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벽돌집 오늘의 청소년 문학 7
박경희 지음 / 다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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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통해 슬쩍 보았던 <분홍 벽돌집>이란 제목과 묘한 분위기의 표지가 막연한 재미를 기대하기에 충분하였는데.......막상 받아들고 보니 뒷모습의 소년 또는 소녀인듯한 누군가를 향해 뾰족뾰족 가시 돋힌 식물이 뻗어가고 있는 그림에 왠지모를 두려움이 밀려온다.

나중에야 가시를 마구 뻗친 것은 가시엉겅퀴로 결국엔 죽음을 맞이한 수경의 닉네임이기도 하고 준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희망을 안겨줄 영상 제목이기도 한 것으로 묵직한 의미를 담은 상징물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튼, 표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몇 장을 읽어내려가던 나는 어느새 주위에 맴돌고 있는 딸아이를 의식하며, 곧 사춘기가 될 딸아이가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이 책 속의 아이들이 겪는 삶의 모습을 몰랐으면 하는 심정이 보다 솔직할 것이다. 과연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이지만 말이다. 간접적으로라도 들려오는 요즘 청소년들의 삶은 이미 이십 여 년 전의 나의 그것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깜짝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

요즘 청소년들을 상징(대표)하는 듯한 준과 수경. 준은 학교와 또래들로부터, 수경은 학교와 사회로부터의 무관심과 따돌림으로 그들만의 도피처 혹은 최선책을 선택하지만 그것은 아직 세상을 너무나 모르는 순진한 아이들의 어리석은 것 그 이상은 결코 못 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이 스스로 옳은 선택이라 굳게 믿었던 것은 어느새 자신의 발목을 옭아매고 다시는 일상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이 되고 만다. 결국, 깊은 수렁 속으로 가라앉고 마는 수경에 반해 다행스럽게도 한 줄기 희망을 빛을 발견한 준은 다시금 세상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그리 낯설 것 없는 오히려 너무 익숙한(?) 이야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준과 수경의 이야기가 문득 질문 하나를 던져온다. 과연 우리는 책 속의 이야기처럼 어떻게 될 줄 모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성매매로 잡혀온 딸아이를 부끄러워 하며 끝까지 찾지않았던 수경의 가족들이나 자신이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학생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채 문제아로 낙인 찍어버리는 준의 담임은 물론, 미성년자인 수경과 은밀한 거래를 했던 많은 성인 남자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결과 만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몇 마디의 말과 몇 번의 망치질로 쉽게 나락으로 밀어넣는 경찰이나 판사들......심지어 수렁에 빠진 아이들을 더욱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는 상담사나 의사까지...

아직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 아이들인 준과 수경 그리고 못되고 미운 만큼 철없고 안타까운 웅이까지 아이들은 그렇다고 쳐도 이미 세상의 부조리함과 모순된, 어린아이들이 쉽게 판단하고 내딪기에는 구석구석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우리 사회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만큼은 아는 어른들.

준과 수경은 철조망과 칙칙한 회색 벽돌로 둘러싸인 감별소에서보다 분홍 벽돌집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새로운 싹을 키우지만 그것조차 내게는 다행스럽지 않다.

자신을 가시엉겅퀴라 거침없이 이야기하던 수경.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가시에 찔릴까봐 두려워한다던.......그렇게 가시로 무장한 채 두려움없이 살 것 같던 수경이 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스러져가고, 그래도 살아남은 자로서 준은 끝까지 자신을 믿고 지켜주는 엄마와 털보 선생의 바람대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어쩌면 분홍 벽돌집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힘겨운 희망을 품어내야 하는 곳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 세상은 분홍 벽돌로 둘러싸여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이 세상은 자라는 아이들은 물론 모두에게 실망이나 절망, 따돌림과 격리라는 것에서 자유롭다면, 마음껏 조건없이 행복한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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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한국사 인물전 맛있는 한국사 인물전
양창진 지음 / 이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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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각도로 조명되고 파헤져지고 있는 우리 역사. 그래서인지 여태껏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역사란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에다 단편적인 것들이었는지......

처음 역사를 배우면 반 만 년 즉 오천 년 역사의 유구함을 내세우며 우리 역사의 길고 질긴 찬란함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길고 오랜 역사에서 들려주는 것은 항상 승자이거나 아니면 일인자였던 그의 입장에서 펼쳐지고 단정지어지는 것이었음을 비로소 눈치채는 요즘이다.

물론, 국민적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절대 왕권이나 전제 군주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존엄성을 날로 드높인 오랜 역사적 싸움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미 코흘리개 아이들도 주워섬기는 위대한 승자의 이야기보다는 패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름의 의미를 담아내며 새로운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가 활발한 요즘, 주류에 가리워진 비주류 파헤치기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의 주류에 대한 해석 역시 다시금 돌아보기도 한다.

그야말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역사 바로 세우기 또는 역사 바로 알기가 한창인 요즘이다.

TV에서는 역사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책 또한 역사를 사실적 또는 판타지적으로 다루며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맛있는' 한국사 인물전이라는 다소 가벼운 느낌의 제목이지만 내용만큼은 우리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묵은 맛'이 구수한 책이다.

거대한 중국에 한 점 들러붙은 존재로 여기며 세계를 정복하려던 혹은 탐험하려던 자들이 오가다 우리나라의 어딘가에 표류했다는 역사는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조상들은 그저 밖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침략만을 막아내며 살았음을 자랑스럽게 배우지 않았던가......

그런데 표류의 기억에서 만난 우리의 조상은 중국 너머 광활한 사막과 고원을 가로질러 학문적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혜초), 우리보다 세계의 역사가들이 세계 문명 교류사의 주요 인물(고선지)로 인정하기도 한다. 또 표류를 경험한 후 표해록을 남긴 이들이 한둘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 남자들만의 전유물처럼 항상 정치와 권력은 남자들의 이야기로 펼쳐지는 우리의 역사의 한 켠에서 여성이지만 남자 못지 않은 권력욕이 강했던 신덕왕후 강씨. 두 권력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마다하지 않고 권력과 영화를 누린 여인 김개시. 그야말로 정치적 격변기에서 여걸로 시대를 호령했던 인수대비 등등의 이야기는 식상함을 벗어난 신선한 맛이 아닐 수 없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 역대인물 종합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저자가 그동안 미처 몰랐던 혹은 알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펴냈다는 이 책은 그의 바람처럼 이미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조금은 깊어진 것 같다.

더욱더 맛깔난 한국사 이야기가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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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마녀의 백점 수학 - 1.2학년 교과서 수학원리동화 공부귀신 2
서지원 지음, 아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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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딸아이의 수학점수를 제일 먼저 염두에 두는 입장이어서인지 과거에 비해 다양하고 말랑말랑하게 쏟아져나오는 수학관련 도서들이 어찌나 반가운지......게다가 이 책의 저자인 서지원씨는 앞서 만난 몇 권의 도서를 통해 그만의 재미있는 글솜씨를 느끼고 있던 차여서 더욱 반가웠다. 

이제 막 수학을 배우는 아이들이 한창 마녀나 상상의 나래를 펼 시기를 딱~ 고려하여 펼쳐내는 이야기에 저자는 독자인 아이들의 수준을 제대로 고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책을 뜯어 먹을 정도로 수학을 무지 싫어하는 주인공 나나가 엄마도 깜짝 놀라게 한 25점 짜리 수학시험지를 받아오던 날, 날마다 안고 사는 낡은 분홍색 곰 하로와 늙은 고양이 심바의 도움으로 수학마녀 치오나를 찾아가고 그리고 펼쳐지는 이야기~

아직은 아기자기 재미난 그림에 시선을 더 많이 빼앗길 아이들을 위해 큼직하고 풍부한 그림들이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수학의 가장 기본인 덧셈과 뺄셈을 이용해서 10을 가르고 모으는 원리를 치오나 마녀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동안 자연스레 깨우치게 된다. 여기에 이용되는 해골 호박이니 지렁이 잼이니 말린 딱정벌레가 조금 징그럽기는 해도 문제없다.

또 마녀가 준 바람구두를 신고 외눈박이 왕국의 이마가득눈 대왕에게 꿈꾸는 약을 전해주러 가는 길에 돼지 코 열매에 정신을 쏘옥~ 빼앗긴 나나. 하로와 심바의 걱정에도 아랑곳 않고 초콜릿 맛, 불고기 맛, 아이스크림 맛 열매를 맛보다니 급기야는 코딱지 맛 열매를 먹고 잠이 들어 돼지 코가 되어버린 나나.

세 자리 수의 덧셈과 곱셈은 문제 없지만 돼지 코 괴물에게 잡혀 먹을 위기에 놓인 나나. 그러나 돼지 코 괴물의 이빨 갯수를 알려주고 썩은 이빨까지 뽑아주어 위기를 모면하는 나나.

마녀의 집안일을 도와주고 심부름을 해주면 수학을 잘 하게 될 것이란 약속에 열심히 일을 하는 나나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다보면 수학동화인지 마녀가 등장하는 재마난 동화인지 구분마저 모호해진다.

앞으로 수학을 공부하게 될 아이들이 딱딱한 교과서를 통해 만나기에 앞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나는 동안 수학을 수학인지도 모르고 깨우치게 될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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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책
김이경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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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솔직히 휘리릭~ 읽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책에 대한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과 새로운 생각까지 얻게 되어, 언제부터인가 책과 함께 하는 생활에 슬슬 단조로움에 빠져들던 내게 독특한 재미를 던져준다.

서두의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처음엔 아주 짧은, 동화 같은 상상이 3년 동안 가지를 치고 꼬리를 물어' 바로 이 책 '순례자의 책'이 되었다고 하는데, 작가의 상상이 수천 년 동안 인간과 함께 한 '책'의 역사를 들려주는 듯 새롭고 생생하게 다가와 놀랍기만 하다.

약간의 긴장과 무서움이 살짝 들기도 하는 '저승은 커다란 도서관'에서는 인간 사후 누구나 자신의 살아 생전의 삶이 담긴 자서전을 제대로 써야 니르바나로 갈 수 있다는 내용에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상동야화'에서는 <기연>이란 책을 둘러싼 사건에 침이 꼴깍 넘어가기도 한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비블리오마니아의 붉은 도서관'에서 들려주는 인피 장정에 대한 것이었다. 여태껏 우리는 순진하게도 책의 역사에서 책의 재료가 된 것은 거북의 등껍질이나 동물의 뼈, 파피루스와 같은 식물이나 양이나 소의 가죽 등등을 거쳐 오늘날의 종이에 이르렀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다름아닌 사람의 가죽이 성서와 교황의 교지로 만들어지기까지 하였다니... 정말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무엇때문에??
게다가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도 인피 표지책이 있다고 하니...허거덩!

그밖에도 이미 수 세기 전부터 일본에서 성행했던 책 대여상 가시혼야의 이야기며 사람을 한 권의 책으로 보는 살아있는 도서관 등등의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소설 속 책이야기>코너의 역사적인 기록과 증거를 통해 허무맹랑한 상상만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아마도 작가는 처음의 막연하고 순수했던 한 조각의 상상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탄탄한 역사적인 근거를 찾아 현재의 모습으로 재구성하였으리라 짐작해 본다.

매일같이 책 속에 담긴 활자가 전해주는 내용을 읽으며 적지않은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책' 자체에 대한 생각은 그다지 해보지 않았던 탓일까.......

책 속의 내용이 아닌 온전히 '책'에 대한 이야기에 예상치 못했던 재미를 실컷 느껴보게 되는 이야기를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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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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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연하게도 같은 듯 다른 책 두 권을 읽게 되었다. 정신지체인 성인(?)이 등장하는 노르웨이의 소설인 <마티스>와 얼마전(2007년)에 타계하신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거목이셨던 권정생 선생님의 <용구 삼촌>.  

<마티스>의 주인공 마티스는 서른 일곱이라는 명확한 나이가 내용속에 나와있지만 <용구 삼촌>은 화자인 '나'를 통해 적지 않은 나이임을 짐작해 본다. <마티스>는 3인칭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로 주로 주인공 마티스의 내면을 들려준다.  

요즘 말로 정신지체인 마티스는 하나 밖에 없는 누나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주 단조로운 일상을 사는 듯하지만 마티스의 내면은 결코 그렇지 않다. 자신을 돌보느라 어느틈에 누나 헤게의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것도 눈치채고 동네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도 나름 가늠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단조롭기만 한 일상에서 조금더 평범한 모습으로 살고픈 간절함이 책을 읽는 내내 전해온다.

잠시도 생각이 멈추지 않은 마티스에 비해 누나인 헤게는 벌써 사십 년을 부모를 대신해 마티스를 동생이자 자식처럼 키우고 있음에 익숙해서인지 지쳐서인지 아니면 미래에 대한 별기대조차 없어서인지 마티스에 대한 반응은 항상 그자리이다. 어느 날 밤 뱃사공이 된 마티스에 의해 낯선 벌목꾼을 데리고 오기전까지 말이다.

벌목꾼이 마티스와 헤게의 일상에 등장하기 전에 이미 멧도요새의 난데없는 출현에 본능이었을까.... 마티스는 심상치 않은 미래를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내내 멧도요새의 존재를 의식하지만, 멧도요새의 모습조차 제대로 그려보지 못하는 내게는 멧도요새가 그들만의 경로를 이탈하는 것이 아주 예외적인 일이라는 것조차 낯설기만 하다. 하긴, 문제는 멧도요새 자체가 아니라 멧도요새가 상징하는 것일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일자리를 찾아 날선 도끼 하나를 들고 마티스와 헤게의 일상에 갑작스레 등장한 벌목꾼으로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가운데  그로인해 자신에게 일어날 변화를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마티스..

결국 마티스는 나름대로 치밀하고도 은밀한 계획을 혼자만의 비밀처럼 진행한다. 어느새 벌목꾼에게 마음을 빼앗긴 헤게는 그런 마티스의 마음을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

아.......마티스의 부질없는, 장난같은 아니 어쩌면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란, 한바탕의 소동으로 끝날 것을 확신하였을지도 모를 그만의 계획은 그러나 얼마나 냉혹한 현실로,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마티스.

모든 만약의 경우를 이리 재고 저리 재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강풍이 그의 계획이 얼마나 순진하기만 한 것인지, 마티스가 제 아무리 보통사람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한들 결국엔 헛되고 헛된 몸부림이란 걸 깨우쳐 주는 것만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찔리듯 아파왔다.

아... 마티스. 그렇게 마티스는 세상으로부터, 평생을 그의 곁에서 돌보아 줄 것만 같았던 누나 헤게로부터도 구조받지 못하고 새소리 같은 외침만을 남긴채 수면 아래로 사라져 가버렸다. 

문득, 어디에서도 용구 삼촌의 생각이나 목소리는 없고 다만 용구 삼촌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어린 '나'의 이야기에 더 익숙한 내게 내내 자신의 내면과 생각을 들려주는 마티스의 목소리가 더욱 슬프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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