읽고 싶어서 어느 순간 알라딘 북플의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순식간에 2배로 늘어났다. 그래서 지금 리스트에 있던 몇권의 책을 샀다. 더 사고 싶었지만 하나씩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참았다. 그리고 이지성의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고 있는 중이라 `논어`, `플라톤의 대화법`이란 인문학 책도 읽을 것들이 넘쳐나서... 다시 일을 그만 두고 책만 읽는다고 해버려!!!??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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