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에스더 라이트 지음, 유시주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선택한 책이지만 참 술술 잘도 익히는 책이였다. 선생이라는 직업의 참의미가 무엇일까?

난 선생이라는 직업에 작은 에피소드가 몇개 있다. 우선 나쁜 기억, 아니 슬픈 기억에 대해서 말하자면, 국민학교 1학년이던...그러니깐 1980년도 3월. 내가 배정받은 반은 1학년 4반. 담임은 할머니 선생님이였는데 촌지를 무지 밝히는(나중에 고학년이 되고서야 알았는데 전근 오시기전 촌지 문제로 도시에서 시골로 쫓겨왔다고 했다.) 마귀할멈같은 선생님. 그래서, 난 자라면서 한번도 선생이 되고픈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어린 내눈에 비친 선생의 모습이란 자기가 화날 때 어린양들에게 함부로 매를 들어 화풀이를 할 수 있다는 특권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으니깐~

우리엄마...오빠가 졸업하던 해에 내가 입학을 하였고 오빠의 졸업과 함께 학교 자모회도 졸업을 하였기에 마귀할멈 눈엔 내가 좀 얄미웠나보다. 게다가 내가 받아쓰기 실력이 좀 되는지라 손바닥을 때릴 이유를 찾을 수 없었기에...ㅎㅎㅎ 암튼 나의 기억에 그 마귀할멈은 최악이였다.

다행히도 2학년, 5학년(6학년때도 같은 담임)...담임샘들은 너무 좋으셨다. 특히, 5학년때 담임샘은 우리반 아이들에게 1주일에 한 통씩 편지를 쓰게끔 했는데...난 2년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보냈다. 물론, 방학때도~아마도 그 덕에 난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또하나는 대학시절 교직을 이수하면서 지도교수랑 엄청 싸웠다. 교직을 중도 포기하겠다는 말에 무지 혼내키셨는데...그때 스무살의 당돌한 여대생은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 저 선생질 안할거예여. 차라리 제가 듣고픈 교양과목 들을거예여" 이 얼마나 발칙한 발언인가? 그탓에 난 모교를 찾아도 그 교수님만큼은 찾아뵙기가 민망하다다는^^

 

암튼 이래 저래 선생질을 하면서 학생들이 준 쪽지며, 작은 선물들이며...나의 사회생활 50%이상은 학생들과 함께 했고 그리고, 그 학생들과 함께 할 때가 정말 기뻤다는 걸 요즘 참 많이 느낀다.

그리고, 어쩜 내 팔자에 선생질은 딱이 아닌가 새삼 느끼고 말이야.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든 직업중에서 교사를 가장 도덕적이고 올바르며 정직한 것으로 생각하며, 사회적 기여도가 가장 높은 직업으로 교사를 꼽는다고 한다(Ad위원회, 미국 내 환경, 교육 등의 분야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사회 문제화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촉구하는 모임).

허걱...정말 그럴지도 모르는 기대를 져버려서는 안된다. 선생이라는 이름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말이다.

꼭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이 교육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을 통해 보다 나은 전달자, 보다 나은 동반자, 보다 나은 부모, 보다 나은 교사, 보다 나은 학생, 보다 나은 일꾼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잇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평생동안 스스로 교육을 해야한다.

(갑자기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님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리더피아, 2월호)

 

신체가 불편한 아이를 가르치며, 사람들의 다른 점을 존중하라고 말한 로라 선생님(델라웨어 주 윌밍턴 학교 선생) 너를 독특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그리고 너의 재능을 남을 위해 써라. 그 가르팀을 지키며 살아간다면, 절대로 잘못되는 일이란 없을 것이다.

 

어떤 활동이나 과제를 익히고 배우기 위해 애쓰다 보면, 그에 익숙해지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교육이란 그러한 순간들을 하나로 엮는 것, 그 모든 순간들을 한데 엮어 한 걸음 또 나아가는 것이다.(마리안느 선생님, 캘리포나이 주 밀)

 

교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처리할 때, 나 스스로의 행동과 잘못을 돌이켜보는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때 교사들은 왕왕 학생들이 의무와 책임만을 따져서는 안된다.(안토니오 선생님, 캘리포니아 주 소라리토)

 

배움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참다운 지성과 지혜는 경제적 계급적 경계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글들은 내가 왜 아직도 교사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딕 선생님, 오레곤 주 코발리스)

 

엔지니어는 컴퓨터를 만들고, 건축가는 빌딩을 설계하고, 요리사는 맛있는 음식을 마련한다. 그러나 교사로 말할 것 같으면, 교사는 숨겨진 재능을 일깨운다. 교사는 잠자고 있는 가능성에서 출발해, 아이들의 재능을 단련시키고, 그것이 모양을 갖추게 도와주며, 그리하여 삶 전체를 변화시킨다.(폴 선생님, 위스콘신 주 머스키고)

 

이 책을 번역한 이는 이렇게 말한다. 학군에 따라 부동산도 변한다는 어는 교장의 말에 한없이 울고 말았다고. 요즘 교육은 대학입학과 같은 말로 쓰이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며 교사가 아니라 학부모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 나도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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