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사또 - 여름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3
서정오 지음, 김성민 그림 / 보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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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사또'가 왜 염소 사또인고 하니 이 책에서 서정오 선생님이 맨처음 들려주는 이야기로 멋을 부리느라 말끝을 염소처럼 '오호호호~'하는 어느 고을 원님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아무리 사또가 '오호호호~'하며 말끝을 염소의 울음소리 비슷하게 하였다고 하여도 진짜 염소의 울음소리와 구분하지 못하는 백성이 뜬금없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다.

어처구니 없는 염소가 사또가 된 이야기와 더불어 모두 서른 편의 옛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은 판화 그림과도 잘 어우러져 옛이야기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물론, 대부분의 이야기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한 번쯤 들어봄직한 귀에 익은 이야기들로 내용이 길지않아서인지 더 술술~ 읽혀지는 것이 금새 다 읽어버린다.

이야기가 서른 편이나 되니 맹꽁이가 맹꽁맹꽁 우는 사연이나 꿩이 '캐룩 캐룩'하고 우는 것처럼 들리는 이유를 들려주는 것도 있고 흥부전과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도 있고, 다소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까지 그 주제도 다양하다.

결코 길지 않고 오히려 짧은듯한 옛이야기들을 읽으며 어린 딸아이에게 한 번도 옛이야기를 구성지게 들려줘본 기억이 없어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몰래 연습해서 딸아이에게 구수한 우리의 옛이야기들을 들려줘볼까.....하는 생각도 든다.

읽을수록 반갑고 정겨운 우리의 옛이야기 푸짐히 들어있는 보따리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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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넌 내 짝꿍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4
아오키 히로에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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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빛깔 피부의 씩씩한 소년의 모습이 인상적인 표지 그림~
'그래도 넌 내 짝꿍'이란 제목에 새삼 궁금증이 일어난다.

서둘러 펼쳐본 이야기는 진짜진짜 솔직한 아이의 속마음이 그대로 펼쳐져 웃음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딸아이도 매번 짝꿍이 바뀔 때마다 짝꿍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하는데 그속에는 짝꿍에 대한 불만도 있고 또 그날그날 웃기는 이야기도 있고 또 은근히 짝꿍이 괜찮아보인다는 등등....마치 이야기속의 여자아이가 딸아이처럼 여겨져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내 짝꿍 나츠헤이는 한동네에 살면서 피부도 까맣고 그의 엄마도 피부가 까맣다. 수업시간엔 책이나 준비물도 잘 챙겨오지 않아 빌려주는 것도 못마땅하고 바보처럼 책을 들고 낄낄 웃는 것도, 벌 서면서 싱글벙글 웃기도 하고 달리기 연습하다 그대로 집으로 달려가는 나츠헤이는 그야말로 엉뚱하고 최악이고 단순하고 제멋대로인 녀석이다.

결국엔 두 장 가득 '나츠헤이 바보, 멍청이, 얼간이'라고 큼지막하게 쓴 글이 꼭 속마음을 후련히 토해내고야 말았다. 그 옆엔 마냥 낄낄대고 있는 나츠헤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운동회때 달리기 시합에서 넘어져 일등을 못해 점심시간 내내 울고 있는 나츠에이를 위로하는 마음도, 갑작스런 나츠헤이의 이사소식을 서운해 하는 모습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순수하게 다가온다.

나츠헤이를 배웅하는 역에서 아이들이 연주하는 행진곡이 정말 웃긴다.

'빰빠라 빰빠 퉁투둥퉁 퉁퉁
 빰빠라 빰빠 빰빠라 바보 빰빠라 바보 바보~
 퉁투둥퉁 퉁퉁 나츠헤이 바보~
 빰빠라 바이 바이 나츠헤이~'

아이들의 엉터리(?) 연주가 자꾸만 입가에 맴돈다.

그나저나 이야기속 나츠헤이를 짝꿍으로 두어 이래저래 속도 상하고 못마땅하다가 결국엔 떠나가는 나츠헤이에게 서운함도 느끼는 소녀의 이름이 무엇일까..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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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따와 지하철 모키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13
박효미 지음, 한지예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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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도'란 이름이 버젓이 있으면서 '훈따'로 불리는 주인공이 마치 꿈을 꾸듯 만난 지하철의 '모키' 또한 모기와 닮아있다.

딸아이 또래는 주인공 훈따는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것들을 만들고 모아대는 딸아이처럼 자신만의 보물들로 채운 보물 통을 가지고 있다. 그 속에는 평소 좋아하는 곤충들과 관련된 것들로 죽은 장수풍뎅이, 거미줄에 걸려 죽은 나비, 번데기 허물, 사마귀 다리를 비롯해 아침에 방충망에 걸려있던 노린재까지 온갖 것들로 채워져있다.

게다가 평소 번데기 허물이나 나비 날개는 도시에 없다는 친구 이석이에게 꼭 보여주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고픈 마음에 부푼 훈따에게 일어난 꿈같은 이야기.

체험학습을 위해 자연사박물관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모키'는 신기하게도 지하철 의자밑에 살면서 지하철 바닥에 떨어진 온갖 것들을 먹어치우는 신기한 벌레(?)이다.

신기한 곤충을 좋아하는 훈따와 그런 곤충과 닮은 모키의 만남은 정말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뭐든지 먹어치우는 모키에게 훈따엄마의 짜증 역시 먹어치워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짜증을 먹고나면 피곤이 몰려와 잠에 빠지고마는 모키를 보며 짜증은 결코 유익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

결국, 이석이와 민새에게 자신의 보물 통을 보여주어 주장을 증명하고 신기한 '모키'까지 함께 만나게 되어 셋은 은근히 친해지는 것같다. 마치 공동의 비밀이 생기기라도 한 것처럼. 셋이서 모키를 집으로(지하철의) 돌려보내주기 위해 함께 몰래 지하철역 승강장으로 기어들어가는 모험도 하는 아이들.

이렇다할 작별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사라진 모키가 원망스럽지만 새롭게 이석이와 민새와의 사이가 한층 더 가까워진 훈따의 모키놀이가 재미있게 다가온다.
'훈따'란 주인공의 이름에서 왕따가 살짝 떠올라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나의 염려와는 상관없이 재미있고 엉뚱한 이야기에 제격인 애칭이란 생각조차 들었다.

훈따와 모키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그려진 그림도 딸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한몫을 하는지.... 모기같기도 하고 개구리같기도 하고 베짱이같기도 한 '모키'를 부러워하며 '나도 모키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졸라댄다. 

그런 딸아이를 보며 속으로는 '얘야~ 그것 상상이라잖니~'를 외치지만 딸아이의 상상을 위해 그냥 미소만 지어본다.
지하철의 모키야~ 우리 딸아이에게도 놀러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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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삶의 해부 - 거짓말, 그리고 이중생활의 심리학
게일 살츠 지음, 박정숙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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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정신분석가로 직접 만난 사람들의 실패와 성공 사례들 들어 인간의 비밀스러운 삶에 관한 이유와 그로 인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그 정도와 비중을 불문하고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드러내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어쩌면 인간은 '자아'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자신속의 또다른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동물적인 본능이 유지되는 영유아기야 자신이 인간인지조차 어떤 존재인지조차도 모를테니 배고프면 울고 기쁘면 웃는 아주 일차원적인 상태로 우리가 말하는 가장 순수한 시기일 것이다.

그러다 남과 다른 자신, 동물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며 나와 아닌 또다른 인간들속에 살아가는 존재를 알아채는 순간부터 그것이 사소한 것이든 어떤 것이든 자신만이 알고 느끼고 소유하는 것이 있게 마련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주 근본적인 인간의 성질(정신을 소유한 탓에)은 특별할 것도 없거니와 특별히 인식하지 못하지만 누구에게나 공통된 인간의 특징일 수도 있다. 그러한 시기를 지나며 어떤 사람은 이 책의 저자가 화제로 삼을 만큼의 은밀하고도 비중있는 비밀을 간직하게 되기도 한다. 또, 저자는 때로는 비도덕적이고 몰가치적인 비밀로 인하여 자신을 파괴하고 가정을 무너뜨리고 인간관계의 신뢰마저 깨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요즘 한창 사춘기를 앞두고 있는 딸아이 역시 무엇이든 보여주고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하던 모습과는 달리 때로는 방문을 닫아놓고 혼자서 꼼지락대며 무엇을 하기도 하고, 책가방을 챙기며 무엇을 숨기느라 내 눈치를 보기도 한다.

그런 딸아이를 보며 그 무렵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며 기억이 흐릿하지만 한창 변화하는 나 자신으로 부모님에게조차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대며 고민하던 생각이 떠올라 한편으로 우습기도 하였다.

처음 결혼 후 남편과 이것저것 서로 다른 생각과 생활에 얼마나 힘들던지.......남편은 혼자서 해결하리란 생각에 나에게 이야기조차 할 생각을 못하였고 나는 나대로 함께 살아가려면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함께 하여야 한다는 생가으로 그야말로 한동안은 극과 극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서로에게 얼마나 답답해하고 속터져했는지.....

결국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게 되면서 아무리 부부라 하여도 결코 같아질 수 없는 것이 있음을 깨닫고서야 결혼생활에 안정을 찾게 되었다. 그러고나니 왠만한 일로는 충돌할 일도 소리낼 일조차 없다. 좋은 게 좋다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활을 인정하고나니 그것을 이해 못할 것도 탓할 것도 아니란 깨달음 후에 얻어진 것이었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되는 사례는 평범한 비밀이 아니라 때로는 범죄에 해당하는, 부부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사회적인 질타를 피할 수 없는 것들이기는 하나 그 시작이나 원인을 살펴보면 어린 시절의 결핍이나 결혼 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결핍 또는 자신의 생활에 대한 결핍 등등.....결국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평범하지 못한 원인들에 기인한다.

저자도 지적하였듯이 같은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같은 비밀이나 이중성을 간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러한 것들이 인간의 본성과 일치한다고 한다면 자신의 본성을 한 번쯤 점검해보고 평소에 자신의 본성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큼의 심각한 비밀이나 이중적인 생활은 아니겠지만 어쨋거나 인간은 다분히 비밀스럽고 다중적인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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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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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없는 그림책'이 주는 묘미는 바로 볼 때마다 달라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 책 역시 글자없는 그림책이다. 첫 장을 펼치면 커다란 책을 품에 안고 잠이 든 소년의 모습이 설명이 없어도 얼마나 직설적인지. 물론, 다음 장에서는 소년의 꿈속 이야기가 펼쳐질 것쯤이라는 것은 누구나 상상 가능한 일이다.

열린 창으로 불어오는 밤바람에 커튼자락이 휘날리며 소년의 품에서 떨어져나온 책이 펼쳐진 채 까마득한 세상으로 지도 그림 한 장이 자유롭게 떨어지고 있다. 이른바 '자유 낙하(?)'

바둑판처럼 보이던 넓은 평원은 어느새 체스판으로 변하고 갖가지 체스말들이 살아난듯 잠옷차림의 소년을 맞이하는 광경은 기묘하기만 하다. 딴세상으로부터 훌쩍 떨어져내린 잠옷차림의 소년을 앞세우고 성인듯한 곳으로 들어가는 일행들. 저 멀리 성안에 보이는 미로가 인상적인데, 성의 한 구조물에 지도 그림이 둥그렇게 말려있다.

성을 수비하는 기사들과 반가운 악수를 하는 순간인듯 기사의 모습은 간데없고 하얀 비둘기들만이 기사를 대신하여 날아오르고 어느새 지도 그림도 함께 날아오른다.

그렇게 소년은 책속의 장소인듯한 곳들을 불쑥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며 모험을 하는듯하다. 신기하게도 페이지마다에는 처음의 지도 그림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마치 소년을 이끌기라도 하듯말이다.

용으로 보이는듯한 괴물에 맞서는 기사도 되었다가 거대한 모습의 거인도 되었다가 아슬아슬한 절벽길을 돼지를 타고 가기도 하고 종잇장처럼 흩어지는 건물들에서 떨어지는 신기한 모험이 펼쳐지는 소년의 꿈이 전혀 이해못 할 것도 아니다.

꿈은 언제나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온갖 상상들이 일어나는 곳임을 알기에 말이다.

갖가지 모험과 쫓기는 듯 비행을 한 끝에 마침내 꿈에서 깨어나는 소년의 표정이 의외로 밝음에 소년의 꿈을 들여다본 것같아 기분이 묘하다.

소년의 꿈을 따라 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그림 지도를 찾아보는 것이나 갖가지 물건들이 신기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광경은 신기하기만 하다.

소년의 꿈속 동행은 볼 때마다 새롭고 자유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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