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츠만이 들려주는 열역학 이야기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44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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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매우 쉽게 열에 관한 개념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게 알게 된 원리를 다시 응용사례를 들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교과서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된다. 호수의 물이 얼지 않는 이유가 물의 열팽창이 특이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무척 흥미로웠다. 물의 비열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몸의 온도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온도가 높은 물질에서 온도가 낮은 물질로 이동하는 에너지를 열이라고 부릅니다...그리고 이때 이동한 열의 양을 열량이라고 하며, 단위로는 칼로리(cal)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1cal의 열은 물 1g을 1℃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을 말한답니다. 그러므로 다음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열량은 물질의 질량에 비례한다. 열량은 온도 변화량에 비례한다.

모든 물질 1g을 1℃ 높이는데 1cal의 열량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철 1g을 1℃ 높이는데 필요한 열량은 1/8cal입니다. 이때 1/8을 철의 비열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공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열량=비열×질량×온도 변화
즉 1cal의 열로 물 1g은 1℃ 높일 수 있지만, 철 1g은 8℃ 높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질량의 두 물체에 같은 열량을 공급해도 비열이 작을수록 온도 변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이것은 비열이 작은 물질에는 열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물보다는 철이 열을 잘 흡수하여 분자들의 운동이 더 활발해지기 때문에 온도가 더 많이 올라가는 것이죠. 다른 물질에 비해 비열이 큰 편에 속하는 물은 온도가 잘 변하지 않는답니다. 사람의 경우도 몸의 온도가 잘 변하지 않는 것은 몸의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열에 의해 물체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을 열팽창이라고 합니다. 왜 열팽창이 일어날까요?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지요. 이를테면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들은 길어지게 되지요...하지만 같은 열을 공급해도 잘 늘어나는 물질이 있고 그렇지 않은 물질도 있습니다. 이때 비례 상수를 열팽창 계수라고 하는데, 이 계수가 클수록 열팽창이 잘되는 물질입니다. 그러므로 열팽창의 공식은 다음과 같지요. 늘어난 길이=열팽창 계수×처음 길이×온도 변화
대부분의 액체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팽창하여 부피가 커집니다. 하지만 물은 이상한 방식으로 열팽창을 합니다. 물은 4℃이상 온도가 오르면 팽창합니다. 온도가 4℃이하로 내려가도 팽창을 하지요. 즉 물은 4℃일 때 부피가 제일 작고, 온도가 그보다 커지거나 작아지면 부피가 커지게 되지요. 부피가 작다는 것은 밀도가 크다는 것을 말합니다. 밀도는 물질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입니다. 그러므로 부피가 작으면 밀도가 커지지요. 따라서 온도가 4℃일 때 물의 밀도가 가장 큽니다...밀도가 작은 물질과 밀도가 큰 물질이 함께 있으면 밀도가 작은 물질이 뜨게 된답니다....밀도가 큰 물질은 밀도가 작은 물질에서 가라앉습니다. 우리는 4℃일 때 물의 밀도가 가장 크다고 했습니다. 온도가 4℃인 물과 다른 온도의 물을 섞으면 온도가 4℃인 물이 무거워 밑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물체를 통해 열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전도라고 합니다...열의 전도가 일어나려면 분자들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야 합니다. 즉, 열의 전도는 주로 고체 상태의 물질에서 이루어지지요.
액체나 기체에서는 열이 어떻게 전달될까요? 이때의 열의 전달 방식을 대류라고 합니다.... 액체나 기체는 분자들이 멀리 떨어져 있지요. 그러니까 분자들이 열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움직여야 해요.
열의 전도와 대류는 분자들에 의해 열이 전달됩니다. 하지만 태양의 뜨거운 열이 지구로 오는 과정을 보면, 태양과 지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태양열이 지구로 와서 지구를 뜨겁게 해 줄까요?....뜨거워진 물체는 빛을 방출합니다. 그 빛을 받은 물체가 빛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뜨거워지는 것이 바로 복사이지요.

증발은 액체가 열을 공급받아 기체가 되는 과정입니다. 반대로 기체가 열을 빼앗겨 액체로 되는 과정을 응축이라고 합니다...구름이나 안개가 만들어지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응축 현상이지요.
어떤 물질은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고체에서 기체로 또는 기체에서 고체로 변하는데, 이런 현상을 승화라고 하지요. 승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은 드라이아이스입니다. 드라이아이스는 사실 고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말합니다. 이산화탄소는 -78℃에서 고체인 드라이아이스가 되는데, 이것이 열을 받으면 액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체인 이산화탄소가 됩니다...눈에 보이는 김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운 드라이아이스와 접촉하여 응축되어 만들어진 물방울...기체 이산화탄소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열과 역학적 에너지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물리를 열역학이라고 합니다...물질 속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통틀어 물질의 내부 에너지라고 합니다. 열을 이용하여 움직이는 기관을 열기관이라고 하지요.
열역학 제1법칙 : 열기관에 열을 공급하면 같은 양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바뀐다.
열기관에 공급한 열=내부 에너지의 증가+열기관이 한 일
외부에서 열의 공급이 없어도 기체가 팽창하거나 수축하면 온도가 변합니다. 이렇게 외부에서 열이 공급되지 않는 과정을 단열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열기관에 공급한 열은 0이 됩니다. 다음과 같은 열역학 제1법칙으로 나타낼 수 있지요. 0=내부 에너지의 증가+열기관이 한 일 이때 열기관이 한 일이 (+)이면 내부 에너지의 증가가 (-)이므로 내부 에너지는 감소하고, 열기관이 한 일이 (-)이면 내부 에너지의 증가가 (+)이므로 내부 에너지는 증가합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입니다. 다시 말해 물질이 받은 에너지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로 바뀌지만 모든 에너지의 합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죠...따라서 외부로부터 에너지의 공급 없이 물체가 저절로 움직이는 일은 없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외부 에너지의 도움 없이 저절로 움직이는 기관을 생각해 냈는데, 그것을 제1종 영구 기관이라고 합니다. 물론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그런 기관은 만들 수 없지요.

엔트로피는 ‘~로 변하다’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엔트로페’에서 나온 말이지요. 엔트로피란 무질서한 정도를 나타내는 양입니다. 즉 무질서할수록 엔트로피가 크다고 말합니다. 2개의 서로 다른 알갱이를 섞었을 때 골고루 섞여 있는 상태가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자연은 바로 확률이 높은 상태를 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두 물질이 섞이는 반응은 엔트로피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자연에서의 어떤 과정은 한 방향으로만 진행이 되고, 그 반대 방향으로의 과정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이지요. 그럼 어떤 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날까요?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입니다. 모든 반응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즉, 엔트로피가 점점 커져 최대가 될 때까지 반응이 이루어집니다.
모든 열기관은 높은 온도의 열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때 높은 온도의 열원에서 열기관으로 열이 흐르게 되지요. 그 열의 일부를 열기관은 일로 바꿉니다. 그리고 남은 열을 온도가 낮은 주위로 내보냅니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열기관이 받은 열=열기관이 한 일+열기관이 방출한 열 모든 열기관은 자신이 받은 열을 모두 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이때 열기관이 받은 열 중 열기관이 한 일의 비율을 열기관의 효율이라고 합니다. 즉, 효율이 100%인 열기관은 존재하지 않지요. 만일 그런 기관이 있다면 그것은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되는데, 그런 기관을 제2종 영구 기관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런 영구 기관은 만들 수 없습니다.

볼츠만(1844~1906)
기체 분자의 운동에 관한 맥스웰의 이론을 발전시켜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정의했고 여기서 통계 역학의 기초가 되는 볼츠만 방정식을 발견했다. 또한 흑체의 복사에 대한 슈테판의 법칙을 열역학 이론으로 해석하여 슈테판-볼츠만 법칙을 발견했다. 열역학 제2법칙을 원자론을 바탕으로 설명하여 엔트로피의 개념을 통계적으로 밝히자 에너지론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볼츠만의 묘비에는 볼츠만이 발견하고 볼츠만 상수를 발견한 플랑크에 의해서 완성된 확률과 엔트로피 사이의 관계식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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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금 4시 대한극장

 

튜링은 흔히 말하는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었다. 그러면서 폭력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리고 나름의 대처방법도 터득해 나갔다. 그것은 혼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튜링과 수석을 다투던 크리스토퍼가 있었다. 크리스토퍼는 튜링에게 암호해독에 관한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튜링이 사람들의 언어를 암호처럼 느낀다는 사실이 그 책에 빠져들게 만들었을 것이다. 어느샌가 둘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크리스토퍼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26세의 수학교수 튜링은 암호해독 지원군에 신청했다. 전쟁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폭력과 게임이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을 모르는 튜링은 면접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전쟁을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에 의해 결국 발탁되었다. 튜링이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한 일은 계산 기계(크리스토퍼)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동료들의 질시와 따돌림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계속해 나갔다. 그는 자신만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좋은 전우를 만났다. 클락은 튜링이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했고 결국 모두의 노력으로 기계는 암호 해독을 해냈다. 그러나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인간은 결코 해독할 수 없는 암호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튜링은 자택에서 여전히 크리스토퍼와 지내며 나날이 똑똑해지는 그의 친구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동성애자인 그에게 호르몬 치료 명령을 내린 정부에 의해 그는 외로움에 감금되어 버렸다. 전쟁에서 수많은 인명을 구해냈지만 그의 업적은 정부에 의해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을 뿐이다. 그에게 사람들의 언어는 끝내 해독 불가능한 암호였을 뿐이다. 그의 크리스토퍼는 사람들의 암호를 해독하고 싶은 그의 열망이 만들어낸 피조물이었다. 이 피조물은 지금 지구에서 인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튜링의 열망대로 인류의 암호를 점차 해독해가고 있다. 급속도로 스마트해지고 있는 수많은 크리스토퍼들은 인류와 점점 닮아갈 것이다. 그들은 신인류가 되어 지구를 정복할 지도 모른다. 인류의 미래는 미래의 신인류와의 관계에 달려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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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강 덕충부 · 대종사① : 죽음 - 조화의 작용

장자는 세상과 함께 살면서도 세상의 지배적인 논리에 따르지 않고 사는 방법을 추구했다.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방법, 세상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고민한 사람이다. 장자가 자기변화를 강조한다든가 이질적인 존재들의 소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목적 때문이다.

장자는 죽음의 문제와 죽음이 주는 공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깊이 생각한다. 장자는 죽음을 더 이상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 나의 존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라고 본다. 하나의 존재방식이 사라지고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방식이 생겨나는 것이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화(化)는 하나의 유기체가 다른 종류의 유기체로 바뀌는, 단순히 대체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들이 완전히 탈유기화해서 각자 독자적인 방식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을 화(化)라고 표현하고 있다.

음양은 기의 두 가지 양태로 기는 우주를 구성하는 원초적인 힘이다. 어떤 생명체든 기가 모여 이루어지고 기가 흩어지면 존재도 해체된다는 것이 장자와 그 계승자들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개체가 해체가 될 때, 그것을 구성했던 기가 흩어지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와 상호작용해서 다른 개체를 만드는데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죽음이라고 하는 것이 한 개체의 차원에서는 끝을 의미하지만 기의 차원에서 바라보면 모습을 바꾸는 데 지나지 않는다. 변화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죽음을 긍정하는 것을 장자는 삶에 대한 태도로까지 밀고나간다.

신체의 훼손은 우리에게 결여, 죽음을 환기시킨다. 이런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는커녕 기피대상이 되는데 장자는 특유의 우화적 방식으로 이것을 뒤집어 얘기한다. 그들은 화(化)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표현되는데 장자는 공자 등을 등장시켜 그들을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 인물로 묘사한다.

 

제11강 덕충부 · 대종사② : 앉아서 유목하기

장자는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고 죽음을 변화로 봄으로 해서 삶의 변화의 과정으로 만든다.일반적으로 망각이나 의식하지 못함은 능력의 결핍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장자는 반대로 망각은 능력이 증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자에게 소통과 조화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다양한 관계들을 통해서 이뤄내야 되는 궁극적인 가치들이다. 나와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통해 전에 없던 공통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대통이다. 대통은 내가 가지고 있는 완고한 상(象)이나 애착 등을 버려야 가능하다. 그리고 이 운동을 통해 나도 변하고 상대방도 변하는 것이다. 신분과 계층,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이 만남을 통해 소통을 이루고 그래서 맺어지는 관계를 장자는 덕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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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소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위험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생각한다. 장자는 무당이 신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 지켜야 되는 방법들을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기 위해 가져야 되는 절차로 변형하고 있다. 누구를 대하든 간에 자신이 옳고 우월하다는 생각, 선입견, 이해득실을 따지는 마음 등을 깨끗하게 비운 상태에서 대해야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라고 한다. 귀로 듣는 것은 청각적인 소리일 뿐이다. 상대방을 헤아리려면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나를 제한하던 기준들이 없어지면 오히려 우리는 당면해 있는 순간의 흐름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세상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만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심재를 단지 고요하기만 한 수동적인 상태가 아닌, 비웠기 때문에 더 큰 활동력을 가질 수 있는 상태로 봐야겠다. 마음이 고요해졌을 때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하는 능력을 장자는 기(氣)로 명명한다. 기는 한마디로 힘(energy, force)이다. 나를 구성하는 기는 내 속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외부와 내부를 오가는 흐름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그럴 수 있을 만큼 스스로 변화하라는 것이다. 장자뿐 아니라 많은 고대 중국의 사상가들은 남을 바로잡기 전에 자신을 수양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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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게 삶, 생(生)은 개체가 갖는 생물학적 생명보다 훨씬 포괄적인 개념으로 신체의 생명활동 뿐 아니라 정신적 활동, 사회문화적인 활동, 정치적 활동, 인간관계 등을 아우른다. 양생은 오래 산다거나 하는 양형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삶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생명을 개체의 통일성이 잘 유지되는 차원에서만 생각하게 되면 자기 보전이 양생의 중요한 문제가 되겠지만 실제로 타인과의 관계들이 나의 삶을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장자에게 중요한 문제는 매 순간 내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들, 대상들과 어떻게 하면 조화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신체를 가지고 예를 표현한다고 해버리면 사실 그 때 신체는 어떤 자연적이고 어떤 물리적인 신체가 되는 게 아니라 이것은 신체 자체가 고도의 제약성을 갖는 언어가 되어 버린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을 특권적인 것으로 생각하면 언어가 중요한 소통수단이 되는 것이다. 장자는 언어적인 수단, 그 이상을 생각한다. 『장자』에 보면 백정이나 목수, 매미를 잡는 사람 등 특이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장자는 자연을 강제로 변형하는 기술자는 폄하하지만 최고의 경지에 이른 장인이라면 그는 단순히 실용적 목적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기술에 대해서 알려주는 사람들로 그린다. 특히 장자가 중요하게 설명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기를 비워내는 수행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매순간 내 앞에 있는 상황들에 성공적으로 자신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이 장인들처럼 성심(成心)을 버리고 자연, 세계의 결, 흐름에 자신을 결합시켜야 된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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