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도'란 이름이 버젓이 있으면서 '훈따'로 불리는 주인공이 마치 꿈을 꾸듯 만난 지하철의 '모키' 또한 모기와 닮아있다. 딸아이 또래는 주인공 훈따는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것들을 만들고 모아대는 딸아이처럼 자신만의 보물들로 채운 보물 통을 가지고 있다. 그 속에는 평소 좋아하는 곤충들과 관련된 것들로 죽은 장수풍뎅이, 거미줄에 걸려 죽은 나비, 번데기 허물, 사마귀 다리를 비롯해 아침에 방충망에 걸려있던 노린재까지 온갖 것들로 채워져있다. 게다가 평소 번데기 허물이나 나비 날개는 도시에 없다는 친구 이석이에게 꼭 보여주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고픈 마음에 부푼 훈따에게 일어난 꿈같은 이야기. 체험학습을 위해 자연사박물관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모키'는 신기하게도 지하철 의자밑에 살면서 지하철 바닥에 떨어진 온갖 것들을 먹어치우는 신기한 벌레(?)이다. 신기한 곤충을 좋아하는 훈따와 그런 곤충과 닮은 모키의 만남은 정말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뭐든지 먹어치우는 모키에게 훈따엄마의 짜증 역시 먹어치워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짜증을 먹고나면 피곤이 몰려와 잠에 빠지고마는 모키를 보며 짜증은 결코 유익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 결국, 이석이와 민새에게 자신의 보물 통을 보여주어 주장을 증명하고 신기한 '모키'까지 함께 만나게 되어 셋은 은근히 친해지는 것같다. 마치 공동의 비밀이 생기기라도 한 것처럼. 셋이서 모키를 집으로(지하철의) 돌려보내주기 위해 함께 몰래 지하철역 승강장으로 기어들어가는 모험도 하는 아이들. 이렇다할 작별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사라진 모키가 원망스럽지만 새롭게 이석이와 민새와의 사이가 한층 더 가까워진 훈따의 모키놀이가 재미있게 다가온다. '훈따'란 주인공의 이름에서 왕따가 살짝 떠올라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나의 염려와는 상관없이 재미있고 엉뚱한 이야기에 제격인 애칭이란 생각조차 들었다. 훈따와 모키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그려진 그림도 딸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한몫을 하는지.... 모기같기도 하고 개구리같기도 하고 베짱이같기도 한 '모키'를 부러워하며 '나도 모키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졸라댄다. 그런 딸아이를 보며 속으로는 '얘야~ 그것 상상이라잖니~'를 외치지만 딸아이의 상상을 위해 그냥 미소만 지어본다. 지하철의 모키야~ 우리 딸아이에게도 놀러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