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같은 시리즈의 하나인 <풍속화>편을 보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서양화의 한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고 더불어 그림속에 담긴 그들의 일상의 모습도 들여다보며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있음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역사화>편도 서양의 역사를 담고 있겠거니 하며 속으로 짐짓 아는체도 해보며 펼쳐보았다. 그림책은 역시 그림을 먼저 보아야 맛인 것처럼 많은 그림을 담고 있는 화집같은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그림보는 재미가 그야말로 시간 가는줄 모르겠다.
역사화여서 시대별로 담았을까 생각했지만 주제별로 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역사'라는 의미속에는 실제적인, 사실적인 일이나 내용을 담은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겠지만, 서양미술에서 역사화는 역사를 그린 그림이기보다 그냥 이야기를 그린 그림에 가깝기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앞부분은 주로 사실적이기보다는 신화와 전설에 바탕을 둔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이, 뒷부분에는 그야말로 역사를 담은 생생한 기록화들을 담고 있다.
때로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그림들에 시선을 마음껏 빼앗기는 것이 결코 싫지가 않다.
한창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사진찍기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요즘 이렇게 화가에 따라 제각각으로 화풍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노라니 새삼스러운 기분이 든다.
어렴풋이 말로만 듣던 그리스도의 여러 모습과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의 모습을 보는딸아이에게 성경 한 구절도 들려주고, 이미 만화로 익숙한 그리스로마신화로 보았던 신들의 또다른 모습에 함께 감상하는 여유도 부려보았다.
저자의 설명처럼 우리의 전통 그림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당대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 서양의 역사화를 보면서 한편으로 아쉬움이 밀려왔다.
주로 자연을 그려낸 탓에 역사적 인물들의 변변한 인물화나 초상화 한 점이 남지 않아 곳곳의 사적(사당)에 모셔진 영정이 왠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순전히 화가의 상상(화풍)에 의한 것임을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면서, 역사가 주는 사실성보다 교훈과 덕을 더 중시한 그림이 바로 서양의 역사화여서일까....... 이전에 보았던 풍속화와는 달리 선이나 색채 등이 왠지 강렬하게 느껴져 그저 편안하게만은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득, 요즘의 역사화는 무엇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을까 궁금증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