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 - 슬픔은 아무 데나 풀어놓고
전서윤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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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선택한 이 책을 읽고

난 작가 전서윤의 어머니가 궁금 해졌다.

요즘의 중, 고등학교 친구들을 보면

예전의 우리때와는 정말 다름을 느낀다.

(너무 꼰대같은 발언인가?)

요즘 친구들의 버릇없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여고 시절 내가 했던 고민들을

요즘 여중생들이 하는만큼

요즘의 친구들이 덩치가 커진만큼

생각도 커진것이다.

그렇게 커져버린 물리적인 체격만큼

성숙하고 성숙해진 여중생들의 감성과 생각을

따라 읽어내려 가며 몇 번이나 먹먹했는지.

3장부터는 서윤작가의 산문 시에

답시라도 하듯이 나도 모르게 끄적끄적

무언가를 적고 있더라.

무엇보다 격하게 공감했던

part.1의 그 색깔 아닐 수도

part.2의 우리가 만든 까망,

part.3의 한숨은

정말 열 다섯 소녀가 맞나?

마흔이 넘어서야 겨우 이해했던,

아니, 마흔이 훨씬 넘어서서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인생을 정말 담담하게 써내려 가다니.

나이에 맞게 또래의 친구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단어들로~

그래서 정말 담백했다.

봄은 보드라운 분홍, 여름은 흰색이 없지만

하얀색, 가을은 짚은 노랑과 열광적인 빨강,

연륜의 진초록을 내포하고 있는 가을,

겨울은 크리스마스 시그니처 컬러인

빨초(빨강과 초록)...

열 다섯 소녀가 딱 그 나이에 맞게끔

느끼는 컬러, 하지만 아닐 수 있다는 유연성을

보여주는 어린 작가에게 나는 또 하나를 배워간다.

어린 작가의 80여편이 넘는 시들 중

최고의 시는 나는 한숨이라 하고 싶다.

한숨이라고 푸념의 한숨만을 떠올려서는 안된다.

나비 모양의 기쁜 한숨도 있고,

정교한 나뭇가지 모양을 경탄의 한숨으로 표현하고~

눈물속에 나오는 한숨은 촛불처럼 우울하여라.

투명한 바람처럼 비워내는 한숨,

습기찬 한숨 등 온갖 한숨이

뒤섞이고 뒤섞여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주류만이 전부라고 생각할 법한 열 다섯 소녀는

주류를 살짝 벗어난 비주류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기로 했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고 했다.

(나는 이 비주류를 인정하는 데 어린 작가

나이의 딱 2배가 되던때였는데~)

15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열 다섯 인생에서 열 여섯으로 넘어가는

경자년 1월에 어린 작가는 말하고 있다.

시작에는 날짜가 없음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이

당신만의 새로운 날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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