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2033 - 인류의 마지막 피난처 제우미디어 게임 원작 시리즈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 지음, 김하락 옮김 / 제우미디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큰 기대를 가지고 빌린 소설.
방사능으로 오염된 세계에서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하철역은 각각의 개성을 가진 도시이다. 주인공 20대 청년 ‘아리트옴‘은 검은 존재로부터 베데엔차 역과 메트로 전체를 지키기 위해 모험을 나서게 된다.

결론적으로 너무 힘들게 읽었다. 지루하다. 너무나 지루하다. 재미없다.
독특한 세계관이고 자시고, 아르티옴이 여러 역들을 헤쳐가면서 맞닥뜨리는 사람들과 사건들이 재미없다.
아르티옴이 위기에 처하면 엑스트라들이 등장하여 도움을 주고 그들은 죽거나 사라지기 일쑤이다. 그러다 보면 스쳐 지나가는 등장인물들이 나오든 말든 신경을 안 쓰게 된다.
사건의 플롯은 뻔하기 짝이 없다. 우연에 의존하여 아르티옴은 매번 목숨을 건지면서 여러 역을 거쳐서 목적지에 다다른다.
그러다 보니 감동도 없다! 아르티옴의 심정을 계속 표현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게다가 꿈 얘기는 왜 그리하는지... 아르티옴이 정신을 잃거나 잠이 들면, 꿈 얘기를 주야장천 해대는데, 이야기의 흐름만 끊어먹는다. 아르티옴이 선택받은 사람이라 꿈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꿈 내용이 이야기와 직접적인 연관도 없어 보인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은 독특하다. 모스크바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아는 사람들에게는 꽤 참신하고 재밌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지역의 지하철을 배경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든다면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모스크바 지하철의 존재 자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입장에서는 너무 재미없다. 배경만 좀 참신할 뿐, 스토리는 ‘아르티옴의 모험‘일뿐이다. 식상하다.
또 너무 많은 요소들이 섞여있다.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살리기는커녕, 방사능에 오염되어 탄생한 생물들부터 아르티옴의 성장, 반복되는 여정... 다른 독자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뒤죽박죽이라고 느꼈다. 차라리 모스크바 지하철에서의 세력 다툼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분량도 너무 많다. 570쪽을 250쪽으로 줄여야 된다. 작가가 글을 맛있게 쓰는 것도 아니라서 어느 순간부터 문장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읽기보다 흘려가며 읽었다.

중도 하차하고 싶었지만, 결말에 반전이 있다기에 참고 읽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나름 놀라운 반전이었지만, 이 정도의 반전이 나의 지루함을 보상해 줄 정도는 아니었다. 지긋지긋하던 이야기가 끝난다는 반가움만 컸을 뿐...

차라리 게임을 먼저 알고 읽었더라면 그나마 나았을 것 같기도 하다. 나무위키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큰 기대가 소설 초반부에 깨졌지만, 읽은 게 아까워서 참고 읽었다. 빨리 끝나기를 바라면서 읽은 소설은 참 오랜만이다.
후속작은? 읽을 생각 없다.
게임은? 기회가 있다면 하겠지만, 직접 사서 해볼 생각은 없다.

아래는 나무위키 링크
https://namu.wiki/w/%EB%A9%94%ED%8A%B8%EB%A1%9C%20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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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첫 책으로 선택했다.
오싹하고 강렬한 표지에 끌려서 대출했다.
총 6개의 단편+서장, 막간 2개, 종장으로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타인의 체험담을 각색하고 편집하여 옮기는 한편, 이 소설집을 만드는 과정 중에 편집자에게 일어난 괴이한 일화를 소개한다.

★★스포 있습니다★★

표지 그림에 공포를 기대하고 읽었으나 딱히 무섭지 않았다.
단편별로 짧은 코멘트를 남기자면...
<죽은 자의 녹취록> 이야기 자체로는 그다지 무섭지 않았으나, 막판에 괴담과 현실과의 경계가 흐릿해질 때 조금 무서웠다. 현실감이 느껴졌달까.
<빈집을 지키던 밤> 그래서 뭔데? 뭐 어쩌라고. 식상하다.
<우연히 모인 네 사람> 뻔하다 뻔해.
<시체와 잠들지 마라> 일본어 트릭(?), 나는 이해 못 해요.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표지 버프 없었다면 그저 그런...
<스쳐 지나가는 것> 일상생활에서 점점 다가오는, 증폭되는 공포는 꽤나 그럴 듯...

가장 오싹했던 건 종장이다. 종장에서 괴담과 현실의 경계선이 붕괴되는데, 편집자가 테이프를 듣다가 이상하고 기이한 일이 생긴다. 작가 본인에게도 믿기 힘든 일이 생긴다. (본인이 과거에 버렸던 지인의 자살 테이프가 편집자를 통해 배달된다.) 그리고 그러한 기이한 현상이 독자에게도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괜히 찝찝해진다.

단편이라 그런가... 그리 무섭지 않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괴담이나 문방구에서 팔던 무서운 이야기 책자보다 덜 무섭다. 특별히 짜임새가 있는 것도 아니다. 괴담의 공통점으로 공포를 유발하려고 하는데, 딱히 성공적이지 못하다.

기대에 비해 아쉬운 괴담 단편집. 제목과 표지가 대놓고 ‘나 무섭다!‘라고 하지만.. 그에 비해 내용은 실속이 없다.
미쓰다 신조와의 첫 만남에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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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십 미래의 문학 5
스티븐 백스터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의 공식 후속작이다.
2021년의 마지막 책으로 읽게 되었다.

<타임머신>의 시간 여행자가 802701년으로 돌아가서 위나를 구하기 위해 다시 시간 여행을 한다.
나무위키에 줄거리가 너무나 잘 나와있기에 생략한다.
https://namu.wiki/w/%ED%83%80%EC%9E%84%EC%8B%AD

대작. 어쩌면 원작을 뛰어넘는다고 평할 수도 있겠다.
내가 살면서 읽은 소설 중에 가장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내가 SF를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 방대한 규모의 SF를 읽을 때는 이 소설이 기준이 될 것 같다.)

이야기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엄청 다채롭다. 초반부의 스케일(몰록의 문명)에 감탄했던 터라, 뒤로 갈수록 기대감이나 재미가 떨어지면 어쩌나 했지만 기우였다. 각각의 권에서 색다른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여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타임머신>과는 다른 몰록, 과거의 나와 만나게 되는 패러독스, 바뀌어버린 역사, 시간 여행, 다중우주(평행세계), 고대시대, 생존기, 기계 생명체 등, 시간 여행자가 몰록 ‘네보깁펠‘과 함께 모험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이 매우 다양하다.

약간 다혈질이지만 몰록보다 힘이 센 인간 시간 여행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이성적인 몰록 네보깁펠.
이 둘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시간 여행자가 몰록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반스 월리스, 쿠르트 괴델 등의 실존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타임머신>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일독하기를 추천한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니 700쪽의 두께에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시간 여행자의 새로운 모험을 즐겨보자!

아래에는 각 권별로 작은 코멘트를 남긴다. (아쉬우니까..)

★★스포 있음★★

(1권) <타임머신> 소설로 인해 바뀌어버린 미래!
태양을 둘러싼 몰록의 고도 문명을 보고 감탄했다. 구체의 내부에 대한 묘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엄청나게 넓은 표면에서 다양한 인류가 살아간다. 나무위키에 잘 나와있음.)

(2권) 1873년에서 과거의 나를 만난다.
이 흥미로운 가설! 과거의 나에게 타임머신을 만들지 말라고 하지만 논파당한다.

(3권) 영국군에 합류하여 전쟁 중인 1938년으로 간다. 바뀐 역사 속에서는 시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프트 펑크‘의 트론 앨범과 분위기가 어울린다.
괴델 교수가 시간 자동차에 타지 않겠다고 하는 장면에 울림이 있다. (나무위키에 해당 구절 有)

(4권) 5000만 년 전의 팔레오세. 아무도 없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생존자들이 사회를 재건하는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파리대왕>과는 다르게 잘 진행된다.)

(5권) 둘은 1891년으로 돌아가지만, 기계 생명체가 지구에서 살고 있다.
고대 지구와는 또 다른 적막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6권) 만능 제작자들과 시간의 시작으로 간다.
태양계와 우주의 탄생을 거꾸로 본다. 태초에 대한 이야기는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

(7권과 에필로그) 1891년의 나에게 플래트너라이트를 건네주고, 위나를 구하러 802701년으로 간다.
만족스러운 결말. 엘로이의 순수한 모습에서 왠지모를 애틋함을, 시간 여행자가 몰록과 대화를 해보겠다는 구절에서 작은 감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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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거짓말과 다정한 사신
아오야 마미 지음, 이연경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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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표지에 이끌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빌린 책.
종종 읽는 일본의 로맨스 소설은 나쁘지 않다.

★★스포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모모세 타로는 재혼 가정의 장남이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문화제 준비 중에 여기저기 휘둘린다. 그 앞에 우연처럼 나타난 동급생 미소노 레이. 그녀의 요구에 ‘라쿠고‘ 준비를 돕게 된다. 주관이 뚜렷한 레이와 함께하면서 타로는 성장해나간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둘의 앞날에 행복 길만 펼쳐져 있지는 않다. 암에 걸린 레이는 반년밖에 더 살 수 없다.

스토리 구성은 뻔하다.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짐작 가능하다.
<너췌먹>과 스토리 라인이 흡사하다. ‘남주와 여주가 우연히 만나고, 둘은 친해지고 우여곡절을 겪는다. 아프던 여주는 오래 살지 못한다. 훗날 남주는 편지를 보고 여주의 마음을 확신할 수 있다.‘
<4월의 너의 거짓말>도 떠오른다. 남주가 성장할 수 있는 슬픈 결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일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타로가 무대에 서는 장면은 흡입력과 감동 둘 다 잡았다. 레이가 급작스러운 복통으로 체육관에 오지 못하자, 타로가 레이 대신 헐레벌떡 라쿠고를 하는데... 교복 차림에 무대 역시 제대로 준비된 상태가 아니지만 레이를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연기한다. 특히 대본 중 ‘바보 요타로가 지로베가 죽었음을 알고 낙담하는 대사‘에서 타로가 하는 연기는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문화제가 끝난 후, 타로가 레이가 입원한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면서 둘의 인연은 이어지지만, 그리 길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레이가 죽은 후에 흥미가 급감했다.
타로가 레이를 만나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끝까지 답답하다.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두 고등학생의 풋풋한 썸과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독특한 일본 전통문화인 ‘라쿠고‘를 주요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도 참신했다.
레이에 대한 타로의 초반부의 오글거리는 묘사만 참으면, 나름 괜찮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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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퍼레이션 2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1997년 12월
평점 :
절판


★★스포 있습니다★★

(간단 줄거리) 일행은 아메리칸 웨스트 극장으로 피신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쿠거와 엘렌 속으로 들어간 그것의 공격으로 희생자가 발생한다. 데이비드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에게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 시작한다. 베일에 싸여있던 악한 존재의 정체가 드러나고, 콜리 엔트라전 생존 협회 회원들은 악을 봉인하기 위해 차이나 갱으로 향한다.

서사적으로 나쁘지 않다. 기억에 남을 만한 강렬한 장면들도 있고, <칸 탁>과 <칸 타>라고 불리는 악신, 악한 존재와의 대립도 뚜렷하다. 쿠거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는 조니, <칸 타>에 오염되어 본색을 드러내는 오드리, 시체와 짐승들이 즐비한 굴에서 탈출하는 메리 등 생동감 넘치는 활극이 펼쳐진다.
조니가 자신을 희생(자폭)하기 전에, 데이비드에게 ‘데이비드ㅡ미라를 앞지르렴. 「요한 1서」 4장 8절을 기억하거라!‘라는 쪽지를 남기는 장면은 슬프면서 조금 감동적이기도 하다. (해당 구절 : 하나님은 사랑이시니라)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어서 별로인 요소가 있다.
소설 속에서 하나님이 꾸준히 언급되고, 위기의 순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데이비드만을 통했지만, 메리와 조니에게도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러한 설정까지는 괜찮다.
근데 선량한 사람들을 죽이는 ‘잔인한 하나님‘은 이해할 수가 없다. 인간을 정화하고 교화하기 위해서 하나님이 잔인하다고 하지만... 이게 선한 건가? 도대체 킹은 이걸 통해서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악한 존재에 의해, 데이비드는 이번 여행에서 부모와 여동생을 잃고 고아가 됐다. 메리는 남편을 잃었다. 근데 이걸 하나님이 의도하신 거란다.
성경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일까? 인간의 관점에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건가? 난 모르겠다.

이번 소설에서는 킹의 장광설에 조금 지쳤다. 2권 중반부부터 이야기가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1권의 인물에 대한 장황한 묘사가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 경찰 콜리 엔트라전, 미국의 사막, 코요테와 대머리 독수리, 뱀, 전갈, 거미 등을 비롯한 수많은 사막 동물들, 고리에 걸려있는 시체들 등의 강렬한 이미지는 내 뇌리 속에 오랫동안 남을지 모르겠지만...
데스퍼레이션 시에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조니 마린빌이 봉인한 <탁>이 깨어나지 않도록, 데스퍼레이션 시에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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