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와 새봄이는 취학전 어린이 특유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보여주는 주인공이다.
우산 하나, 긴 줄 하나 만으로도 얼마든지 즐겁게 놀 수 있는 아이들의 내면 세계를 엿보며 아하,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우리 아이도 그랬어, 라고 고개 끄덕일 수 있는 책이다.
둘도 없는 단짝 친구인 하늘이와 새봄이는 상상 놀이를 하면서도 항상 서로를 생각하는데, 그런 모습도 취학전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반면 엄마들은 아이들의 상상 놀이와 대비되어 어른들의 현실 논리의 대변자로 그려져 있다.
아이 키우며 살림하는 엄마들의 고충이야 뻔하지만, 상상과 현실이 매개되는 지점은 정녕 없는 것일까.
<말해 버릴까?>는 학교 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아이의 도덕심리를 꽤 정밀하게 탐사하고 있다.
담임에게는 비밀을 털어놓았지만, 끝까지 친구에게는 진실을 털어놓지 못한 결말이 독자에게 숙제를 남겨준다.
이미 해결된 일인데 굳이 진실을 밝혀서 혼란을 자초할 것인지, 지금이라도 솔직히 고백하고 사과하고 마음의 짐을 덜 것인지...
주인공이 겪는 양심의 고통을 보며 독자들은 충분히 정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정직이 단순히 공동체 내의 질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용기있는 정직의 표현을 지향한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주인공은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개개인은 한없이 연약한 도덕적 존재임을 고백하는 토대 위에서만 진정 도덕적인 공동체가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