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_리안 모리아티

외국 소설은 한국 문화와 정서상 많이 다르다는 생각때문인지 평소에 잘 보지 않게 된다.
(얼마전 읽었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재미있었지만)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있어서 볼까 잠시 생각은 했었지만 역시 그냥 들었다가 `아~! 두껍네`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내려놓곤 했다.
그랬는데, 멘토링하면서 멘티(난 멘토! 자격은 의심스럽지만 회사서 짬밥 몇년 더 먹었다고 신입사원의 멘토로 정해줬다.ㅋ)가 이 책을 같이 읽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남자가 20년 넘게 숨겨(?) 놨던 편지를 남편이 간곡히 읽지 말라고 부탁했는데도 불구하고 부인은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편지의 내용은 (난 편지 읽기 전에 예상했지만) 남편의 어렸을 적 비밀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 비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비밀에 대한 피해자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머리 속에 두고 20년을 증오와 고통 속에 살게 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그 오해의 남자를 향해 나쁜 짓을 하려다가 더 안 좋은 결말을 맞게 된다.
그리고 책 속의 다른 한 여자(테스)의 시점에서도 진행되는데 솔직히 이 여자가 구지 책에 왜 있어야 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500페이지 넘는 분량을 힘들게 읽으면서 건지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이 책이 주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왜 남편은 자신의 죄를 편지에 담아 자기가 죽은 다음에 보라는 말을 남겼을까?`
나름 편지를 쓰면서 속죄 받고 싶은 마음? 고해하고 있는 마음? 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정말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며, 약한 동물이라는 것을 느꼈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핑계로 내가 살고 싶은걸 다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죽을 테니 살아 생전에는 죄에 대한 심판을 받고 싶지 않으며 더욱 죄에 대한 심판 결정권을 와이프에게 넘겨준다는 것 자체가 존 폴이라는 남자가 한 인간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내가 주인공이였어도 똑같이 했을 것이고, 내 와이프 역시 세실리아와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존폴을 욕할 수 없었다. 정의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피해봤을 때와는 다르게 내가 피해보면 정의를 부정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려고 자존심을 너무 내세우느라 오랫동안 함께 한 배우자에게도 자신의 진짜 영혼을 보여주지 못하는 거야. 쉽게 더 알아야 할 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꾸미고, 그저 태평한 관계를 유지하는 거야` (517p)

과연 나는 내 자신에게 솔직한지, 그리고 내 배우자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건지 생각해 보며, 많이 더 아껴주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가족을 더욱 더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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