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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 농장의 노예, 엠마 이야기
줄리어스 레스터 지음, 김중철 옮김, 김세희 그림 / 검둥소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버틀러 농장의 노예'라는 수식어에 스토부인의 '엉클 톰스 캐빈'이라는 책이 먼저 떠올랐다. 아마도 교과서를 통해 제일 먼저 접한 '노예'에 관한 이야기였던 탓이리라. 그리고, '노예'하면 떠오르는 것은 '노예해방운동'과 미국의 남북전쟁 정도가 고작이다. 더불어 우리가 기정사실인듯 알고 있는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 지지는 사실상 어찌어찌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일뿐... 링컨 대통령이 애초부너 노예해방의 선구자이거나 지지자였던 것은 아니라는 것 정도......
이제는 먼 과거의 역사 속에서나 있었던 일쯤으로 여겨지는 노예제도.
사전(한컴사전)에 '노예'라는 말의 뜻이 '지난날, 완전한 권리·자유가 인정되지 않고 남의 지배 밑에 여러 가지 노무에 종사하며 매매·양도의 목적이 되었던 사람' 으로, 또 위키백과에는 '지역차는 있으나 유사 이래 사람이 사람을 소유하는 노예 제도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렇다면 노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에 국한되어 있던 문제만은 아니라는 말? 하긴 우리나라에도 옛날에 '노비'라는 것이 있지 않았던가?
그러고보면, '노예'와 '노비'라는 말만 다른 것일까? 아니면 그들을 소유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아니면 그들이 받던 취급(?)이 다르기라도 했을까? 문득, 그들이 어떻게 달랐으며 또 어떻게 같았을까...하는 궁금증이 떠오른다.
아무튼, 어찌보면 비단 미국에서만 '사람이 사람을 소유'했던 것만은 분명 아닐텐데, 왜 '노예해방'하면 미국의 흑인들이 상징처럼 떠오르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역사적으로 엄청난 소용돌이가 될만큼 집단적이고 치열했던 때문이 아니었을까?
미국의 남북전쟁이 처음부터 노예문제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4년동안의 전쟁이 끝난 후에는 마치 노예해방을 주된 이유로 치뤄진 전쟁처럼 기억되는 것 역시 남북전쟁의 결과(성과)로 뚜렷하게 남은 것이 다름아닌 노예해방인 탓은 아닐까......
아무튼,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의 이야기인 '버틀러 농장의 노예, 엠마 이야기'는 온전히 허구는 아닌 1959년 미국의 조지아 주 사바나에서 있었던 미국 역사상 최대의 노예 경매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피어스 버틀러와 패니 켐블, 그리고 그들의 딸 세라와 프랜시스는 실제 인물들이며 경매되는 노예들의 이름과 팔린 가격 또한 사실 기록에 바탕을 두었다고 하니 더욱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특히, 연극의 대본을 대하는 것 같은 공간(장소)에서 등장인물들의 독백과 같이 펼쳐지는 이야기와 먼훗날 과거를 회상하는 막간극이 생소하듯 독특함을 느끼게도 하고 더불어 등장인물 각각의 마음이 더욱 실감나게 전해져 온다.
어려서부터 버틀러 농장의 노예로 살아온 엠마의 부모인 윌과 매티,
예고도 없이 경매 현장에서 물건 건네듯 헨필드 농장으로 팔겨가는 엠마,
뼈아픈 과거를 겪고 헨필드 농장에서 충성하듯 살아가는 샘슨,
아버지 샘슨처럼 평생 노예로 살지 않겠다며 도망치는 찰스,
다양한 노예 소유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피어스 버틀러, 헨필드 부인, 샘 엘링턴...
노예 경매로 자신의 명성과 부를 얻으려는 노예 경매자 조지 윔스,
비인간적인 노예제도에 반발하는 패니 캠블과 세라 버틀러, 제러마이어 헨리,
한마디로, '노예제도'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경매에 팔려가는 노예들의 가격을 통해, 상상만 해도 끔찍한 비인륜적인 노예제도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 1859년 3월 2일과 3일에, 미국 역사상 최대의 노예 경매가 조지아 주
사바나에서 있었다. 어떤 기록에는 노예 429명이 팔렸다고 하고, 어떤 기록에는 436명이라고 하기도 한다. 노예들은 피어스 버틀러의 재산이었고, 버틀러는 영국 배우이자 노예 폐지론자인 패니 켐블의 남편이었다. 켐블은 <조지아 농장의 거주 일지>란 책으로 오늘날 유명하다.

<작가의 말> 이 책은 피어스 버틀러와 패니 켐블과 그들의 아이들 삶에서 많은
사실을 끄집어냈지만, 역사적으로 그들의 삶을 재창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역사와 허구가 혼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