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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삶의 해부 - 거짓말, 그리고 이중생활의 심리학
게일 살츠 지음, 박정숙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정신분석가로 직접 만난 사람들의 실패와 성공 사례들 들어 인간의 비밀스러운 삶에 관한 이유와 그로 인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그 정도와 비중을 불문하고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드러내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어쩌면 인간은 '자아'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자신속의 또다른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동물적인 본능이 유지되는 영유아기야 자신이 인간인지조차 어떤 존재인지조차도 모를테니 배고프면 울고 기쁘면 웃는 아주 일차원적인 상태로 우리가 말하는 가장 순수한 시기일 것이다.
그러다 남과 다른 자신, 동물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며 나와 아닌 또다른 인간들속에 살아가는 존재를 알아채는 순간부터 그것이 사소한 것이든 어떤 것이든 자신만이 알고 느끼고 소유하는 것이 있게 마련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주 근본적인 인간의 성질(정신을 소유한 탓에)은 특별할 것도 없거니와 특별히 인식하지 못하지만 누구에게나 공통된 인간의 특징일 수도 있다. 그러한 시기를 지나며 어떤 사람은 이 책의 저자가 화제로 삼을 만큼의 은밀하고도 비중있는 비밀을 간직하게 되기도 한다. 또, 저자는 때로는 비도덕적이고 몰가치적인 비밀로 인하여 자신을 파괴하고 가정을 무너뜨리고 인간관계의 신뢰마저 깨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요즘 한창 사춘기를 앞두고 있는 딸아이 역시 무엇이든 보여주고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하던 모습과는 달리 때로는 방문을 닫아놓고 혼자서 꼼지락대며 무엇을 하기도 하고, 책가방을 챙기며 무엇을 숨기느라 내 눈치를 보기도 한다.
그런 딸아이를 보며 그 무렵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며 기억이 흐릿하지만 한창 변화하는 나 자신으로 부모님에게조차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대며 고민하던 생각이 떠올라 한편으로 우습기도 하였다.
처음 결혼 후 남편과 이것저것 서로 다른 생각과 생활에 얼마나 힘들던지.......남편은 혼자서 해결하리란 생각에 나에게 이야기조차 할 생각을 못하였고 나는 나대로 함께 살아가려면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함께 하여야 한다는 생가으로 그야말로 한동안은 극과 극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서로에게 얼마나 답답해하고 속터져했는지.....
결국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게 되면서 아무리 부부라 하여도 결코 같아질 수 없는 것이 있음을 깨닫고서야 결혼생활에 안정을 찾게 되었다. 그러고나니 왠만한 일로는 충돌할 일도 소리낼 일조차 없다. 좋은 게 좋다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활을 인정하고나니 그것을 이해 못할 것도 탓할 것도 아니란 깨달음 후에 얻어진 것이었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되는 사례는 평범한 비밀이 아니라 때로는 범죄에 해당하는, 부부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사회적인 질타를 피할 수 없는 것들이기는 하나 그 시작이나 원인을 살펴보면 어린 시절의 결핍이나 결혼 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결핍 또는 자신의 생활에 대한 결핍 등등.....결국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평범하지 못한 원인들에 기인한다.
저자도 지적하였듯이 같은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같은 비밀이나 이중성을 간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러한 것들이 인간의 본성과 일치한다고 한다면 자신의 본성을 한 번쯤 점검해보고 평소에 자신의 본성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큼의 심각한 비밀이나 이중적인 생활은 아니겠지만 어쨋거나 인간은 다분히 비밀스럽고 다중적인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